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실/우리의옛것

사찰 꽃살문

淸潭 2006. 11. 23. 21:20
목련의 계절 4월을 맞아 국립진주박물관에서는 특별전시관에서 지난 1일부터 5월 29일까지(2개월간) "사찰 꽃살문 사진전"이 열리고 있어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사찰 꽃살문




사찰꽃살문사진전 포스터



꽃살문은 주로 교살문, 격자문살의 교차된 부분에 꽃무늬를 붙여 아름다움을 더해준다



사찰 꽃살문은 대부분 부처를 예배하는 법당의 출입문에 장식되어 있는데, 이는 부처를 경배하는 최고의 공양물이 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전통 창호문살 중 백미로 꼽히는 꽃살문의 향을 느끼고 싶은 분은 진주성내에 있는 진주박물관으로 발걸음 하시면 그윽한 향기를 느낄 수 있다.



이곳 특별전시관에는 청도 운문사, 양산 통도사, 하동 쌍계사, 순천 선암사와 송광사, 부산 범어사, 부안 내소사 등 전국 14개 사찰의 회화성과 조각성이 뛰어난 꽃살문을 중심으로 범어사의 관조스님이 촬영한 사진작품을 엄선하여 전시한 것이다.



불교예술의 정수라고 표현되는 사찰의 꽃살문은 세계 어느나라 건축물에서도 좀처럼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우리나라 특유의 예술성이 깃든 조각품이며 특정종교의 예술로서의 가치를 넘어 우리 민족의 뛰어난 문화유산이라고 한다.



사실 꽃살문은 그 아름다움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지만 교살문에 꽃살문 하나로 법당의 단열을 감당하는 효과도 지니고 있다



꽃살문은 조선시대에 지배층이 아닌 민중, 부녀자들과 불교가 결합하여 탄생한 불교예술의 정수로써 고려불교의 귀족적인 긴장감은 사라지고 단순하며 따뜻한 정감이 서린 독특한 예술의 가치를 지녔다.



부안군 내소사 대웅보전의 꽃살문은 현존하는 사찰의 꽃살문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서 조각솜씨가 정교하며 불성을 깨우치는 단계를 꽃봉오리와 활짝핀 꽃에 비유하여 표현했으며, 화려하면서도 소박한 느낌의 솟을 꽃살문은 수백년 시간을 그대로 견뎌낸 나무결이 색을 대신하고 있다고 한다.



법당의 문은 중생이 이승의 티끌을 털고 부처의 극락세계로 들어가는 경계이기에, 불교에서 최상의 장엄을 표현하는 꽃으로 장식되어 있으며 석가모니부처가 제자들에게 깨달음을 전하는 과정에서 사용된 것도 "꽃"이고, 최고의 경전인 법화경과 화엄종의 명칭에서도 꽃을 사용하고 있는 것처럼, 불교에서 꽃은 법(法)이요 부처의 진리이며 극락이라 한다.



국립진주박물관 관계자는 이 격조높은 사진을 통하여 우리 불교 건축의 중요요소인 "꽃살문"의 뛰어난 예술성을 관람객들에게 접하게 함으로써, 그 속에 담겨진 우리 민족의 소박하고 따스한 정감을 감상해 보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전시회를 유치했다고 한다.

 

 

 


절을 뜻하는 가람은 '여러 승려들이 즐겨 모이는 곳'이라는 인도말 'samgharama(僧伽藍摩)'에서 왔다.

가람은 속세와 인연을 끊고 불문에 귀의한 스님들에게

몸과 마음을 닦는 모든 살림살이가 담긴 큰 그릇이었다.

절이 물질과 관념, 쓰임새와 수행을 아우른 복합공간이 된 까닭이다.

그래서 건축사가 김봉렬씨는 가람을 "입체적으로 표현된 건축적 경전이자,

신앙의 거대한 만다라"라고 부른다.

사찰 문에 피어난 꽃살문(紋)은

그 경전 가운데서 가장 작고 나지막하게 속삭이는 법(法)이라 할 수 있다.

법당 안과 밖을 이어주는 문을 소복하게 덮은 그 꽃들은

무심하게 드나드는 모든 중생들을 염화미소로 맞고 보낸다.

부처의 극락으로 들어서는 길에는 늘 미륵불빛처럼 일렁이는 꽃이 있다.

'묘법연화경'은 부처에 대한 최고의 경배 가운데 하나로 '꽃으로 장식하기'를 꼽았다.

꽃살문은 종교적 장엄을 찬양하는 아름다운 경전이다.

스님 사진가 관조(觀照)는 그 경전을 사진기로 한 잎 한 잎 읽어간다.

한 조각 꽃을 뿌려 보낸 "멀리 도솔천의 부처님을 맞이하라"는

'삼국유사'의 게송이 그 꽃살문 사진들과 함께 노래한다.

내소사 대웅보전의 빛모란연꽃살문, 선암사 원통전의 모란꽃살문, 범어사 팔상전의 격자매화꽃살문, 용문사 대장전 윤장대의 솟을꽃살문…

진리로 향하고, 극락으로 이르고, 깨달음으로 열리는 문 위에 화엄에서 캐온 꽃피었다.

평생을 절살림을 해온 스님의 눈이 아니면 잡아낼 수 없는 화개(花開)다.

이내옥 국립청주박물관장은 책 뒤에 붙인 해설에서 조선 사찰의 꽃살문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독특한 한국성을 지닌 우리의 문화유산"이라고 자랑한다.

"긴장이나 격의가 없는 포근함과 다정함이 배어" 있고,

"사용된 선 역시 우리 야산의 과장 없는 능선이나 시골의 돌담길, 논두렁 밭두렁의 선을 닮고 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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