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세상사는 이야기

삼성 임원되면 달라지는 것들

淸潭 2015. 12. 4. 17:13

“자동차 카달로그 받으면 기분좋죠”…삼성 임원되면 달라지는 것들

뉴스1

입력 2015-12-04 10:13:00 수정 2015-12-04 10:13:00

 

 

 

제네시스 EQ900 측면 렌더링 이미지 © 뉴스1
"자동차 카달로그 받는 게 가장 기분이 좋습니다." 

삼성그룹 신임 임원들에게 임원 승진 소감을 물어보면 십중팔구 이같은 답이 돌아온다. 15년된 중소형 차를 몰다가 고급 세단으로, 그것도 골라서 타게 되는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쁘다.  

삼성은 임원들에게 막중한 책임을 묻지만 걸맞은 파격적인 혜택과 특전을 제공한다. 부장시절보다 연봉이 2배는 오르고 고급자동차에, 고가의 건강검진, 골프 회원권 특전까지 제공된다.  

삼성은 4일 부사장 29명, 전무 68명, 상무 197명 등 총 294명에 대한 임원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승진자수는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었다.  

삼성은 임원 직급에 대해 파격적인 대우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부장 시절에 비해 연봉은 2배로 높아진다. 상무 초임 연봉은 모두 비슷하다. 기존 근로 계약을 해지하고 1년 단위 연봉 계약을 다시 맺는다. 연봉계약 시기때마다 임원을 '임시직원'이라고 자조섞인 투로 말하기도 한다.  
모든 상무급이 동일한 기본급으로 계약을 맺는다. 기본급은 '부장 말년차'와 '상무 1년차'가 비슷하다. 하지만 성과급에서 극명하게 달라진다.  

철저히 성과주의에 기반을 둔 삼성의 특성상 임원이 되고 나면 고과에 따라 연봉차가 더욱 벌어진다. 성과급에서 부장급과 실제 수령 연봉은 2배 차이가 나기 시작한다.

삼성 임원들이 가장 흥분하는 것은 자동차 카달로그다. 임원들에겐 업무용 차량이 지원된다. 직급별로 선택할 수 있는 차종과 배기량은 정해져 있다.

상무급은 배기량 3000㏄ 미만에 가격이 4000만원대인 현대 그랜저 2.4, 기아 K7 2.4, 르노삼성 SM7 2.5, GM 알페온 2.4, 쌍용 체어맨 500S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전무급은 3500㏄ 미만 5000만원대에서 고른다. 현대 제네시스, 기아 K9, 르노삼성 SM7 3.5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부사장급은 4000㏄ 이하에서, 사장급은 5000cc 대에서 차량을 선택한다. 그동안 삼성 임원들은 대부분 현대차 에쿠스를 선호했다. 올해는 현대차가 에쿠스를 단종하고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를 출범해 EQ900을 출시할 예정이다. 제네시스 EQ900이 주력 모델이 될 가능성도 있다.  

부회장 이상이 되면 벤츠나 BMW 등 외제차도 이용할 수 있다. 이경우 추가 비용은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삼성 사장단 중 외제차를 이용하는 CEO는 최지성 미래전략실장과 권오현 부회장 정도다. 두 부회장은 모두 메르세데스벤츠를 이용한다.  

사장급에선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이 BMW 7시리즈를 이용한다. 삼성SDI 사장 시절 고객사인 BMW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하는 것을 계기로 BMW로 교체한 뒤 계속 이용하고 있다.  

전무급부터는 업무용 차량에 개인 운전기사도 배정된다. 또 유류비와 보험료, 통행료 등 차량 유지에 필요한 비용 등을 모두 회사에서 지원해준다. 단 교통법규 위반 등으로 물어야 하는 범칙금은 지원되지 않는다. 직접 운전한다면 자가운전 비용을 보전해준다.

임원이 되면 막중한 책임감과 업무량이 주어진다. 전무급부터 개인 파티션을 통해 다른 직원과 떨어진 독립된 업무공간을 만들 수 있다. 전용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는 개인 집무실은 부사장 이상에만 배정된다. 개인 업무공간에는 PC를 비롯해 프린터, 소형냉장고 등 개인용 물품 등도 제공된다.  

삼성의 별이 누리는 특전은 가족들에게도 돌아간다. 삼성이 운영하는 강남구 일원동에 위치한 삼성서울병원에서 최고 수준의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다. 일반 직원들이 받는 건강검진에 비해 질이나 비용이 한단계 높다. 

임원이 된 뒤엔 삼성그룹이 운영하는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다. 부장 시절까진 골프를 치지 못하게 하지만 임원이 되자마자 골프를 잘 쳐야 한다는 불문율이 있다. 부장 시절 '알게 모르게' 개인적으로 골프연습에 매진하는 부장들이 많다.
업무 추진용 외에 별도의 법인카드도 지급된다.

신임 임원들은 삼성 인력개발원에서 임원교육을 받게 된다. 삼성은 매년 임원 인사 직후 4박5일간의 합숙교육을 실시한다. 교육 기간에는 임원 지위에 걸맞은 예술과 역사, 철학 등 교양지식을 쌓으며 교육이 끝난 후에는 각 계열사 사장들과 만찬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