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실/인물초대석

안치범

淸潭 2016. 9. 22. 09:47


불길 속 이웃 깨우고 영원히 잠든 '서교동 의인'

저작권 있음| 상 하부 절단, 재 배포를 불허합니다. 작성: '한국 네티즌본부'


◇ 유족 "원망스럽기도 하지만 자랑스럽다"…구청과 협의해 의사자 신청키로/"처음엔 아들이 너무나 원망스러웠어요. 불이 난 데를 왜 다시 들어갔냐고…. 그런데 임종 때 아들에게 내가 그랬어요.<△ 사진:> 지난 9일 서울 마포구 한 원룸건물 화재 현장에서 이웃들을 대피시키다 의식을 잃은 것으로 알려진 안치범(28)씨가 20일 끝내 숨을 거뒀다. 연합뉴스

▷ *… 아들아 잘했다, 엄마는 네가 정말 자랑스럽다고."21일 오전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9호실에 차려진 '서교동 화재 의인' 안치범(28)씨의 빈소는 다소 썰렁했다. 간간이 찾아오는 조문객을 맞이하던 안광명(54)·정혜경(59)씨 부부가 영정 사진을 바라보면서 기자의 손을 꼭 잡고는 나직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충혈된 이들의 눈은 아들 이야기를 하니 금세 촉촉해졌다. 성우를 꿈꾸던 영정 사진 속 아들 안씨는 보조개를 드러낸 채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안씨는 9일 자신이 살던 마포구 서교동의 한 원룸 건물에서 불이 나자 먼저 대피해 신고를 한 뒤 다시 건물에 들어가 초인종을 누르고 소리를 질러 이웃들을 대피시켰다.


◇ 이렇게 이웃들을 화마에서 구해낸 안씨 자신은 정작 연기에 질식, 병원으로 옮겨져 사경을 헤매다 10여 일만인 20일 새벽 끝내 숨을 거뒀다. △ 사진: 이날 강남구 서울성모병원에 마련된 빈소에 안씨의 영정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 *…안씨는 평소 집에서 과묵하고 말이 없는 아들이었다. 하지만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었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안씨는 성우 시험 준비에 매진하기 위해 화재 발생 불과 두 달 전 집에서 멀지 않은 같은 마포구에 원룸을 구해 따로 지내왔다. 그는 집안에서는 말수가 적었지만, 바깥에 나가서는 장애인 봉사활동을 하는 등 활발히 선행을 해왔다고 한다. 정씨는 "아들이 워낙 말이 없어 잘 몰랐는데 병원에 찾아온 친구들이나 지인들이 같이 봉사활동을 했다고 말해줘서 비로소 알았다"고 했다.

정씨는 불이 나기 며칠 전 함께 텔레비전을 보고 있던 아들에게 "위급한 상황엔 너도 빨리 대피하라"고 말하자 "그렇게 살면 안 된다.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고 정색하던 안씨가 눈에 선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안씨의 매형(34)도 "처음에는 솔직히 빨리 화재 신고를 한 것으로도 충분했을 텐데 다시 건물에 들어간 처남이 원망스러웠다"면서 "너무 안타깝고 슬프지만 많은 사람들을 살리고 떠난 처남이 지금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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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만 살면 된다' 이기심에… 경종 울린 초인종


그을린 義人의 손 - 화상과 그을음투성이인 안치범씨의 손을 병원 직원이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을 유족들이 보고 있다. 화재가 난 건물 안을 뛰어다니며 불길과 연기에도 아랑곳없이 이웃 주민들이 사는 집 문을 두드리고, 초인종을 눌렀던 의인(義人)의 필사적인 노력이 묻어 있다. /안치범씨 유족 제공

이 환한 웃음 남겨두고… '초인종 義人'의 마지막 가족사진 - ‘초인종 의인(義人)’안치범(28)씨는 하늘에서도 이렇게 웃고 있을까. 안씨의 목숨을 앗아간 화재 나흘 전인 지난 5일 군인이었던 할아버지가 안장된 국립대전현충원으로 성묘를 간 안치범씨가 아버지, 할머니, 어머니, 고모(뒷줄 오른쪽부터 시계방향)와 기념사진을 찍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안씨는 9일 새벽 자신이 살던 서울 마포구의 한 원룸 건물에 화재가 나자 불길을 무릅쓰고 건물로 뛰어들어 잠든 이웃을 깨워 탈출시키다 유독 가스에 질식돼 쓰러졌고, 화재 발생 11일 만인 20일 숨졌다. 안씨의 죽음으로 이 사진은 마지막 가족사진으로 남게 됐다. /안치범씨 유족 제공

▲... [불길 속, 원룸 이웃들 깨우고 숨진 '義人' 안치범씨]

- 성우 시험보려 독립 두달만에…

취업 준비하며 장애학생 도와

CCTV엔 주민 4명과 나왔다가 또 홀로 건물 뛰어드는 모습도

아버지 "아들 목소리 듣고싶다"

- 목숨 빚진 이웃들 "고맙고 미안"

"새벽 초인종 소리에 잠깨 탈출"

빈소엔 黃총리 등 조문 줄이어

아들을 잃은 아버지는 비통한 감정을 드러낼 겨를이 없었다. 잠든 이웃을 구하려 불길에 뛰어들었다 숨진 '초인종 의인(義人)' 안치범(28)씨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9호실. 21일 아침 일찍부터 스물여덟 망자(亡者)를 추모하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제대로 검은색 정장도 갖춰 입지 못한 고인의 친구들은 영정에 절을 하다가 그대로 주저앉아 통곡했다. 안씨의 아버지 안광명(62)씨는 죽은 아들의 친구와 후배들을 안고 "괜찮다. 다 괜찮다"며 다독거렸다. 먼저 간 아들을 가슴에 묻은 아버지는 조문객이 없을 때만 몰래 돌아서 눈물을 흘렸다.

안씨는 지난 9일 오전 4시 20분쯤 서울 마포구에 있는 5층짜리 건물에 불이 났을 때 유독 가스에 질식해 20일 오전 숨졌다. 불이 난 날 안씨는 가장 먼저 건물에서 빠져나와 119에 신고를 하고도 건물로 다시 들어갔다. 화재 사실을 모른 채 잠든 이웃을 깨우기 위해서였다. 안씨의 희생 덕분에 원룸 21개가 있는 이 건물에서 다른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정작 안씨는 건물 5층 옥상 입구 부근에서 유독 가스에 질식해 11일 만에 숨졌다.

그을린 義人의 손 - 화상과 그을음투성이인 안치범씨의 손을 병원 직원이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을 유족들이 보고 있다. 화재가 난 건물 안을 뛰어다니며 불길과 연기에도 아랑곳없이 이웃 주민들이 사는 집 문을 두드리고, 초인종을 눌렀던 의인(義人)의 필사적인 노력이 묻어 있다. /안치범씨 유족 제공

안씨의 선행은 뒤늦게 알려졌다. 건물 내부에 폐쇄회로TV (CCTV)가 없었던 탓이다. 그러나 경찰 조사 과정에서 안씨가 목숨을 걸고 이웃들을 대피시켰다는 증거가 속속 나왔다. 안씨의 이웃들은 경찰에서 "초인종 소리가 들려 잠에서 깨 나올 수 있었다" "젊은 남성이 문을 두드리며 '나오세요'라고 외쳐 탈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건물 외부에 설치된 CCTV에는 안씨가 건물로 들어간 뒤 주민 4명과 함께 나왔다가 다시 혼자서 건물로 뛰어들어가는 모습이 찍혔다.

안씨는 1남2녀 중 막내였다. 위로 누나만 둘이라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자라서 붙임성이 좋고 친구가 많았다고 유족은 전했다. 대학에서 외국어를 전공했지만 목소리가 우렁차 2년 전부터 성우가 되기로 진로를 정했다고 한다. 이번 화재사고는 방송사 성우시험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려고 학원 근처에 있는 원룸으로 독립한 지 두달만에 일어났다.

안씨는 취업 준비를 하면서도 꾸준히 봉사활동을 나갔다. 안씨의 아버지 휴대전화엔 지난여름 안씨가 장애인 학생들과 함께 나들이를 가서 찍은 셀카 사진들이 저장돼 있다. 마치 친한 친구랑 찍은 듯 하나같이 재미있는 얼굴 표정을 지은 사진들이다. 안씨의 아버지는 "치범이가 상암고등학교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며 장애인 학생들을 도왔다"며 "치범이한테 사진을 받기 전까지는 애가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는 건 몰랐다"고 했다.

상암고를 졸업하고 연세대 사회학과에 재학 중인 성준용(20)씨는 이날 휠체어를 타고 빈소를 찾았다. 성씨의 어머니 이은영(62)씨는 "안 선생님(안치범씨)은 근육병을 앓고 있는 아들을 대신해 시험 때마다 대필을 해주던 고마운 분"이라고 했다. 상암고는 22일 오전 안씨를 추모하는 묵념 행사를 열기로 했다.

이 환한 웃음 남겨두고… '초인종 義人'의 마지막 가족사진 - ‘초인종 의인(義人)’안치범(28)씨는 하늘에서도 이렇게 웃고 있을까. 안씨의 목숨을 앗아간 화재 나흘 전인 지난 5일 군인이었던 할아버지가 안장된 국립대전현충원으로 성묘를 간 안치범씨가 아버지, 할머니, 어머니, 고모(뒷줄 오른쪽부터 시계방향)와 기념사진을 찍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안씨는 9일 새벽 자신이 살던 서울 마포구의 한 원룸 건물에 화재가 나자 불길을 무릅쓰고 건물로 뛰어들어 잠든 이웃을 깨워 탈출시키다 유독 가스에 질식돼 쓰러졌고, 화재 발생 11일 만인 20일 숨졌다. 안씨의 죽음으로 이 사진은 마지막 가족사진으로 남게 됐다. /안치범씨 유족 제공

이날 빈소에는 황교안 국무총리와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등 정관계 인사들뿐 아니라 고인과 아무 관계 없는 일반 시민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한 조문객은 "안치범씨를 모르지만, 의로운 죽음이 안타까워 빈소를 찾았다"고 말했다. 안씨 덕분에 목숨을 건진 원룸 건물 이웃들도 조문을 와서 "아드님 덕분에 살았다. 감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여야 정치권은 이날 안씨를 추모하는 성명을 내고 안씨의 의사자 지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안씨의 부모가 건강한 안씨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추석을 앞두고 군인이었던 할아버지가 묻힌 대전 국립현충원으로 지난 5일 성묘를 갔을 때였다. 안씨의 아버지는 "곧 있으면 추석이니 당연히 또 웃으며 보겠거니 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안씨의 아버지도 행정고시 출신 공무원으로 기획재정부에서 오래 근무하다 5년 전 퇴직했다. 그는 "처음엔 죽은 아들이 원망스러웠지만 지금은 '잘했다 아들아'라고 말해주고 싶은 심정이다"라고 했다.

안씨는 평소 아버지와 노래방을 가면 가수 싸이의 '아버지'란 곡을 불렀다고 한다. '아버지 이제야 깨달아요/어찌 그렇게 사셨나요/더이상 쓸쓸해하지 마요'라는 가사가 담긴 곡이다. 성우가 된 아들의 목소리로 이 노래를 다시 듣고 싶었다는 아버지의 소원은 이루지 못할 꿈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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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 건물 불길속에 스러진 '초인종 義人'


▲... 성우 꿈꾸던 20대 청년 안치범씨

방마다 초인종 눌러 "대피하세요" 21개 원룸… 이웃 살리고 혼자 숨져

불이 난 5층 건물에 뛰어든 후 자고 있던 주민들을 깨워 탈출시킨 뒤 쓰러진 20대 청년이 11일 만에 끝내 숨졌다.

지난 9일 오전 4시 20분쯤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5층짜리 건물에 큰 불이 났다. 여자 친구의 이별 통보에 분노한 20대 남성이 홧김에 지른 불이었다.

불이 나자 이 건물 4층에 살던 안치범(28·사진)씨는 탈출한 뒤 119에 신고하고 다시 연기로 가득 찬 건물로 뛰어들었다. 불이 난 사실을 모른 채 잠든 다른 주민들을 깨우기 위해서였다. 안씨의 이웃들은 경찰에서 "새벽에 자고 있는데 초인종 소리가 들려 잠에서 깼다" "누군가 문을 두드리며 '나오세요'라고 외쳐 탈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씨 덕분에 원룸 21개가 있는 이 건물에서 사망자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정작 안씨는 건물 5층 옥상 입구 부근에서 유독 가스에 질식해 쓰러진 채 발견됐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20일 오전 사망했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를 마친 안씨가 건물을 수차례 올려보다 다시 건물 안으로 뛰어드는 모습이 CCTV에 잡혔다"고 말했다.

안씨는 생전 성우가 되는 걸 꿈꿨다. 합정역 인근에 있는 성우 학원에 다니기 위해 지난 6월 근처 원룸으로 이사와 살다 변을 당했다고 유족은 전했다. 20일은 평소 안씨가 지망하던 방송사의 입사 원서 접수 마감일이었다. 안씨의 아버지(62)는 "처음엔 불길 속에 뛰어든 아들이 원망스러웠지만 지금은 '잘했다, 아들아'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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