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책 속의 향기

오늘의 세계적 가치

淸潭 2007. 1. 20. 11:24
당대 석학 16명의 하버드大 강연
 
오늘의 세계적 가치
 
브라이언 파머 외 엮음|신기섭 옮김|문예출판사|352쪽|1만5000원
2001년 4월 하버드대 학생 50여 명이 총장실로 쳐들어갔다. 자신들의 등록금 문제가 아니었다. 휴대 전화와 음식이 가득한 가방을 메고 사무실을 점거한 이들은 이 학교에서 일하는 잡역부와 조리사에게 적절한 ‘생활 임금’을 지급할 때까지 농성을 계속하겠다고 선언했다. 미래의 엘리트들이 “남의 아이들을 돌보느라 제 아이들을 돌보지 못하는 가난한 근로자들의 삶을 돌아보자”고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농성 21일째에 학교 법인은 조리사·청소부·경비의 생활 임금을 새롭게 확립하기로 동의했다.

하버드대 종교학과 교수를 지낸 엮은이는 학교에서 일어난 이 사건을 계기로, ‘왜 풍요로운 세상에서도 불평등은 멈추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 역사학자 하워드 진, 클린턴 행정부 당시 노동부장관을 지낸 로버트 라이시 등 지식인 16명을 자신의 강좌에 초청해서 학생들로 하여금 질문을 던지게 한다. 이라크 전쟁부터 과잉소비와 최저 임금, 페미니즘과 종교적 이슈까지 주제는 다양하지만, 초대 손님들은 ‘작은 행동 하나가 세상에 변화를 가져온다’고 역설한다. 손꼽히는 명사들이 강의에 참석한 걸 보면, 역설적으로 하버드 대학이 사회로부터 얼마나 많은 혜택을 받고 있는지 느낄 수 있다.
김성현 , danp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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