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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학순 감독은“‘연평해전’은 인간의 소중함, 희생의 숭고한 뜻을 일깨우고 기억하자는 영화”라며“기회가 닿으면 천안함 폭침도 영화로 다루고 싶다”고 했다. /이태경 기자 "유족들 반응 어떨까" 내내 초조… "잘 만들어 고맙다" 격려에 안도 월드컵 열기 속에 외롭게 죽어간 여섯 용사를 잊은 우리의 반성 '천안함 폭침'도 영화화하고 싶어 연평해전 여섯 용사의 유족들이 영화 '연평해전'(10일 개봉 예정)을 본 지난 1일 밤 서울 삼성동의 극장 앞에는 구급차가 대기하고 있었다. 곡절 많고 막막했던 제작 기간 7년이 끝나고 열매를 보여주는 자리였지만 김학순(57) 감독은 초조했다. 영화로 재구성된 아들이나 남편의 죽음이 유족들에게 어떻게 비칠까, 혹시 감정적으로 힘겨워 혼절하는 분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근심이 꼬리를 물었다. 2일 오전 광화문에서 만난 김학순 감독은 낯빛이 환했다. "매일 서너 시간밖에 못 자서 몸은 지쳐도 이제 마음은 편하다"고 했다. "'내 자식 죽는 거 못 보겠다'고 망설이던 분들이 영화를 보고 나서 '잘 만들어줘 고맙다'고 하는데 뿌듯했습니다. 유족들을 설득하고 이 영화를 만들면서 짊어진 짐, 그 무게와 압박감은 아무도 몰라요. 어젯밤에 유족들에게 처음 공개하면서 '많은 빚을 졌는데 내가 할 도리는 했구나' 싶고 짐을 내려놓은 것 같아 홀가분해졌습니다." 영화 '연평해전'은 대한민국이 2002년 서울월드컵(5월 31일~6월 30일)의 막바지 열기로 치달았던 6월 29일 오전에 서해에서 목숨 걸고 싸웠던 참수리 고속정 357호 승조원들의 이야기다. 정장 윤영하(김무열), 조타장 한상국(진구), 의무병 박동혁(이현우)을 중심으로 희생된 장병들과 남은 가족의 애환을 담았다. 김 감독은 "실화를 바탕으로 장병들의 고통과 두려움, 그리고 용기에 초점을 맞추면서 사생활은 영화적인 허구로 재구성했다"며 "국민의 성금과 후원, 그들을 기억해야 한다는 열망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간은 망각에 취약하고 기억은 불완전하다. 영화는 어떤 사람이나 사건을 붙잡아두는 장치일 수 있다. "유족들은 극장에서 '연평해전'을 보면서 울기도 했지만 영화가 끝나고 나올 때는 한 단계 승화된 표정이었다"고 김 감독은 전했다. 처음엔 겁이 나서 영화를 보기도 힘들어 했지만 나중엔 안도하며 상처를 다스릴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월드컵의 함성 속에 외롭게 죽어간 연평해전 여섯 용사를 잊었던 관객은 미안한 마음이 될 수도 있다"며 "단순한 전쟁영화가 아니라 부조리한 우리 현실, 인간의 모습을 담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감독이 꼽은 영화 속 명장면은 뜻밖이었다. 그는 "교전 장면도 공을 많이 들였지만 내가 가장 고집한 건 수중 촬영"이라며 "침몰한 357호 조타실에서 한상국 하사의 시신을 발견해 수면으로 올라오는 장면, 또 그를 찾아 바닷속으로 한없이 내려가는 장면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경북 울진 앞바다 수심 20m에 가라앉은 난파선을 이용해 촬영하고 CG(컴퓨터그래픽)로 매만졌다. 서해는 물이 탁하고 조류가 세서 수중 촬영이 불가능했다. 평양 출신 부모의 아들인 그는 '연평해전'에 북한 수뇌부 중 한 명으로 출연까지 했다. 영화를 보며 좀처럼 웃지 않던 유족들도 김 감독이 나온 대목에선 웃음을 터뜨렸다. "영화 예산이 부족했다는 낯 뜨거운 증거지요. 다들 북한 사람처럼 보인다고 해서 다행입니다." 유족들 말고도 고마운 사람이 많다. 이 영화는 본편이 끝나고 11분 5초에 이르는 엔딩크레디트가 진풍경이다. 김 감독은 "김학순이 '연평해전'을 만들었지만 내 몸만 빌렸을 뿐 그분들의 정성과 열망으로 일군 영화"라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엔딩크레디트를 보면서 찡했어요. 7000여명의 이름이 올라가는데 그분들이 누굴까 궁금해졌습니다. 이 영화를 완성하게 도와준 얼굴 없는 국민을 보면서 생각했어요. 대한민국은 아직 건실하구나."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상업적 게시판 등)] ▒☞[출처] 조선닷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