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조절/당뇨상식및 발병원인

[스크랩] 당뇨, 젊음 믿다간 `아뿔싸`

淸潭 2006. 11. 21. 20:27
오인하기 쉬운 건강상식

육식ㆍ흡연 원인… 나이 안가려

꾸준한 운동ㆍ채식으로 예방을

당뇨야, 미안하다. 그 동안 나는 너를 무시해 왔거든. `니까짓 게 나를 어떻게 하겠어`라고 호기를 부렸던 거지. 젊기 때문에 아직 뭐든지 할 수 있고, 건강에 대한 자부심이 강했기 때문에 그랬단다.

내 피가 `끈적끈적한 설탕물` 같다고 의사들이 경고했어도 나는 웃으며 말했어. "나는 아직 젊어"라고 말이야. 몇몇 사람은 당뇨, 너를 에이즈만큼 무서운 존재라고 여기더라. 까닥하면 발가락도 잘라내야 한다고 겁을 잔뜩 주더라.

그래도 나는 믿지 않았어. 왜냐고. 나는 건강하다고 믿었기 때문이지. 언젠가 병원에 갔더니 혈당이라는 것을 쟀는데, 공복상태라 그런지 dL당 240mg이 나왔어. 간호사가 화들짝 놀라는 거 있지. 그 수치가 그토록 무서운 건지는 나는 전혀 몰랐어.

간혹 눈이 침침하고, 언제부터인가 한밤중에 잠에서 깨어나 몇 번씩 소변을 보는 정도였고, 마치 맥주거품같이(^^) 소변에 거품이 좀 많이 생길 뿐이었거든. 아, 그리고 소피에서 단 냄새가 나기도 하더라. 갈증이 유난히 심해지고 왜 그리 음식맛이 좋은지. 아침은 굶다시피 지내고 점심 때 2~3공기씩 먹고…. 먹성과 달리 몸무게는 갑자기 10kg 이상 빠진 거 있지.

그래도 별 생각 없이 지냈어. 경계심을 품지 못한 거지. 최근엔 친구들과 밤새 카트라이더란 게임을 즐기며 담배를 한 갑 이상이나 피워댔고, 설탕을 두 스푼이나 넣은 커피를 3, 4잔 마신 거 같구나. 콜라, 사이다는 몇 캔을 마셨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구나.

새벽 4시께 나와 친구들과 소주를 마셨더니 온몸이 봄눈 녹듯이 사르르 풀리는 거 있지. 나는 이걸 젊음이라 여겼어. 운동? 1주일을 통틀어 수백m 정도 걷는 것 같구나. 그 흔한 헬스클럽도 귀찮아서 가지 않았어. 오죽하면 내 별명이 `귀차니스트`이겠니.

당뇨야, 병원을 가니 의사선생님이 겁부터 주더라. "발 자르고 싶으냐"고 윽박지르는데 아찔하더라. 너와 30년이나 동거한 내 엄마가 옆에서 눈물을 펑펑 흘리시는 거 있지. 그래서 난 눈물도 흘릴 수 없더구먼.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엄마가 벌컥 화를 내시는 거 있지. "돌아가신 아빠같이 죽고 싶어, 응? 왜 그렇게 술ㆍ담배를 많이 해?"라고 말이야. 사실 내 아빠도 4년 전 당뇨병 합병증으로 돌아가셨거든. 당뇨 때문에 온 신부전증, 패혈증, 심근경색이 겹쳤던 거야.

서울 하계동 을지병원의 당뇨센터에 계신 이혜진 교수님은 그러시더라. 당뇨를 미워하지 말라고. 네가 악동이 아니어서 운동과 식이요법만 잘해도 네 눈에 들 거라는 거야. 한마디로 아부를 떨라는 얘기지. 이 교수님은 "조기에 발견했더라면 지금처럼 힘들지는 않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토로하시더군.

당뇨야, 과연 이 교수님 말씀 대로 하면 너와 친해질 수 있을까. 이제부터라도 정말 친하게 지내고 싶거든. 며칠 전엔 한방병원에도 들렀어. 걱정이 좀 됐거든. 압구정동의 `미래한의원`이란 곳인데, 이곳 최은미 원장님은 "조급해 하지 말고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사고를 갖고 피곤하면 혈당수치가 큰 폭으로 올라가니 밤 10시께 잠을 청해 하루 7~8시간 숙면을 취해줘야 한다"고 알려주더라.

당뇨야. 내가 앞으로 열심히 노력할게. 햄버거나 감자튀김, 삼겹살 등 기름진 음식은 피하고 채식 위주로 식단도 꾸미고 밥도 천천히 먹어 서서히 포만감이 오도록 할게. 저녁엔 동네 학교운동장에 가서 몇 바퀴 뛰고 술은 가급적 입에 대지 않을 거야. 어떻게든 너와 친해져 공복상태의 혈당을 dL당 100mg 미만으로, 밥 먹고 2시간이 지난 뒤 혈당이 140mg/dl 미만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할 거야. 우리 평생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로 지낼 수 있는 거지? 그런 거지? 당뇨야….

허연회 기자(okidoki@heraldm.com)

출처 : 아이러브 황우석!
글쓴이 : 빈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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