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으로 강아지를 미끄럽게 하여 호랑이를 잡아 부자가 되었다는 내용의 설화. 소담(笑譚)의 한 종류인 포획담에 속하는 설화 유형이다. 강아지나 호랑이 같은 동물이 등장하고 있어 동물담으로 분류되기 쉬우나, 이들은 의인화되어 있지 않으므로 이 유형은 동물담이 아니라 포획담에 속한다.
전국에 걸쳐 구전되고 있으며, 이미 간행된 동화집들에는 ‘강아지로 호랑이 잡기’·‘줄줄이 꿴 호랑이’·‘범을 잡은 바보’ 등의 이름으로 수록되고 있다. 전라북도 순창·정읍·고창, 경상북도 풍기 등지에서 채록된 자료에 의하면 그 대체적인 줄거리는 매우 비슷하다.
한 게으름뱅이(혹은 바보)가 피마자(혹은 참깨)를 가꾸어 여러 독의 기름을 얻었다. 그는 다시 강아지를 사다 그 기름을 먹일 뿐만 아니라 자주 목욕까지 시켰다. 강아지가 매우 토실토실해지자 그는 기름 강아지를 끌고 산으로 가 나무에 매어 놓고 돌아왔다.
강아지의 낑낑거리는 소리와 기름 냄새에 수많은 호랑이들이 몰려들어 잡아먹으려 하였다. 그러나 너무 미끄러워 호랑이 뱃속을 그대로 통과한 기름 강아지는 호랑이의 항문으로 빠져나왔다. 수많은 호랑이들이 줄줄이 꿰이자 게으름뱅이는 별 어려움 없이 횡재를 하였다.
이처럼 게으름뱅이 혹은 바보 아들이 뜻밖의 행운을 얻게 된다는 이야기는 민간에서는 매우 낯익은 주제이며, 처음의 약자가 최후에는 강자가 된다는 민간설화의 공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주인공이 결말에 이르러 많은 호랑이 가죽을 얻게 되어 부자가 되는 것은 경제적 부를 얻고자 하는 민중의 꿈이 투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 나라 설화에 호랑이의 이야기가 특히 많은 점으로 미루어, 이 유형은 한국적인 특성을 잘 드러내 주는 설화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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