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歸田漫賦 10수(귀전만부 10수) / 谿谷張維(계곡 장유)
시골에 돌아와서 편히 짓다
[ 제 1 수 ]
丈夫有詘信(장부유굴신) :
대장부 삶에 굴곡도 있나니
不遇無不爲(부우무부위) :
불우하게 되면 못 할 일 없다.
沮溺與龐公(저닉여방공) :
장저 걸닉 과 방덕공
避世皆我師(피세개아사) :
세상을 피해 사니 모두가 나의 스승.
譴廢久家食(견폐구가식) :
견책 받아 갇혀 집에만 오래 사니
十口恒啼飢(십구항제기) :
열이나 되는 식구들 항상 굶주린다.
歸田不可緩(귀전부가완) :
시골로 돌아감을 늦출 수 있나
須趁耕耘時(수진경운시) :
빨리 달려가 제때에 경작 하리라
[ 제 2 수 ]
舊業海山間(구업해산간) :
산과 바다 사이 지난 날 생업
瘠土歲多凶(척토세다흉) :
토질도 척박하고 해마다 흉년이로다.
終年勤四體(종년근사체) :
일 년 내내 온 몸을 부지런히 해도
未足還租庸(미족환조용) :
세금 바치기도 오히려 부족하구나.
荒堰久不治(황언구부치) :
황폐한 된 방파제 오래도록 수리 안해
苦被濤頭衝(고피도두충) :
바다 물결 괴롭게도 파고 드는구나.
學稼術未精(학가술미정) :
농사법 배워도 기술이 미숙하니
便欲師老農(변욕사노농) :
경험 많은 농부를 스승으로 모시고 싶다
[ 제 3 수 ]
下田多近海(하전다근해) :
낮은 땅은 바닷가 가까이 있고
高田多在山(고전다재산) :
높은 땅는 대부분이 산 언덕에 있다.
今年苦春旱(금년고춘한) :
올해는 봄 가뭄에 고통스러워
耕種皆頗艱(경종개파간) :
밭 갈고 씨 뿌리기가 자못 힘들었다.
朝出課僮僕(조출과동복) :
아침에 나가 머슴에게 일 정해 주고
日暮聊獨還(일모료독환) :
해가 지면 애오라지 혼자서 돌아온다.
食力良已勞(식력량이노) :
먹고 살기 힘들어 정말 이미 지쳐서
但喜無厚顔(단희무후안) :
다만 낯 부끄러운 일 없어 기쁘다오
[ 제 4 수 ]
種稻苦無水(종도고무수) :
볍씨를 뿌리자니 물이 없어 괴로워
鑿渠引山澗(착거인산간) :
고랑을 파고서 산골 물 끌어왔도다.
澗淺水易涸(간천수역학) :
골짜기가 옅어 물도 쉽게 바닥나고
農夫最所患(농부최소환) :
농부들은 그 일이 가장 걱정이로다.
饑歲食糠籺(기세식강흘) :
흉년 든 해에는 겨죽을 끓여먹고
短褌不至骭(단곤부지한) :
짧은 잠방이 정강이도 채 못 덮는다.
四民農最苦(사민농최고) :
사농공상 중에서 농민이 가장 고달파
不如學巧宦(부여학교환) :
차라리 간교히 벼슬길 구함만 못하리라
[ 제 5 수 ]
耕田南山側(경전남산측) :
남쪽 산 모퉁이에 밭을 일구고
結廬北山曲(결려배산곡) :
북쪽 산 굽이에 초막 지었도다.
朝出到壠上(조출도롱상) :
아침에 집을 나와 밭에 가 일 하고
暮歸理書策(모귀리서책) :
저물어 돌아와 서책을 보노라.
旁人笑我勤(방인소아근) :
사람들은 날 근면하다 비웃지만
我自以爲樂(아자이위낙) :
나는 그것을 즐거움으로 연기도다.
始知請學稼(시지청학가) :
이제야 알겠노라, 농사일 배움이
猶勝問干祿(유승문간녹) :
벼슬자리 찾기보단 그래도 나은 것을
[ 제 6 수 ]
煌煌靑瑣闥(황황청쇄달) :
휘황찬란한 대궐 문
賤迹昔曾涴(천적석증완) :
이 못난 몸도 그 옛날 출입했었다.
踰分果招災(유분과초재) :
분수에 지나치면 재앙 초래하나니
廢絀職此坐(폐출직차좌) :
쫓겨난 건 이 직분 수행때문이었다.
明農聖亦云(명농성역운) :
농사 잘 지르리라고 성인도 말하고
在我計非左(재아계비좌) :
나에게 있어서도 잘못된 계책 아니리라.
力作纔足養(력작재족양) :
힘껏 일해 겨우 먹고살 만큼만 되면
閉戶長高臥(폐호장고와) :
문 닫고서 길이 높이 누워 편히 살리라
[ 제 7 수 ]
人心如日月(인심여일월) :
사람의 마음 해와 달 같아
本來皆淸淨(본내개청정) :
본래 모두 맑고 깨끗하였다.
利欲多蔽晦(리욕다폐회) :
이익과 욕심에 가리는 일 많아
紛紛事趨競(분분사추경) :
분분히도 일마다 다투어 치닫는다.
農夫雖作苦(농부수작고) :
농부의 일 비록 고달프지만
却不枉天性(각부왕천성) :
도리어 천성이 왜곡되지 않는다.
君看脅肩子(군간협견자) :
그대들 어깨 옹크리는 이들 보소
夏畦未爲病(하휴미위병) :
여름철 밭일 피곤할 것 하나 없도다
[ 제 8 수 ]
權利互傾奪(권리호경탈) :
권세와 이익 서로 뺏으려 들고
富貴足吝悔(부귀족린회) :
부귀는 족히 인색함과 후회를 부른다.
鹿門傲諸侯(녹문오제후) :
녹문은 제후에게 오만하게 대했어도
遺後無危殆(유후무위태) :
후손에게 위태로움 전혀 남기지 않았다.
我有數頃田(아유삭경전) :
나에게 몇 이랑 밭이 있으니
力耕可無餒(력경가무뇌) :
열심히 경작하면 굶어죽지 않으리라.
爲農以沒世(위농이몰세) :
농사 지으며 세상 마친리니
何必浮于海(하필부우해) :
하필 바다로 뗏목 띄워 나아가야 하나
[ 제 9 수 ]
今朝天欲雨(금조천욕우) :
오늘 아침엔 비가 오려하여
起視西北雲(기시서배운) :
일어나 서북쪽 구름 바라본다.
田家悶久旱(전가민구한) :
농가에선 오랜 가뭄이 안타까워
瞻卬徒自勤(첨앙도자근) :
하늘을 쳐다보고 덧없이 애만 대운다.
汚邪已生塵(오사이생진) :
낮고 습한 따에도 먼지가 나는데
況復原與墳(황복원여분) :
하물며 다시 들판과 언덕이랴 무엇하랴.
閟澤瘁下民(비택췌하민) :
오래도록 은택을 아껴 백성들 병드니
欲訴天肯聞(욕소천긍문) :
호소해 보려는데 하늘이 들어 주실런가
[ 제 10 수 ]
作官欲行道(작관욕항도) :
관리 되어 도를 행하려 했으나
失意因歸田(실의인귀전) :
실의에 젖어서 시골 내려왔었다.
始計良已謬(시계량이류) :
처음 계책 정말 이미 잘못되어
晚途聊自全(만도료자전) :
늦게나마 스스로 온전하였구나.
勤勞畎畝間(근노견무간) :
밭 이랑 사이서 부지런히 일하며
游戱桑麻邊(유희상마변) :
마음껏 즐기며 누에와 삼을 길렀다.
豈敢求贏餘(개감구영여) :
어찌 감히 풍요와 여유를 구하랴
願給粥與饘(원급죽여전) :
죽이라도 먹게 되어도 좋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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