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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날(음력1월15일)의 풍습

淸潭 2007. 1. 9. 14:42

정월 대보름날(음력1월15일)의 풍습

 

 "설은 나가서 쇠어도 보름은 집에서 지내야 한다"는 속담(俗談)이 있어 객지(客地)에 나가 있던 사람도 보름달에는 제 집에서 지낸다.

 "설은 짙어야 좋고 보름은 밝아야좋다"는 풍속으로 보름달 보기를 소망하여 새벽에 일어나 긴 장대를 가지고 울타리를 때리면서 "후여후여" 하고 새를 쫓는 풍습도 있다.

보름날 아침 조반(朝飯) 직전에 귀밝이 술을 드는데 이 때만은 집안의 남여노소(男女老少)가 다 함께 술을 조금씩 마심으로써 조금씩 귀가 밝아진다는 속설(俗說)이 있다.

보름날 아침밥을 보름밥 또는 오곡밥이라 하여 멥쌀·찹쌀·조·수수·보리· 팥·콩 따위 지난해 농사지은 곡식으로 지어 먹는데 고사리·콩나물·아주까리 잎사귀·도라지·호박말랭이·무 말랭이·토란잎·취나물·가지 등 갖은 나물을 장만하여 이것을 '묵나물' 또는 '묵은나물'이라 하여 곁들여 먹는다. 또 아이들은 보름날 오전에 各性받이 다섯 집의 보름밥을 조리에 얻어서 동쪽으로 앉아 먹으면 여름에 더위를 타지 않고 건강하게 자란다고 하였으며, 짚꾸러미에 보름밥과 나물을 넣어 돌담에 얹어놓아 까마귀와 까치가 와서 먹도록 하였다.

밀양(密梁)에서는 흔히 "개보름 쇠듯 한다"는 속담이 있는데, 이 날은 개에게 밥을 주지 않음으로써 개파리가 오르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속신(俗信)이 있었다.

이 날 새벽에 아낙네들이 목욕제계(沐欲濟戒)하고 깨끗한 옷을 입고 시냇가에 가서 제수(祭需)를 차리어 비는 것을 "용왕(龍王)먹인다"고 하는데, 이것은 그 해의 지방 운수와 정성에 따라 여러 차례 행하기도 한다.

제수(濟需)는 비리지 않은 것을 쓰며 나뭇가지에 오색(五色)의 헝겊을 매어달아 손을 비비면서 혼잣소리로 소원을 되뇌이고 수없이 절을 한다. 그리고는 소지(燒紙)를 올리고 제수를 시냇물에 버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때에 소지(燒紙)가 타면서 그 재가 높이 올라가야 좋다고 한다.

보름날 조반(朝飯) 직전에 생밤·호도·잣 등 단단한 열매를 물어 깨는 것을 "부스럼깬다"하여 그 해 부스럼 나는 것을 예방하는 것을 비방이라 하며, 논두렁에 불을 놓아 쥐를 쫓는 습속도 있다.

보름날 행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달맞이달집태우기인데 자기의 집이나 달이 뜨는 동산 산마루에 올라가서 남보다 먼저 달을 봄으로써 그 해의 소망(所望)을 비는 것이다.

마음 속에 기원(祈願)을 담고 절을 많이 해야 소원성취가 된다고 믿으며, 떠오르는 달의 모양을 보고 그 해의 강우량(降雨量)과 농사의 풍흉(豊凶)을 점치기도 하였다.

한편 마을의  보름날 저녁에 산마루 같은 곳에서 잎이 붙은 생소나무 가지와 짚·대나무 등을 이용하여 달집을 짓고 달이 떠오를 때 불을 질러 그 주위를 돌면서 풍물놀이를 하는 이른바 '달집태우기'는 지금도 그 유습이 남아 있다.

달집은 그 타는 모양으로 마을의 吉凶과 농사의 풍흉(豊凶)을 점칠 수 있다 하며 타는 불에 다리미콩을 볶아 나누어 먹기도 하고 달집이 탄 숯을 지붕에 얹어두면 아들을 낳는다고도 하였다.

밀양(密陽)의 누다리(樓橋)나 무안(武安)의 지이다리 같은 곳에서는 보름날 다리밟기를 하는데 자기 나이 수대로 왕복(往復)을 하면 다리가 아프지 않고 튼튼해진다고 하였다.

이 밖에도 정월(正月)보름날의 유습으로 밀양(密陽)에서는 기름 불켜기, 농사 점치기, 훌징이 줄 만들기, 황모막이. 모기막기. 마른버짐 없애기등의 속신(俗信)이 남아 있고 반가(班家)에서는 종경도(從卿圖)놀이·쌍육(雙六)·널뛰기·윷놀이 등의 유습이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