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불교경전

우리말 妙法蓮華經 第 五卷 (14~17 품)

淸潭 2008. 1. 20. 14:08

묘법연화경  제  오권

妙法蓮華經 第 五卷


 

묘법연화경  제  십사  안락행품

妙法蓮華經 第 十四 安樂行品


 

[1] 그 때 문수사리법왕자 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아뢰어 말씀하되, 『세존이시여, 이 모든 보살은 심히 있기 어렵나이다. 부처님을 공경하고 순종하는 까닭으로 큰 서원을 일으키어 뒤의 악한 세상에서 이 법화경을 수호하여 지니며 읽고 설할 것이옵니다.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이 뒤의 악한 세상에서 어떻게 하여야 능히 이 경을 설하오리까.』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이르시되, 『만약 보살마하살이 뒤의 악한 세상에서 이 경을 설하고자 하면, 마땅히 네 가지 법에 편안히 머물러야 하느니라. 첫째는 보살이 행할 곳과 친근할 곳에 편안히 머물러서 능히 중생을 위하여 이 경을 연설해야 하느니라.


 

문수사리여, 어떠한 것을 보살마하살의 행할 곳이라 이름하는가 하면, 만약 보살마하살이 욕됨을 참는 자리에 머물러서 부드럽고 온화하며 착하고 순하며 그리고 불끈 성내지 아니하고, 마음에 또한 놀라지도 아니하고 또 다시 법에 행하는 바가 없어야 하며, 그리고 모든 법을 실상과 같이 관(觀)하되 또한 행하지 말고 분별하지도 아니함을,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행할 곳이라 이름하느니라.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의 친근할 곳이라 이름하느냐 하면, 보살마하살은 국왕과 왕자와 대신과 관리들을 친근하지 말 것이며, 모든 외도 범지(梵志)와 고행을 주로 하는 외도들(尼?子)과 또 세속의 문필을 하는 이와, 외도의 글을 찬탄하며 읊는 이와, 또 세속의 욕망과 즐거움을 따르는 외도(路伽耶陀)와 세상의 도리에 꺼꾸로 행하는 외도(逆路伽耶陀)를 친근하지 말아야 하며, 또한 모든 흉악한 장난과 서로 찌르고 서로 치는 것과 또 힘을 겨루는 자(那羅廷)와, 가지가지로 변장하여 나타내는 장난꾼을 친근하지 말아야 하며, 또 살생과 감금 등 나쁜 일하는 자(�陀羅)와, 또 돼지 양 닭 개를 기르는 자와 사냥하고 물고기 잡는 자와 모든 악업에 종사하는 이들을 친근하지 말지니라. 이와 같은 사람들이 혹시 오거든 곧 위하여 법을 설하되, 희망하는 바가 없어야 하느니라.


 

또 성문을 구하는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를 친근하지 말것이며, 또한 문안하지도 말며 혹은 방안에서나 혹은 경행하는 곳이거나 혹은 강당 안에 있으면서도 함께 머무르지 말며, 혹시 오거든 마땅함을 따라 법을 설하되 바라고 구하는 바가 없어야 하느니라.


 

문수사리여, 또 보살마하살은 응당 여인의 몸에 능히 욕심을 내는 모습으로 법을 설하지 말며, 또한 보기를 즐겨하지 말며, 혹은 남의 집에 들어가더라도 소녀 처녀 과부 등과 더불어 함께 말하지 말며, 또한 다시 다섯 가지 남자 아닌(五種不男) 사람과 가까이하여 깊이 친하지 말며, 혼자서 남의 집에 들어가지 말며, 만약 인연이 있어 홀로 들어갈 때는 다만 일심으로 부처님을 생각해야 하느니라. 만약 여인을 위하여 법을 설하려거든 이(齒)를 드러내어 웃지 말며 가슴을 드러내지 말며, 법을 위해서라도 오히려 깊이 친하지 말아야 하거늘 하물며 다시 다른 일이겠느냐. 나이 어린 제자와 사미(沙彌)와 어린애 기르기를 좋아하지 말며, 또한 스승과 더불어 같이 즐기지 말며, 항상 좌선하기를 좋아하되 한적한 곳에 있으면서 마음을 거두어 닦아야 하느니라. 문수사리여, 이것을 첫째 친근할 곳이라 이름하느니라.


 

[2] 또 다시 보살마하살은 일체 법이 공한 것이 실상과 같음을 관할지니라. 뒤바뀌지 않고 움직이지 않으며 물러나지 않으며 구르지도 않느니라. 허공과 같아서 성품이 있는 바가 없음이라, 일체 말이 끊어져(一切語言道斷) 나지도 아니하고 나오지도 아니하며, 일어나지도 않으며 이름도 없고 형상(形相)도 없어서 실로 있는 바가 없으며, 한량없고 가이 없으며 걸림도 없고 장애도 없건마는, 다만 인연으로 있으며 뒤바뀜을 좇아 나느니라. 그러므로 항상 이와 같이 법의 상을 즐거이 관하고 설할 것이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둘째 친근할 곳이라 이름하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시되,

만약 어떤 보살이 미래의 악한 세상에서

두려움 없는 마음으로 이 경을 설하고자 하면,

응당 행할 곳과 또 친근할 곳에 들어갈지니라.

항상 나라의 왕과 또 나라의 왕자와

대신과 관리들과 흉악한 장난꾼과

살생하고 감금 등을 하는 이와 외도 범지를 멀리하며

또한 친근하지 말며 증상만의 사람과

소승에 탐착하는 삼장의 학자와

계를 파한 비구와 이름뿐인 아라한과,

또 비구니로서 웃고 희롱하기 좋아하는 자와

오욕락에 깊이 탐착하면서 멸도 나타나기를 구하는

모든 우바이들을 모두 친근하지 말지니라.

만약 이러한 사람들이 좋은 마음으로 와서

보살의 처소에 이르러 불도를 들으려 하면,

보살은 곧 두려움 없는 마음으로

바라는 마음을 품지 말고 그를 위하여 법을 설할지니라.

과부거나 처녀거나 또 모든 사내 아닌 자를

모두 친근하여 깊이 사귀지 말며,

또한 백정이나 회(膾)를 치는 이나 사냥하고 물고기 잡고

이익 위해 살생하는 자를 친근하지 말지니라.

고기 팔아 스스로 생활하고 여색(女色) 팔아 살아가는

이와 같은 사람들을 모두 친근하지 말지니라.

흉악하게 서로 치는 것과 가지가지 희롱하고 놀이하는 것과

모든 음탕한 여자들을 다 친근하지 말지니라.

홀로 으슥한 곳에서 여인을 위하여 설법하지 말며,

만약 설법할 때에는 희롱하고 웃지 말며,

동네에 들어가 걸식할려면 한 비구와 함께 하며,

만약 비구가 없거든 일심으로 부처님을 생각하리니,

이것이 곧 행할 곳과 친근할 곳이라 하느니라.

이 두 곳이라야 능히 안락하게 설하리라.

또 다시 상 중 하 법과 유위(有爲)와 무위(無爲)와

실다운 것과 실답지 않은 법을 행하지 말지니라.

또한 이는 남자다 여자다 분별하지 말며

모든 법을 얻었다 하지 말며

안다 하지 말고 보았다 하지 말지니라.

이것을 곧 보살의 행할 곳이라 이름하느니라.


 

[3]일체의 모든 법은 공하여 있는 바가 없고

항상 머물러 있음도 없고 또한 일어나고 멸함도 없으니,

이것을 지혜로운 자의 친근할 곳이라 이름하느니라.

뒤바뀐 마음으로 모든 법을 있다 없다

이는 실상이다 실상이 아니다

이는 난다 나지 않는다 분별하니,

한적한 곳에 있으면서 그 마음 닦아 다스리고,

편안히 머물러 움직이지 않기를 수미산과 같이 하며

일체 법을 관하되, 모두 있는 바가 없으니,

마치 허공과 같아서 견고함이 있을 수 없으며,

불생(不生) 불출(不出)하고 부동(不動) 불퇴(不退)하여

항상 한 모양(一相)에 머문다 함을

이것을 친근할 곳이라 이름하느니라.

만약 어떤 비구가 내가 멸도한 뒤에

이러한 행할 곳과 친근할 곳에 들어가면,

이 경을 설할 때에 겁약함이 있을 수 없느니라.

보살이 어떤 때에 고요한 방에 들어가

바른 기억과 생각으로 뜻을 따라 법을 관하고

선정으로부터 일어나 모든 나라 왕과 왕자와

신하와 백성과 바라문 등을 위하여

열어서 연설하여 교화하고 이 경전을 설하면

그 마음이 편안하며 겁약함이 있을 수 없느니라.

문수사리여, 이것을 보살이 첫째 법에

편안히 머물러서 능히 다음 세상에서

법화경 설함이라 이름하느니라.


 

『또 문수사리여, 여래가 멸도한 뒤에 말법 가운데서 이 경전을 설하고자 하면, 응당 안락한 행에 머물러서, 혹은 입으로 선설하거나 혹은 경을 읽을 때에는, 사람과 또 경전의 허물을 설하기를 즐기지 말며, 또한 다른 모든 법사를 가벼이 여기지 말며, 다른 사람의 좋고 나쁨과 잘잘못을 말하지 말지니라.


 

성문들에게도 또한 이름을 들먹여서 그의 허물과 나쁜 것을 말하지 말며, 또한 이름을 불러가며 그의 좋은 것을 찬탄하지 말며, 또한 원망하고 싫어하는 마음을 내지 말지니라. 이와 같이 안락한 마음을 잘 닦는고로, 모든 듣는 자들이 그 뜻을 거스르지 아니하느니라. 어려운 것을 묻는 바가 있으면 소승법으로 대답하지 말며, 다만 대승으로써 이를 위하여 해설하여 일체종지(一切種智)를 얻게 할지니라.』


 

[4] 그 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시되,

보살은 항상 즐거웁고 편안하게 법을 설하되,

맑고 깨끗한 땅에 법상(法床)의 자리를 펴고

기름을 몸에 바르고 더러운 때를 씻어 목욕하고

새로이 깨끗한 옷을 입어 안팎을 깨끗이 하고,

법자리에 편안히 앉아 물음에 따라 설할지니라.

만약 비구 비구니와 모든 우바새 우바이와

국왕이나 왕자나 신하들과 선비와 백성들이 있으면

미묘한 이치를 화평한 얼굴로 설할지니라.

만약 어려운 질문이 있으면 뜻에 따라서 이에 대답하되,

인연과 비유로써 자세히 분별하여 연설할지니라.

이러한 방편으로 모두 발심하게 하고

점점 이익을 더하게 하여 불도에 들게 할 것이며,

나태하고 느린 생각과 게으르고 소홀함을 제하고

모든 근심 걱정을 여의며 자비로운 마음으로 법을 설할지니라.

밤낮으로 항상 위없는 도의 가르침을 설할지니,

모든 인연과 한량없는 비유로써

중생에게 열어 보이며 모두로 하여금 환희케 하되,

의복과 침구와 음식과 의약을

그 가운데서 한 가지도 바라는 바가 없어야 하며,

다만 일심으로 생각하되 법을 설한 인연으로

불도를 이루기를 원하고,

중생으로 하여금 또한 성불을 원할지니라.

이것이 곧 큰 이익이며 안락한 공양이니라.

내가 멸도한 뒤에 만약 어떤 비구가

능히 이 묘법연화경을 연설하면

마음에 질투와 성냄과 모든 번뇌의 장애가 없고

또한 근심 걱정과 꾸짖고 욕설하는 자도 없으며,

또 겁나고 두려움이나 칼과 몽둥이 등으로 때리는 일이 없으며,

또한 쫓겨 나옴도 없으리니, 편안히 머물러 참는 까닭이니라.

지혜 있는 자는 이와 같이 그 마음을 잘 닦아서

능히 안락하게 머물되, 내가 위에서 설한 것과 같이 하면,

그 사람의 공덕은 천만억 겁에

산수로나 비유로도 능히 다 말할 수 없느니라.


 

『또 문수사리여, 보살마하살은 다음 말세에서 법이 멸하고자 할 때, 이 경전을 받아지니고 읽고 외우는 자를 질투하고 아첨하며 속이는 마음을 품지 말고, 또한 불도를 배우는 자를 가볍게 여겨 욕하며 그의 잘잘못을 찾지 말지니라. 만약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로서 성문을 구하는 자와 벽지불을 구하는 자와 보살도를 구하는 자를 괴롭게 하여 그로 하여금 의심하여 후회하게 하고는 그 사람에게 말하되, 「너희들은 도에서 매우 멀리 떨어져 마침내 일체종지를 얻지 못하리라. 왜냐하면, 너는 바로 방일(放逸)한 사람이라서 도에 게으른 까닭이니라.」 라고 하지 말지니라. 또한 역시 모든 법을 장난스럽게 논하여 싸우거나 다투는 일이 응당 없어야 하느니라. 마땅히 일체 중생에게 대비(大悲)의 마음을 일으키고, 모든 여래께는 사랑해 주시는 아버지라는 생각을 일으키며, 모든 보살에게는 큰 스승이라는 생각을 일으키며, 시방의 모든 큰 보살에게는 항상 응당 깊은 마음으로 공경하고 예배하며, 일체 중생에게는 평등하게 법을 설하되, 법에 순응하는 까닭으로 많이도 말고 적게도 말며, 법을 깊이 사랑하는 자에게라도 또한 많이 설하지 말지니라.


 

[5] 문수사리여, 이 보살마하살이 다음 말세에서 법이 멸하고자 할 때, 이 세 번째 안락한 행을 성취한 자가 있으면, 이 법을 설할 때에 능히 번뇌의 시끄러움이 없을 것이며, 좋은 동학(同學)을 얻어서 함께 이 경을 읽고 외울 것이며, 또한 대중이 와서 받아 들을 것이며 듣고는 능히 지니고 지니고는 능히 외우며 외우고는 능히 설하며 설하고는 능히 쓰며 혹은 사람을 시켜서 쓰게 하며, 경권에 공양하고 공경하며 존중 찬탄하리라.』


 

그 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시되,

만약 이 경을 설하고자 하면 마땅히 질투와 성냄과 교만과

아첨과 삿됨과 거짓된 마음 버리고

항상 바르고 곧은 행을 닦으며

사람을 가벼이 여겨 멸시하지 말며,

또한 법을 장난으로 논하지 말며,

다른 사람을 의심과 후회케 하여

너는 성불 못한다 하지 말지니라.

이 불자가 법을 설하려거든 항상 부드럽고 온화하며 능히 참고

일체를 자비롭게 여기며 게으른 마음을 내지 말지니라.

시방의 큰 보살들이 중생을 불쌍히 여겨 도를 행하나니,

응당 공경하는 마음을 내어 이는 곧 나의 큰 스승이라 하며,

모든 부처님 세존께는 위없는 아버지라는 생각을 내어

교만한 마음을 깨뜨리고 법을 설함에 장애없게 할지니라.

세 번째 법이 이와 같으니 지혜있는 자는 응당 수호하여

일심으로 안락한 행을 하면 한량없는 중생이 공경하리라.


 

『또 문수사리여, 보살마하살이 다음 말세에서 법이 멸하고자 할 때, 이 법화경을 지니고 있는 자는 집에 있거나 출가한 사람 가운데서는 대자(大慈)의 마음을 내고, 보살이 아닌 사람 가운데서는 대비(大悲)의 마음을 내어 응당 이런 생각을 하되, 「이와 같은 사람은 곧 크게 잃어버림이 되어 여래께서 방편으로 마땅함을 따라 설하신 법을 듣지도 못하고 알지도 깨닫지도 못하며 묻지도 아니하며 믿지도 아니하고 이해하지도 못하나니, 그 사람이 비록 이 경을 묻지도 아니하고 믿지도 아니하며 이해하지도 못하나, 내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때 어느 곳에 있을지라도 따라서 신통력과 지혜의 힘으로 그를 이끌어서 이 법 가운데 머물게 하리라.」고 할지니라.


 

문수사리여, 이 보살마하살이 여래가 멸도한 뒤에 이 네 번째 법을 성취한 자가 있으면, 이 법을 설할 때에 허물이 있을 수 없으며, 항상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 국왕 왕자 대신 인민 바라문 거사 등이 공양하고 공경하며 존중 찬탄하며 허공의 모든 하늘이 법을 듣기 위한 까닭으로 또한 항상 따라다니며 모시리라.


 

만약 마을이거나 성이나 도시이거나 한가한 산림 속에 있을 적에 어떤 사람이 와서 어려운 것을 묻고자 하면, 모든 하늘이 밤낮으로 항상 법을 위하는고로 이에 호위하고 보호하여 능히 듣는 자로 하여금 모두 기쁨을 얻게 하느니라. 왜냐하면, 이 경은 일체 과거 미래 현재의 모든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수호하시는 바이기 때문이니라.


 

[6] 문수사리여, 이 법화경은 한량없는 나라 가운데서 이름자만이라도 가히 얻어듣지 못하거늘, 하물며 얻어 보고 받아지니며 읽고 외움이겠느냐.


 

문수사리여, 비유하면, 힘센 전륜성왕이 위엄있는 세력으로 모든 나라를 항복받고자 하나, 그러나 모든 작은 왕들이 그 명령에 순종하지 않으면, 이 때 전륜성왕이 가지가지 군사를 일으켜 가서 토벌하되, 왕이 군사 무리에서 전쟁에 공이 있는 자를 보고, 곧 크게 기뻐하며 공에 따라 상을 주되, 혹은 논밭과 집과 마을과 성과 도시를 주며, 혹은 의복과 몸을 꾸미는 것을 주며 혹은 가지가지 진귀한 보물인 금 은 유리 자거 마노 산호 호박 코끼리 말과 타는 수레와 노비와 인민을 주되, 오직 상투 속에 밝은 구슬만은 주지 않노니, 왜냐하면, 홀로 전륜성왕의 머리 위에만 이 하나의 구슬이 있으니, 만약 이것을 준다면 왕의 모든 권속들이 반드시 크게 놀라고 괴이하게 여길 것이니라.


 

문수사리여, 여래도 또한 다시 이와 같아서 선정과 지혜의 힘으로 법의 국토를 얻어서 삼계의 왕이 되었거늘, 그러나 모든 마왕들이 순종하여 항복하지 않으면, 여래의 어질고 거룩한 모든 장수들이 함께 싸우니, 그 공이 있는 자에게는 마음이 또한 환희하여 사부대중 가운데서 모든 경을 설하여 그로 하여금 마음을 기쁘게 하고 선정과 해탈과 무루의 근력(根力)과 모든 법의 재물을 주며, 또 다시 열반의 성(城)을 더불어 주며, 멸도를 얻으리라고 말하여 그 마음을 인도하고 모두로 하여금 기쁘게 하되, 그러나 이 법화경을 설하지 아니하였노라.


 

문수사리여, 전륜성왕이 모든 군사 무리에서 큰 공이 있는 자를 보고 마음이 심히 기뻐서 이 믿기 어려운 구슬을 오래도록 상투 속에 두고 함부로 사람에게 주지 않던 것을 이제 주는 것과 같으니라. 여래도 또한 다시 이와 같아서 삼계 가운데서 큰 법왕이 되어 법으로써 일체 중생을 교화하되, 어질고 거룩한 군사가 오음마(五陰魔) 번뇌마(煩惱魔) 죽음마(死魔)와 더불어 함께 싸워서 큰 공훈이 있어, 삼독을 멸하고 삼계에서 나와 마군의 그물을 깨뜨리는 것을 보고, 그 때 여래는 또한 크게 환희하여, 이 법화경이 능히 중생으로 하여금 일체종지에 이르게 하지만, 일체 세간에서 원망이 많고 믿기 어려워 먼저 설하지 않던 것을 지금 설하는 것이니라.


 

문수사리여, 이 법화경은 이 모든 여래의 제일의 말씀이라,  모든 설하심 가운데서 가장 깊고 깊어서 뒤끝에야 베풀어 주시나니, 저 힘센 왕이 오랫동안 보호하던 밝은 구슬을 지금에야 주는 것과 같으니라.


 

문수사리여, 이 법화경은 모든 부처님 여래께서 비밀히 감추어 두셨던 바라, 모든 경 중에서 가장 으뜸에 있으니 긴 세월에 수호하여 함부로 펴서 설하지 않던 것을 오늘에야 비로소 너희들에게 주어 그리고 널리 연설하느니라.』


 

[7] 그 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시되,

항상 인욕을 행하고 일체를 불쌍히 여겨

능히 부처님께서 찬탄하신 이 경을 연설할지니라.

뒤의 말세에서 이 경을 지니는 자는

집에 있거나 출가했거나 또 보살이 아닌 이에게도

응당 자비심을 낼지니, 이들이 이 경을

듣지도 않고 믿지도 아니하면 곧 크게 잃게 되느니라.

내가 불도를 얻어서 모든 방편으로

이 법을 설하여 그 가운데 머물게 하리라 할지니라.

비유하면, 힘이 센 전륜성왕이 있어

싸워서 공이 있는 병사에게 상으로 모든 물건을 주되,

코끼리와 말과 타는 수레와 몸을 단장하는 장신구와

또 모든 논밭과 사는 집과 마을과 성과 도시와

혹은 의복과 가지가지 진귀한 보물과

노비와 재물을 주어 함께 기뻐하게 하고,

용맹하고 굳센 군사가 능히 어려운 일을 하면

왕이 상투 속을 풀어 헤쳐 밝은 구슬 주는 것과 같이,

여래도 또한 그리하여 모든 법의 왕이 되어,

욕됨을 참는 큰 힘과 지혜의 보물 창고와

큰 자비로써 법과 같이 세상을 교화하되,

일체 사람이 모든 번뇌와 고통을 받고,

해탈을 구하고자 모든 마군과 싸우는 것을 보고

이런 중생을 위하여 가지가지 법을 설하고,

크나큰 방편으로 이 모든 경을 설하여

이미 중생들이 그 힘을 얻은 줄 알고는,

나중에야 그를 위하여 이 법화경을 설하나니,

왕이 상투를 풀어서 밝은 구슬 주는 것과 같으니라.

이 경은 존귀하여 많은 경 가운데 으뜸이라,

내가 항상 수호하여 함부로 열어 보이지 않았으나,

지금이 바로 이 때이므로 너희들을 위하여 설하노라.

내가 멸도한 뒤에 불도를 구하는 자가

편안하게 이 경을 연설하고자 하면,

응당 마땅히 이와 같은 네 가지 법을 친근(親近)할지니라.

이 경을 읽는 자는 항상 근심과 번뇌가 없고,

또 병의 고통이 없으며 얼굴빛이 곱고 희며

빈궁하고 비천하고 추하고 더러운 데 태어나지 않으며,

중생이 보기를 즐거이 하되, 거룩한 성현을 사모함과 같고

천상의 모든 동자들이 이를 위하여 시중들며,

칼과 몽둥이로 해치지 못하고 독약이 능히 해치지 못하며,

만약 사람이 악하게 욕을 하면 입이 곧 막힐 것이며,

두루 다녀도 두려움 없기는 사자왕과 같으며,

지혜의 광명이 해와 같이 비치리라.


 

[8]혹은 꿈 속에서도 다만 묘한 일만 보되,

모든 여래께서 사자좌에 앉으시어

모든 비구 대중들에게 둘러싸여 설법하심을 보며,

또 항하 모래같은 수의 용과 신과

아수라 무리들이 공경하고 합장함을 보며,

자기 몸이 설법하는 것을 스스로 보게 되리라.

또 모든 부처님의 몸의 형상이 금빛이라,

한량없는 광명을 놓아 일체를 비추시고

맑고 깨끗한 음성으로 모든 법을 연설하심을 보며,

부처님께서 사부대중을 위하여 위없는 법을 설하시는데

자기 몸이 그 가운데서 합장하고 부처님을 찬탄하며,

법을 듣고 환희하여 부처님께 공양하고,

다라니를 얻어 불퇴지(不退智)를 증득하니,

부처님께서 그 마음 불도에 깊이 들어갔음을 아시고,

곧 수기를 주시어 가장 바른 깨달음을 이루리니,

너희들 선남자여, 마땅히 오는 세상에서

한량없는 지혜의 부처님의 큰 도를 얻을 것이며,

국토는 엄정하여 넓고 커서 비할 데 없으며,

또한 사부대중이 있어 합장하고 법을 들으리라.

또 보니 자기 몸이 산림 속에 있으면서

좋은 법을 닦고 익혀서 모든 실상을 증득하며,

선정에 깊이 들어 시방 부처님을 뵈옵나니

모든 부처님의 몸은 금빛이요, 백복상(百福相)으로 장엄하였으며,

법을 듣고 남을 위하여 설하는 항상 이런 좋은 꿈을 꾸느니라.

또 꿈 속에서 국왕되어 궁전과 권속과 또 으뜸가는

묘한 다섯 가지 욕심 버리고 도량에 나아가서

보리수 아래 있으면서 사자좌에 머물러

도를 구하기 칠일을 지나 모든 부처님의 지혜를 얻고

위없는 도를 성취하고는 일어나서 법륜을 굴리며

사부대중을 위하여 법을 설하되, 천만억 겁이 지나도록

무루(無漏)의 묘법을 설하여 한량없는 중생을 제도하고

그 뒤에 마땅히 열반에 들기를

연기가 다하여 등불 꺼지듯 하리라.

만약 다음 악한 세상 가운데서 이 제일의 법을 설하면

이 사람이 얻는 큰 이익은 위의 모든 공덕과 같으니라.


 


 

             안락행품 끝

 

 


 

 

묘법연화경  제  십오  종지용출품

妙法蓮華經 第 十五 從地涌出品


 

[1] 그 때 다른 방위의 국토에서 온 모든 보살마하살이 팔 항하사 수보다 많음이라. 대중 가운데서 일어나 서서 합장 예배하고 부처님께 아뢰어 말씀하되, 『세존이시여, 만약 저희들이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뒤에 이 사바세계에 있으면서 부지런히 정진을 더하며 이 경전을 수호하여 지니고 읽고 외우며 베껴쓰고 공양할 것을 허락하신다면 마땅히 이 국토에서 널리 설하오리다.』


 

그 때 부처님께서 모든 보살마하살 대중에게 이르시되, 『그만두어라. 선남자여, 너희들이 이 경을 수호하여 지니기를 바라지 않나니, 왜냐하면, 나의 사바세계에는 스스로 육만 항하사 등의 보살마하살이 있으되, 하나하나 보살에게는 각각 육만 항하사 권속이 있거늘, 이 모든 사람들이 능히 내가 멸도한 뒤에 이 경을 수호하여 지니고 읽고 외우며 널리 설할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러한 말씀을 하실 때 사바세계의 삼천대천국토의 땅이 모두 진동하여 갈라지더니, 그리고 그 가운데서 한량 없는 천만억 보살마하살이 동시에 솟아나왔다. 이 모든 보살의 몸은 모두 금색이고 삼십이상(三十二相)과 한량없는 광명이 있었다. 먼저부터 이 사바세계의 아래 이 경계 허공 가운데에 머물러 있었음이니, 이 모든 보살들이 석가모니 부처님의 설하시는 음성을 듣고 아래로부터 오게 됨이라, 하나하나 보살은 모두 이 대중을 인도하는 우두머리로서 각각 육만 항하사 권속을 거느렸거늘, 하물며 오만 사만 삼만 이만 일만 항하사 등의 권속을 거느린 보살이겠느냐. 하물며 다시 일 항하사 반 항하사 사분의 일 항하사와 천만억 나유타분의 일에 이르럼이랴. 하물며 다시 천만억 나유타 권속이며, 하물며 다시 억만 권속이며, 하물며 다시 천만 백만 내지 일만 권속이며, 하물며 다시 일천 일백 내지 십 권속이며, 하물며 다시 다섯 넷 셋 둘 하나의 제자만 거느린 보살이겠느냐. 하물며 다시 홀몸으로 멀리 여의는 행을 즐기는, 이와 같은 이들이 한량없고 가이 없어서 산수와 비유로는 능히 알 수 없었다.


 

이 모든 보살들은 땅으로부터 솟아나와서 각각 허공의 칠보로 된 묘한 탑의 다보여래와 석가모니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 두 세존을 향하여 머리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또 모든 보배나무 아래 사자좌에 앉으신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러 또한 모두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는 합장하고 공경하며, 모든 보살의 가지가지 찬탄하는 법으로 이에 찬탄하고 한쪽에 머물러 있으면서 기쁜 마음으로 두 세존을 우러러 보았다. 이 모든 보살마하살이 처음 솟아나와 모든 보살의 가지가지 찬탄하는 법으로 이에 부처님을 찬탄하니, 이와 같은 시간이 오십 소겁이 지났다.


 

이 때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잠자코 앉아 계시었고, 또 모든 사부대중도 또한 모두 잠자코 오십 소겁이 지났으나, 부처님의 신통력의 까닭으로 모든 대중으로 하여금 한나절과 같이 생각하게 하였다.


 

[2] 그 때 사부대중은 또한 부처님의 신통력의 까닭으로써 모든 보살이 한량없는 백천만억 국토의 허공에 두루 가득함을 보았다. 이 보살대중 가운데 네 도사(導師)가 있으니, 첫째 이름은 상행(上行)이요, 둘째 이름은 무변행(無邊行)이며, 셋째 이름은 정행(淨行)이요, 넷째 이름은 안립행(安立行)이었다.


 

이 네 보살은 그 대중 가운데서 가장 높은 우두머리로서 인도하는 스승이라, 대중 앞에서 각각 같이 합장하고 석가모니 부처님을 우러러 뵈옵고 문안을 여쭈어 말씀하되, 『세존이시여, 병이 적으시며 번거로움도 적으시며 안락한 행을 하시나이까. 응당 제도받을 이들이 가르치심을 잘 받나이까. 세존으로 하여금 피로를 내시게 하지는 않나이까.』


 

그 때 네 보살이 게송으로 말씀하되,

세존께서는 안락하시오며

병이 적으시고 번거로움도 적으시며,

중생을 교화하시는데 피로와 권태가 없으시며,

또 모든 중생은 교화를 쉽게 받나이까. 않나이까.

세존으로 하여금 피로함을 내시게 하지는 않나이까.


 

그 때 세존께서 보살대중 가운데서 이런 말씀을 하시되, 『이와 같고 이와 같으니라. 모든 선남자여, 여래는 안락하고 병도 적고 번거러움도 적으며, 모든 중생도 가히 교화하여 제도하기가 쉬워 피로함이 없노라. 왜냐하면, 이 모든 중생은 세세생생 이미 오면서 항상 나의 교화를 받았으며, 또한 과거 모든 부처님을 공경하고 존중하였으며 모든 선근을 심음이라. 이 모든 중생이 처음 나의 몸을 보고 내가 설한 바를 듣고는 곧 모두 믿고 받아서 여래의 지혜에 들었나니, 먼저 소승을 배워 닦고 익힌 자는 제외하느니라. 이와 같은 사람도 내가 지금 또한 이 경을 얻어듣게 하여 부처님 지혜에 들게 하느니라.』


 

그 때 모든 큰 보살들이 게송으로 말씀하되,

거룩하시고 거룩하시옵니다. 대웅(大雄)이신 세존이시여,

모든 중생들을 가히 쉽게 교화하여 제도하시며,

능히 모든 부처님의 심히 깊은 지혜를 물어서

듣고는 믿어 행한다 하오니, 저희들도 따라서 기뻐하나이다.


 

[3] 이 때 세존께서 우두머리의 모든 큰 보살을 찬탄하시되, 『착하고 착하도다. 선남자여, 너희들이 능히 여래를 따라 기쁜 마음을 일으키는구나.』


 

그 때 미륵보살과 또 팔천 항하사 모든 보살대중은 모두 이런 생각을 하되, 「우리들이 옛적부터 이미 오면서 이와 같은 큰 보살마하살 대중이 땅으로부터 솟아나와 세존 앞에 머물러 합장하고 공양하며 여래께 문안드리는 것을 보지도 못하였고 듣지도 못하였도다.」


 

이 때 미륵보살마하살은 팔천 항하사의 모든 보살들이 마음에 생각하는 바를 아시고, 아울러 자기의 의심도 해결하고자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게송으로 여쭈시되,


 

한량없는 천만억 모든 보살대중은

옛적에는 일찍이 보지 못한 바이오니,

원하옵건대, 양족존께서는 설해 주시옵소서.

이들은 어느 곳으로부터 왔으며, 어떠한 인연으로 모였나이까.

거대한 몸에 큰 신통과 지혜는 생각으로 논의하기 어려우며,

그 뜻과 생각이 견고하여 큰 인욕의 힘이 있으며,

중생이 보고 즐거워하는 바이니 어떠한 곳으로부터 왔나이까.

하나하나 모든 보살이 거느린 바의 모든 권속들도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어 항하의 모래와 같으며,

혹은 어떤 큰 보살은 육만 항하사를 거느리며,

이와 같은 모든 대중이 일심으로 불도를 구하며,

육만 항하사의 이 모든 대사(大師)들이

함께 와서 부처님께 공양하고 또 이 경을 수호하여 지니며,

오만 항하사를 거느리니 그 수는 이보다 많으오며

사만과 삼만이며 이만과 일만에 이르러고,

일천과 일백 등 내지 일 항하사에 이르러고

반 항하사와 또 삼 사분과 억만분의 일이며,

천만 나유타 만억의 모든 제자와

반억 권속에 이르러니 그 수는 다시 위보다 많사오며,

백만 내지 일만 권속과 일천과 또 일백이며

오십과 더불어 십 권속이며 셋 둘 하나에 이르러고,

권속없이 홀몸으로 혼자 있기 즐겨하는 이가

부처님 처소에 함께 와서 이르니,

그 수는 위보다 더 많사옵니다.

이와 같은 모든 대중을 만약 사람이 수를 헤아리되,

항하사 겁을 지나도 오히려 능히 다 알지 못하오리다.

이 모든 큰 위덕(威德)의 정진하는 보살대중은

누가 그를 위하여 설법하고 교화하여 성취하게 하셨으며,

누구를 따라 처음 발심하고 어느 부처님 법을 찬양하였으며,

누구의 경을 받아지녀 행하고

어느 부처님 도를 닦아 익혔나이까.

이와 같은 모든 보살들이 신통과 큰 지혜의 힘으로

사방의 땅이 진동하고 갈라져서 모두 속에서 솟아나왔으니,

세존이시여, 저희는 옛적부터 오면서

일찍이 이런 일을 보지 못했나이다.

원하옵건대, 그들이 온 국토의 이름을 설하여 주시옵소서.

저는 항상 모든 나라를 다녔지만

일찍이 이런 대중을 보지 못하였으며,

저는 이 대중 가운데서 한 사람도 알지 못하겠나이다.

홀연히 땅에서 솟아나왔으니

원하옵건대, 그 인연을 설하여 주시옵소서.

지금 이 큰 모임의 한량없는 백천억의

이 모든 보살들이 모두 이러한 일과

이 모든 보살대중의 처음과 끝의 인연을 알고자 하옵나이다.

한량없는 위덕의 세존이시여, 오직 원하옵건대,

대중의 의심을 끊어 주시옵소서.


 

[4] 그 때 석가모니 부처님의 모든 분신 부처님께서 한량없는 천만억의 타방 국토로부터 오시어 팔방의 모든 보배나무 아래 사자좌에 가부좌를 맺고 앉으셨는데, 그 부처님의 시자(侍者)도 각각 이 보살대중이 삼천대천세계의 사방에서 땅으로부터 솟아나와서 허공에 머무름을 보고, 각각 그 부처님께 아뢰어 말씀하되, 『세존이시여, 이 모든 한량없고 가이 없는 아승지의 보살대중은 어떠한 곳으로부터 왔나이까.』


 

그 때 모든 부처님께서 각각 시자에게 이르시되, 『모든 선남자여, 잠깐만 기다릴지니라. 이름이 미륵이라는 보살마하살이 있으니, 석가모니 부처님의 수기를 받아 다음에 성불하리니, 이미 이 일을 물었으니 부처님께서 지금 대답하시리라. 너희들도 스스로 마땅히 이로 인하여 듣게 되리라.』


 

그 때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미륵보살에게 이르시되, 『착하고 착하도다. 아일다여, 능히 부처님께 이와 같은 큰 일을 묻는구나. 너희들은 마땅히 함께 일심으로 정진의 갑옷을 입고 견고한 뜻을 일으킬지니라. 여래는 지금 모든 부처님의 지혜와 모든 부처님의 자재하신 신통의 힘과 모든 부처님의 사자같이 떨쳐 일어나는 기세의 힘과 모든 부처님의 위엄과 용맹하신 큰 세력을 나타내어 일으켜서 펴 보이고자 하노라.』


 

그 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시되,

마땅히 일심으로 정진하라. 내가 이 일을 설하고자 하노니,

의심하여 후회함이 없게 할지니라.

부처님 지혜는 부사의하나니,

너희는 지금 믿는 힘을 내어 참고 착한 가운데 머물면,

옛적에 듣지 못하던 법을 지금 모두 마땅히 얻어들으리라.

내가 지금 너희를 편안히 위로하노니,

의심과 두려움을 품지 말지니라.

부처님 말씀 진실 아님이 없나니,

지혜는 가히 헤아리지 못하느니라.

얻은 바 제일의 법은 심히 깊어 분별하기 힘드나,

이와 같은 것을 이제 마땅히 설하리니,

너희들은 일심으로 들을지니라.


 

그 때 세존께서 이 게송을 설하시고는 미륵보살에게 이르시되,『내가 지금 이 대중에서 너희들에게 널리 이르노라. 아일다여, 이 한량없고 수없는 아승지의 모든 큰 보살마하살이 땅으로부터 솟아나왔으니, 너희들은 옛적에 보지 못한 자이니라. 내가 이 사바세계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고는 이 모든 보살을 교화하여 보이고 인도하고 그 마음을 조복받아 도(道)에 뜻을 일으키게 하였노라. 이 모든 보살이 모두 이 사바세계 아래 이 경계의 허공 가운데 머물면서 모든 경전을 읽고 외워서 통리하였으며, 깊이 생각하고 분별하여 바르게 기억하였느니라.


 


 

[5] 아일다여, 이 모든 선남자들은 대중 가운데에 있으면서 많이 설하기를 좋아하지 않고, 항상 고요한 곳을 즐기며 부지런히 정진을 행하되 일찍이 쉬지 아니하였으며, 또한 사람과 하늘에 의지하여 머무르지 아니하고, 항상 깊은 지혜를 즐기어 장애됨이 없으며, 또한 항상 모든 부처님의 법을 좋아하여 일심으로 정진하여 위없는 지혜를 구하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시되,

아일다여, 너는 마땅히 알지니라. 이 모든 큰 보살들은

수없는 겁으로부터 오면서 부처님의 지혜를 닦아 익혔느니라.

이는 다 내가 교화한 바로 큰 도의 마음을 일으키게 하였노라.

이들은 나의 아들이니 이 세계를 의지하여 머물러

항상 두타(頭陀)의 일을 행하고, 뜻은 고요한 곳을 좋아하여

대중의 시끄러움을 버리고 말많은 것 좋아하지 않나니,

이와 같은 모든 자식들이 나의 도법을 배워 익히며

밤낮으로 항상 정진하여 불도를 구하기 위한 까닭으로

사바세계 아래 방위의 허공 중에 머물러 있느니라.

뜻과 생각의 힘이 견고하여 항상 부지런히 지혜를 구하며

가지가지 묘법을 설하되, 그 마음 두려울 바 없느니라.

내가 가야성(伽耶城)의 보리수 아래 앉아

가장 바른 깨달음을 이루고 위없는 법륜을 굴리며

이들을 교화하여 처음 도의 마음 일으키게 하였노라.

지금은 모두 불퇴지에 머물러 모두 마땅히 성불할 것이니라.

나는 지금 진실한 말을 설하노니,

너희들은 일심으로 믿을지니라.

나는 오랜 옛적부터 오면서 이들의 대중을 교화하였노라.


 

그 때 미륵보살마하살과 또 수없는 모든 보살들이 마음에 의혹을 내고, 일찍이 있지 아니한 것이라 기이하여 이런 생각을 하되, (어찌하여 세존께서는 짧은 시간에 이와 같은 한량없고 가이없는 아승지의 큰 보살을 교화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머물게 하셨을까.) 곧 부처님께 아뢰어 말씀하되,『세존이시여, 여래께서 태자로 계실 때 석씨(釋氏) 궁궐을 나오시어 가야성에서 멀지 않은 도량에 앉으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셨나이다. 이로부터 지금까지 사십여 년이 지났거늘, 세존께서는 어찌하여 이 짧은 시간에 큰 불사를 지으셨나이까. 부처님의 세력과 부처님의 공덕으로 이와 같은 한량없는 큰 보살대중을 교화하시어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게 하셨나이까.


 

세존이시여, 이 큰 보살대중을 가령 어떤 사람이 천만억 겁 동안 세어도 능히 다하지 못하며 그 끝을 얻지 못하오리다. 이들은 오랜 옛날부터 오면서 한량없고 가이 없는 모든 부처님 처소에서 모든 선근을 심고 보살도를 성취하여 항상 범행을 닦았을 것이니, 세존이시여, 이와 같은 일은 세상에서 믿기 어려운 것이옵니다.


 

[6] 비유하면, 얼굴이 아름답고 머리털이 검은 스물다섯 살 되는 어떤 젊은 사람이 백 살이나 된 노인을 가리키며 이는 나의 아들이라 말하고, 그 백 살 된 노인도 또한 나이 젊은 사람을 가리키며 이 분은 나의 아버지다 저를 낳아 길렀다고 말한다면, 이 일은 믿기 어렵나이다. 부처님께서도 또한 이와 같으시어 도를 얻으신 지 그 사실은 오래지 않사옵고, 이 대중의 모든 보살들은 이미 한량없는 천만억 겁에 불도를 위하는고로 부지런히 정진을 행하여 한량없는 백천만억 삼매에 잘 들고 나고 머물러서 큰 신통을 얻고 오랫동안 범행을 닦아 능히 차례로 모든 선법을 잘 익혀서 문답함에 훌륭하여 사람 가운데 보배이니, 일체 세간에서 심히 희유하나니, 오늘 세존께서 방금 말씀하시기를, 「불도를 얻었을 때 처음으로 발심하게 하고 교화하여 보여서 인도하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향하게 하였다.」 하시오나, 세존께서는 부처님을 이루신 지 오래지 않사온데 이러한 큰 공덕을 능히 지으셨나이까.


 

저희들은 비록 다시 부처님께서 마땅함을 따라 말씀하심을 믿사옵고 부처님께서 하신 바 말씀은 일찍이 허망하지 않사오며, 부처님께서는 아실 바를 모두 다 통달하셨음을 믿사옵니다. 그러나 새로 발심한 모든 보살들은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뒤에 만약 이 말씀을 듣고 혹은 믿어 받지 아니하고 법을 파하는 죄업의 인연을 일으키오니,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해설하시어 저희들의 의심을 제하여 주시옵고 또 미래 세상 모든 선남자가 이 일을 듣고는 또한 의심을 내지 않게 하여 주시옵소서.』


 

[7] 그 때 미륵보살이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되,

부처님께서 옛날 석씨 궁전에서

출가하시어 가야성 가까운 곳에

보리수 아래 앉으셨으니, 이렇게 옴이 오래지 않사온데,

이 모든 불자들의 그 수는 헤아릴 수 없나이다.

오래도록 이미 불도를 행하여 신통력에 머무르며

보살도를 잘 배워서 세간법에 물들지 않음이

연꽃이 물에 있는 것과 같나니, 땅으로부터 솟아올라와

모두 공경하는 마음을 일으켜 세존 앞에 머무나이다.

이 일은 부사의 하옵거늘 어찌 감히 믿으오리까.

부처님께서 도를 얻으신 지 오래잖는데

성취하신 바는 매우 많으시니,

원하옵건대, 대중의 의심을 제하기 위하여

진실과 같이 분별하여 말씀하시옵소서.

비유하면, 스물다섯 살 된 젊고 씩씩한 사람이

머리털은 희고 얼굴은 주름진 백 살 된 사람을 가리키며,

이는 내가 낳았다 하고 아들 또한 이 분은 아버지라 한다면,

아버지는 젊고 아들은 늙었으니,

온 세상이 믿지 아니할 것이옵니다.

세존께서도 또한 이와 같으시어

도를 얻으신 지 오래지 않사온데,

이 모든 보살들은 뜻이 굳고 겁약함이 없으며,

한량없는 겁으로부터 오면서 보살도를 행하여

어려운 것을 물어도 답을 잘하고 그 마음 두려움이 없고

욕됨을 참는 마음 결정되어 단정하고 위덕이 있으며

시방 부처님께서 칭찬하시는 바이라, 능히 잘 분별하여 설하며

많은 사람과 있기를 즐기지 아니하고

항상 선정에 있기를 좋아하며

불도를 구하기 위한 까닭으로 아래세계 공중에 머무나이다.

저희들은 부처님으로부터 들어서 이 일에 의심이 없사오나,

원컨대, 부처님께서 미래를 위하시어

연설하여 이해를 열어 주시옵소서.

만약 이 경에 의심을 내고 믿지 않는 자가 있으면,

곧 마땅히 악도에 떨어지리니

원하옵건대, 지금 해설하여 주시옵소서.

이 한량없는 보살들을 어찌하여 짧은 시간에

교화하여 발심하게 하시어

불퇴지(不退地)에 머물게 하셨나이까.


 

종지용출품 끝 

 

 


 

 

묘법연화경  제  십육  여래수량품

妙法蓮華經 第 十六 如來壽量品


 

[1] 그 때 부처님께서 모든 보살과 또 일체 대중에게 이르시되, 『모든 선남자여, 너희들은 마땅히 여래의 참된 이치의 말을 믿고 이해하라.』


 

다시 대중에게 이르시되, 『너희들은 마땅히 여래의 참된 이치의 말을 믿고 이해하라.』


 

또 다시 모든 대중에게 이르시되, 『너희들은 마땅히 여래의 참된 이치의 말을 믿고 이해하라.』


 

이 때 보살대중은 미륵보살이 우두머리가 되어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어 말씀하되, 『세존이시여, 오직 원하옵건대, 설하여 주시옵소서. 저희들은 마땅히 부처님의 말씀을 믿어 받으오리다.』 이와 같이 세 번이나 아뢰옵고 다시 말씀하되, 『오직 원하옵건대, 설하여 주시옵소서. 저희들은 마땅히 부처님의 말씀을 믿어 받으오리다.』


 

그 때 세존께서는 모든 보살이 세 번이나 청하여 그치지 아니함을 아시고 이에 일러 말씀하시되, 『너희들은 여래의 비밀한 신통의 힘을 잘 들어라. 일체 세간의 하늘과 사람과 또 아수라는 모두 지금의 석가모니 부처님은 석씨(釋氏)궁전을 나와 가야성 가기가 멀지 않은 도량에 앉아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고 생각하느니라. 그러나 선남자여, 내가 진실로 성불하여 옴이 한량없고 가이 없는 백천만억 나유타 겁이니라.


 

비유하면, 오백천만억 나유타 아승지 삼천대천세계를 가령 어떤 사람이 갈아서 미진을 만들어, 동방으로 오백천만억 나유타 아승지 나라를 지나면서 한 미진을 떨어뜨리고, 이와 같이 동쪽으로 가면서 이 미진이 다한다면, 모든 선남자여,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모든 세계를 가히 깊이 생각하고 산수로 계산하여 그 수를 알겠느냐. 모르겠느냐.』


 

미륵보살 등이 함께 부처님께 아뢰어 말씀하되, 『세존이시여, 이 모든 세계는 한량없고 가이 없어서 산수로 알 바가 아니오며, 또한 마음의 힘으로도 미칠 바가 아니오며, 일체 성문 벽지불이 무루(無漏)의 지혜로써 깊이 생각하여도 그 한계의 수를 알지 못하오며, 저희들이 돌아서서 물러남이 없는 지위(阿?跋致地)에 머물지라도 이런 일은 또한 통달할 수 없나이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은 모든 세계는 한량없고 가도 없사옵니다.』


 

그 때 부처님께서 큰 보살대중에게 이르시되, 『모든 선남자여, 이제 마땅히 너희들에게 분명히 펴서 말하리라. 이 모든 세계에 만약 미진을 떨어뜨리거나 또 떨어뜨리지 않은 것을 다 미진을 만들어서 한 미진을 한 겁이라 하여도 내가 성불하여 옴은 다시 이보다 지나서 백천만억 나유타 아승지 겁이니라. 이로부터 스스로 오면서 나는 항상 이 사바세계에 있으면서 법을 설하여 교화하였으며 또한 다른 백천만억 나유타 아승지 국토에서도 중생을 인도하여 이롭게 하였느니라.


 

[2] 모든 선남자여, 이런 중간에 내가 연등(燃燈)부처님 등을 설하였으며, 또 다시 그 부처님께서 열반에 들었다고 말하였으나, 이와 같은 것은 모두 방편으로 분별한 것이니라.


 

모든 선남자여, 만약 어떤 중생이 나의 처소에 오면은 내가 부처의 눈으로 그의 신심과 모든 근기가 날카롭고 둔함을 관하여 응당 제도할 바를 따라 곳곳에서 이름이 같지 아니하고 나이도 많기도 하고 적게도 하여 스스로 설하였으며, 또한 다시 마땅히 열반에 든다고 말하기도 하고, 또 가지가지 방편으로 미묘한 법을 설하여 능히 중생으로 하여금 환희하는 마음을 일으키게 하였느니라.


 

모든 선남자여, 여래는 모든 중생이 작은 법을 즐기며 덕이 엷고 업이 무거운 자를 보면, 이러한 사람을 위하여 「나는 젊어서 출가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노라.」 하고 설하느니라. 그러나 내가 진실로 성불하여 옴은 이미 오래되어 이와 같지마는 다만 방편으로 중생을 교화하여 불도에 들게 하려고 이와 같이 설하였느니라.


 

모든 선남자여, 여래가 연설한 바 경전은 모두 중생을 제도하기 위함이니, 혹은 자기의 몸을 설하고 혹은 남의 몸을 설하며 혹은 자기의 몸을 보이고 혹은 남의 몸을 보이며 혹은 자기의 일을 보이고 혹은 남의 일을 보이되, 모든 설한 바의 말은 모두 진실하여 허망하지 않느니라. 왜냐하면, 여래는 삼계의 상(相)을 실상과 같이 보고 알아 생사와 혹은 물러남과 혹은 나옴도 있음이 없고, 또한 세상에 있거나 멸도하는 자도 없으며, 진실도 아니고 허망함도 아니며, 같은 것도 아니고 다른 것도 아니며, 삼계에서 보는 삼계와 같지 않느니라.


 

이와 같은 일을 여래는 밝게 보아 잘못됨이 없건마는, 모든 중생은 가지가지 성품과 가지가지 욕망과 가지가지 행동과 가지가지 기억과 생각과 분별함이 있는 까닭으로, 그들로 하여금 모든 선근을 내게 하고자 약간의 인연과 비유와 말로써 가지가지 법을 설하되, 불사를 지어 잠깐이라도 폐하지 않았느니라. 이와 같이 내가 성불하여 옴이 심히 오래되고 멀어서 수명은 한량없는 아승지 겁이라, 항상 머물고 멸하지 않느니라.

모든 선남자여, 내가 본래 보살도를 행하여 이룬 바 수명은 지금도 아직 다하지 않았으며, 다시 위의 수보다 배이니라. 그러나 지금 진실한 멸도가 아니면서 문득 마땅히 멸도를 취한다고 소리높여 말하노니, 여래는 이런 방편으로 중생을 교화하느니라. 왜냐하면, 만약 부처님이 세상에 오래 머무르면, 박덕한 사람은 선근을 심지 않고 빈궁하고 하천하면서도 다섯 가지 욕심에만 탐착하여, 기억과 생각이 허망한 견해의 그물 가운데에 들게 되느니라. 만약 여래가 항상 멸하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 오로지 교만하고 방자함을 일으키어 싫증과 게으름을 품고 능히 만나기 어렵다는 생각과 공경하는 마음을 내지 아니하리라. 이런 까닭으로 여래는 방편으로 설하되, 「비구여, 마땅히 알지니라. 모든 부처님께서 세간에 나오시는 것은 가히 만나기 어려우니라.」 고 하느니라. 왜냐하면, 모든 박덕한 사람은 한량없는 백천만억 겁이 지나도록 혹은 부처님을 뵈오며 혹은 뵈옵지도 못하는 자가 있나니, 이런 일의 까닭으로 내가 이런 말을 하되, 「모든 비구여, 여래는 가히 뵙기가 어렵다.」 하느니라.


 

이 중생들이 이와 같은 말을 들으면, 반드시 마땅히 만나기 어렵다는 생각을 내어 마음에 사모함을 품고 부처님을 우러러 목마르게 생각하며 선근을 심느니라. 이런 까닭으로 여래는 비록 진실로 멸도하지 아니하나, 그러나 멸도한다고 말하느니라.


 

또 선남자여, 모든 부처님 여래의 법이 모두 이와 같아서 중생을 제도하기 위함이니, 모두 진실하여 허망하지 아니함이니라.


 

[3] 비유하면, 좋은 의원이 지혜가 총명하고 통달하여 훌륭한 처방으로 약을 만들어 여러가지 병을 잘 치료하였느니라. 그 의원에게는 자식이 많아 혹은 열이며 스물 내지 백 명에 이르렀는데, 볼 일이 있어서 멀리 다른 나라에 가니, 그런 뒤에 모든 자식들은 다른 독약을 마시고 약기운이 발작하여 답답하고 어지러워 땅에 쓰러져 뒹굴고 있었느니라.


 

이 때 그 아버지가 집으로 돌아오니, 모든 자식들이 독약을 먹고는 혹은 본심을 잃어버리기도 하고 혹은 잃지 않은 아들이 멀리서 그 아버지를 보고 모두 크게 환희하여 무릎꿇고 절을 하며 문안하되, 「안녕히 잘 다녀오셨습니까. 저희들은 어리석어 독약을 잘못 먹었나이다. 원하옵건대, 보시고 치료하여 구원하시어 목숨을 살려 주시옵소서.」


 

아버지는 자식들의 괴로움이 이와 같음을 보고 모든 처방책을 의지하여 빛과 향기와 아름다운 맛을 모두 다 갖춘 좋은 약초를 구하여, 찧고 체로 쳐서 배합하여 자식들에게 주어 먹게 하고는 이런 말을 하되, 「이 크게 좋은 약은 빛과 향기와 아름다운 맛을 모두 다 갖춘 것이니, 너희들이 옳게 먹으면 괴로움이 빨리 없어지고 다시는 많은 병이 없으리라.」


 

그 모든 자식들 가운데 본심을 잃지 않은 자는 이 좋은 약의 빛과 향기가 훌륭함을 보고, 곧 이를 먹으니 병이 다 나았느니라. 나머지 본심을 잃은 자식도 그의 아버지가 오는 것을 보고는 비록 또한 기뻐하고 문안하며 병을 고쳐 주기를 바랐으나, 그러나 그 약을 주어도 먹지 않나니, 왜냐하면, 독한 약기운이 깊이 들어가서 본심을 잃은 까닭으로 이 좋은 빛과 향기로운 약을 좋지 않다고 생각하였느니라.


 

[4] 아버지는 이런 생각을 하되, 「이 자식은 가히 불쌍하도다. 독약의 중독으로 마음이 모두 뒤집혀 비록 나를 보고 기뻐하며 치료하여 구원해 달라고 하면서도, 이와 같은 좋은 약을 먹지 않으니, 내가 지금 마땅히 방편을 내어 이 약을 먹게 하리라.」 하고, 곧 이런 말을 하되, 「너희들은 마땅히 알지니라. 내가 지금 쇠약하고 늙어서 죽을 때가 되었으므로 이 좋은 약을 이제 여기에 놓아둘테니, 너희가 가져다 먹어라. 차도가 나지 않을까 근심하지 말지니라.」 이렇게 가르쳐 놓고는 다시 다른 나라에 가서 심부름꾼을 보내어 전하기를, 「너희 아버지는 이미 죽었다.」 하였느니라.


 

이 때 모든 자식들은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는 말을 듣고 마음으로 크게 걱정하며 이런 생각을 하되, 「만약 아버지가 계셨으면 우리들을 사랑하고 불쌍히 여겨 능히 보시고 구호하여 주시련마는 지금 우리들을 버리고 멀리 다른 나라에서 돌아가셨으니, 스스로 생각하니 외롭고 다시 의지할 곳이 없도다.」 하고, 항상 슬픈 생각을 품었으나, 마음이 드디어 깨어나서 이 약의 빛과 향기와 맛이 좋음을 알고 곧 가져다 먹으니 독한 병이 모두 나았느니라. 그 아버지는 자식들이 모두 이미 병이 나았다는 것을 듣고는 다시 찾아 돌아와서 자식들에게 보이게 하였느니라.


 


 

모든 선남자여, 어떻게 생각하느냐. 과연 어떤 사람이 능히 이 좋은 의원을 허망한 죄가 있다고 말하겠느냐. 아니하겠느냐.』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나도 또한 이와 같아서 성불하여 옴이 한량없고 가이 없는 백천만억 나유타 아승지 겁이건마는, 중생을 위하는 까닭으로 방편의 힘으로 마땅히 멸도한다고 말하였으며, 또한 능히 법과 같이 설하였으므로 나를 허망한 허물이 있다고 말할 자는 없으리라.』


 

그 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시되,

내가 스스로 성불한 이래 지나온 바 모든 겁수는

한량없는 백천만억 아승지 겁이니라.

항상 법을 설하여 수없는 억의 중생을 교화하여

불도에 들게 하였나니, 그리하여 옴이 한량없는 겁이니라.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는고로 방편으로 열반을 나타내었으나,

이는 진실한 멸도가 아니고 항상 여기에 머물며 설법하느니라.

내가 항상 여기 머물면서 모든 신통의 힘으로

생각이 뒤바뀐 중생으로 하여금

비록 가까우나 보지 못하게 하느니라.

중생이 나의 멸도한 것을 보고 널리 사리에 공양하며

모두 다 사랑과 그리움을 품고 우러러 목마른 마음을 내느니라.

중생이 이미 믿고 조복되어 바탕이 곧고 뜻이 부드러워

일심으로 부처님을 뵙고자 스스로 신명(身命)을 아끼지 아니하면,

이 때 나와 또 많은 승려가 함께 영취산(靈鷲山)에 나와서

내가 이 때 중생에게 말하되, 항상 여기 있고 멸하지 않건마는

방편의 힘인 까닭으로 멸함과 멸하지 않음을 나타내노라.

다른 나라 중생도 공경하며 믿고 좋아하는 자가 있으면,

내가 다시 그 가운데서 위없는 법을 설하게 되니

너희들은 이를 듣지 못하므로

다만 내가 멸도한다고 생각하느니라.


 

[5] 내가 모든 중생들을 보니 고통에 빠져 있음이니라.

그러므로 몸을 나투지 않고 그로 하여금 갈앙심을 내게 하고

사모하는 그 마음으로 인하여 이에 나와서 법을 설하느니라.

신통의 힘이 이와 같아서 아승지 겁에

항상 영취산과 또 다른 모든 곳에 머물고 있느니라.

중생이 겁이 다함을 보고 큰 불이 탈 때에도

나의 이 국토는 편안하여 하늘과 사람이 항상 가득차고,

동산 수풀과 모든 집과 누각은 가지가지 보배로 장엄되고

보배나무에는 꽃과 과실이 많아

중생이 즐겁게 노니는 바이니라.

모든 하늘은 하늘북을 치고

항상 온갖 슬기로운 음악을 지으며,

만다라꽃을 비오듯 하여 부처님과 또 대중에게 흩나니,

나의 정토(淨土)는 헐어지지 않건만

그러나 중생들은 타서 다함을 보고

근심과 두려움과 모든 괴로움, 이와 같은 것이 모두 가득찼느니라.

이 모든 죄의 중생은 악한 업의 인연으로

아승지 겁이 지나도록 삼보의 이름도 듣지 못하느니라.

모든 공덕을 닦아서 부드럽고 온화하며 질직한 자는

곧 내 몸이 여기 있으면서 법을 설함을 다 보느니라.

혹 어느 때는 이 대중을 위하여 부처님 수명 한량없다 말하고,

오래되어 겨우 부처님을 뵙는 자에게는

부처님 만나기 어렵다 설하느니라.

나의 지혜의 힘은 이와 같나니, 한량없는 지혜의 빛을 비추고

수없는 겁의 수명은 오래 닦은 업으로 얻은 것이니라.

너희들 지혜있는 자는 이를 의심을 내지 말고

마땅히 끊어 영원히 다하게 할지니라.

부처님 말씀은 진실하여 헛되지 않느니라.

마치 의원이 좋은 방편으로

미친 자식을 치료하기 위하는고로

진실로 살아 있으면서 죽었다 말한 것은

능히 허망한 것을 설했다고 할 수 없듯이

나도 또한 세상의 아버지로서 모든 괴롭고 아픈 자를 구원하되,

생각이 뒤바뀐 범부를 위하여

실로 있으면서 멸도 한다 말하느니라.

항상 나를 보는 까닭으로 교만하고 방자한 마음을 내어

방일(放逸)하고 오욕락에 탐착하여 악도 가운데 떨어지나니,

내가 항상 중생이 도를 행하고 도를 행하지 않음을 알아

응당 제도할 바를 따라 가지가지 법을 설하느니라.

매양 스스로 이런 생각을 하되, 어떻게 하여야 중생으로 하여금

위없는 지혜에 들어감을 얻게 하여

부처님 몸을 빨리 이루게 할까 하노라.


 

     여래수량품 끝

 

 


 

 

묘법연화경  제  십칠  분별공덕품

妙法蓮華經 第 十七 分別功德品


 

[1] 그 때 큰 모임은 부처님께서 설하시는 수명의 겁수가 이와 같이 장원(長遠)함을 듣고, 한량없고 가이 없는 아승지의 중생이 큰 이익을 얻었다.


 

이 때 세존께서 미륵보살마하살에게 이르시되, 『아일다여, 내가 이 여래의 수명이 장원함을 설할 때에 육백팔십만억 나유타 항하사 중생이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으며, 다시 천 배의 보살마하살은 문지다라니문(聞持陀羅尼門)을 얻었으며, 다시 한 세계 미진수 보살마하살은 요설무애변재(樂說無?辯才)를 얻었으며, 다시 한 세계 미진수 보살마하살은 백천만억 한량없는 선(旋)다라니를 얻었으며, 다시 삼천대천세계 미진수 보살마하살은 능히 불퇴전의 법륜을 굴리며, 다시 이천 중국토 미진수 보살마하살은 능히 청정한 법륜을 굴리며, 다시 소천국토 미진수 보살마하살은 여덟 번 태어나서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이며, 다시 네 사천하 미진수 보살마하살은 네 번 태어나서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이며, 다시 세 사천하 미진수 보살마하살은 세 번 태어나서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이며, 다시 두 사천하 미진수 보살마하살은 두 번 태어나서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이며, 다시 한 사천하 미진수 보살마하살은 한 번 태어나서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이며, 다시 여덟 세계 미진수 중생은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켰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모든 보살마하살이 큰 법의 이익을 얻은 것을 설하실 때, 허공 가운데서 만다라꽃과 마하만다라꽃이 비오듯 하여 한량없는 백천만억의 온갖 보배나무 아래 사자좌에 앉으신 모든 부처님께 흩어졌으며, 아울러 칠보탑 가운데 사자좌에 앉으신 석가모니 부처님과 오래 전에 멸도하신 다보여래께도 흩어졌으며, 또한 일체 모든 큰 보살과 사부대중에게도 흩어짐이라. 또 고운가루 전단과 침수향 등이 비오듯 하였으며, 허공 가운데서는 하늘북이 저절로 울리니 미묘한 소리가 깊고 멀었다. 또 일천 가지 하늘옷이 비오듯 하였고 모든 영락을 드리우되, 진주영락 마니주영락 여의주영락이 아홉 방위에 두루 하였으며, 온갖 보배향로에는 값도 모를 향을 사르니 자연히 두루 퍼져 큰 모임에 공양하였으며, 한 분 한 분 부처님 위에는 모든 보살들이 있어 번기와 일산을 잡고 차례로 올라가 범천까지 이르러며, 이 모든 보살들은 미묘한 음성으로 한량없는 게송을 노래하며 모든 부처님을 찬탄하였다.


 

[2] 그 때 미륵보살이 자리로부터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게송으로 말씀하되,

부처님께서 설하신 희유한 법은

예전에는 일찍이 듣지 못한 바이오니,

세존께서는 큰 힘이 있으시며,

수명은 가히 헤아리지 못하나이다.

수없는 모든 불자들은 세존께서 법의 이익 얻은 자를

분별하여 설하심을 듣고 환희한 마음이 몸에 두루 찼나이다.

혹은 불퇴지(不退地)에 머물며 혹은 다라니를 얻으며

혹은 무애요설변재와 만억 선(旋)다라니를 얻으며,

혹은 대천세계 미진수 보살이 있어

각각 모두 능히 물러나지 않는 법륜을 굴리며

다시 중천세계 미진수 보살이 있어

각각 모두 능히 청정한 법륜을 굴리며,

다시 소천세계 미진수 보살이 있어

각각 나머지 여덟 번 태어나서 마땅히 불도를 이룰 것이며,

다시 넷과 셋과 둘의 이와 같은 사천하

미진수 모든 보살이 있어 수에 따라 태어나서 성불하오며,

혹은 한 사천하 미진수 보살은

나머지 한 번 태어남에서 마땅히 일체종지를 이루오리다.

이와 같은 중생들이 부처님의 수명이 장원함을 듣고

한량없고 샘이 없는(無漏) 청정한 과보를 얻었으며,

다시 여덟 세계 미진수 중생이 있어

부처님의 수명 설하심을 듣고

모두 무상심(無上心)을 일으켰나이다.

세존께서 한량없는 불가사의의 법을 설하시니,

요익함이 많고 많아 끝이 없는 허공과 같나이다.

하늘에서 만다라꽃과 마하만다라꽃을 비오듯 하며,

항하사 같은 제석과 범천이 수없는 부처님 나라에서 와서

전단향 침수향을 비오듯 하여 분분히 어지럽게 떨어지는 것이

새가 공중에서 날아내리듯 하여 모든 부처님께 흩어 공양하고,

하늘북은 허공 가운데서 자연히 미묘한 소리를 내며,

천만 가지 하늘옷이 빙빙 돌면서 내려오고,

여러가지 보배의 묘한 향로에는 값도 모를 향을 사르니,

자연히 다 두루 퍼져서 모든 세존께 공양하며,

그 큰 보살대중들은 칠보로 된 높고 미묘한

만억 가지 번개와 일산을 잡고 차례로 범천에 오름이라,

한 분 한 분 모든 부처님 앞에

보배당기와 뛰어난 번기를 달고,

또한 천만 가지 게송으로 모든 여래의 공덕을 노래하나이다.

이와 같은 가지가지 일들은

예전에 일찍이 있지 아니한 바이오니,

부처님의 수명 한량없음을 듣고 일체 모두가 환희하나이다.

부처님의 이름이 시방에 들려 중생을 널리 이익되게 하시니,

일체 선근을 갖추시어 무상심을 도우셨나이다.


 

그 때 부처님께서 미륵보살마하살에게 이르시되,『아일다여, 그 어떤 중생이 부처님의 수명이 이와 같이 장원함을 듣고 능히 한 생각으로 믿고 이해함을 내는 데 이르러면, 얻는 바 공덕이 한량없느니라.


 

만약 어떤 선남자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위하는고로 팔십만억 나유타 겁 동안에 다섯 바라밀인 보시바라밀 지계바라밀 인욕바라밀 정진바라밀 선정바라밀을 행하되, 반야바라밀만 제외한다면, 이 공덕은 앞의 공덕에 비하면 백분 천분 백천만억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이에 산수 비유로도 능히 알 수 없느니라.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이와 같은 공덕이 있고도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는 일은 있을 수 없느니라.』


 

[3] 그 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시되,

만약 사람이 부처님의 지혜를 구하려고 팔십만억

나유타 겁 동안 다섯 바라밀을 행하고,

이 모든 겁 가운데서 부처님과 연각과 제자와

아울러 모든 보살대중에게 보시하고 공양하되,

진기하고 훌륭한 음식과 좋은 옷과 더불어 침구와

전단으로 정사(精舍)를 세우고 동산 수풀로 장엄하는,

이와 같은 가지가지 모두 미묘한 것을 보시하기를

이 모든 겁의 수가 다하도록 불도에 회향하고,

혹은 다시 금하는 계율을 지니되,

청정하여 모자람과 샘이 없어

무상도를 구하여 모든 부처님께 칭찬받고

혹은 다시 인욕을 행하여 고르고 부드러운 지위에 머물되,

설령 온갖 나쁜 일이 와서 더할지라도

그 마음 흔들리지 아니하며,

모든 법을 얻었다 하고 증상만을 품은 이가

이를 가볍게 여겨 괴롭혀도 이와 같은 것을 또한 능히 참고,

혹은 다시 부지런히 정진하여 뜻과 생각함이 항상 견고하고

한량없는 억겁에 일심으로 게으르거나 쉬지 아니하며,

또 수없는 겁 동안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 머물며서

혹은 앉거나 혹은 경행하면서 잠을 없애고 항상 마음을 닦아

이런 인연의 까닭으로 능히 모든 선정(禪定)이 생겨

팔십억만 겁 동안 편안히 머물러 마음이 어지럽지 않고,

이 한 마음(一心)을 가진 복으로 위없는 도를 구하기 원하여

내가 일체종지(一切種智)를 얻어 모든 선정의 끝을 다하리라,

이런 사람이 백천만억 겁을 지내 오면서

이 모든 공덕을 행하되, 위에서 설한 바와 같이 하여도,

어떤 선남자 선여인이 나의 수명 설함을 듣고

이에 일념으로 믿으면 그 복은 저보다 지나느니라.

만약 사람이 일체의 모든 뉘우침과 의심을 다 없애고

깊은 마음으로 잠깐만 믿을지라도 그 복은 이와 같으니라.

그 어떤 모든 보살들이 한량없는 겁에 도를 행하면서

나의 수명 설함을 듣고 이를 곧 능히 믿어 받으면,

이와 같은 모든 사람들은 이 경전을 머리로 받아서,

저희는 미래에 장수하면서 중생을 제도하기 원하는 것이

오늘날 세존과 같으리라. 모든 석씨(釋氏)중의 왕으로

도량에서 사자후로 설법하되 두려울 바가 없으며,

저희들도 미래 세상에서 일체에게 존경받으며

도량에 앉았을 때 수명 설함이 또한 이와 같으리라 할지니라.

만약 깊은 마음 있는 자가 청정하고 질직하여

많이 듣고 능히 다 지니고 뜻에 따라 부처님 말씀 이해하면,

이와 같은 사람들은 여기에 의심이 있을 수 없느니라.


 

[4] 『또 아일다여, 만약 어떤 이가 부처님의 수명이 장원함을 듣고 그 말 뜻을 이해한다면, 이 사람이 얻은 바 공덕은 한량없으며, 능히 여래의 위없는 지혜를 일어나게 할 것이거늘, 어찌 하물며 널리 이 경을 듣거나, 만약 사람을 가르쳐 듣게 하거나, 혹은 스스로 지니거나 혹은 사람을 가르쳐 지니게 하거나, 혹은 스스로 쓰거나 혹은 사람을 가르쳐 쓰게 하거나, 혹은 꽃과 향과 영락과 당기 번기와 비단일산과 향유와 소등(蘇燈)으로 경권에 공양함이겠는가. 이런 사람의 공덕은 한량없고 가이없어서 능히 일체종지(一切種智)가 나게 되느니라.


 

아일다여,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내가 설한 수명의 장원함을 듣고 깊은 마음으로 믿고 이해하면, 곧 부처님께서 항상 기사굴산에 계시면서 큰 보살과 함께 모든 성문대중에게 둘러싸여 법을 설하심을 보게 되느니라. 또 이 사바세계의 땅이 유리로 되어 평탄하고 반듯하며, 염부단금으로 여덟 갈래 길에 경계를 하며 보배나무가 줄을 지었으며 모든 대(臺)와 누각이 모두 다 보배로 이루어졌으며, 그 보살대중이 다 그 가운데 살고 있음을 보리라. 만약 능히 이와 같이 관(觀)하는 자가 있으면, 마땅히 알지니라. 이것은 깊이 믿고 이해하는 모양이 되느니라. 또 다시 여래가 멸도한 뒤에 만약 이 경을 듣고 훼방하지 아니하고 따라서 기뻐하는 마음을 일으키면, 마땅히 알지니라. 이미 깊이 믿고 이해하는 모양이 되거늘, 어찌 하물며 읽고 외우며 받아지니는 자이겠느냐. 이 사람은 곧 여래를 머리에 인 것이 되느니라.


 

아일다여, 이 선남자 선여인은 나를 위하여 다시 탑과 절을 세우고 승방을 짓고 네 가지 일로써 여러 승려에게 공양함이 필요하지 아니하느니라. 왜냐하면, 이 선남자 선여인이 이 경전을 받아지니고 읽고 외운다면, 이미 탑을 세우고 승방을 짓고 여러 승려에게 공양함이 되느니라. 곧 부처님의 사리로써 칠보탑을 세우되, 높을수록 넓이는 점점 작아져서 범천에 이르고, 모든 번기와 일산과 또 여러가지 보배풍경을 달고, 꽃과 향과 영락이며 가루향 바르는 향 사르는 향과 여러가지 북과 슬기로운 음악과 퉁소와 피리와 공후와 가지가지 춤과 놀이와 미묘한 음성으로 노래를 불러 찬탄 칭송하되, 곧 한량없는 천만억 겁에 이러한 공양을 하여 마침이 되느니라.


 

[5] 아일다여, 만약 내가 멸도한 뒤에 이 경전을 듣고 능히 받아지니거나, 혹은 스스로 쓰거나 혹은 사람을 가르쳐 쓰게 하면, 곧 승방을 일으켜 세움이 됨이라. 붉은 전단으로 서른둘의 모든 전당(殿堂)을 지으니 높이는 팔 다라수며, 높고 넓으며 아름답게 장엄하여 백천의 비구가 그 가운데 머무르며, 동산 수풀과 목욕하는 연못과 경행(經行)하며 선(禪)하는 굴과 의복과 음식과 침구와 탕약과 일체 오락하는 기구가 그 가운데에 가득차며, 이와 같은 승방과 전당과 누각이 수백천만억으로 그 수는 한량없나니, 이러한 것으로 지금 이 앞에서 나와 또 비구승에게 공양함이니라.


 

이런고로 내가 설하기를, 「여래가 멸도한 뒤에 만약 어떤 이가 받아지니며 읽고 외우고 다른 사람을 위하여 설하며, 만약 스스로 쓰거나 혹은 남을 가르쳐 쓰게 하여 경권에 공양하면, 다시 탑과 절을 세우거나 승방을 지어서 여러 승려에게 공양할 필요가 없다.」고 하였는데, 하물며 다시 어떤 사람이 능히 이 경을 지니고 겸하여 보시와 지계와 인욕과 정진과 선정과 지혜를 행함이랴. 그 덕은 가장 수승하여 한량없고 가이 없느니라.


 

비유하면, 허공이 동서남북과 사유상하(四維上下)가 한량없고 가이 없는 것과 같이, 이 사람의 공덕도 또한 다시 이와 같아서 한량없고 가이 없나니, 빨리 일체종지에 이르느니라. 만약 사람이 이 경을 받아지니며 읽고 외우고 다른 사람을 위하여 설하며 만약 스스로 쓰거나 혹은 사람을 가르쳐 쓰게 하고, 다시 능히 탑을 세우고 또 승방을 지어서 성문의 여러 승려에게 공양하며 찬탄하고 또한 백천만억의 찬탄하는 법으로 보살의 공덕을 찬탄하며, 또 다른 사람을 위하여 가지가지 인연으로 뜻에 따라 이 법화경을 해설하고, 다시 능히 청정한 계를 가지며, 부드럽고 온화한 자와 더불어 함께 머물면서 욕됨을 참고 성냄이 없으며, 뜻과 생각이 견고하며, 항상 좌선하기를 귀하게 여기고 모든 깊은 선정을 얻으며, 용맹하게 정진하여 모든 선법(善法)을 거두어들이며, 영리한 근기와 지혜로 어려운 물음에 잘 대답하면, 아일다여, 만약 내가 멸도한 뒤에 모든 선남자 선여인이 이 경전을 받아지니고 읽고 외우는 자가 다시 이와 같은 모든 선한 공덕이 있으면, 마땅히 알지니라. 이 사람은 이미 도량에 나아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가까와 도의 나무 아래 앉은 것이니라.


 

아일다여, 이 선남자 선여인이 혹은 앉거나 혹은 서거나 혹은 거니는 곳이면 이 가운데에 오로지 응당 탑을 세울지니라. 일체 하늘과 사람이 모두 응당 부처님의 탑과 같이 공양할지니라.』


 

[6] 그 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시되,

만약 내가 멸도한 뒤에 능히 이 경을 받들어 지니면,

이 사람의 복이 한량없음은 위에서 설한 바와 같으니라.

이것이 곧 일체 모든 공양을 구족함이 되느니라.

사리를 모실 탑을 세우되, 칠보로 장엄하고

표찰(表刹)이 매우 높고 넓되 점점 작아져 범천에 이르며,

보배풍경 천만억이 바람에 움직여 미묘한 소리를 내고,

또 한량없는 겁 동안 이 탑에 공양하되,

꽃과 향과 모든 영락이며 하늘옷과 온갖 슬기로운 음악과

향유와 차조기등을 켜서 두루 항상 밝게 비추니,

악한 세상 말법 시대에 능히 이 경을 지니는 자는

곧 이미 먼저 말한 것과 같이 모든 공양을 구족함이니라.

만약 능히 이 경을 지니면 곧 부처님께서 지금 계심과 같으니,

우두전단으로써 승방을 지어 공양하되,

승당이 서른두 개가 있고 높이는 팔 다라수이며,

좋은 반찬과 훌륭한 의복과 평상과 침실을 모두 구족하여

백천의 대중이 머물러 살며, 동산 수풀과 모든 목욕하는 못과

경행하고 좌선하는 굴과 가지가지 모두 훌륭하게 장엄함이니라.

만약 믿고 이해하는 마음이 있어

받아지니고 읽고 외우며 쓰고

혹은 다시 사람을 가르쳐 쓰게 하며 또 경권에 공양하되,

꽃과 향과 가루향을 흩고 수만나꽃과 담복화와

아제목다가 기름등을 훈훈히 항상 켜 밝히어

이와 같이 공양하는 자는 한량없는 공덕을 얻으니,

허공이 끝이 없는 것과 같이 그 복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하물며 다시 이 경을 지니고, 겸하여 보시와 지계와

인욕과 선정을 즐기고 성내지 아니하고 악한 말 아니하며,

탑묘에 공경하고 모든 비구에게 겸손하며

스스로 높다는 마음을 멀리 여의고 항상 지혜만을 깊이 생각하며

어려운 질문이 있어도 성내지 않고 순리에 따라 해설하는,

만약 이런 행을 능히 행하면 공덕을 가히 헤아리지 못하리라.

만약 이 법사가 이와 같은 공덕을 성취함을 보거든

응당 하늘꽃을 흩을 것이며 하늘옷으로 그 몸을 덮어 주며

머리 조아려 발에 예배하되,

부처님 생각함과 같은 마음 낼지니라.

또 응당 이런 생각을 하되, 오래지 아니하여 도량에 나아가

무루(無漏)와 무위(無爲)법을 얻어서

널리 모든 인천(人天)을 이롭게 하리라.

그가 머물고 거처하는 곳에서 거닐고 혹은 앉고 눕고 하여

한 게송 설함에 이를지라도 이 가운데 응당 탑을 세우되,

미묘하고 훌륭하게 장엄하여 가지가지로 공양할지니라.

불자가 이런 지위에 머무르면

곧 이는 부처님이 받아 쓰심이니,

항상 그 가운데 있으면서 거닐고 앉고 눕고 할지니라.


 
    분별공덕품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