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지음|웅진지식하우스|304쪽|1만3000원
- 호모 코레아니쿠스? ‘homo coreanicus’라는 로마자 병기(倂記)로도 의문은 여전하다. 일찍이 호이징가의 ‘호모 루덴스’(유희적 인간)로부터 최근 이문열의 ‘호모 엑세쿠탄스’(처형하는 인간)까지는 들어 봤어도 이건 좀 이상하다. ‘한국적 인간’이라니?
‘미학 오디세이’(전3권)로 화려한 출사표를 던진 저자는 한술 더 뜬다. “한국인의 자화상을 탐구하기 위해” 흔히 ‘습속’(習俗)으로 번역되는 ‘하비투스’(habitus)를 드러내겠다는 것이다.
도달 방식은 ‘낯설게 보기’다. 제 문화를 ‘상대화’하겠다는 거다. 제 경험의 ‘소격화’(疎隔化·alienation)인 셈인데, 독일에서의 오랜 유학 생활이 도움이 됐겠다. 이런 접근법으로 저자는 데카르트와 황우석을 비교하고, 매스게임과 짝퉁을 해부하고, 개똥녀 현상과 박정희 신드럼에 메스를 댄다. 개똥녀 사건은 카메라폰으로 무장한 시민들 개개인이 서로를 감시하는 새로운 패러다임, 저자의 표현을 빌면 ‘유비쿼터스적 감시’의 도래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메스는 ‘기대 보다’ 깊게 들어가 있지 않다.
저자에게 한국은 ‘압축 성장’에 짓눌린 사회다. 한 몸 속에 전(前)근대와 근대, 그리고 탈(脫)근대라는 세 지층이 공존하는 ‘그로테스크’한 실체다. 논쟁거리를 던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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