長城 갈재
1.
정읍시 笠岩山 기슭 長城 갈재
이 갈재에 蘆兒라고 하는 한 낭자가 살았는데
노아는 많은 남성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고
끝내는 기생이 되고 말았읍니다.
寵姬로서 풍류남아의 간장을 녹이는 노아
고을 수령은 물론 왕명을 받든 어사들도
그녀에게 빠져 여러 날씩 머무르니
성종이 蘆某라는 어사를
노아의 杖殺을 목적으로 내려보냈는바,
노아는 그 오라비를 데리고
혼자 사는 과부로 위장한 다음
담박한 화장에 소복차림으로 물동이를 이고
자주 어사의 앞을 오갔지요.
결국 어사는 밤이 깊은 뒤에
그 오라비를 시켜 누이를 불러오게 해서
밤새도록 뼈에 사무치는 정을 나누고
다음날 아침 노아의 팔뚝에
어사의 이름을 정표로 써 주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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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 입압산과 장성새재는 단풍이 곱기로 넘넘 유명한 곳이지요.
개인적으로는 해년마다 입암산에 올라 만추지절을 즐기곤합니다.
특히 근처의 내장산, 백암산, 입압산은 '晩秋三絶'이라 해도 손색이 없는 곳입니다.
갈재 어언간에 '노아전설' 표지판을 얼핏 본것 같기도 합니다만
이런 깊은 뜻이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아마 춘향전의 아류설화가 아닐까 감히 생각을 해봅니다.
贈盧御史/ 蘆花
蘆花臂上刻誰名 이 팔에 누구 이름 새긴 줄 아시오
墨入雪膚字字明 흰 살에 먹이 숨어 글자 분명하네.
寧見大同江水盡 차라리 대동강이 다함을 볼지언정
此心終不負初盟 굳은 언약 꿈엔들 잊을 줄 아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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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노아는 어사의 품속에서 사랑의 맹세를 하는데
'이미 귀공의 총애를 받았으니
다른 사람에게 개가를 하지 않고
죽을 때까지 반드시 수절하겠읍니다.'
드디어 며칠 후 어사출두를 하고
관아에 노아를 잡아들여 문초를 하는데
노아가 供招를 바치고 죽기를 자청합니다.
공초서의 시 한 수
'노아의 팔뚝에 적힌 건 누구의 이름일까
하얀 살에 스민 먹 글자마다 선명하네
차라리 강물이 마르는 것을 볼지언정
이 마음 첫 맹세 끝내 저버리지 않으리'
노아에게 속임을 당한 걸 알게 된 어사
성종에게 자초지종을 고하고
죽을 죄를 지었다고 자복을 하자
성종은 크게 웃으며
노아를 어사의 첩실로 삼게 해 주었다는 야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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