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조절/운동요법

당뇨보다 더 건강에 위험한 것은 무엇일까?

淸潭 2014. 4. 13. 16:50

당뇨보다 더 건강에 위험한 것은 무엇일까?

글 | 이동윤 대한외과의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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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 비만, 당뇨보다 더 건강에 위험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운동 부족이다.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세계보건기구의 권고안에 따라 국민생활체육 참여 실태조사를 한 결과, 여성은 10대의 72.9%, 20대는 67.3%가 전혀 운동을 하지 않고 있으며, 남성은 10대의 46.5%, 20대는 50%가 운동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남녀 모두 50대의 운동 미참여율이 40% 안팎으로 낮아 전 연령층 가운데 가장 운동을 활발하게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50대 남성은 60.8%가, 여성은 55.5%가 운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에 취업포털 커리어가 직장인 856명을 대상으로 운동부족 실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직장인 10명 가운데 7명(36.8%)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권고하는 1주일 운동량인 '유산소 운동 30분 이상 5차례와 무산소 운동 20분 이상 3차례'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1주일 평균 운동횟수는 1.6회로, 운동을 아예 하지 않는 직장인이 36.8%, 1회하는 직장인이 20.6%, 2회는 16.4%로 문화체육관광부 권고량인 3회(무산소 운동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응답자가 전체의 73.7%에 달했다.

 
세계 인구의 60%가 운동부족

운동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20대 이하는 “시간 부족”이었다. 직장인들이 운동을 하지 못하는 이유도 35.7%가 ‘과다한 업무로 인한 시간 부족’을, ‘귀찮아서’가 23.6%를 차지했다. 우리 국민의 운동 미참여율은 58.3%로, 이웃 일본의 24.3%보다 두 배 이상 높았고, 그 결과 일본과 중국보다 체격은 좋지만 체력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부족은 우리나라 젊은 여성이나 직장인의 문제만이 아니다. 세계 각국 성인들의 3분의 1은 운동부족이며, 이로 인한 사망자는 연간 530만명에 이르며, 이 수치는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와 맞먹는다. 또한 심장병, 당뇨병, 유방암,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자를 합친 것의 10분의 1에 이르는 숫자다. 산업화된 사회에서 앉아서 근무하는 사람과 시간들이 많이지면서 자연히 몸을 움직이지 않는 것이 대유행병처럼 번지게 되었다. 이제는 사람들에게 운동의 좋은 점을 일깨우기보다는 운동부족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보건 정책의 발상을 전환해야 할 시기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세계보건기구에 의하면, 세계 인구의 60%는 운동부족이라고 보고 있다. 그 중 41%는 운동 시간이 1주일에 2시간을 넘지 않으며 17%는 신체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 때문에 해마다 200만명이 유방암이나 제2형 당뇨병이나 심장질환으로 조기 사망한다고 한다. 운동부족이 도시인들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소통 기술이 나타남으로써 노동의 형태는 보다 더 섬세해진 대신 우리에게서 운동의 기회를 빼앗아감으로써 에너지 소비는 줄어드는 결과를 낳았다. 사무실에서 문서를 작성해서 1시간에 한번씩 옆방에 있는 동료에게 전달하는 방법은 자리에서 일어나 1~2분 정도 걸어가 직접 전달하는 방식과 이메일 첨부문서로 보내는 방법이 있다. 후자를 선택할 경우 에너지의 연소량이 감소해 1년에 500gm의 지방일 축적되면서 이메일 사용만으로도 10년 후에는 5kg의 지방이 늘어날 것이다.
 
성인은 주 150분 이상 운동을

소득수준이 높은 국가일수록 운동량이 특히 적어서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달리기 등의 운동을 매주 150분씩 하는 성인들의 권장 운동량을 채우는 사람이 많지 않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성인과 노인의 경우 1주에 150분 이상, 소아 및 청소년은 매일 60분 이상 유산소 활동 및 근력·뼈 강화를 위한 신체활동을 권고하고 있다. 개인의 운동 수준은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혈압이나 분당 호흡수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운동은 인체의 모든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운동이 부족하면 비만이나 고혈압, 당뇨병, 암을 포함한 여러 질병에 걸리기 쉬울 뿐만 아니라 그들 질병으로 인한 사망 위험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운동을 하면 유방암, 대장암, 치매 등을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으며, 뼈를 튼튼하게 만들어 엉덩이 뼈 골절도 막아준다. 과식이나 운동부족, 그리고 흡연 등 생활습관이 나쁜 10대는 잦은 두통과 편두통으로 고생할 위험이 그렇지 않은 또래보다 약 3배 더 높고,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고 운동하기를 싫어하는 사람은 만성 두통에 시달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자녀가 두통을 호소하면 생활습관이 건강한지 먼저 살펴봐야 하고, 두통의 치료와 예방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운동, 건강한 식습관, 금연 같은 생활습관 관리가 우선돼야 한다는 말이다.

운동기피 현상은 전세계적인 유행병이며, 운동부족은 4대 사망에 이르는 길이라고 강조하는 세계보건기구가 연령대별로 얼마나 많이, 오래, 그리고 어떤 세기로 운동해야 하는지 가이드라인이 담긴 ‘건강을 위한 세계 운동 권장 지침(Global recommendations on physical activity for health,’2010.11.15)을 발표했다.

(1)5~17세, 어린이나 청소년들은 가족과 학교, 기타 공동체 속에서 놀이나 시합, 운동경기, 체육수업 등을 하거나 집안일을 도우면서 몸을 움직이는 것이 좋다. 운동은 아이들의 심폐기능을 향상 시키고 뼈와 근육을 강화시킨다. 심장혈관과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는 효과도 있다.

▽적어도 매일 60분 이상 중간 정도~격렬한 정도로 운동 하는 것이 좋다.
▽60분 이상 운동해도 몸에 이로움을 더해 준다.
▽매일 유산소운동 외에도 뼈와 근육을 강화하는 것을 포함, 격렬한 운동을 적어도 주 3회 이상 한다.

(2)18~64세, 성인은 여가 시간을 이용한 운동, 걷기나 사이클처럼 이동하면서 할 수 있는 운동, 직장일, 집안일, 게임, 스포츠 등을 매일 하는 것이 좋다. 매일 꾸준히 운동 하면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심폐기능이 향상되고 뼈와 근육이 강화된다. 또 비전염성질병과 우울증을 줄일 수 있다.

▽1주일에 적어도 150분 이상 중간 정도의 강도로 유산소운동을 한다. 아니면 75분 이상 격렬한 강도로 유산소운동을 하며 두 가지 강도를 반씩 섞어서 할 수도 있다.
▽유산소 운동은 한 번 시작하면 멈추지 말고 10분 이상 지속한다.
▽운동량을 늘리고 싶다면 중간 강도의 유산소운동을 1주일에 300분 하거나 격렬한 강도로 1주일에 150분, 혹은 두가지 강도의 운동을 반씩 섞어서 한다.
▽근육강화운동은 일주일에 이틀 혹은 그 이상 한다.

(3)65세 이상, 노인은 64세 이하 성인처럼 여가시간과 이동시간을 활용한 운동이나 집안일, 게임과 스포츠 등을 매일 하는 것이 좋다. 노인은 운동을 통해 심폐능력, 근육, 뼈 등의 건강기능을 강화시킬 수 있다. 비전염성질병, 우울증, 인지력 하락도 방지한다.

▽1주일에 적어도 150분 중간 강도의, 또는 75분가량 격렬한 강도의 유산소 운동을 한다. 아니면 두 가지 강도의 운동을 똑같이 섞어서 한다.
▽유산소 운동은 한 번 시작하면 멈추지 않고 10분 이상 지속한다.
▽운동량을 늘리고 싶으면 중간강도의 유산소운동을 1주일에 300분하거나 격렬한 운동을 150분, 혹은 두 가지를 같은 양으로 나누어 함께 하는 것이 좋다.
▽움직이기 힘든 노인들은 균형감각을 강화하고 낙상을 방지하기 위한 유산소운동을 1주일에 3일 이상 한다.
▽근육 강화를 위해서 1주일에 2일 이상 운동한다.
▽권장량 만큼 운동할 수 없으면 자기 컨디션에 맞게 한다.

 
심장병 예방에도 운동을 필수적

체중은 개인이 지닌 에너지 균형에 의해 정해진다. 에너지가 체내로 들어오는 것은 얼마나 많은 음식을 섭취하며 어떤 영양소로 구성되었느냐에 좌우된다. 반면에 칼로리 소비는 과정이 복합적이며 네 가지 요인으로 구분된다. 첫째로 세포나 조직, 기관내 생리과정의 유지를 위해 일정한 양의 칼로리가 필요하고, 둘째로 음식의 소화를 위해 필요한 에너지가 있다. 셋째로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도 칼로리가 소모되며, 넷째로 신체운동을 위해 요구되는 에너지가 있다. 앞의 세 가지 요인은 거의 고정되어 있지만, 넷째 요인은 각자의 에너지 균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근육의 소비다. 신체의 움직임이 에너지를 소비하고, 섭취하는 에너지보다 더 많이 소비하면 체중이 줄게 된다. 반대로 신체운동이 줄어들어 에너지 발생이 초과되면 불가피하게 지방축적으로 이어진다. 체중증가가 세계적인 문제가 되는 이유는 과식이 아니라 신체 운동에 의한 에너지 연소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40대 후반이나 50대에는 직장생활 등으로 쌓였던 스트레스와 과로가 한꺼번에 덮치면서 심근경색 등으로 인한 심장마비 사망이 늘어난다. 심장마비는 생활습관을 조금만 바꿔도 그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으며, 가장 중요한 것이 운동이다. 운동은 좋은 콜레스테롤을 높이고, 나쁜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등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9대 요인들 중에서 흡연, 과음, 과일섭취 부족 같은 요인을 제외한 나머지 콜레스테롤, 당뇨, 고혈합, 복부비만, 스트레스, 운동부족의 위험요소들을 교정한다. 운동을 하면 심장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염려는 잘못된 얘기다. 순간적인 심장 발작 가능성은 있지만, 길게 봐서 심장을 튼튼하기 때문에 심장병 예방을 위해서 운동은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