문화,예술/서예실

몽유도원도 7-신숙주 편

淸潭 2007. 9. 8. 21:14
 

몽유도원도 7-신숙주 편

 

 

몽유도원도에는  38.6X106.2cm 크기의 그림이 있고,

그 다음에 안평대군의 발문(跋文)이 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세종조의 대표적인 인물들

21명의 찬시가 있다.

 

그러므로 [몽유도원도] 두루마리에는 두편의

안평대군의 글을 포함하여 모두 22명,

23편의 글이 실려 있다.

 

시문들의 등재순서는 원래는

고득종 - 강석덕 - 정인지 - 박연 - 김종서 - 이적 -

최항 - 신숙주 - 이개 - 하연 - 송처관 - 김담 -

박팽년 - 윤자운 - 이예 - 이현로 - 서거정 - 성삼문 -

김수온 - 만우 - 최?

순으로 되어 있었으나 일본에서 표구 과정에서

일본에 많이 알려진 신숙주부터 순서를 바꿔서

현재와 같이 하였다.

현재는

申叔舟 - 李塏 - 河演 - 宋處寬 - 金淡 -

高得宗 - 姜碩德 - 鄭麟趾 - 朴堧 - 金宗瑞 - 李迹 -

崔恒 - 朴彭年 - 尹子雲 - 李芮 - 李賢老 - 徐居正 -

成三問 - 金守溫 - 卍雨 - 崔?  순이다.

 

고득종의 것이 첫머리에 있었던 관계로

마모가 심하여 판독조차 어렵게 되었다.

 

 

 

그 첫번째로 <신숙주>의 찬시를 소개하겠다.

 

[신숙주]- 태종 17년 ~ 성종 6년(1417-1475년)

자는 범옹(泛翁), 호는 보한재(保閑齋),희현당(希賢堂),

본관은 高靈. 세종 20년(1438년)에 進士試에 급제,

이듬해에 親試文科에 급제, 세종 25년(1443년)에

통신사 변효문의 書狀官으로 일본에 갔다가 귀국길에

대마도에 들러 癸亥約條를 체결했다.

그후 집현전 修撰을 지내면서 세종의 명으로

성삼문 등과 함께 훈민정음 창제에 큰 공을 세웠다.

 

세종 29년(1447년)에 文科重試에 급제하고,

문종2년(1452년)에는 서장관으로 사은사(謝恩使)

수양대군을 수행하여 명나라에 다녀왔으며,

이듬해 계유정난에 참여하여 정난공신(靖難功臣)이 되었다.

세조의 즉위를 보좌하여 좌익공신(佐翼功臣)에 책록되어

藝文館大提學이 되면서 高靈君에 봉해졌다.

 

성삼문등의 단종 복위계획이 탄로난 후

단종과 금성대군의 처형을 강력히 주장했으며,

세조 4년(1458) 高靈府院君에 봉해졌다.

세조 6년에 野人을 정벌하였으며,

세조 8년(1462)에는영의정에 올랐다.

예종이 즉위한 후 남이(南怡)를 숙청한 공으로

익대공신(翊戴功臣)이 되었고,

성종 2년(1471)에는 좌리공신(佐理功臣)에 책록되면서

영의정에 재임되었다.

<國朝五禮義> <東國正韻> <國朝寶鑑>, <世祖實錄>,

<永慕錄>등의 撰修에 참여하였다.

성종의 廟庭에 배향되었다.시호는 文忠이며,

저서로 <保閑齋集>, <北征錄>, <海東諸國記>,

<四聲通攷>등이 있다.

 

[찬시 해설]

" 소멸하고 생장하며 차고 기우는 것 한결 같은 이치인데

형체와 정신의 변화는 기묘하여 헤아리기 어렵네.

깊은 곳에 담긴 뜻 제멋대로 이야기할 일 아니러니

참과 거짓 모름지기 꿈과 현실이 같다는 것을 알아야 하네.

 

세상 온갖 일들 정신을 어지럽혀 항상 피곤하게 하는데,

돌아가 쉴 만한 곳은 오직 꿈나라뿐이로세.

돌아가 쉴 만한 곳을 알지 못한다면

도원의 골짜기에 뉘라서 다시 들어갈 수 있으리?

 

연기자락 아련히 산기슭을 감싸고 있고

동구밖 어귀에는 구름 안개 항상 피어오르네.

때때로 떨어진 꽃잎 물따라 흘러오는 것 보이지만

도원이 어드메인지 알 길이 없네.

 

진실과 범속은 마치 네모난 자루와 둥근 구멍 같아

어울릴 수 없고, 사람의 취향은 또 각기 달라

길이 갈라지기 마련, 누가 천인으로 하여금 부지런히

도를 가르치도록 하는가?

요지에 이르는 길은 분명 하나뿐이거늘.

 

무너져 내릴 듯한 절벽에 물줄기 구비쳐

구슬같은 방울이 튀고, 깊숙한 곳 산허리 휘도는

곳에 연기 같은 안개 피어나네.

아득히 뻗은 길 몇 구비를 맴도는가?

채찍 드리우고 곧장 용사굴을 찾아든다.


 

 

바람 스치는 절벽위에 운문의 노래 들리는 듯 마는 듯

양의 창자 같은 길 십리를 꼬불 꼬불 얽혔어라.

우거진 숲 끝나는 곳에서 갑자기 길이 탁 트이더니

황홀한 경지에서 삼천으로 접어드니 별천지일세.

 

띠풀 지붕 흙섬돌은 누구의 집이런가?

사립문은 바람이 부는 대로 여닫히며 반쯤은 기울었네.

그윽한 숲속에 새소리 들릴 뿐 사람은 없고,

떨어지는 꽃 향기로운 풀잎만이 보는 이를 감탄케 하네.

 

담장위로 한가로운 대나무 몇 무더기,

사람으로 하여금 문득 속세 생각을 잊게 하네.

그대 그 기이한 자태 있는 뒤로,

요염 뽐내는 온갖 것들을 무색케 하네.

 

으쓱 으쓱 낭간 푸른 봉우리

우뚝 솟아 사람이 올라갈 수 없네.

봄바람에 화려한 모습 자랑이나 하듯,

꼿꼿한 자태 한가로이 아롱진 구름 사이로 보이네.

 

들판 나룻터에는 외로운 배 절로 호젓하고,

산 푸르고 물 파란 가운데 차가운 구슬 흔들리는 듯,

갈대와 부들 줄기 물가에 어지러이 돋아 있는데,

해질녘 동풍이 부드러운 잎새를 스치네.

 

나는 듯 흐르는 거센 물줄기에 놀란 듯 바람이 불고,

파란 하늘에 한 자락 띠처럼 만 길을 드리웠네,

갓끈 빨고 발 씻은 일일랑은 묻지도 마시게,

세속의 티끌 묻은 귀마져 씻고나 가세.

 

만 그루 싱싱한 복숭아나무 비단에 수놓은 듯 펼쳐있고,

신선 바람이 멀리서부터 찬란한 안개 불어 보내네,


 

 

막고 할머니 얼마 전에 하늘 위로 떠나갔고,

구슬 같은 꽃술만이 쓸쓸히 피어 있네.

 

멀고 가까운 곳에 따사로운 바람 서로 비껴 불며,

높고 낮은 곳이 서로 비추어 첩첩이 겹쳤어라.

신선들 이 곳에서 삼천년을 놀았다니

인간 세상 일년에 꽃 한 번 피는 것과는 다르다네.

 

잠깐 바둑 한 판 보는 사이에 도끼자루 벌써 문드러졌으니,

눈앞의 천년도 많은 것이 아니로세.

화사한 꼿 피어 있는 것도 잠깐 사이의 일,

복숭아꽃 피었다 소식 알려 어쨌다는건가!

 

속세에선 검은 구슬 찾을 곳이 없으니,

고개 들고 고개 떨구며 지나간 세월 어그러진

일들을 탄식할 뿐이라네.

무릉이 쇠락한 지 오래라고 들었더니,

다시금 새 꿈을 따라 새로운 그림으로 그려졌다네.

 

사람들은 약수가 속세와는 멀리 떨어져 있다 말하지만

도규를 딴 곳에서 구할 것 없다고 나는 말하고 싶다네.

참된 경지에 노닐면서 도무지 그 뜻을 모르는 것

걱정이려니와, 저자거리에 단구 없다

탓할 것이 무엇인가?

 

저 마른 나무처럼 또렷이 깨어 있는 이는 누구이며,

이 질펀한 물같이 꿈속에서 훨훨 나는 이는 누구인가.

누가 이것이 반드시 그러하다고 주장하고,

누가 이를 가려 저 넓은 하늘 나라로 돌아갈 수 있는가?

 

달나라 이야기 부질없이 허황함만 더하는 셈이고,

짙은 숲 그늘은 다만 근심겨운 사람 마음 달래나 줄 뿐.

인간 세상에는 오로지 도화원 찾아든 꿈꾼 것만이,

속세 밖에 소요할 수 있는 길이라네.

 

지체 높으신 분 인격이 고매하여 무늬 비단을 싫어하고,

지극한 성정은 맑고 조용함을 좋아하셨다네,

범속 세상에 사는 몸이 과분한 복을 누려,

하룻밤의 신선놀이에 함께 끼일 수가 있었다네.

 

 

 


 

 


 

지체 높으신 분 인격이 고매하여 무늬 비단을 싫어하고,

지극한 성정은 맑고 조용함을 좋아하셨다네,

범속 세상에 사는 몸이 과분한 복을 누려,

하룻밤의 신선놀이에 함께 끼일 수가 있었다네.

 

양쪽 귀밑머리에 쓸쓸히 세속의 먼지 쌓였는데

환단으로 양쪽머리 새로 검게 할 수는 없다네.

삼년에 한 잎 얻어 장차 어디에 쓰랴?

동굴 안의 복숭아꽃이 사람을 비웃는데-.

고양 신숙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