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봇짐 내주면서 하룻밤 더 묵으라 한다

淸潭 2016. 10. 10. 11:22

봇짐 내주면서 하룻밤 더 묵으라 한다 (속담의 유래)


옛날 어느 잘 사는 놈의 집에서 있었던 일이다.

돈밖에 모르는 부자네 집에 친척이 찾아왔다.

봇짐까지 꾸려서 온 걸로 보아 몇 일씩 눌러 앉으려 작정이나 한 듯이 보여서 부자는 걱정스러웠다.

밤을 새우며 친척을 쫓아버릴 궁리를 하던 부자는 새벽녘에야 그럴듯한 묘책을 생각해 냈다.

부자가 먼저 친척에게 말을 걸었다.

"요즘은 바쁜 농사철인데, 이럴 때 집을 떠나면 농사는 어떻게 하나?"

"그래서 인자 서둘러 가려던 참 입니다."

부자는 내심 좋으면서도 자기의 속내를 보인 것이 미안해서 빈 인사치레로 얼버무렸다.

"인자 가다니, 봄날의 하루가 다른 날 열흘 맞잡이긴 하지만 왔던 김에 푹 쉬어가게나!~"

"하룻밤은 더 자고 가게나. 마침 방 안에 온돌이 고장이 나서 수리도 할려던 참이었는데, 그 일도 좀 도와주고,.."

부자의 속셈을 읽은 친척은 아침 상을 물린 후 가겠다고 채비를 하는데, 부자는 얼른 친척이 메고 온 괴나리 봇짐을 가져다가 마당으로 내놓았다.

이 꼴을 지켜보고 있던 문지기와 행랑머슴은 입을 비쭉이며 숙덕거렸다.

"저것 좀 보게. 친척은 아직 방 안에 있는데, 짐은 벌써 마당에 내다놨구먼. 저거야 말로 <봇짐 내주면서 하룻밤 더 묵으란다>더니 저럴 수가 있나, 그래?...쯧쯧"


이로부터 항간에는 이 속담이 전파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