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명법문 명강의

지장보살 부르지 않아도 희망이.....

淸潭 2007. 3. 4. 21:19
영명사 지장산림 대법회 신라문화원 이사장 진 철 스님
지장보살 부르지 않아도 희망이 용솟음칠 때까지
정진하고 정진해야
기사등록일 [2005년 10월 17일 월요일]
 

정토에 왕생하고 싶다는 생각은 참으로 많이 하지만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지장경에 등장하는 마야부인과 지장보살님이 나눈 대화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마야부인이 지장보살님께 “우리 중생이 짓는 업의 차별과 받는 응보는 어떠합니까?”하고 묻자 지장보살님은 “천만세계, 모든 국토에는 혹 지옥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며, 혹 여인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며, 혹 불법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며, 성문이나 벽지불도 역시 그러합니다.” 했습니다.

타인 해친 행위가 훼불

‘지옥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는 말은 사람에 따라 지옥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즐겁게 살면 지옥은 없습니다. ‘여인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는 말은 마야부인이 질문 했기에 이렇게 답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를 좀더 살펴보면 전생에는 여자였지만 금생에는 남자요, 금생에는 남자지만 다음 생에도 남자로만 태어나란 법이 없습니다. 여인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것입니다. 불법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는 말은 사람이 느끼는 바에 따라 그렇다는 것입니다. 인연이 없는 중생은 제도하기가 불가능하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인연이 안 닿으면 가피도 닿지 않습니다.

불법을 느끼는 사람에게는 불법이 있지만 못 느끼면 불법도 없습니다. 불법 자체가 무엇인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기도하면 영험 있다는 말 한마디에 무작정 끄달려 다녀서는 안 됩니다.

마야부인이 두 번째로 “염부제에서 지은 죄보로 나쁜 곳에 떨어져 과보 받는 것은 어떠합니까?”하고 묻자 지장보살님은 “만약 어떤 중생이 부모에게 불효하고 혹 살생하는데 까지 이르면 마땅히 무간지옥에 떨어져 천만억 겁으로 벗어날 기약이 없습니다.”하고 답했습니다. 이 세상의 부모는 모두 자신의 부모이고 자식은 모두의 자식입니다. 효도는 친아버지 친어머니에 국한되는 것이 아닙니다. 사회에 악영향을 미치며 못된 짓 하는 사람이 곧 불효하는 것입니다.

지장보살님이 또 말씀하셨습니다. “만약 어떤 중생이 부처님 몸에 피를 내고, 삼보를 훼방하며, 경전을 존중치 않으면 역시 마땅히 무간지옥에 떨어져 천만억 겁으로 벗어날 기약이 없습니다.” ‘중생이 곧 부처’라 했습니다. 법화경에도 ‘모든 부처님을 마음 안에 섬겨라’ 했듯이 일체 중생을 마음에 모셔야 합니다. 부처님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든지 상처를 내 피가 나오게 하면 안 된다는 말씀입니다.

무간지옥에 떨어지면 한량없는 세월을 고통 속에서 지내야만 합니다. 무간 지옥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모든 것에 불만족하고 짜증을 내고, 화를 내면 지옥입니다. 괴로움이 극에 달해 마음과 몸에 병이 생기면 무간지옥입니다. 여기서 벗어나려면 24시간 365일 즐겁게 살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불법에 의지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중생심만으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지장보살님이 또 말씀하셨습니다. “만약 어떤 중생이 절 재산에 손해를 주거나, 비구, 비구니를 더럽히거나 혹은 절 안에서 방자하게 음욕을 행하거나 살생한다면, 이런 무리들도 마땅히 무간지옥에 떨어지며 또한 어떤 중생이 마음은 사문이 아니면서 거짓으로 사문이 되어, 절 재산을 함부로 쓰고, 신도를 속이며, 계율을 어겨 갖가지 나쁜 짓을 하면, 이 같은 무리들도 마땅히 무간지옥에 떨어져 천만억 겁으로 벗어날 기약이 없습니다.”

월급도 시주이니 잘 써야

승복을 입고 자신의 생업을 위해 절을 지어 혹세무민하며 돈을 모아 사치생활을 즐기면 이 또한 무간지옥에 떨어질 일입니다. 스님 뿐 아니라 누구든지 시주물과 재물, 음식, 의복, 그 밖의 한 개라도 자신에게 주지 아니한 것을 가지면 무간지옥에 갑니다. 여기서 말하는 시주물도 한 번쯤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절에다 준 자산만이 시주물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노동을 해 받은 월급도 시주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집이 등기부상에 내 이름으로 되었다 해서 내 것이 아닙니다. 나 혼자 힘으로 번 것이 아니라 자신과 타인의 노력이 함께 해 얻은 재물일 뿐입니다. 재벌의 자산도 총수 혼자 쌓은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자신을 도와 준 타인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잊지 말고 올곧게 써야만 합니다.

마야부인이 “어떤 것을 무간지옥이라고 합니까?”하고 묻자 지장보살님은 “모든 지옥이 대철위산 안에 있는데, 그 중에 큰 지옥은 열여덟 곳이나 된다”며 “다섯 가지 업감이 있으므로 무간이라고 합니다.”했습니다. 다섯 가지 업감이란 무엇입니까?

첫째는 밤낮으로 죄를 받아 겁이 거듭하도록 끊어질 때가 없으므로 무간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죄를 지은 사람은 발 뻗고 잘 수 없습니다. 도둑질 하고 살인을 저지른 사람이 혹 경찰에 잡히지 않았다 해도, 혹 자신이 지은 죄가 법령에 저촉되지 않는다 해도 그 양심만은 어쩔 수 없습니다. 단 하루 한 순간도 마음 편할 날이 없으니 겁이 거듭해도 그 고통은 사라지지 않는 것입니다. 이게 무간지옥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둘째는 “한 사람이라도 가득 차고 많은 사람이라도 역시 가득 차므로 무간”이라고 했습니다. 한 사람이 무간지옥에 갔다고 해서 가득 차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그 사람의 고통과 두려움, 괴로움은 혼자 있어도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셋째는 “생가죽으로 목을 조르고, 뜨거운 쇳물을 몸에 부으며, 주리면 철환을 삼키고, 목마르면 뜨거운 쇳물을 마시면서 해를 넘기고 겁을 보내어 그 수가 한량없는 겁에 이르러도 고초가 잇달아 끊임이 없으므로 무간”이라고 했는데 비유를 통해 무간지옥의 형기를 설명한 대목입니다. 여러분, 이런 세계 꿈에라도 나타날까 걱정되시지요? 화를 낸 순간 이 형기를 받아야 합니다.

참회해야 악연 끊어

넷째는 “남자, 여자, 오랑캐, 늙은이, 어린이, 천한 이, 용, 신, 하늘사람, 귀신 할 것 없이 죄를 지으면 그 업에 따라 받는 것이 모두 똑같으므로 무간”이라고 했고 다섯째는 “만약 이 지옥에 떨어지면 처음 들어올 때부터 백천 겁에 이르도록 날마다 밤마다 만 번 죽었다가 만 번 살았다가 하여 잠깐도 멈춰짐이 없다가 나쁜 업이 다 삭아져야만 비로소 딴 곳에 태어 난다”고 했습니다.

한 번 거짓말을 하면 계속 거짓말을 하고 한 번 죄를 지으면 더 큰 죄를 연이어 짓고 마는게 우리 중생입니다.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지 않고 전에 지은 죄업을 모면하려는 사심 때문입니다. 스님 중에도 계율 어기고 원효 스님 끌어들이는 경우가 있는데 아주 잘못된 행태입니다. 불법을 만났을 때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더 큰 죄만 지어 무간지옥에서 헤어날 수 없습니다.

여러분, 정성을 다해 기도 하십시오. 그리고 기도한 만큼 자비행을 실천하시기 바랍니다. 지장보살님이 존재하지 않아도 될 만큼, 지장보살님을 찾지 않아도 내 안의 괴로움이 없을 만큼, 지장보살님을 부르지 않아도 희망이 용솟음칠 만큼 정진하시기 바랍니다.

채한기 기자 penshootbeopbo.com



“숙업 씻을 때까지 정진”

지장산림 회향 지 범 스님

21일간의 지장산림을 회향한 영명사 주지 지범 스님〈사진〉은 “회향은 또 다른 하나의 입제”라며 “사부대중과 함께 정진하며 명실상부한 지장도량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범 스님은 “지장신앙의 중심사상은 인과사상으로 복락도와 해탈도를 얻는 것”이라며 “이번 산림에 참여한 불자는 물론 사바세계의 모든 중생이 괴로움에서 벗어나 복과 기쁨을 얻어 윤회해탈을 통한 안락을 얻게 하는 데 있다”며 이번 지장산림의 의미를 강조했다.

지범 스님은 이번 법회를 적극 독려한 진철 스님을 비롯해 법석에 오른 현문, 혜인, 종범 스님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무엇보다 궂은 날씨에도 도량에 운집해 정진의 고삐를 늦추지 않은 대중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지장산림 중 2재 때인 10월 4일 영명사 하늘 위에 용광로와 같은 세 갈래의 강렬한 줄기가 솟자 대중들은 한결같이 “영명사 삼천 지장보살님께서 고통 받는 중생들에게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 아니냐?” 며 환희심을 내었다.

지범 스님은 “우리들의 업장과 숙업이 깨끗이 씻어낼 때까지 영명사는 대중과 함께 정진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