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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윤 피고인 서울중앙지검장될 듯..헌정 사상 초유의 일

淸潭 2021. 5. 10. 19:58

이성윤 피고인 서울중앙지검장될 듯..헌정 사상 초유의 일

김수민 입력 2021. 05. 10. 18:25 수정 2021. 05. 10. 18:34 댓글 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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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심위, 압도적 표차로 '수사중단·기소' 결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뉴시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에 대한 수사를 저지한 혐의를 받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이 지검장을 기소해야 한다는 뜻이 모였다.

수원지검 수사팀이 수심위 권고대로 이 지검장을 불구속기소하면 헌정사상 첫 '피고인 서울중앙지검장'이 탄생하게 된다. 이에 따라 향후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이 지검장이 기소된 상황에서도 서울중앙지검장 직을 유지해 재판을 받도록 할 지, 이 지검장에 대해 원포인트 인사를 할 지도 주목된다.


8대 4 더블스코어로 기소 권고
이날 수심위에는 이 지검장에 대한 기소 여부에 대해 기소 8명, 반대 4명, 기권 1명으로 압도적인 표차로 기소 뜻이 모였다.

이날 수심위는 수사계속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팀의 손을 들었다. ‘수사계속’에 반대하는 이들이 8명, 찬성 3명, 기권 2명으로 뜻이 갈린 것이다.

이날 수심위에서 ▶수사팀은 수사를 종료하고 신속하게 이 지검장을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 반대로 이성윤 지검장 측은 대질 신문 등 추가 수사를 계속해야 한다는 뜻을 피력했다.

이날 수심위에는 당사자인 이 지검장을 비롯하여 이정섭 수원지검 수사팀장과 2019년 6월 당시 이성윤 지검장이 부장이던 대검 반부패강력부의 부당한 지시로 수사를 중단한 당시 안양지청 수사팀 A검사가 ‘피해자’자격으로 참석했다.

위원 중에는 양창수 위원장 제외한 나머지 13명이 심의 및 의결에 참여했다.


‘유보부 이첩’도 수사팀 판정승?
이날 수심위가 압도적인 표차로 이 지검장에 대한 기소 뜻을 모으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검찰과 갈등을 빚어왔던 ‘공소권 유보부 이첩’ 문제 역시 수월하게 해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소권 유보부 이첩은 김진욱 공수처장이 만든 개념으로, 검찰에 이첩한 검사의 혐의 사건을 검찰이 수사를 완료하면 기소 여부를 공수처가 판단할 수 있도록 재이첩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한 검찰 간부는 “이미 수심위가 기소 뜻을 모았기 때문에 굳이 공수처가 판단할 수 있도록 재이첩할 필요는 없게 됐다”며 “사실상 수사팀이 판정승을 거둔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다른 검찰 간부도 “이날 수심위는 ‘검사가 직접 기소하라’ 이게 핵심”이라며 “이 지검장 측의 주장이 공수처 유보부 이첩이기 때문에 결국 외부 전문가들도 압도적으로 수사팀의 손을 든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성윤 반부패부’ 수사외압 의혹은

2019년 3월 22일 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인천공항에서 태국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긴급 출국 금지돼 공항에서 나오고 있다. 최근 이 과정이 법무부와 검찰의 서류·기록 조작 등에 의한 불법적 출금이란 공직 제보가 있어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JTBC 캡처]

이 지검장은 2019년 6월 안양지청이 이규원 검사가 피의자가 아닌 김학의 전 차관에 대해 불법으로 출국금지를 했다는 내용의 검사 비위 보고서를 제출하자 반부패부를 동원해 ‘불법 출금’수사를 막은 혐의를 받는다.

이에 따라 수사팀은 의견서에 “이 지검장으로부터 수사 무마 외압을 받았다”는 당시 안양지청 지휘부와 수사팀의 ‘일치된’ 정황 진술 등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수사팀은 과거 직권남용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신승남 전 검찰총장 사례에 비춰봐도 이 지검장에 대한 혐의 입증이 더욱 수월할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한다.

반면 이 지검장 측은 부당한 외압을 가하지 않았다며 검찰이 ‘표적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반발해왔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줄줄이 요직을 꿰차 가장 유력한 검찰총장 후보로 손꼽혔던 이 지검장은 해당 의혹 수사로 ‘피의자 검찰총장’ 논란이 이어졌다. 결국 최근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에서 이뤄진 2차례 투표에서도 큰 표차로 최종 후보군에 들지 못했다.

김수민‧하준호‧정유진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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