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漢詩

고목(枯木) 김시습(金時習)

淸潭 2024. 12. 9. 19:20

고목(枯木) 김시습(金時習)

 

고목(枯木)
김시습(金時習)


긴 가지 구불어지고 작은 가지 비스듬한데 / 長枝蟠屈小枝斜
곧은 줄기는 정정히 푸른 놀 속에 솟아 있네 / 直幹亭亭聳碧霞
몇 해나 바위를 기대어 비와 눈물 물리쳤던가 / 幾歲倚巖排雨雪
언제나 용이나 뱀으로 화해 멀리 달아나려나 / 何年趠走化龍蛇
혹이 붙은 껍질은 울퉁불퉁하여 장생의 나무요/ 瘤皮臃腫莊生木
기이한 모양은 우뚝하고 뾰족하여한사의 뗏목일세 / 奇狀巃嵸漢使槎
봄이 와도 마음이 없는 것 하늘도 애석히 여겨 / 春至無心天亦惜
등나무로 잎이 되고 이끼로 꽃이 되게 하였도다 / 敎藤爲葉蘚爲花



[주-D001] 혹이 …… 나무요:
원래는 나무에 혹이 생기고 울퉁불퉁하여 소용되지 않는 나무라고 장자(壯子)가 말하였던 것인데, 여기에는 그대로 나무가 늙은 형용만을 말한 것이다.
[주-D002] 한사(漢使)의 뗏목:
한나라 사신이라 함은 장건(張鶱)을 말함인데, 나무가 그런 사람의 뗏목이 될 만하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