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찍다 父와 극적 상봉 美 교포..
"사진으로 그들의 이야기 전하고 싶다"
앵글 속 일상 통해 '생각 바꾸기' 나서
국민일보 문경림 기자 입력 2015.08.20. 02:44
[친절한 쿡기자] 노숙인 사진을 찍던 중 잃어버린 아버지를 만난 한국계 교포의 소식에 미국 사회가 감동하고 있습니다. 하와이 오아후(O’ahu)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계 교포 사진작가 다이애나 킴의 이야기죠.
다이애나는 16일 블로그에 아버지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습니다. 사진 속 다이애나는 아버지와 함께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데요. 이 사진을 찍기까지는 사연이 깊습니다.
다이애나는 어렸을 때 부모가 이혼해 아버지와 떨어져 지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할머니는 아버지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줬죠. 그는 대학에 가서 사진작가였던 아버지를 떠올리며 노숙인을 흑백 카메라로 기록하는 ‘포토 에세이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지난달 17일 서른 살 생일을 맞은 다이애나 킴이 아버지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다이애나 킴 블로그](http://t1.daumcdn.net/news/201508/20/kukminilbo/20150820024402799oivj.jpg)
우연의 일치였을까요? 2012년 그는 호놀룰루에서 찍은 사진에서 노숙인이 된 아버지를 발견합니다. 사진 속 아버지는 수척했지만 어릴 적 보았던 인자한 웃음만큼은 그대로였죠.
다이애나는 아버지를 찾기 위해 노숙인들이 있는 거리로 나갔습니다. 다시 사진을 찍기 시작한 것이죠. 1년 넘게 거리에서 생활하는 노숙인을 렌즈에 담은 끝에 아버지를 다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 아버지는 정신분열증을 호소했고, 건강이 악화되면서 심장마비로 쓰러지기까지 했습니다.
다이애나는 아버지를 지극히 보살폈습니다. 아버지에게 카메라를 맡기며 재기를 돕죠. 3년이 지난 지금 다이애나의 아버지는 정상인으로 돌아왔습니다. 최근 운전면허시험에 합격해 딸을 기쁘게 했죠.
다이애나는 거리에서 노숙인으로 생활했던 아버지의 힘들었던 날들을 떠올리며 모금 행사를 기획했는데요. 몇 년간 찍었던 노숙인들의 사진과 아버지가 거리에서 직접 찍은 사진을 엮은 포토북을 만들었습니다. 포토북을 팔아 만든 수익금은 노숙인들의 환경을 개선하는 데 쓰일 예정이죠.
다이애나는 “사진은 세상을 경험하고 내가 다가간 사람들과의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는 창구”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노숙인들을 사진으로 기록하면서 저마다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며 “나의 사진이 노숙인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강조했죠.
다이애나는 자신의 경험에서 한 가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노숙인들도 누군가에게는 남편이자 아버지였을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나와는 다른 사람이라는 편견을 버리고 조금 더 따뜻하게 대한다면 어떨까요. 스스로 일어설 날이 반드시 올 것입니다.
문경림 기자 enlima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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