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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의 순애보

淸潭 2006. 10. 21. 20:42

한 남자의 순애보

12번 수술한 아내 간병

 

 

 

 

극심한 통증을 견딜 수 없었다. 수술을 받을 때마다 온 몸에 있는 관절을 뜯어고쳤다. 수술대에 오른 횟수만 열두 번. 수십 년 째 병석에 누워있는 아내를 업고, 달래고, 안아준 한 남자의 순애보가 있다.

유영희(47)씨는 둘째를 낳고 산후통에 시달렸다. 통증은 혼자서는 앉지도 눕지도 못하는 ‘전신류마티즘 관절염’으로 이어졌고 급기야 1급 지체장애 판정까지 받았다.

한창 재롱을 피우는 세 살짜리 큰 아들과 젖 달라고 보채는 갓난쟁이 둘째. 영희씨는 먹일 수도 안을 수도 없었다. 남편이 퇴근해 돌아오는 시간까지 세 식구는 굶기를 밥 먹듯이 했다.

병마와 싸웠야 했지만 “이렇게 사느니 죽는 게 낫겠다”고 생각할 만큼 통증이 점점 심해졌다. 친정 아버지조차 딸이 편히 갈 수 있도록 사위에게 이혼을 권유했다.

아내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건 남편 김기창(54)씨였다. 첫 눈에 반해 일곱 살이나 어린 영희 씨를 졸졸 따라다닌 끝에 어렵게 결혼한 그는 "죽는 날이 헤어이지는 날"이라며 아픈 아내를 업고 백방으로 치료방법을 물색했다.

유일한 치료법은 아내의 굳어가는 관절을 수술을 통해 교체한 것 뿐. 벌써 열두 번째지만 기약없이 수술을 받아야 한다. 진통제가 없다면 아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다.

하지만 유영희 씨는 더 이상 삶을 포기하려 하지 않는다. 직장 생활에 병수발, 살림과 육아까지 씩씩하게 해 온 남편과 제대로 먹이지도 못했지만 장교와 대학생으로 자라준 두 아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병마를 이겨내려 몸부림치는 아내와 오직 아내가 살아있는 것이 고마울 뿐이라는 남편, 아빠와 엄마를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고 사랑한다는 두 아들. 유영희 씨와 그녀를 사랑하는 가족이 사는 법은 19일 저녁 7시 30분 KBS 1TV `피플 세상속으로`을 통해 만날 수 있다.

 

[TV리포트 백민호 기자] mino100@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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