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장스님은 내 스승이자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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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곡' 담은 에세이 펴낸 도신 스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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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로원, 교도소, 자선콘서트 등을 찾아다니며 국악가요로 봉사해온 ‘노래하는 스님’ 도신(47·서광사 주지·사진) 스님이 최근 에세이 ‘나의 스승 법장 스님’(도서출판 혜민)을 출간했다. 책의 주인공은 지난해 심장병을 앓다 우리 사회에 생명나눔의 불씨를 지피고 떠난 전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스님.
“큰 스님의 후학 사랑과 사회봉사를 알리고 싶었다”는 것이 법장 스님의 상좌였던 도신 스님의 집필 동기다. 인지 수입은 자신의 노래 수입과 함께 전액 ‘불우 심장병 환자 100인 수술지원’ 사업에 쓸 예정이다. 여덟살 어린 나이에 충남 수덕사로 입산한 자신을 거둬 학교도 보내주고 반평생 돌봐준 은혜 덕분에 책은 절절한 ‘사부곡’이 됐다.
“스님은 제게 스승이자 아버지 같은 존재였습니다. 어린시절 제가 학교에 안 가려고 떼를 쓰면 회초리로 제 종아리를 때리셨지요. 그때마다 스님 눈가에 이슬이 맺혔습니다. 한번은 바위 위에 말리던 곶감을 훔쳐 먹으려고 올라갔다가 떨어져 다리가 부러졌는데, 법장 스님은 100리가 넘는 온양까지 데려다 입원시키셨지요. 입원 중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인데, 스님이 병원 앞에서 기다리시다 저를 보자마자 포대화상처럼 큰 덩치로 펑펑 우시는데, 몸둘 바를 몰랐습니다.”
법장 스님은 생전에 고아 동자승을 많이 거뒀다고 전해진다. 도신 스님도 그 중 한 사람. 도신 스님은 법장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하지 말라”는 노래를 끝내 버리지 못한 것. 법장은 도신 스님의 기타를 몇 개나 부쉈는지 모른다. 염불과 비슷한 시조나 판소리에 끌려 노래의 길에 들어선 도신 스님. 노래는 그에게 삶이요, 에너지였다. 그 노래로 사람을 감동시키고, 생명까지 살리고 있으니, 이제는 법장 스님도 기뻐해 주시리라.
“스님은 스스로 ‘바랑 하나 든 나그네’라고 표현했듯, 정말 모든 이들의 고통을 모으러 다녔고, 상담자가 돼 주셨습니다. 스님은 입적하시던 해 이라크 자이툰 부대를 위로방문했고, 미주지역 사찰 순방 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특별보좌관을 만나 한반도 평화 방안에 조언하는 등 위험을 무릅쓰고 많은 사회 일에도 간여했지요. 스님의 봉사의식은 종교 울타리를 넘어서 있었습니다.”
‘나의 스승…’에는 법장이 동승들을 보살피던 일, ‘못 말리는 상좌’들 이야기, 수덕사 중창 비화 등 따뜻한 일화들이 줄줄이 담겨 있다. 큰 스님에 대한 그리움으로 행간까지 출렁이는 에세이집이다. 정성수 기자 hulk@segye.com
2006.12.17 (일) 20: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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