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규 간호사 실명으로 자신의 태움 경험 밝혀 “개인 문제로 돌리지 말고 병원 시스템 바꿔야” ◇ “나는 너였다. 나도 아팠다. 너를 보고 싶어도 볼 수 없구나…너는 나였다. 너는 우리다. 스스로를 잃어가 아픈 우리다. 나는 너였다. 나는 너이다. 나를 잃지 않겠다. 나를 지켜봐줘. 더는 울지 않겠다. 나는 너이다” △ 사진: 서울아산병원에서 일하다 설 연휴 선배를 만나고 돌아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박아무개 간호사를 추모하는 집회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네거리에서 열리고 있다.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모인 이들은 한 목소리로 간호사 안 가혹행위인 `태움' 문화 근절을 촉구했다. 이정아 기자 ○··· 3일 저녁 6시 서울 광화문역 4번 출구 앞에서 구슬픈 노래소리가 울렸다. 한손에 촛불을, 한손엔 국화꽃을 들고 추모객들이 자리를 잡았다. 노래가 울리자 추모객들은 고개를 떨궜다. “더는 울지 않겠다”라는 노랫말이 나오자 일부 참가자들은 콧잔등이 빨개지도록 눈물을 흘렸다. 간호사연대는 지난달 15일 설 연휴 첫날 서울시 송파구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채 발견된 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하던 고 박아무개(27) 간호사를 추모하기 위해 ‘나는 너였다’는 제목의 노래를 만들었다. ◇ 박 간호사가 졸업한 아주대학교의 최혜민 학생회장도 “선배님이 간호학을 배운 4년이라는 시간과 생을 버릴만큼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을까 상상할 수도 없다”며 “선배님의 죽음은 간호사 모두의 죽음이고, 선배님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 소리없는 비명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박 간호사의 죽음의 배경엔 소위 ‘태움’이라고 불리는 간호사의 교육을 명목으로 괴롭히는 문화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태움’은 ‘재가 될때까지 태운다’는 뜻으로 간호사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직장내 괴롭힘을 말한다.이날 집회에서 간호사연대의 최원영 간호사가 유족의 입장문을 울먹이며 읽자 집회 장소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나왔다. 고 박 간호사의 큰 이모가 쓴 입장문에는 박 간호사에 대한 그리움으로 넘쳤다. 유족은 입장문에서 “애교도 많고 자신감 넘치던 우리 아이가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 것은 병원 입사 후 한달이 지난 시점부터였다. 힘없는 목소리로 ‘이모, 내가 전화를 잘 못 한대’ ‘우리 선생님은 잘 안 가르쳐 주는 것 같아’ 라고 말하곤 했다. 하지만 우리 아이는 아주대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할 정도로 성실한 아이였다. 우리 아이가 그렇게 부족했습니까? 그럼 애초에 불합격시킬 것이지 왜 데려가셨냐”며 “우리 아이와 같은 불행한 아이들이 생기지 않도록 병원의 내부감사결과 보고서를 유가족에게 공개하고 철저한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고 서울아산병원쪽에 요구했다. 이어 유족은 “비극의 원인에 대해선 병원에서 침묵하고 있고 개인의 문제로 축소하고 있다“며 “아이를 떠나보낸것도 모자라 우리 아이가 이상한 아이가 아니라는 걸 해명해야 하나. 아이는 예민해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게 아니라”고 밝혔다.(...) . 장수경 기자 f ☞ 원본글: 한겨레| Click ○←닷컴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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