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유명건축물

저 높은 곳을 향하여

淸潭 2007. 2. 2. 10:48

저 높은 곳을 향하여

송도에 65층짜리 ‘트레이드타워’ 착공…각국 금융허브도시 ‘랜드마크’ 경쟁

 

  • 전 세계 도시들이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를 지향하며 마천루(摩天樓) 경쟁에 돌입한 가운데, 우리나라도 그 대열에 뛰어들었다. 1일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송도 국제도시에서는 65층(300m)의 ‘동북아트레이드타워(NEATT)’ 착공식이 열렸다. 서울 63빌딩(249m)보다 2층이 더 높아 2009년 완공되면 국내 최고층 상업용 빌딩으로 등극하게 된다.

    4만5000여평 부지에 들어설 이 빌딩은 1층부터 33층까지는 다국적 기업 및 금융기관 등 상업시설이 들어서고, 34층부터 64층까지는 200개 이상의 객실을 갖춘 호텔과 부대시설로 운영된다.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이날 착공식에서 “동북아트레이드타워는 송도 국제도시의 랜드마크(landmark·상징물)가 될 것이며 이를 계기로 외자 유치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동북아트레이드타워의 국내 최고층 빌딩 기록은 불과 3년 후에 다시 깨지기로 예정돼 있다. 이 빌딩에서 걸어서 불과 30분 거리에 151층(550m)짜리 ‘인천타워’가 올 연말 착공돼 2012년 완공되기 때문이다. 사업비만 3조원 규모인데 완공되면 두바이에 한창 공사 중인 버즈 두바이(2008년 완공 예정)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빌딩이 된다. 부산에서도 2013년 완공 목표로 107층짜리 ‘제2 롯데월드’ 건설이 한창이다.

◆금융허브마다 마천루 경쟁

세계 최고층 빌딩 건설 경쟁은 1972년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110층·417m)에 이어 1974년 시카고의 시어스타워(110층·443m)가 완공되면서 종지부를 찍는가 했다. 그러나 1999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페트로나스타워(KLCC, 88층·452m) 건설이 경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

이어서 2004년 대만의 ‘타이베이101빌딩’ (508m)이 500m 장벽을 깼고, 내년이면 중동의 두바이가 160층짜리 ‘버즈 두바이’를 설립해 세계 최고 기록을 다시 세우게 된다. 또 중국 상하이에는 36개 다국적 기업들이 투자한 101층짜리 세계금융센터가 들어설 예정이고, 홍콩에는 2010년까지 108층짜리 국제상업센터(108층)가 들어선다.

국제 도시들이 저마다 초고층 빌딩 경쟁에 뛰어든 것은 초고층빌딩이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도시나 국가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되기 때문이다. 또 관광객과 다국적 기업을 유치해 세계 경제의 중심에 서려는 각국의 의지가 그만큼 치열해졌음을 의미한다.

◆갈 길 먼 인천 국제도시

인천 경제자유구역은 두 개의 초고층 빌딩이 들어서면서 일단 눈길을 끄는 외관은 갖추게 됐지만, 사업 추진 속도는 원대하던 사업 구상에 비해 더딘 편이다.

인천 경제자유구역의 전체 개발 사업비는 총 202조원으로 90% 이상을 민간 자본으로 유치해야 하지만, 2003년10월 경제자유구역 지정 이후 지금까지 계약이 체결된 사업 규모는 그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15조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또 이 지역에 들어오기로 한 외국 기업은 9개이고, 유입된 외국인 직접투자(FDI) 금액은 약 1300억원에 그치고 있다. 외국 기업을 유치해 진정한 경제자유구역의 면모를 갖추려면 획기적인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