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조계종

조계종은 영담,영배 두명이 좌우하나보다.

淸潭 2015. 6. 1. 16:19

영축총림 통도사 새 주지에 영배 스님

권오영 기자  |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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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5.30  12:5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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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 스님 5월30일 전격임명
방장 원명 스님 추천권 행사
노천문도 내홍으로 의외 결과
성파 스님 측 “방장 뜻 존중”
현문 스님 측 반발 거셀 듯

 

   
▲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5월30일 오전 통도사 새 주지에 영배 스님을 임명했다. 총무원 관계자 제공
영축총림 양산 통도사 새 주지에 예상을 깨고 전 동국대 이사장 영배 스님이 임명됐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5월30일 오전 임기 만료된 통도사 주지 원산 스님의 후임에 영배 스님을 임명했다. 자승 스님은 이날 영배 스님에게 “문중의 화합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영배 스님은 “최선을 다해 총림을 안정시키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영배 스님의 통도사 주지 임명은 전격적으로 진행됐다. 총무원 관계자에 따르면 원산 스님의 임기 만료일인 5월29일까지 총무원에 방장 원명 스님의 차기 주지추천서가 접수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총무원은 5월30일 오전 11시 종무회의를 열어 통도사를 사고 사찰로 지정하고 주지 직무대행을 임명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오전 종무회의를 앞두고 방장 스님의 추천서가 접수됐고, 총무원은 방장 스님의 의사까지 직접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모든 추천서류가 완비된 것을 확인한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이날 오전 영배 스님에게 임명장을 전달했다.

이에 따라 문중 내부의 갈등으로 장기화 조짐을 보이던 통도사 주지 선출 문제가 일단 수습국면을 맞게 됐다. 그러나 노천문도회 일부 스님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돼 후유증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방장 원명 스님이 예상을 깨고 통도사 차기 주지로 영배 스님을 추천한 것은 차기 주지를 둘러싼 노천문도회 내부의 입장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노천문도회 회장 성파 스님은 자신의 상좌그룹인 도문·동진 스님을, 상임부회장 현문 스님은 산옹 스님을 차기 주지로 내세웠다. 어느 쪽도 양보하지 않고 자신들의 입장을 고수했다.

급기야 지난 5월27일 노천문도회 문도회의에서 양측의 갈등은 표면적으로 드러났다. 이날 회의에서 노천문도회는 “차기 주지로 산옹 스님을 추천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성파 스님 측은 “문도회장이 불참한 문도회의는 적법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성파 스님 측은 “노천문도회 회칙에 따르면 문도회의는 회장이 소집하도록 명시돼 있지만 현문 스님 측이 이를 어겼다”며 “회장이 불참한 문도회의 결과는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상임부회장 현문 스님 측은 “상임운영위원회 회의 당시 회장 스님이 소집공고의 문안까지 점검하며 적극적인 의사를 보였다”며 “갑작스럽게 약속을 어긴 것은 회장 스님”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처럼 양측의 갈등이 첨예해지면서 방장 원명 스님도 차기 주지 추천을 두고 장고를 거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5월27일 현문, 정우 스님 등이 주축이 된 노천문도회가 산옹 스님을 차기주지후보로 천거하자 원명 스님은 외부와의 연락을 끊은 채 통도사 밖에서 주지 추천문제를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방장 원명 스님이 경하문도인 영배 스님을 선택한 것은 노천문도회의 갈등이 봉합되지 않는 한 누구를 주지후보로 추천해도 쉽게 안정을 찾기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성파 스님 측도 방장 스님의 뜻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도사 소식에 밝은 한 재적 스님은 “방장 스님이 영배 스님을 차기 주지로 추천하면서 독단적으로 판단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방장 스님과 성파, 영배 스님 사이에서 모종의 합의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배 스님의 주지 임명과 관련해 성파 스님 측 대변인 시공 스님은 “어른의 뜻이니 따라야 하지 않겠냐”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현문 스님 측은 방장 스님에게 강한 유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통도사 새 주지 영배 스님은 경하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66년 수계했다. 옥천암·약사사 주지, 제11~15대 중앙종회의원, 총무원 호법부장, 동국대 이사장 등을 역임했고, 울산 흥덕사 주지와 불교신문사 사장을 맡고 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