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당뇨예방고추' 개발한 박동복씨
“한 알의 씨앗으로도 세계를 움직일 수 있습니다. 종자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하는 법이죠”
세계에서 처음으로 항당뇨 기능성 채소인 당조(糖助)고추를 개발한 충북 증평군 도안면 도당리 제일종묘농산 대표 박동복(54) 씨는 씨앗에 ’미친’ 사람이다.
괴산 출신으로 대학 졸업 후 종묘회사 관리직으로 취직해 있던 박씨는 종묘산업의 무한한 가능성에 도전하기 위해 사표를 낸 뒤 1991년 이 회사를 설립해 올해로 17년을 맞고 있다.
그는 이미 2005년 항암성분인 베타카로틴 성분이 다른 배추에 비해 50배 가까이 높은 ’항암쌈배추(베타쌈배추)’와 ’박사찰옥수수’, 크기가 일반고추에 비해 5-6배나 큰 ’임꺽정고추’ 등 400여종의 종자를 개발, 보급에 힘써 오고 있다.
항암쌈배추 종자는 지난해부터 일본과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2005년과 2006년에 걸쳐 종자기능사, 종자산업기사, 종자기사, 종자기술사 등 국내 종자 부문에서 최초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박씨는 이 같은 집념과 노력 덕분에 육종박사로 불리고 있는데 20명의 직원들과 함께 오늘도 새로운 종자를 개발하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박씨는 이번에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 및 강원대와 공동으로 3년여의 연구 끝에 혈당치의 상승을 억제하는 AGI(α-Glucosidase Inhibitor)라는 기능성물질을 다량 함유한 신기능성 고추품종을 개발했다.
AGI는 십이지장 등에서 탄수화물의 소화 흡수율을 저하시키는 효과가 있어 당뇨 등 각종 성인병의 예방과 치료에 이용되고 있는데 고추를 당뇨병에 걸린 쥐에 투여한 결과 식후 30분 후 혈당치가 120-150㎎/㎗로 평소 180㎎/㎗에 비해 상당한 혈당 강하 효과를 거뒀다.
그는 이 고추를 ’당조고추’라 명명했으며 일반 고추에 비해 크기가 20-50% 가량 커 종자가 보급될 경우 당뇨환자의 치료에 도움은 물론 농가의 새로운 소득원으로도 각광을 받을 전망이다.
시설하우스 재배용인 당조고추 미숙과는 연노랑색을 띠고 매운맛도 적어 파프리카와 같이 생식용이나 샐러드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박씨는 “우수한 채소와 과일종자 개발은 한국의 뛰어난 품종 육성기술과 산.학.연 협력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며 “이젠 우리나라도 외국에 로열티를 지불하던 입장에서 로열티를 받는 종자 수출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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