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법연화경 제 사권
妙法蓮華經 第 四卷
묘법연화경 제 팔 오백제자수기품
妙法蓮華經 第 八 五百弟子 授記品
8품.나무묘법연화경 - 오백제자수기품
오백제자수기품-1
오백제자수기품-2
[1] 그 때 부루나-미다라니자(富樓那彌多羅尼子)는 부처님으로부터 이 지혜의 방편으로 마땅함을 따라 법을 설하심을 들었으며, 또 모든 큰 제자들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 주심을 듣고, 다시 지난 세상의 인연의 일을 들었으며, 다시 모든 부처님께서 크게 자재하신 신통의 힘이 있으심을 듣고, 미증유를 얻어 마음이 깨끗하여 뛰고 뛸 듯이 하며,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앞에 이르러 머리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 쪽에 머물러서 존안(尊顔)을 우러러 뵈옵고, 눈을 잠깐도 팔지 아니하고 이렇게 생각을 하되, 「세존께서는 심히 기이하시고 특별하시어 하시는 바는 희유하시니, 세간의 여러가지 성품을 따르고 좇아서 방편의 지견으로써 법을 설하시어 중생이 곳곳마다 탐착하는 것을 빼내주시니, 저희들은 부처님의 공덕을 말로써 능히 펴지 못하겠나이다. 오직 부처님 세존만이 저희들의 마음속 깊은 본래 소원을 아시오리다.」
그 때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에게 이르시되, 『너희들은 이 부루나-미다라니자를 보느냐. 않느냐. 내가 항상 그를 일러 설법하는 사람 가운데서 가장 제일이라고 칭찬하였으며, 또한 그의 가지가지 공덕을 항상 찬탄하였느니라. 부지런히 정진하여 나의 법을 수호하여 지니며 도와서 펴되, 능히 사부대중에게 이롭고 기쁜 것을 가르쳐 보이고, 부처님의 바른 법을 구족하게 해석하여 같이 범행을 하는 자에게 크게 이익되게 하였느니라. 여래를 제외하고는 능히 그의 언론의 변재(辯才)를 당할 수 없느니라.
너희들은 부루나가 다만 나의 법만을 능히 수호하여 지니며 도와서 편다고 생각하지 말지니라. 또한 지난 예전에 구십억 모든 부처님 처소에서도 부처님의 정법을 수호하고 지니며 도와서 폈으되, 그 법을 설하는 사람 중에서도 또한 가장 제일이었으며, 또 모든 부처님께서 설하신 바 공한 법을 밝게 깨달아 통달하였으며, 네 가지 걸림없는 지혜(四無?智)를 얻어서 항상 자세히 살펴서 청정한 법을 설하되, 의심과 미혹됨이 없으며, 보살의 신통한 힘을 구족하여 그 수명을 따라 항상 범행을 닦으니, 그 부처님의 세상 사람이 모두 다 이르기를, 진실한 성문이라 하였느니라. 그러나 부루나는 이러한 방편으로 한량없는 백천 중생에게 이익되게 하였으며, 또 한량없는 아승지 사람들을 교화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세우게 하였나니, 부처님의 국토를 깨끗하게 하기 위한 까닭으로 항상 불사를 하여 중생을 교화하였느니라.
[2] 모든 비구여, 부루나는 또한 일곱 부처님의 법을 설하는 사람 중에서도 제일을 얻었으며, 지금 나의 처소에서 법을 설하는 사람 중에서도 또한 제일이며, 현겁(賢劫)중의 당래 모든 부처님의 법을 설하는 사람 중에서도 또한 다시 제일이며, 그리고 부처님 법을 모두 수호하여 지니며 도와서 펼 것이니라. 또한 미래에도 한량없고 가이 없는 모든 부처님의 법을 수호하고 지니며 도와서 펴고, 한량없는 중생을 교화하여 이익되게 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세우도록 하며, 부처님의 국토를 청정하게 하기 위하여 항상 부지런히 정진하며 중생을 교화하여 점점 보살도를 구족하고 한량없는 아승지 겁을 지나 마땅히 이 국토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리니, 이름은 법명(法明)여래 응공 정변지 명행족 선서 세간해 무상사 조어장부 천인사 불 세존이니라.
그 부처님께서는 항하사와 같은 삼천대천세계를 한 부처님의 국토로 하시되, 칠보로 땅이 되고 땅은 평탄하여 손바닥과 같고 산 능선과 계곡과 시내와 구덩이가 없으며, 칠보로 된 누각이 그 가운데 가득차고, 모든 하늘궁전이 허공 가까이 있어서 사람과 하늘이 서로 사귀되 양쪽에서 서로 볼 수 있으며, 모든 악도가 없고, 또한 여인이 없으며, 일체 중생은 모두 화생(化生)함으로써 음욕이 없으며, 큰 신통을 얻어 몸에서는 광명이 나오고 날아다니기를 마음대로 하며 뜻과 생각이 견고하여 정진하며 지혜롭고 널리 모두 금빛이며 서른두 가지 상으로 이에 스스로 장엄하느니라. 그 나라 중생은 항상 두 가지 음식을 먹나니, 하나는 법을 기뻐하는 법희식(法喜食)이요, 둘은 선정을 즐겨하는 선열식(禪悅食)이니라.
한량없는 아승지 천만억 나유타의 모든 보살대중이 있으되, 큰 신통과 네 가지 걸림없는 지혜를 얻어서 능히 중생들을 잘 교화하며, 그 성문대중도 산수로 계산하여도 능히 알지 못할 것이며, 모두 여섯 가지 신통과 삼명과 팔해탈을 구족하여 얻느니라.
그 부처님의 국토에는 이와 같은 것들의 한량없는 공덕이 있어 장엄하여 성취하리니, 겁의 이름은 보명(寶明)이요, 나라의 이름은 선정(善淨)이며, 그 부처님의 수명은 한량없는 아승지 겁이니라. 법은 심히 오래 머무르고,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뒤에 칠보로 된 탑을 세워서 그 나라를 두루 채우리라.』
[3] 그 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시되,
모든 비구여, 자세히 들을지니라. 불자가 행하는 바의 도는
방편을 잘 배운 까닭으로 생각하거나 의논할 수 없느니라.
대중이 작은 법을 즐기며 큰 지혜를 두려워함을 알고,
이런 까닭으로 모든 보살들이 성문이나 연각이 되어
수없는 방편으로 모든 중생들을 교화하되,
스스로 성문이라 말하고 불도에 가기 심히 멀다 하며,
무량 중생 제도하고 해탈케 하여 모두 다 성취하게 함이니,
비록 욕망이 적고 게으를지라도
점점 마땅히 부처를 이루게 하느니라.
안으로 은밀히 보살행을 하고 밖으로 성문인 양 드러내어
욕망이 적고 생사를 싫어하나, 실은 불국토를 깨끗이 함이니라.
중생에게 삼독이 있음을 보이고
또 삿된 견해의 모습 나타내느니라.
나의 제자는 이와 같이 방편으로 중생을 제도하나니,
만약 내가 갖가지 교화한 일을 나타내어 구족하여 말한다면,
중생은 이것을 듣고는 마음에 곧 의혹함을 품으리라.
지금 이 부루나는 옛적에 천억 부처님에게서
도를 행하고 부지런히 닦아
모든 부처님 법을 펴고 수호하였으며,
위없는 지혜를 구하기 위하여 모든 부처님 처소에서
큰 제자로 있으면서 많이 들어 지혜가 있고
설법함에 두려울 바가 없고
능히 중생으로 하여금 환희케 하되,
일찍이 피로와 권태로움이 없어 부처님 일을 도움으로
이미 큰 신통을 건너 네 가지 걸림없는 지혜를 갖추어
모든 근기의 영리하고 둔함을 알고,
항상 청정한 법을 설하였느니라.
이와 같은 뜻을 널리 펴서 모든 천억 중생을 가르쳐
대승법에 머무르게 하여 스스로 불국토를 깨끗하게 하였노라.
미래에도 또한 한량없고 수없는 부처님께 공양하며,
정법을 수호하며 도와서 펴고
또한 스스로 불국토를 깨끗하게 하며,
항상 모든 방편으로 두려움 없이 법을 설하되
계산도 못할 중생을 제도하여 일체종지를 성취케 하느니라.
모든 여래께 공양하고 법보장(法寶藏)을 수호하여 지니고,
그 뒤에 성불하리니 이름은 법명(法明)이며
그 나라 이름은 선정(善淨)이니, 칠보로 합하여 이루어졌고
겁의 이름은 보명(寶明)이니라. 보살대중이 심히 많아
그 수는 한량없는 억이니 모두 큰 신통을 건넜으며,
위엄과 덕의 힘을 구족하여 그 국토에 가득차리라.
성문도 또한 수없으니 삼명(三明)과 팔해탈과
네 가지 걸림없는 지혜를 얻은 이런 이들이 승려가 되느니라.
그 나라의 모든 중생은 음욕이 이미 모두 끊어져
순일하게 변화로 태어나고 상호를 갖추어 몸을 장엄하며
법희식과 선열식을 먹고 다시 다른 음식은 생각조차 없으며,
모든 여인은 있을 수 없고 또한 모든 악도가 없느니라.
부루나 비구는 공덕을 다 가득히 성취하여
마땅히 이러한 깨끗한 국토를 얻나니,
현성(賢聖)의 대중이 매우 많으리라.
이와 같이 한량없는 일을 내가 이제 다만 간략하게 설하였노라.
[4] 그 때 천이백 아라한의 마음이 자재로운 이가 이런 생각을 하되, 「우리들은 환희하며 일찍이 없던 일을 얻었으나, 만약 세존께서 다른 큰 제자와 같이 각각 수기 주심을 보이신다면 또한 기쁘지 않겠는가.」
부처님께서 이들의 마음에 생각하는 바를 아시고 마하가섭에게 이르시되, 『이 천이백 아라한에게 내가 지금 마땅히 현전(現前)에서 차례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주리라. 이 대중 가운데 나의 큰 제자인 교진여(?陳如) 비구는 마땅히 육만 이천억 부처님께 공양한 연후에 성불하리니, 이름은 보명(普明)여래 응공 정변지 명행족 선서 세간해 무상사 조어장부 천인사 불 세존이니라. 그 오백 아라한인 우루빈나가섭 가야가섭 나제가섭 가유타이 우타이 아누루다 이바다 겁빈나 박구라 주타 사가타 등도 모두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리니, 다 같이 한가지 이름인 보명이니라.』
그 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시되,
교진여 비구는 마땅히 한량없는 부처님을 뵈옵고
아승지 겁을 지나서 등정각(等正覺)을 이루리라.
항상 큰 광명을 놓고 모든 신통을 구족하여
이름이 시방에 두루 들리어 일체가 공경하는 바가 되며,
항상 위없는 도를 설하리니, 그러므로 이름을 보명이라 하리라.
그 나라의 땅은 청정하고 보살이 모두 용맹하여
미묘한 누각에 함께 올라 모든 시방국토에 노닐며
위없는 공양거리로 모든 부처님께 받들어 올리며,
이렇게 공양하고는 크게 환희하는 마음을 품고
잠깐 동안에 본국에 돌아오는 이와 같은 신통력이 있으리라.
부처님의 수명은 육만 겁이고 정법이 머무름은 수명의 배이며
상법은 다시 정법의 갑절이니라.
법이 멸하면 천인이 근심하리니,
그 오백 비구가 차례차례 마땅히 부처님 되어,
같은 이름으로 보명이니라. 돌아가며 차례로 수기하노니,
내가 멸도한 뒤에는 아무가 마땅히 부처님 되어
그 교화하는 세상은 또한 오늘날 나와 같으니라.
국토의 깨끗한 장엄과 또 모든 신통력과
보살과 성문대중과 정법과 또 상법과
수명의 겁이 많고 적음도 모두 위에서 말한 바와 같으니라.
가섭이여, 너는 이미 오백의 자재한 이를 알거니와
나머지 모든 성문대중도 또한 마땅히 다시 이와 같음이니,
그들이 이 모임에 있지 않거든
네가 마땅히 그를 위하여 설하여 줄지니라.
[5] 그 때 오백 아라한이 부처님 앞에서 수기를 받고는 뛰고 뛸 듯이 기뻐하며 곧 자리로부터 일어나 부처님 앞에 이르러 머리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허물을 뉘우쳐 스스로 책망하되,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항상 이런 생각을 하였으되, 스스로 이미 구경열반을 얻었다고 생각하였사오나, 이제야 겨우 알았사오니, 지혜없는 자와 같나이다. 까닭은 무엇인가 하오면, 저희들도 응당 여래의 지혜를 얻을 수 있었으나, 그러나 스스로 작은 지혜로 만족하게 여겼나이다.
세존이시여,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친한 친구 집에 갔다가 술에 취하여 자는데, 이 때 친한 친구는 관청일로 집을 떠나면서 값을 따질 수 없는 보배구슬을 그의 옷 속에 매어 주고 갔나이다. 그 사람은 술에 취해 누워서 도무지 깨달아 알지 못하고 일어나서는, 다른 나라에까지 두루 다니면서 의식(衣食)을 위하여 부지런히 힘써 구했으나, 매우 가난하고 어려워서 만약 조그마한 소득이 있어도 만족하게 여겼나이다. 뒤에 친한 친구가 우연히 만나서 이를 보고 이런 말을 하되, 「애닯다. 졸장부야, 어찌 의식을 위하여 이 지경에 이르렀느냐. 내가 옛적에 너로 하여금 편안하고 즐거움을 얻고 다섯 가지 욕락을 스스로 즐기도록 하고자 하여, 아무해 달 날에 값을 헤아릴 수 없는 보배구슬을 너의 옷 속에 매어 두지 않았던가. 지금도 그대로 있는데 그러나 너는 알지 못하고 애쓰고 고생하며 근심 걱정하면서 스스로 생활을 구하니, 심히 어리석도다. 너는 지금 가히 이 보배로써 필요한 것을 바꾸어 항상 뜻과 같이 하면은 옹색함이 없으리라.」 하였나이다.
부처님께서도 또한 이와 같으시어 보살로 계셨을 때 저희들을 교화하시어 일체종지의 마음을 일으키게 하셨사오나, 그러나 잊어버리고 알지도 깨닫지도 못하고 이미 아라한 도를 얻어 스스로 멸도했다고 생각하고, 재물이 생기는 것이 어렵고 어려워 적은 것을 얻고도 만족하게 여겼으나, 일체종지를 원함은 오히려 잃지 않고 있사옵니다.
지금 세존께서 저희들을 깨닫게 하시려고 이와 같은 말씀을 하시되, 「모든 비구여, 너희들이 얻은 바는 궁극의 열반이 아니니라. 내가 오랫동안 너희로 하여금 부처님의 선근을 심게 하려고 방편으로 열반의 상(相)을 보였거늘, 그러나 너희는 진실한 멸도를 얻었다고 생각하였느니라.」 하셨나이다.
세존이시여, 저희는 이제서야 참된 보살이라,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 받았음을 알고 이러한 인연으로 심히 크게 환희하여 전에 없던 일을 얻었나이다.』
[6] 그 때 아야교진여 등이 이 뜻을 거듭 펴려고 게송으로 말씀하되,
저희들이 위없이 편안한 수기 주시는 음성 듣자옵고,
일찍이 없던 일이라 환희하며
무량 지혜의 부처님께 예배하나이다.
지금 세존 앞에서 스스로 지난 모든 허물을 뉘우치나이다.
한량없는 부처님의 보배에서 적은 열반의 몫을 얻고는
지혜없는 어리석은 사람같이 스스로 만족하게 여겼나이다.
비유하면, 빈궁한 사람이 친한 친구 집에 갔는데,
그 집은 매우 큰 부자라 여러가지 음식 갖추어 대접하고,
값을 따질 수 없는 보배구슬을 옷 속에 매어 주고는
묵묵히 볼일 보러 떠나갔는데,
잠들어 깨달아 알지 못하였나이다.
이 사람이 조금 뒤 일어나서 다른 나라에까지 돌아다니면서
의식을 구하여 스스로 생활하나,
재물생김이 심히 어렵고 어려워
적은 것을 얻고도 만족해 하고 다시 좋은 것을 원하지 않았으며,
옷 속에 값도 모를 보배구슬 매여 있는 줄 깨닫지 못했나이다.
구슬을 준 친한 친구 그 뒤에 이 가난한 사람을 보고
몹시 책망하여 꾸짖고는 옷 속에 구슬을 보여 주니,
가난한 사람이 구슬을 보고 그 마음 크게 환희하며
모든 재물이 넉넉하여져서 오욕락을 스스로 누렸나이다.
저희들도 또한 이와 같아서 세존께서 긴 세월에
항상 불쌍히 보시옵고 교화하시어 위없는 원을 심게 하셨으나,
저희들이 지혜가 없는고로 깨닫지 못하고 또한 알지 못하여,
적은 열반의 몫을 얻고는 자족하여 다른 것 구하지 않았나이다.
이제 부처님께서 저희를 깨닫게 하시어
진실한 멸도 아님을 말씀하시고
부처님의 위없는 지혜를 얻어야
이에 진실한 열반이라 하셨나이다.
저희는 지금 부처님으로부터 수기 주시는 장엄한 일과
차례로 수기하리라 결정하심을 듣고
몸과 마음에 기쁨이 두루하나이다.
오백제자 수기품 끝
묘법연화경 제 구 수학무학인기품
妙法蓮華經 第 九 授學無學人記品
[1] 그 때 아난과 라후라는 이런 생각을 하되, 「우리들이 매양 스스로 깊이 생각하기를, 가령 수기를 얻으면 또한 즐겁지 않겠는가.」 하고 곧 자리로부터 일어나 부처님 앞에 이르러 머리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함께 부처님께 아뢰어 말씀하되, 『세존이시여, 저희들도 여기에 또한 응당 분수가 있사오리다. 오직 여래만이 저희들이 귀의할 바이옵니다. 또 저희들은 일체 세간의 하늘과 사람과 아수라가 보고 아는 바이며, 아난은 항상 시자가 되어 법장(法藏)을 수호하여 가지며, 라후라는 바로 부처님의 아들이오니, 만약 부처님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 주시는 것을 보이신다면, 저희의 소원이 이미 차고 대중의 소망도 또한 만족하오리다.』
그 때 배우는 이와 배울 것이 없는 성문제자 이천 사람이 모두 자리로부터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부처님 앞에 이르러 일심으로 합장하고 세존을 우러러 뵈오며, 아난과 라후라의 원하는 바와 같이 하고 한쪽에 머물러 서 있었다.
그 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이르시되, 『너는 오는 세상에 마땅히 성불하리니, 명호는 산해혜자재통왕(山海慧自在通王)여래 응공 정변지 명행족 선서 세간해 무상사 조어장부 천인사 불 세존이라 하리라. 마땅히 육십이억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고, 법장을 수호하여 가진 연후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이며, 이십천만억 항하사의 모든 보살을 교화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게 하리라. 나라의 이름은 상립승번(常立勝幡)이며, 그 국토는 청정하여 유리로 땅이 되고, 겁의 이름은 묘음편만(妙音?滿)이니라. 그 부처님의 수명은 한량없는 천만억 아승지 겁이니라. 만약 사람이 천만억 한량없는 아승지 겁 동안 산수로 계산하여도 능히 알지 못하리라. 정법이 세상에 머무름은 수명의 배이고, 상법이 세상에 머무름은 다시 정법의 배이니라. 아난아, 이 산해혜자재통왕 부처님은 시방의 한량없는 천만억 항하사 등의 모든 부처님 여래께서 함께 찬탄하시는 바가 되며 그 공덕을 칭찬하시리라.』
그 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시되,
내가 지금 승려 가운데서 설하노니, 아난은 법을 가진 자이니,
마땅히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고 그런 뒤에 정각을 이루리라.
이름은 산해혜자재통왕 부처님이니라.
그 국토는 청정하며 이름은 상립승번이요,
모든 보살을 교화하여 그 수는 항하 모래와 같으리라.
부처님은 큰 위덕이 있어 이름이 시방에 가득히 들리며,
수명은 한량없으리니 중생을 가엾이 여긴 까닭이니라.
정법은 수명의 배이고 상법은 다시 정법의 배이며,
항하의 모래와 같은 수없는 모든 중생이
이 부처님의 법 가운데서 불도의 인연을 심으리라.
그 때 모임 가운데 새로 발심한 보살 팔천인이 다 이런 생각을 하되, 「저희들은 모든 큰 보살들도 이와 같은 수기를 받는 것을 오히려 듣지 못하였는데, 어떤 인연이 있어서 모든 성문들이 이와 같은 결정을 얻는가.」
[2]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보살들이 마음에 생각하는 바를 아시고 이에 이르시되, 『모든 선남자여, 내가 아난과 더불어 공왕(空王) 부처님 계신 곳에서 같은 때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켰건마는, 아난은 항상 많이 듣기를 좋아하고 나는 항상 부지런히 정진하였느니라. 이런 까닭으로 나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었으나, 그러나 아난은 나의 법을 수호하여 가지고 또한 장래의 모든 부처님의 법장을 수호하고 모든 보살대중을 교화하여 성취케 하리니, 그 본래의 소원이 이와 같으므로 이 수기를 얻었느니라.』
아난이 부처님 앞에서 자신의 수기 하심과 또 국토의 장엄함을 듣고, 소원이 만족하여 마음이 크게 환희하여 미증유함을 얻고, 곧 이 때 지난 예전의 한량없는 천만억의 모든 부처님의 법장을 기억하고 생각함이 걸림없이 통달하여 지금 듣는 바와 같으며 또한 본래 소원하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 때 아난이 게송으로 말씀하되,
세존께서 매우 희유하시어 저로 하여금 지난 예전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 법을 생각케 하시되, 오늘 듣는 바와 같이 하시니
저는 지금 다시 의심이 없어 불도에 편안히 머물렀건만,
방편으로 시자가 되어 모든 불법을 수호하여 가졌나이다.
그 때 부처님께서 라후라에게 이르시되, 『너는 오는 세상에서 마땅히 성불하리니, 명호는 도칠보화(蹈七寶華)여래 응공 정변지 명행족 선서 세간해 무상사 조어장부 천인사 불 세존이라 하리라. 마땅히 십 세계 미진수와 같은 모든 부처님 여래께 공양하며, 항상 모든 부처님의 맏아들이 될 것이며, 마치 지금과 같으리라. 이 도칠보화 부처님의 국토장엄과 수명의 겁수와 교화할 제자와 정법과 상법이 또한 산해혜자재통왕여래와 같아서 다름이 없으며, 또한 이 부처님의 맏아들이 되리라. 이렇게 이미 지낸 뒤에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리라.』
그 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시되,
내가 태자이었을 때 라후라는 맏아들이 되었더니,
내가 이제 불도를 이루니 법을 받는 법자(法子)가 되었네.
미래 세상 가운데서 한량없는 억의 부처님 뵈옵고,
모두 그의 맏아들이 되어 일심으로 불도를 구하리니,
라후라의 은밀한 행은 오직 나만이 능히 아느니라.
현재 나의 맏아들이 되어 모든 중생에게 보이나니,
한량없는 억천만의 공덕을 가히 셀 수 없으며
부처님 법에 편안히 머물러 위없는 도를 구하느니라.
[3] 그 때 세존께서 배우는 이와 배울 것이 없는 이천 사람을 보시니, 그 뜻이 부드럽고 고요하고 청정하여 일심으로 부처님을 관(觀)하고 있는지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이르시되, 『너는 이 배우는 이와 배울 것이 없는 이천 사람을 보느냐. 않느냐.』
『예 그러하나이다. 이미 보았나이다.』
『아난아, 이 모든 사람들이 마땅히 오십 세계 미진수의 모든 부처님 여래께 공양하고 공경하며 존중하고 법장을 수호하여 가지며, 그런 뒤에 같은 때에 시방세계에서 각각 성불하리니, 모두 한가지 명호로 이름은 보상(寶相)여래 응공 정변지 명행족 선서 세간해 무상사 조어장부 천인사 불 세존이니라. 수명은 일 겁이고, 국토의 장엄과 성문과 보살과 정법과 상법이 모두 다 같으리라.』
그 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시되,
지금 내 앞에 머물러 있는 이 이천 성문에게
모두 다 수기 주리니 미래에 마땅히 성불하리라.
공양할 바의 모든 부처님은 위에서 설한 미진수와 같으며,
그 법장을 수호하여 가진 뒤에 마땅히 정각을 이루리라.
각각 시방국토에서 다 같이 한가지 이름이니,
같은 때에 도량에 앉아서 위없는 지혜를 증득하리라.
모두 이름을 보상이라 하며 국토와 또 제자와
정법과 더불어 상법이 다 같아서 다름이 없으리라.
모두 다 모든 신통으로 시방의 중생을 제도하여
이름이 널리 두루 들리고 점점 열반에 들리라.
그 때 배우는 이와 배울 것이 없는 이천 사람이 부처님께서 수기 주심을 듣고 뛰고 뛸 듯이 환희하며 게송으로 말씀하되,
세존은 지혜의 밝은 등불이시라,
저희는 수기 주시는 음성을 듣고
마음에 환희함이 가득차서
감로로 적셔 주심과 같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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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법연화경 제 십 법사품
妙法蓮華經 第 十 法師品
[1] 그 때 세존께서 약왕보살로 인하여 팔만 대사(大士)에게 이르시되, 『약왕이여, 너는 이 대중 가운데서 한량없는 모든 하늘 용왕 야차 건달바 아수라 가루라 긴나라 마후라가와 사람과 더불어 사람 아닌 것과 또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로 성문을 구하는 자와 벽지불을 구하는 자와 불도를 구하는 자를 보느냐. 이와 같은 무리들이 다 부처님 앞에서 묘법연화경의 한 게송이나 한 구절을 듣고 이에 한 생각으로 따라서 기뻐함에 이르는 자에게는 내가 모두 수기를 주노니,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리라.』
부처님께서 약왕에게 이르시되, 『또 여래가 멸도한 뒤에 만약 어떤 사람이 묘법연화경의 한 게송이나 한 구절을 듣고 한 생각으로 따라서 기뻐함에 이르는 자에게 내가 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주리라. 만약 다시 어떤 사람이 묘법연화경의 한 게송에 이를지라도 받아지니고 읽고 외우며 해설하고 베껴쓰며 이 경권(經卷)을 공경하되 부처님과 같이 보고, 가지가지 꽃과 향과 영락이며 가루향 바르는 향 사르는 향, 비단일산과 당기 번기와 의복과 기악으로 공양하고 내지 합장하고 공경하면, 약왕이여, 마땅히 알지니라. 이 모든 사람들은 이미 일찍이 십만억 부처님께 공양하고, 모든 부처님 처소에서 큰 서원을 성취하였으나, 중생을 불쌍히 여긴 까닭으로 이 인간 세상에 난 것이니라.
약왕이여, 만약 어떤 사람이 묻기를, 「어떤 중생이 오는 세상에서 마땅히 성불하겠느냐.」고 하면, 응당 이런 모든 사람들이 오는 세상에서 반드시 성불하리라고 할지니라. 어떠한 까닭이냐 하면,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법화경의 이에 한 구절에 이를지라도 받아지니고 읽고 외우며 해설하고 베껴쓰며, 가지가지로 경권에 공양하되, 꽃과 향과 영락이며 가루향 바르는 향 사르는 향, 비단일산과 당기 번기와 의복과 기악으로 하거나 합장하고 공경하면, 이 사람은 일체 세간이 응당 우러러 받드는 바이니, 마땅히 여래께 공양하듯이 이에 공양할지니라. 마땅히 알지니라. 이 사람은 큰 보살이니라.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였건마는 중생을 불쌍히 여겨 이 세간에 나기를 원하여 널리 묘법연화경을 분별하여 연설함인데, 어찌 하물며 능히 다 받아지니고 가지가지로 공양하는 자이겠느냐.
약왕이여, 마땅히 알지니라. 이 사람은 스스로 청정한 업보를 버리고 내가 멸도한 뒤에 중생을 불쌍히 여기는 까닭으로 악한 세상에 나서 널리 이 경을 연설하느니라. 만약 이 선남자 선여인이 내가 멸도한 뒤에, 가만히 한 사람을 위하여 능히 법화경의 한 구절에 이르러 설할지라도 마땅히 알지니, 이 사람은 곧 여래의 심부름꾼이라, 여래가 보낸 바이며, 여래의 일을 행함인데, 어찌 하물며 대중 가운데서 널리 사람을 위하여 설함이겠느냐.
[2] 약왕이여, 만약 어떤 악한 사람이 착하지 못한 마음으로 일겁 동안에 부처님 앞에 나타나 항상 부처님을 헐뜯고 욕할지라도 그 죄는 오히려 가벼우나, 만약 어떤 사람이 한마디 악한 말로써 집에 있는 이나 출가한 이의 법화경을 읽고 외우는 자를 헐뜯고 비방하면 그 죄는 심히 무겁느니라.
약왕이여, 그 어떤 이가 법화경을 읽고 외우면, 마땅히 알지니라. 이 사람은 부처님의 장엄으로 이에 스스로 장엄하고 곧 여래를 어깨에 메고 진 바가 되느니라. 그가 이르는 방위를 따라 향하여 응당 예배하며 일심으로 합장하고 공경 공양하고 존중 찬탄하되, 꽃과 향과 영락이며 가루향 바르는 향 사르는 향, 비단일산과 당기 번기와 의복과 음식과 모든 슬기로운 음악을 지어서 사람 중에 으뜸가는 공양으로 이에 공양할 것이며, 응당 하늘의 보배를 가져다가 이를 흩고 천상의 보배덩이를 응당 받들어 드릴지니라. 무슨 까닭이냐 하면, 이 사람이 환희하여 설하는 법문을 잠깐 동안 들을지라도, 곧 궁극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기 때문이니라.』
그 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시되,
만약 불도에 머물러서 자연지(自然智)를 성취하고자 하면,
항상 법화경을 받아지닌 자에게
마땅히 부지런히 공양할지니라.
그 어떤 이가 일체종지를 빨리 얻고자 한다면,
마땅히 이 경을 받아지니며 아울러 지닌 자에게 공양할지니라.
만약 묘법연화경을 능히 받아지니는 자는
마땅히 알지니라. 부처님의 심부름꾼이며
모든 중생을 불쌍히 생각함이니라.
능히 묘법연화경을 받아지니는 모든 이는
중생을 불쌍히 여기는 까닭에
청정한 국토를 버리고 여기에 났느니라.
마땅히 알지니, 이런 사람은 나고자 하는 곳에 자재함이니라.
능히 이 악한 세상에서 위없는 법을 널리 설하나니,
응당 하늘의 꽃과 향과 또 하늘의 보배의복과
천상의 묘한 보배무더기로써 설법하는 자에게 공양할지니라.
내가 멸도한 뒤 악한 세상에서
능히 이 경을 지니는 자에게는
마땅히 합장하고 공경 예배하되 세존께 공양함과 같이 하고,
달고 맛나는 온갖 훌륭한 음식과 또 가지가지 의복으로
이 불자에게 공양하고 잠깐이라도 법문 듣기를 원할지니라.
만약 능히 다음 세상에 이 경을 받아지니는 자는
내가 보내어 사람 가운데 있게 하여
여래의 일을 행하게 함이니라.
[3]만약 일 겁 동안 항상 나쁜 마음을 품고
성낸 얼굴로 부처님을 욕하면 한량없는 무거운 죄를 얻되,
그 어떤 이가 이 법화경을 읽고 외우고 지니는 자에게
잠깐이라도 나쁜 말을 하면 그 죄는 다시 저보다 더함이니라.
어떤 사람이 불도를 구하여 일 겁 동안
내 앞에서 합장하고 있으면서 수없는 게송으로 찬탄하면,
이렇게 부처님을 찬탄한 까닭으로 한량없는 공덕을 얻을 것이로되,
이 경을 지니는 자를 찬탄하면
그 복은 다시 저보다 더함이니라.
팔십억 겁을 가장 묘한 빛과 소리와
또 향기와 더불어 맛과 촉감으로
이 경을 지닌 자에게 공양하며
이와 같이 공양한 뒤에 만약 잠깐이라도 얻어들으면,
곧 응당 스스로 기뻐하고 경하하여
나는 지금 큰 이익을 얻었다 할지니라.
약왕이여, 이제 너에게 이르노니, 내가 설한 바 모든 경전들
이런 경전 가운데서 법화경이 가장 제일이니라.
그 때 부처님께서 다시 약왕보살마하살에게 이르시되, 『내가 설한 바 경전은 한량없는 천만억인데, 이미 설하였고, 지금 설하는 것, 앞으로 설할 것이 있는데, 그러나 그 중에서 이 법화경이 가장 믿기 어렵고 이해하기 어렵느니라.
약왕이여, 이 경은 모든 부처님의 비밀되고 요긴한 법장(法藏)이라, 함부로 분포하여 사람들에게 전하지 말지니라.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 수호하시는 바라, 옛적으로부터 지금까지 오면서 일찍이 이 경을 나타내어 설하지 않은 것은 여래가 현재 있음에도 오히려 원망과 미움이 많거늘, 하물며 멸도한 뒤에랴.
약왕이여, 마땅히 알지니라. 여래가 멸도한 뒤에 능히 써서 지니고 읽고 외우며 공양하고 다른 사람을 위하여 설하는 그 사람은 여래가 곧 옷으로 덮어 주시며, 또 다른 세계에 나타나 계시는 모든 부처님께서도 호념하시는 바가 되느니라. 이 사람은 크게 믿는 힘과 또 뜻하여 원하는 힘과 모든 선근의 힘이 있나니, 마땅히 알지니라. 이 사람은 여래와 더불어 같이 자며, 곧 여래가 손으로 그의 머리를 어루만져 주심이니라.
약왕이여, 곳곳마다 혹은 설하거나 혹은 읽거나 혹은 외우거나 혹은 쓰며, 혹은 경권이 머무는 곳에는 모두 응당 칠보로 된 탑을 세우되, 극히 높고 넓고 장엄하게 꾸미고 다시 사리를 봉안하지 말지니라. 왜냐하면, 이 가운데는 이미 여래의 전신(全身)이 계시기 때문이니라.
이 탑에 응당 일체 꽃과 향과 영락이며 비단일산과 당기 번기와 기악과 칭송하는 노래로 공양 공경하고 존중 찬탄할지니라. 만약 어떤 사람이 이 탑을 보고 예배하고 공양하면, 마땅히 알지니라. 이들은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가까우니라.
[4] 약왕이여, 어떤 많은 사람들이 집에 있거나 출가하여 보살도를 수행하면서, 만약 이 법화경을 보고 듣고 읽고 외우며 쓰고 지니며 공양을 능히 잘하지 않는 자는, 마땅히 알지니라. 이 사람은 보살도를 잘 행하지 못함이고, 만약 이 경전을 얻어듣는 자가 있으면 능히 보살도를 잘 행하는 것이니라. 그 어떤 중생이 불도를 구하는 자로, 이 법화경을 혹은 보고 혹은 듣고 하여 듣고는 믿고 이해하여 받아지니는 자는, 마땅히 알지니라. 이 사람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기가 가까우니라.
약왕이여,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목이 말라서 물을 구하려고 저 높은 언덕에 우물을 파서 물을 구하되, 여전히 마른 흙을 보게 되면 아직 물은 먼 것을 알게 되나, 파기를 쉬지 아니하여 젖은 흙을 보고 점점 더 파서 진흙에 이르면, 그 마음에 결정코 물이 반드시 가까운 줄을 아는 것과 같으니라.
보살도 또한 다시 이와 같아서 만약 이 법화경을 듣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며 능히 닦아 익히지 못하면, 마땅히 알지니라. 이 사람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가기가 아직 먼 것이요, 만약 얻어듣고 이해하며 깊이 생각하고 닦고 익히면 반드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음이 가까운 줄 아느니라. 무슨 까닭이냐 하면, 일체 보살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가 모두 이 경에 속함이니라.
이 경은 방편의 문을 열어서 진실한 상(相)을 보이는 것이니라. 이 법화경의 법장은 깊고 굳으며 그윽하고 멀어서 사람이 능히 이를 수가 없거늘, 이제 부처님은 보살을 교화하여 성취시키려고 이에 열어 보이시느니라.
약왕이여, 만약 어떤 보살이 이 법화경을 듣고 놀라 의심하고 겁내고 두려워하면, 마땅히 알지니라. 이는 새로 발심한 보살이며, 만약 성문의 사람이 이 경을 듣고 놀라 의심하고 겁내고 두려워하면, 마땅히 알지니라. 이는 깨닫지 못하고서도 깨달은 체 하는 거만한 자라 하느니라.
약왕이여, 만약 어떤 선남자 선여인이 여래가 멸도한 뒤에, 사부대중을 위하여 이 법화경을 설하고자 하는 자는 어떻게 응당 설해야 하는가 하면, 이 선남자 선여인은 여래의 방에 들어가 여래의 옷을 입고 여래의 자리에 앉아 이에 응당 사부대중을 위하여 이 경을 널리 설할지니라. 여래의 방이란 일체 중생 가운데서 큰 자비의 마음이 이것이며, 여래의 옷이란 부드럽고 온화하며 인욕하는 마음이 이것이요, 여래의 자리란 일체 법이 공(空)한 것이 이것이니라. 이런 가운데 편안히 머무른 연후에 게으르고 해이하지 않은 마음으로 모든 보살과 사부대중을 위하여 이 법화경을 널리 설해야 하느니라.
[5] 약왕이여, 내가 다른 국토에서 변화한 사람(化人)을 보내어 그를 위하여 법을 들을 대중을 모이게 해주며, 또한 변화한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를 보내어 그의 설하는 법을 듣게 하리라. 이 모든 변화한 사람은 법을 듣고 믿고 받아서 순종하여 따르고 거역하지 아니하리라.
만약 법을 설하는 자가 고요하고 한적한 곳에 있으면, 내가 이 때 널리 하늘 용 귀신 건달바 아수라 등을 보내어 그의 설하는 법을 듣게 하리라. 내가 비록 다른 나라에 있을지라도 때때로 법을 설하는 자로 하여금 나의 몸을 보게 하리라. 만약 이 경에서 글구를 잊어버리면 내가 돌아와 설하여 구족함을 얻게 하리라.
그 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시되,
모든 게으름을 버리고자 하면 마땅히 이 경을 들을지니라.
이 경은 얻어듣기 어렵고
믿고 받아지니는 자 또한 어려우니라.
마치 어떤 사람이 목이 말라 높은 언덕에 우물을 팔 적에
아직 마른 흙을 보면 물이 여전히 먼 줄 아나
점점 진흙을 보게 되면 결정코 물이 가까운 줄 아느니라.
약왕이여, 너는 마땅히 알지니라. 이와 같이 모든 사람들이
법화경을 듣지 못하면 부처님 지혜에 가기가 심히 머나니,
만약 이 깊은 경을 들으면 결정코 성문의 법을 마치느니라.
이는 모든 경의 왕이니, 듣고는 자세히 생각하면,
마땅히 알지니라. 이 사람들은 부처님 지혜에 가까우니라.
만약 사람이 이 경을 설하려면 응당 여래의 방에 들어가
여래의 옷을 입고 그리고 여래의 자리에 앉아,
대중 가운데 두려울 바가 없이 널리 분별하여 설할지니라.
대자비(大慈悲)가 방이 되며,
부드럽고 온화하며 인욕함이 옷이 되고,
모든 법이 공함은 자리가 되니, 이 곳에서 법을 설할지니라.
만약 이 경을 설할 때에 어떤 사람이 나쁜 입으로 욕을 하며
칼 막대기 기와 돌로 때릴지라도
부처님을 생각하는고로 응당 참을지니라.
나는 천만억 국토에서 깨끗하고 견고한 몸을 나타내어
한량없는 억겁 동안 중생을 위하여 설법하느니라.
만약 내가 멸도한 뒤에 능히 이 경을 설하는 자에게는
내가 변화로 만든 사부대중인 비구 비구니와
청신사녀를 보내어 법사를 공양하게 하고
모든 중생을 인도하여 모아서는 법을 듣게 하리라.
만약 사람이 악하게 칼 막대기나 기와나 돌로 때릴려고 하면,
곧 변화한 사람을 보내어 그를 지키고 보호하게 하리라.
만약 법을 설하는 사람이 홀로 고요하고 한가한 곳에 있으면서
적막하여 사람 소리도 없는데 이 경전을 읽고 외우면,
내가 그 때 청정하고 광명나는 몸을 나타내며,
만약 문장이나 글구 잊어버리면
그를 위하여 설해서 통리케 하리라.
만약 사람이 이런 덕을 갖추어
혹은 사부대중을 위하여 설하거나
고요한 곳에서 경을 읽고 외우면 모두 나의 몸 봄을 얻으리라.
만약 사람이 한적한 곳에 있으면 내가 하늘과 용왕과
야차와 귀신 등을 보내어 법을 들을 대중이 되게 하며,
이 사람은 즐거이 설법하고 분별하되 걸림이 없으며,
모든 부처님께서 호념하시는고로
능히 대중으로 하여금 기쁘게 하리라.
만약 법사를 친근하면 빨리 보살도를 얻으며,
이 스승을 순히 따라 배우면 항하사 부처님 뵈옴을 얻으리라.
법사품 끝
묘법연화경 제 십일 견보탑품
妙法蓮華經 第 十一 見寶塔品
[1] 그 때 부처님 앞에 칠보로 된 탑이 있었으니, 높이는 오백 유순이요, 가로와 세로는 이백오십 유순이라, 땅으로부터 솟아나와서 공중에 머물러 있었다. 가지가지 보물로 치장하여 꾸몄으며, 난간이 오천이요 감실(龕室)이 천만이며, 수없는 당기 번기로 장엄하게 꾸미고 보배영락을 드리웠고, 보배방울 만억을 그 위에 달았으며, 사면에는 모두 다마라발전단의 향기가 나와 세계에 두루 가득차며, 그 모든 번기와 일산은 금 은 유리 자거 마노 진주 매괴의 칠보로 합하여 이루었으며, 높이는 사천왕궁에 이르렀다.
삼십삼천은 하늘의 만다라꽃을 비오듯 하여 보배탑에 공양하고, 다른 모든 하늘 용 야차 건달바 아수라 가루라 긴나라 마후라가 인비인 등 천만억의 무리는 일체의 꽃과 향과 영락이며 번기와 일산과 슬기로운 음악으로 보배탑에 공양 공경하고 존중 찬탄하였다.
그 때 보배탑 가운데서 큰 음성이 나와 찬탄하시되, 『거룩하시고 거룩하신 석가모니 세존이시여, 능히 평등한 큰 지혜의 보살을 가르치는 법이며, 부처님께서 호념하시는 바의 묘법연화경을 대중을 위하여 설하시나니, 이와 같고 이와 같나이다. 석가모니 세존께서 말씀하신 바는 모두 이는 진실이옵니다.』
그 때 사부대중은 큰 보배탑이 공중에 머물러 있음을 보고, 또 탑 안에서 나오는 음성을 듣고, 모두 법의 기쁨을 얻어 전에 없던 일이라 기이하게 여기며, 자리로부터 일어나 공경하며 합장하고 물러나 한 쪽에 머물러 있었다.
그 때 보살마하살이 있었으니, 이름이 대요설(大樂說)이었다. 일체 세간의 하늘과 사람과 아수라 등이 마음에 의심하는 바를 알고 부처님께 여쭈시되, 『세존이시여, 어떠한 인연으로 이 보배탑이 땅으로부터 솟아나왔으며 또 그 안에서 이러한 음성이 나오게 되었나이까.』
그 때 부처님께서 대요설보살에게 이르시되, 『이 보배탑 안에는 여래의 전신(全身)이 계심이니라. 옛날 옛적에 동방으로 한량없는 천만억 아승지 세계에 보정(寶淨)이라 이름하는 나라가 있었는데, 그 가운데 부처님께서 계셨으니 명호가 다보(多寶)이셨느니라. 그 부처님께서 보살도를 행하실 때 큰 서원을 세웠으니, 「만약 내가 성불하였다가 열반한 뒤에 시방국토에서 법화경을 설하는 곳이 있으면, 나의 탑묘는 이 경을 듣기 위한 까닭으로 그 앞에 솟아나서 증명하고 거룩하다고 찬탄하리라.」 하셨느니라.
[2] 그 부처님께서 성불하셨다가 멸도하실 때에 하늘과 사람과 대중 가운데서 모든 비구에게 이르시되, 「내가 멸도한 뒤에 나의 전신에 공양하고자 하는 자는 응당 하나의 큰 탑을 세우도록 하라.」 하셨느니라. 그 부처님께서 신통과 원력으로 시방세계의 곳곳마다 만약 법화경을 설하는 자가 있으면, 저 보배탑이 모두 그 앞에 솟아나서 전신이 탑 안에 계시면서 찬탄의 말씀을 하시되, 「거룩하고 거룩하도다.」 하시느니라.
대요설이여, 지금 다보여래의 탑은 법화경 설함을 들으시려고 땅으로부터 솟아나와 거룩하시고 거룩하시도다 하고 찬탄의 말씀을 하시느니라.』
이 때 대요설보살이 여래의 신력으로 말미암아 부처님께 말씀하되, 『세존이시여, 저희들도 원하옵건대, 이 부처님 몸을 뵈옵고자 하나이다.』
부처님께서 대요설보살마하살에게 이르시되, 『이 다보 부처님께서 깊고 중대한 원이 있으시니, 「만약 나의 보배탑이 법화경을 듣기 위한 까닭으로 모든 부처님 앞에 솟아나올 때에 그 어떤 분이 나의 몸을 사부대중에게 보이고자 하시면, 시방세계에 계시면서 법을 설하시는 그 부처님의 분신(分身) 모든 부처님을 다 돌아오게 하여 한 곳에 모이게 하신 뒤에야 나의 몸이 비로소 나타날 뿐이니라.」 하셨느니라. 대요설이여, 나의 모든 분신 부처로서 시방세계에서 법을 설하고 있는 이들을 이제 응당 모으리라.』
대요설이 부처님께 아뢰어 말씀하되, 『세존이시여, 저희들도 또한 원하옵건대, 세존의 모든 분신 부처님을 뵈옵고 예배하고 공양하고자 하나이다.』
그 때 부처님께서 백호(白毫)의 한 광명을 놓으시니, 곧 동방으로 오백만억 나유타 항하사 등의 국토에 모든 부처님께서 보이셨다. 그 모든 국토는 모두 파려로 땅이 되고 보배나무와 보배옷으로 장엄하였으며, 수없는 천만억의 보살이 그 가운데 가득 찼으며, 보배휘장을 두루 치고 보배그물로 위를 둘렀다.
그 나라의 모든 부처님께서 크고 묘한 음성으로써 모든 법을 설하시며, 또 한량없는 천만억 보살들이 모든 나라에 두루 가득하여 대중을 위하여 설법하심을 보게 되었다. 남서북방과 네 간방과 상하방에 백호상의 광명이 비추신 곳도 또한 다시 이와 같았다.
[3] 그 때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 각각 보살대중에게 이르시되, 『선남자여, 나는 지금 응당 사바세계의 석가모니 부처님이 계시는 곳에 가서 아울러 다보여래의 보배탑에 공양하리라.』 이 때 사바세계는 곧 청정하게 변하여 유리로 땅이 되고, 보배나무로 장엄되었으며, 황금으로 줄을 하여 여덟 갈래의 길에 경계를 하고, 모든 동네와 부락과 촌영과 성읍과 큰 바다와 강하(江河)와 산천과 숲과 덤불이 없으며, 큰 보배향을 사르고 만다라꽃을 그 땅에 두루 깔았으며, 보배그물과 휘장을 그 위에 덮고 여러가지 보배방울을 달았으며, 오직 이 모임의 대중만을 머물게 하고 모든 하늘과 사람을 다른 국토에 옮겨 두셨다.
이 때 모든 부처님께서 각각 하나의 큰 보살을 시자로 삼아 사바세계에 이르러 각각 보배나무 아래에 이르시니, 하나하나 보배나무의 높이는 오백 유순이요, 가지와 잎과 꽃과 과실을 차례로 장엄하여 모든 보배나무 아래에는 모두 사자좌(師子座)가 있는데, 높이는 오 유순이요, 또한 큰 보배로써 이에 꾸미었다.
그 때 모든 부처님께서 각각 이 자리에 가부좌를 맺어 앉으시되, 이와 같이 전전(展轉)하여 두루 삼천대천세계에 가득하게 하여도, 그러나 석가모니 부처님의 한쪽 방위의 분신 부처님도 아직 다 차지 못하였다.
이 때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모든 분신 부처님을 받아들이시고자 하는고로, 여덟 방위에 각각 다시 이백만억 나유타 나라를 변화시켜 모두 청정하게 하시니, 지옥과 아귀와 축생과 아수라는 없었다. 또 모든 하늘과 사람을 옮겨서 다른 국토에 두시고, 변화한 바의 나라는 또한 유리로 땅이 되고 보배나무로 장엄하였으며, 나무의 높이는 오백 유순이요, 가지와 잎과 꽃과 과실을 차례로 장엄하여 꾸몄으며, 나무 아래에는 모두 보배로 된 사자좌가 있으되, 높이는 오 유순이요, 가지가지 모든 보배로 꾸며 장식하였으며, 또한 큰 바다와 강과 큰 강과 또 목진린타산과 마하목진린타산과 철위산과 대철위산과 수미산 등의 모든 산왕이 없으며, 통하여 한 불국토가 되었으며 보배땅은 평탄하고 바르며 보배로 얽은 휘장을 그 위에 두루 덮고 모든 번기와 일산을 달고 큰 보배향을 사르며 모든 하늘의 보배꽃을 그 땅에 두루 덮었다.
[4]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모든 부처님이 오셔서 앉게 하시기 위한 까닭으로 다시 여덟 방위에 각각 이백만억 나유타 나라를 변화시켜 모두 청정하게 하시나니, 지옥과 아귀와 축생과 아수라는 없었다. 또 모든 하늘과 사람을 옮겨서 다른 국토에 두시며, 변화한 바의 나라도 또한 유리로 땅이 되고 보배나무로 장엄하였으며, 나무의 높이는 오백 유순이요, 가지와 잎과 꽃과 과실을 차례로 장엄하였으며, 나무 아래에는 모두 보배로 된 사자좌가 있는데 높이는 오 유순이요, 또한 큰 보배로 장식하여 꾸몄으며, 또한 바다와 강과 큰 강과 또 목진린타산과 마하목진린타산과 철위산과 대철위산과 수미산 등의 모든 산왕이 없으며, 통하여 한 불국토가 되었으며 보배땅은 평탄하고 바르며 보배로 얽은 휘장을 그 위에다 두루 덮고 모든 번기와 일산을 달고 큰 보배향을 사르며 모든 하늘의 보배꽃을 두루 그 땅에 펴 놓았다.
그 때 동방으로 석가모니불의 분신(分身)인 백천만억 나유타 항하사 등의 국토 가운데 모든 부처님께서 각각 법을 설하시다가 여기에 와서 모이셨다. 이와 같이 차례로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 모두 다 오셔서 모여 팔방에 앉으시니 그 때 하나하나 방위의 사백만억 나유타 국토에 모든 부처님 여래께서도 그 가운데 두루 가득하셨다.
이 때 모든 부처님께서 각각 보배나무 아래 사자좌에 앉아 계시면서 모두 시자를 보내어 석가모니 부처님께 문안을 드리고자 하여 각각 보배꽃을 가득 움켜쥐게 하고 일러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네가 기사굴산 석가모니 부처님 계신 곳에 가서 나의 말과 같이 하되, 「병이 적으시며 시끄러움도 적으시며, 기력이 안락하시며, 또 보살과 성문대중도 다 안온하나이까. 아니옵나이까.」 하고 이 보배꽃을 부처님께 흩어서 공양하고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되, 「그 아무 부처님께서 함께 이 보배탑을 열어 주셨으면 하나이다.」 할지니라.』
모든 부처님께서 보내신 시자도 또한 다시 이와 같이 하였다.
그 때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분신 부처님이 다 이미 모여 와서 각각 사자좌에 앉으심을 보시고, 모든 부처님께서 함께 같이 보배탑을 열어 주시려 함을 모두 들으시고 곧 자리로부터 일어나시어 허공 가운데 머무시니, 일체 사부대중이 일어서서 합장하고 일심으로 부처님을 우러러 보았다.
이에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오른편 손가락으로 칠보탑의 문을 여시니, 큰 소리가 나는 것이 자물쇠와 빗장을 제치고 큰 성문을 여는 것과 같았다.
[5] 즉시 일체 모인 대중들이 모두 다보여래를 뵈오니, 보배탑 안에서 사자좌에 앉으셨는데, 전신이 흩어지지 않으심이 선정에 드신 것과 같으며, 또 그 말씀을 들으니, 『거룩하시고 거룩하시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이 법화경을 쾌히 설하시니, 나는 이 경을 듣기 위한 까닭으로 이 곳에 이르렀노라.』 하시었다.
그 때 사부대중은 지난 예전 한량없는 천만억 겁에 멸도하신 부처님께서 이와 같은 말씀하심을 보고 전에 없던 일이라 찬탄하며 하늘의 보배꽃다발을 다보 부처님과 석가모니 부처님 위에 흩었다.
그 때 다보 부처님께서 보배탑 안에서 자리를 반으로 나누어 석가모니 부처님께 주시고 그리고 이런 말씀을 하시되,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이 자리에 앉으시옵소서.』 곧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그 탑 안으로 들어가시어 그 반의 자리에 가부좌를 맺고 앉으셨다.
그 때 대중은 두 분 여래께서 칠보로 된 탑 안에 계시면서 사자좌 위에 가부좌를 맺고 앉으심을 보고, 각각 이런 생각을 하되, 「부처님의 자리는 높고 머오니, 오직 원하옵건대, 여래의 신통력으로써 저희들 무리를 함께 허공에 있게 하시옵소서.」 하니, 곧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신통력으로 모든 대중을 가까이하여 모두 허공에 있게 하시고, 큰 음성으로 널리 사부대중에게 이르시되, 『누가 능히 이 사바국토에서 묘법연화경을 널리 설하겠느냐. 지금이 바로 이 때이니라. 여래는 오래지 않아 마땅히 열반에 들리니, 부처님은 이 묘법연화경을 부촉할 곳이 있었으면 하노라.』
그 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시되,
거룩하신 세존께서는 비록 멸도하심이 오래지만
보배탑 안에 계시면서 오히려 법을 위하여 오셨거늘,
모든 사람들은 어찌하여 부지런히 법을 위하지 않는가.
이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지는 무앙수 겁이 지났으나,
곳곳에서 법을 들음을 만나기 어려운 까닭으로
저 부처님의 본래의 원은 내가 멸도한 뒤에
곳곳마다 찾아가서 항상 법을 들으리라 하심이니라.
또 나의 분신인 항하사와 같은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께서 와서 법을 듣고
또 멸도하신 다보여래를 뵙고자
각각 미묘한 국토와 또 제자의 대중과
하늘과 사람과 용과 신에게 모든 공양받는 일을 버리고,
법을 오래 머물게 하려고 여기에 이르렀느니라.
[6]모든 부처님을 앉으시게 하기 위하여 신통력으로
한량없는 중생을 옮기고 나라를 청정하게 하였노라.
모든 부처님께서 각각 보배나무 아래에 나아가시니,
청정한 연못에 연꽃으로 장엄함과 같으며,
그 보배나무 아래 모든 사자자리 그 위에
부처님께서 앉으시니, 광명으로 아름답게 꾸밈이
어두운 밤에 큰 횃불을 사르는 것과 같으며,
몸에서 묘한 향기가 나와 시방국토에 두루하여
중생들이 향기를 맡고 기쁨을 스스로 이기지 못하니,
비유하면, 작은 나뭇가지에 큰 바람이 부는 것과 같으니라.
이러한 방편으로 불법을 오래 머무르게 하느니라.
모든 대중에게 이르노니, 내가 멸도한 뒤에
누가 능히 이 경을 수호하여 지니고 읽고 설하겠느냐.
지금 부처님 앞에서 스스로 맹세의 말을 할지니라.
그 다보 부처님께서 비록 멸도하신 지 오래이나,
크나큰 서원으로 이에 사자후를 하시나니,
다보여래와 또 나의 몸과 더불어
모여 오신 화신불께서는 마땅히 이 뜻을 아시느니라.
모든 불자들이여, 누가 능히 법을 수호하려는가.
마땅히 큰 원을 일으켜 오래 머무름을 얻게 할지니라.
그 어떤 이가 능히 이 경법을 수호하면,
곧 나와 다보 부처님께 공양함이 되느니라.
이 다보 부처님께서 보배탑에 계시면서
항상 시방에 노니심은 이 법화경을 위하시는 까닭이니라.
또한 다시 시방세계를 광명으로 꾸며 장엄하시는
모든 분신 부처님께 공양드림이니라.
만약 이 경을 설하면 곧 나와 다보여래와
또 모든 화신 부처님을 뵈옵는 것이 되느니라.
모든 선남자여, 각각 자세히 깊이 생각하라.
이는 어려운 일이니 마땅히 큰 원을 일으킬지니라.
모든 다른 경전들의 수가 항하사 같으나
비록 이런 것을 설하기는 어렵다고 할 수 없고,
혹은 수미산을 들어다가 다른 방위의
수없는 부처님 국토에 던져 두기는 또한 어렵다고 할 수 없고,
혹은 발가락으로 대천세계 움직여서
멀리 다른 나라에 던지기는 또한 어렵다고 할 수 없고,
혹은 유정천에 서서 대중을 위하여 한량없는
다른 경전을 연설하기는 또한 어렵다 할 수 없으나,
만약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뒤 악한 세상 가운데서
능히 이 경을 설함이 이것이 곧 어려움이니라.
[7]가령 어떤 사람이 손으로 허공을 잡아쥐고
자유로이 다니는 것은 또한 어려운 일 아니지만,
내가 멸도한 뒤에 만약 스스로 써서 지니거나
혹은 남을 시켜 쓰게 하면 이것이 곧 어려움이니라.
혹은 큰 땅을 발톱 위에 올려놓고
범천에 올라가는 것은 또한 어려운 일 아니지만,
부처님이 멸도하신 뒤에 악한 세상 가운데서
이 경을 잠깐 읽는 이것이 곧 어려우며,
가령 겁화가 활활 타는데 마른 풀을 짊어지고
그 가운데 들어가서 아니 탐은 또한 어렵다고 할 수 없으나,
내가 멸도한 뒤에 만약 이 경을 지니고
한 사람에게라도 설하기는 이것이 곧 어려움이니라.
혹은 팔만 사천 법장과 그리고 십이부경을
모두 다 받아지니고 사람을 위하여 연설하며
모든 듣는 자로 하여금 여섯 신통을 얻게 함도
비록 능히 이와 같이 하기는 또한 어려운 일 아니지만,
내가 멸도한 뒤에 이 경을 받아 듣고서
그 뜻을 묻는다면 이것이 곧 어려움이니라.
만약 사람이 법을 설하여 천만억의 한량없고
수없는 항하사의 중생으로 하여금
아라한을 얻게 하고 여섯 신통을 구족하게 하는
비록 이런 이익이 있어도 또한 어렵다고 할 수 없으나,
내가 멸도한 뒤에 만약 이와 같은 경전을
능히 받들어 지닌다면 이것이 곧 어려움이니라.
내가 불도를 위하여 한량없는 국토에서
처음부터 지금에 이르도록 모든 경을 널리 설하였으나,
그러나 그 가운데서 이 법화경이 제일이니,
만약 능히 지니고 있으면 곧 부처님의 몸을 지님이니라.
모든 선남자여, 내가 멸도한 뒤에
누가 능히 이 경을 받아지니고 읽고 외우겠느냐.
지금 부처님 앞에서 스스로 맹세의 말을 할지니라.
이 경은 지니기 어려우니 만약 잠깐이라도 지닌다면,
내가 곧 환희하며 모든 부처님도 또한 그러함이니,
이와 같은 사람은 모든 부처님께서 칭찬하시는 바이며,
이것이 곧 용맹이며 이것이 곧 정진이며
이를 이름하여 지계(持戒)라 하며 두타(頭陀)를 행하는 자이니,
곧 위없는 불도를 빨리 얻게 되느니라.
능히 오는 세상에서 이 경을 읽고 지니면
이는 진실한 불자이니 거룩한 땅에 머무르며,
부처님 멸도하신 뒤에 능히 그 뜻을 해설하면
이는 모든 하늘과 사람과 세간의 눈이 되며,
무섭고 두려운 세상에서 능히 잠깐이라도 설하면
일체 하늘과 사람이 모두 응당 공양하리라.
견보탑품 끝
묘법연화경 제 십이 제바달다품
妙法蓮華經 第 十二 提婆達多品
[1] 그 때 부처님께서 모든 보살과 또 하늘과 사람과 사부대중에게 이르시되, 『내가 지난 옛적 한량없는 겁 동안 법화경을 구하되, 게으름이 없었으며, 많은 겁 동안에 항상 국왕이 되어 발원하여 위없는 보리를 구하되, 마음이 퇴전하지 아니하였노라. 육바라밀을 만족하게 하고자 하기 위하여 부지런히 보시를 행하되, 마음에 아끼는 것이 없어서 코끼리 말 칠보와 나라와 성과 처자와 남녀종과 심부름꾼과 머리 눈 골수 뇌 신육(身肉)과 손발과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아니하였느니라.
이 때 세상 인민의 수명은 한량없었으나, 법을 위하는 까닭으로 국왕의 자리를 버려 정사(政事)를 태자에게 위임하고, 북을 쳐서 널리 영을 내려서 사방으로 법을 구하되, 「누가 능히 나를 위하여 대승을 설할 것인가. 내가 마땅히 종신토록 받들어 모시고 심부름하리라.」 하였느니라.
이 때 어떤 선인(仙人)이 와서 왕에게 말씀하되, 「나에게 대승이 있으니, 이름은 묘법연화경이라, 만약 나를 어기지 아니하면 마땅히 선설하여 주리이다.」 왕은 선인의 말을 듣고 뛰고 뛸 듯이 기뻐하며 곧 선인을 따라가서 모시고 공급하되, 과실도 따고 물도 긷고 땔나무도 하고 음식도 만들며, 몸으로 앉는 자리가 되었지마는 몸과 마음에 게으름이 없었느니라. 그 때부터 받들어 섬기기를 일천 년을 지났으나, 법을 위하는고로 정성스럽고 부지런히 모시어 부족함이 없게 하였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시되,
내가 지나간 겁을 생각하니, 큰 법을 구하기 위한 까닭으로
비록 세상 국왕이 되었으나, 오욕락을 탐하지 않고
종을 쳐서 사방에 알리기를 누가 큰 법을 가졌는가.
만약 나를 위하여 해설해 주면 이 몸이 마땅히 노복이 되리라.
이 때 아사라는 어떤 선인이 대왕에게 와서 아뢰기를,
나에게 미묘한 법이 있는데 세간에서 드문 바이니,
만약 능히 수행한다면 나는 마땅히 왕을 위하여 설하리다.
이 때 왕은 선인의 말을 듣고 마음에 큰 기쁨을 내어
곧 선인을 따라가서 받들어 모시며 시중들고
땔나무와 나물과 과실도 따며 때를 따라 공경해 받들었으나,
뜻은 묘법에 있었던 까닭으로 몸과 마음에 게으름이 없었노라.
널리 모든 중생을 위하여 큰 법을 부지런히 구하고,
또한 자기의 몸과 오욕락을 위하지 않았느니라.
그러므로 큰 나라의 왕이 되어 부지런히 이 법을 구하여
마침내 성불하여서는 이제 너희를 위하여 설하느니라.
[2]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에게 이르시되, 『그 때 왕은 곧 나의 이 몸이요, 그 때 선인은 지금의 제바달다(提婆達多)이니라. 제바달다 선지식을 말미암은 까닭으로 나로 하여금 육바라밀과 자비희사(慈悲喜捨)와 삼십이상(三十二相)과 팔십종호(八十種好)와 자마금색(紫磨金色)과 십력(十力)과 사무소외(四無所畏)와 사섭법(四攝法)과 십팔불공법(十八不共法)과 신통도력(神通道力)을 구족하게 하여 등정각을 이루어 널리 중생을 제도하니, 모두 제바달다 선지식으로 인한 까닭이니라.
모든 사부대중에게 이르노니, 제바달다는 한량없는 겁이 지난 뒤에 마땅히 성불하리니, 명호는 천왕(天王)여래 응공 정변지 명행족 선서 세간해 무상사 조어장부 천인사 불 세존이며, 세계의 이름은 천도(天道)이니라. 그 때 천왕불께서 세상에 머무심은 이십 중겁이니라. 널리 중생을 위하여 묘법을 설하시리니 항하사 중생들은 아라한과를 얻고 한량없는 중생은 연각의 마음을 일으키며, 항하사 중생은 위없는 도의 마음을 일으켜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고 불퇴전에 이르리라.
그 때 천왕불께서 열반에 드신 뒤에 정법이 세상에 머무름은 이십 중겁이고, 전신(全身)사리로 칠보탑을 세우되, 높이는 육십 유순이요, 가로와 세로는 사십 유순이며, 모든 하늘과 인민이 모두 온갖 꽃과 가루향 사르는 향 바르는 향 의복과 영락과 당기 번기와 보배일산과 슬기로운 음악과 노래로 칠보로 된 묘한 탑에 예배하고 공양하리라. 한량없는 중생이 아라한과를 얻고, 한량없는 중생이 벽지불을 깨달으며, 불가사의의 중생은 보리심을 일으켜 불퇴전에 이르리라.』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에게 이르시되, 『미래 세상에서 만약 어떤 선남자 선여인이 묘법연화경의 제바달다품을 듣고 깨끗한 마음으로 믿고 공경하며 의혹함을 내지 않는 자는, 지옥 아귀 축생에 떨어지지 아니하고 시방 부처님 앞에 날 것이며, 나는 곳마다 항상 이 경을 들을 것이며, 만약 사람과 하늘 가운데 나면 뛰어나게 묘한 즐거움을 받고, 만약 부처님 앞에 나면 연꽃에 화생(化生)하리라.』
[3] 이 때 하방에서 다보 세존을 따라 온 보살의 이름은 지적(智積)이라 하는데, 다보 부처님께 아뢰옵고 본국으로 돌아가려 하거늘,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지적보살에게 이르시되, 『선남자여, 잠깐만 기다릴지니 여기에 보살이 있으니, 이름은 문수사리라, 서로 만나 보아서 묘법을 논설하고 가히 본국토로 돌아갈지니라.』
그 때 문수사리는 큰 수레바퀴와 같은 천 개의 연꽃잎에 앉았으며, 함께 온 보살도 또한 보배연꽃에 앉아 큰 바다 사갈라용궁으로부터 자연히 솟아나왔으며, 허공 가운데에 머물러 영취산(靈鷲山)에 나아가 연꽃에서 내려와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 머리 조아려 두 세존의 발에 예경함이라. 예경을 마치고 지적보살 있는 곳에 가서 서로 같이 위문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 지적보살이 문수사리에게 물으시되, 『어지신 분께서 용궁에 가서 교화하신 바 중생은 그 수가 얼마나 되나이까.』
문수사리가 말씀하되, 『그 수는 한량없어서 가히 헤아려 계산하지 못하며 입으로 말할 바가 아니며 마음으로 측량할 바도 아니오니, 잠깐만 기다리면 스스로 마땅히 증험하여 아시오리다.』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수없는 보살이 보배연꽃에 앉아 바다로부터 솟아나와서 영취산에 나아가 허공에 머물렀다. 이 모든 보살은 모두 문수사리가 교화하여 제도한 바이며, 보살행을 갖추어 모두 함께 육바라밀을 논설하며, 본래 성문인 사람은 허공 중에 있으면서 성문의 행을 설하다가 이제 모두 대승의 공(空)한 뜻을 수행하였다.
문수사리가 지적보살에게 말씀하되,『바다에서 교화한 그 일은 이와 같나이다.』
그 때 지적보살이 게송으로 찬탄하되,
큰 지혜와 덕과 굳센 용맹으로 한량없는 중생을 교화 제도하심을
지금 이 모든 큰 모임과 또 나는 이미 다 보았나이다.
실상의 뜻을 연설하여 펴시고 일승법을 열어 밝히시어
모든 중생을 널리 인도하여 빨리 보리를 이루게 하셨나이다.
[4] 문수사리가 말씀하되, 『나는 바다 가운데서 오직 항상 묘법연화경을 펴고 설하였나이다.』 지적보살이 문수사리에게 물어 말씀하되, 『이 경은 심히 깊고 미묘하여 모든 경 중에서 보배이라, 세상에서 드물게 있는 바이니, 어떤 중생이 부지런히 정진을 더하여 이 경을 수행하면 성불함이 빠릅니까. 아닙니까.』
문수사리가 말씀하되, 『사갈라용왕의 딸이 있는데 나이는 겨우 여덟 살이나, 지혜롭고 근기가 영리하여 중생의 모든 근기와 행하는 업을 잘 알며, 다라니를 얻어서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의 매우 깊고 비밀한 법장을 다 능히 받아지니며, 깊은 선정에 들어가 모든 법을 밝게 깨달았으며, 찰나 사이에 보리심을 일으켜서 물러나지 않는 자리를 얻었으며, 변재(辯才)가 걸림이 없고 중생을 사랑스럽게 생각하기를 마치 갓난 자식과 같이 하며, 공덕을 구족하여 마음으로 생각하고 입으로 연설함이 미묘하고 광대하며, 자비롭고 어질고 겸손하며 뜻과 생각이 부드러워 능히 보리(菩提)에 이르렀나이다.』
지적보살이 말씀하되, 『내가 석가여래를 뵈오니, 한량없는 겁 동안 난행고행(難行苦行)을 하시고 공덕을 쌓으시고 보리도를 구하시되 일찍이 그치거나 쉬지 않으셨으며, 삼천대천세계를 살펴보아도 겨자(芥子)씨만한 곳에 이르기까지 이 보살의 몸과 목숨을 버리지 아니한 곳이 없었나이다. 중생을 위하시는 연고로 그러하신 뒤에야 겨우 보리도를 이루셨거늘, 이 용녀가 잠깐 사이에 정각을 이루었다 함은 믿지 못하겠나이다.』
말을 끝내기도 전에 용녀가 문득 앞에 나타나서 머리 숙여 공경히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 머물며 게송으로 찬탄하되,
죄와 복의 상을 깊이 통달하시어 시방세계를 두루 비추시며,
미묘하고 깨끗한 법신으로 서른두 가지 상을 갖추셨으며,
팔십 가지 좋은 상호로 법신을 장엄하게 꾸미시고
하늘과 사람이 우러러 받들며 용과 신도 모두 공경하고,
일체 중생의 무리들이 높이 받들지 않는 자 없나이다.
또 듣고 보리를 이루는 일
오직 부처님만이 증명하여 아시오리다.
제가 대승의 가르침을 열어
괴로운 중생을 제도 해탈케 하오리다.
이 때 사리불이 용녀에게 말씀하되, 『그대가 오래지 아니하여 위없는 도를 얻었다고 하나 이 일은 믿기 어렵도다. 무슨 까닭이냐 하면, 여자의 몸은 때 끼고 더러워서 이는 법기(法器)가 아니거늘, 어찌하여 위없는 보리를 능히 얻겠는가. 불도는 멀고 멀어서 한량없는 겁을 지나도록 부지런히 고행을 쌓고 모든 법도를 닦아 갖춘 연후에 겨우 이루는 것이며, 또 여인의 몸은 오히려 다섯 가지 장애가 있으니, 첫째는 범천왕이 되지 못함이고, 둘째는 제석천왕이며, 셋째는 마왕이요, 넷째는 전륜성왕이며, 다섯째는 부처님의 몸인데 어찌 여자의 몸으로 빨리 성불할 수 있겠는가.』
[5] 그 때 용녀에게 한 보배구슬이 있었으니, 값이 삼천대천세계만한 것이라, 가져다가 부처님께 올리니, 부처님께서 곧 이를 받으시거늘, 용녀가 지적보살과 사리불 존자에게 말하되, 『제가 드리는 보배구슬을 세존께서 받으시니, 이 일이 빠르옵니까. 아니옵니까.』 대답하되, 『심히 빠르도다.』 용녀가 말하되, 『여러분의 신통력으로써 저의 성불하는 것을 보시면 이보다도 더 빠를 것입니다.』
그 때 모인 대중이 모두 용녀를 보니 잠깐 사이에 홀연히 남자로 변하여 보살행을 갖추고 곧 남방 무구(無垢)세계로 가서 보배연꽃에 앉아 등정각을 이루나니, 서른두 가지 거룩한 상과 팔십 가지 좋은 모양이라, 널리 시방의 일체 중생을 위하여 묘법을 연설하시었다.
그 때 사바세계의 보살과 성문과 하늘과 용 팔부와 사람과 더불어 사람 아닌 것이 모두 멀리서 저 용녀가 성불하여서 이 때 모인 사람과 하늘을 위하여 널리 법을 설하시는 것을 보고 마음이 크게 환희하여 다 멀리서 공경히 예배하였다.
한량없는 중생은 법을 듣고 이해하고 깨달아 물러나지 않는 자리를 얻었으며, 한량없는 중생이 도의 수기 받음을 얻었으며, 무구세계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며 사바세계의 삼천 중생은 물러나지 않는 지위에 머물고 삼천 중생은 보리심을 일으키며 그리고 수기 받음을 얻었으며, 지적보살과 또 사리불과 일체 모인 대중은 묵묵히 믿어 받았다.
제바달다품 끝
묘법연화경 제 십삼 권지품
妙法蓮華經 第 十三 勸持品
[1] 그 때 약왕보살마하살과 대요설보살마하살이 이만 보살권속과 더불어 함께 모두 부처님 앞에서 이러한 맹세의 말씀을 하되,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염려하지 마시옵소서. 저희들은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뒤에 마땅히 이 경전을 받들어 지니고 읽고 외우며 설하겠나이다. 뒤 악한 세상에 중생이 선근(善根)은 적어지고 깨닫지 못하고서도 깨달은 체하는 거만한 자가 많으며, 재물의 공양을 탐하여 착하지 못한 근본(不善根)은 늘고 해탈에서 멀리 떠나 비록 교화하기가 어려울지라도, 저희들은 마땅히 크게 참는 힘을 일으켜 이 경을 읽고 외우고 지니며 설하고 베껴쓰며 가지가지로 공양하되,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겠나이다.』
그 때 대중 가운데서 오백 아라한으로서 수기를 받은 자들이 부처님께 아뢰어 말씀하되, 『세존이시여, 저희들도 또한 스스로 서원하오니, 다른 국토에서 널리 이 경을 설하겠나이다.』
또 배움에 있는 이와 배울 것이 없는 팔천 사람의 수기를 받은 자들이 자리로부터 일어나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이렇게 서원의 말을 하되, 『세존이시여, 저희들도 또한 마땅히 다른 국토에서 이 경을 널리 설하오리다. 왜냐하오면, 이 사바국토 가운데에는 모질고 악한 사람이 많아서, 깨닫지 못하고서도 깨달은 체하는 거만함을 품고 공덕이 천박하고 성내고 흐리며 아첨하고 비뚤어져 마음이 진실하지 못한 연고이옵니다.』
그 때 부처님의 이모인 마하파사파제 비구니가 배움에 있는 이와 배울 것이 없는 비구니 육천인과 더불어 함께 자리로부터 일어나 일심으로 합장하고 존안(尊顔)을 우러러 보며 잠깐도 눈을 떼지 않거늘, 이 때 세존께서는 교담미(?曇彌)에게 이르시기를, 『무슨 까닭으로 근심스러운 얼굴로 여래를 보느냐. 네 마음에 장차 내가 너의 이름을 불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주지 않는다고 생각함이 아닌가. 교담미여, 내가 먼저 다 말하여 일체 성문에게 모두 이미 수기를 주었거니와 이제 너의 수기를 알고자 한다면, 장차 오는 세상에 마땅히 육만 팔천억 모든 부처님 법 가운데서 큰 법사가 되며, 또 육천의 배움에 있는 이와 배울 것이 없는 비구니도 함께 법사가 될 것이며, 너는 이와 같이 점점 보살도를 갖추어서 마땅히 성불하리니, 명호는 일체중생희견(一切衆生喜見)여래 응공 정변지 명행족 선서 세간해 무상사 조어장부 천인사 불 세존이니라. 교담미여, 이 일체중생희견불과 또 육천 보살은 돌아가면서 차례로 수기를 주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이니라.』
[2] 그 때 라후라의 어머니 야수다라 비구니도 이런 생각을 하되, 「세존께서 수기 주시는 가운데 홀로 내 이름만은 말씀하지 아니하시는가.」 하였더니, 부처님께서 야수다라에게 이르시되, 『그대는 오는 세상에서 백천만억 모든 부처님 법 가운데서 보살행을 닦아 큰 법사가 되어 점점 부처님 도를 갖추어 선국(善國) 가운데서 마땅히 성불하리니, 명호는 구족천만광상(具足千萬光相)여래 응공 정변지 명행족 선서 세간해 무상사 조어장부 천인사 불 세존이니라. 부처님의 수명은 한량없는 아승지 겁이니라.』
그 때 마하파사파제 비구니와 야수다라 비구니와 아울러 그 권속들이 모두 크게 환희하며 미증유를 얻고 곧 부처님 앞에서 게송으로 말씀하되,
세존 대도사께서는 하늘과 인간을 안온하게 하시며,
저희들은 수기하심을 듣자옵고
마음에 편안함을 구족하였나이다.
모든 비구니가 이 게송을 설하고는 부처님께 아뢰어 말씀하되,『세존이시여, 저희들도 또한 능히 다른 국토에서 널리 이 경을 펴오리다.』
그 때 세존께서 팔십만억 나유타 모든 보살마하살을 보시니 이 모든 보살들은 모두 아비발치(不退轉의 菩薩)로서 물러나지 않는 법륜을 굴리며 모든 다라니를 얻은 이들이라,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앞에 이르러 일심으로 합장하고 이런 생각을 하되, 「만약 세존께서 저희들에게 이 경을 지니고 설하여라 명령하시오면, 마땅히 부처님의 가르치심과 같이 널리 이 법을 펴오리다.」 다시 이런 생각을 하되, 「부처님께서 지금 묵묵하시어 명령하심이 없사오니, 저희는 마땅히 어찌해야 할 것인가.」
이 때 모든 보살이 부처님의 뜻을 공경하며 순종하고 아울러 스스로 본래의 원을 채우고자 하여 문득 부처님 앞에서 사자후를 하여 맹세의 말씀을 하되, 『세존이시여, 저희들도 여래께서 멸도하신 뒤에 시방세계를 두루 돌아다니면서 능히 중생으로 하여금 이 경을 베껴쓰고 받아지니며 읽고 외우게 하며, 그 뜻을 해설하여 법과 같이 수행하고 바르게 생각하고 기억하게 하오리다. 이는 모두 부처님의 위력이옵니다.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다른 방위에 계실지라도 멀리서 보시고 수호하여 주시옵소서.』
[3] 곧 이 때 모든 보살들이 소리를 함께 하여 게송으로 말씀하되,
오직 원컨대, 염려하지 마시옵소서.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뒤에
두렵고 악한 세상 가운데서 저희들이 마땅히 널리 설하오리다.
모든 지혜없는 사람들이 악한 입으로 꾸짖고 욕하고
칼과 몽둥이로 때릴지라도, 저희들은 모두 응당 참으오리다.
악한 세상 가운데 비구는 삿된 지혜로 마음이 아첨하여
아직 얻지 못한 것을 얻었다 하며
나(我)라 하는 교만심이 가득차며,
혹은 산중이나 한가한 곳에 있거나
누더기 입고 한적한 곳에 있어,
스스로 참된 도를 행한다 하면서
인간을 가벼이 여겨 천대하며
이익과 공양을 탐착하는고로 속인과 더불어 법을 설하니,
세상에서 공경받는 바가 육신통의 아라한과 같이 하옵니다.
이런 사람은 악한 마음을 품고 항상 세속 일만 생각하며,
거짓으로 아련야라 이름하여 저희들의 허물을 들추기 좋아하고
그리고 이와 같은 말을 하되, 이 모든 비구들은
이익과 공양을 탐하는 까닭으로 외도의 논의를 설하고,
스스로 이 경전을 만들어서 세간 사람을 속여 미혹하게 하며,
명예를 구하기 위한 까닭으로 이 경을 분별한다 할 것이옵니다.
항상 대중 가운데 있으면서 저희들을 훼방하고자 하는고로
국왕과 바라문 거사와 또 다른 비구대중을 향하여
저희를 나쁘다고 비방하여 말하되,
이는 삿된 소견의 사람이라, 외도의 논의를 설한다 해도
저희들은 부처님을 공경하는 고로
이 모든 나쁜 것을 다 참으오리다.
이렇게 빈정대는 말을 하되, 너희들은 모두 부처다.
이와 같이 가볍게 업신여기는 말을 모두 마땅히 참고 받으오리다.
흐린 겁 악한 세상 가운데에는
모든 무섭고 두려운 것이 많이 있으며,
악한 귀신이 그 몸에 들어 저희를 욕설하고 훼방하여도,
저희들은 부처님을 공경히 믿으므로
마땅히 인욕의 갑옷을 입고
이 경을 설하기 위한 까닭으로 이 모든 어려운 일을 참으며
저희는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고 다만 위없는 도를 아껴서
저희들이 오는 세상에서 부처님 부촉하신 바를 호지하오리다.
세존께서는 몸소 마땅히 아시오리다. 흐린 세상에 악한 비구는
부처님께서 방편으로 마땅함을 따라
법을 설하심을 알지 못하고
악한 입으로 빈정대고 찡그리며 보고는 자주자주 쫓아내어
탑과 절에서 멀리 떠나게 하여도 이와 같은 온갖 나쁜 짓을
부처님의 명령하심을 생각하는고로
모두 마땅히 이런 일 참으오리다.
모든 동네와 성과 도시에서 불법을 구하는 자가 있으면,
저희는 모두 그 곳에 가서 부처님께서 부촉하신 법 설하오리다.
저희는 바로 세존의 심부름꾼이라,
대중 속에 있어도 두려울 바 없으며
저희는 마땅히 법을 잘 설하오리다.
원컨대, 부처님 편안히 계시옵소서.
저희는 세존과 시방에서 오신 모든 부처님 앞에서
이와 같은 맹세의 말을 아뢰옵나니,
부처님께서 저희들 마음 살피시옵소서.
권지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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