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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그리움[七懷] / 茶山 丁若鏞

淸潭 2025. 1. 6. 15:52

일곱 그리움[七懷] / 茶山 丁若鏞

다산시문집 제4 / ()

 

지금도 생각나네 이교 주점에서 / 尙憶橋店

문에 들어서자 눈물 못 가누던 일이 / 臨門涕泗橫

전원은 후일 생각할 일이고 / 田園他日計

무덤은 늘그막에나 찾아야지 / 丘墓晩年情

보내신 서자 보니 안력 짐작하겠고 / 眼力徵來字

머리 흰 것 옛날 생각 해본답니다 / 眉毫憶舊莖

띳집이 너무나도 낮고 작아 / 茅齋絶低小

바듯이 감와라고 이름했군요 / 堪臥强爲名

중부(仲父)를 생각하며, 중부께서 새로 마련한 거소에다 감와실(堪臥室)이라고 재호를 써 걸었음.

 

새로 옮겨가신 가곡은 / 稼谷新移處

어천에 비하여 어떻던가요 / 漁川較孰贏

떠돌이 생활 나라를 떠난 듯하고 / 流離如去國

늙으면 의지하고픈 게 형이지요 / 衰晩欲依兄

땅 넓으면 농사 많이 짓고 / 土廣饒農事

산이 깊으면 물정에는 어둡지요 / 山深遠物情

처량한 몇 줄의 서찰 / 凄涼數行札

휘파람 한 번에 눈물이 갓끈 적시네 / 長嘯一沾纓

계부(季父)를 생각하며.

 

쓸쓸한 강산의 집이요 / 寥落江山屋

외롭게 홀로 늙는 몸이구려 / 煢孤獨老身

인간에 아우는 있다지만 / 人間猶有弟

한마을에 가까운 사람 없어 / 村裏更無親

제사에도 많은 의식 소략할 텐데 / 祭祀儀文略

지대의 기색은 새로워라 / 池臺氣色新

다만 오래오래 수를 누려 / 但敎年壽永

이생에 인연을 다시 맺읍시다 / 重結此生因

백씨(伯氏)를 생각하며.

 

아쉬워라 경제에 능한 솜씨가 / 嗟哉經濟手

늙도록 고기잡이 신세라니 / 投老作漁郞

떼를 타라던 영감 잘못 배워 / 枉學乘桴叟

늘 경쇠 치던 양을 그렸지요 / 長懷擊磬襄

간곳마다 나타나는 것 고래요 / 鯨鯢隨地見

도깨비들 사람 쫓느라 바쁘다네 / 魑魅逐人忙

지금도 생각나는건 선왕이 계시던 날 / 尙憶先王日

재상감이라고 인정하시던 일이라오 / 丁寧許廟堂

중씨(仲氏)를 생각하며.

 

선인께서 늦아들 보시고서 / 先人有餘子

늙도록 늘 그를 사랑했지 / 垂暮每憐渠

충주 가는 길을 벌써 알고서 / 已識忠州路

늙은 어머니 모시고 살았었지 / 能將老母居

그때 보면 그림을 좋아했는데 / 舊看多畫癖

지금 의서를 읽으라고 하고싶다 / 今勸讀醫書

외로운 처지의 두 누이동생은 / 零丁有二妹

지금 죽었느냐 살아 있느냐 / 存沒近何如

아우 약횡(若鐄)을 생각하며.

 

두 자식 다 조정에 있을 감들인데 / 二子金閨器

풀이 꺾여 오두막지기가 되었구나 / 摧殘守敝廬

두 눈에는 백 년 두고 눈물이요 / 百年雙淚眼

석 달 만에 오가는 서신 한 통 / 三月一封書

부지런히 보리농사 수확하고 / 勤力謀收麥

처량하지만 채소 심는 법 배우라 / 凄涼學種蔬

복희 문왕의 옛 심법을 / 羲文舊心法

너희 아니면 누가 내 뒤 이을 것이냐 / 微爾孰宗余

두 아들을 생각하며.

 

앞길은 늘 막히는 운세로되 / 身値屯邅運

가문에는 준수한 인물이 나 / 家生俊邁郞

독서하는 소리 항상 또랑또랑하고 / 讀書常了了

부 짓는 솜씨도 여지가 창창해 / 作賦已蒼蒼

뜻은 너대로 웅장하게 키우고 / 志每依渠壯

체구는 날 닮아 건장하려므나 / 軀應似我長

애들 추키는 것 벽이 있어서가 아니라 / 譽兒非有癖

늘그막 당해 잊기가 어려워서라네 / 垂老奈難忘

조카를 생각하며. 소자첨(蘇子瞻)이 여러 자질(子姪)들에게 부친 시에, “애들 추키는 것 두 영감들 벽이기는 하지마는, 삼대 이전부터 덕을 심어온 터란다[譽兒雖是兩翁癖 積德已自三世種]" 하였음.

 

[-D001] 떼를 타라던 영감 :

공자(孔子)를 말함. 《논어》공야장(公冶長), “()가 실현이 안 될 모양이니 떼를 타고 바다에나 뜨리라하고, 공자가 말하였음.

[-D002] 경쇠 치던 양 :

춘추(春秋) 시대 노()의 악관(樂官)이었던 사양자(師襄子). 《논어》 미자(微子), “경쇠 치던 양은 바다로 들어갔다.” 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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