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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설여편 하〔剩說餘編〕 下 -112편

淸潭 2024. 12. 28. 10:46

잉설여편 하〔剩說餘編〕 下  -112편

 

지봉집 제31 / 이수광

잡저(雜著) 

 

1 잉설여편 하〔剩說餘編〕 下

 

1 정자(程子)가 말하기를마음은 생도이다.[心 生道也]”라고 하였으니, 지극하도다, 말씀이여.

 

2 마음은 항상 살아 움직여야 하니, 의리(義理)로 기르면 살아 움직이고, 이것으로 기르지 않으면 살아 움직이지 않는다.

 

3 주자(周子)가 말하기를고요할 때는 없고 움직일 때는 있다.[靜無而動有]”라고 하였다. 나는 생각건대, 고요하다가도 다시 움직이고 움직이다가도 다시 고요하며, 없다가도 있고 있다가도 없으니, 동정(動靜)’유무(有無)’가 음양(陰陽), 소식(消息), 사생(死生)의 이치이다.

 

4 역괘(易卦)가 이루어지자 천지(天地)와 귀신(鬼神)의 심오한 이치를 사람이 엿볼 수가 있게 되었으니, 위대하도다, ()이여.

 

5 똑같이 사람인데 하늘과 같은 자는 성인(聖人)이고, 만물과 같은 자는 중인(衆人)이다. 하늘이 만물과는 서로 먼 것이 저와 같으니, 성인과 중인도 그 고하(高下)를 알 만하겠다.

 

6 ()는 있지 않은 곳이 없으니, 처한 바에 따라 편안히 여기면 가는 곳마다 도가 아님이 없을 것이다.

 

7 무릇성찰(省察)’이라 하는 것은 스물네 시간을 단지 한 순간과 같이하고, 천만 사람 속에서도 단지 자기가 있음을 아는 것이니, 잠시라도 보존하지 않으면 그 마음을 잃게 될 것이다.

 

8 학문은경을 주장함[主敬]’을 간절하고 요긴하게 여기니, 경을 주장하지 않으면 잡을 만한 곳이 없을 것이다.

 

9 환경에 따라 생기는 것은 범인의 마음이니 마음이 환경을 따르지 않으면 바를 것이요, 외물을 좇아 옮겨가는 것은 범인의 감정이니 감정이 외물을 좇지 않으면 고요할 것이다.

 

10 무릇 금세 보존되었다가도 금세 잃어버리는 것은 그 싸움이 결판나지 않아서이니, 이기면 이러한 병통이 없을 것이다.

 

11 마음이 트임이 있을 때는 야기(夜氣)나 마찬가지이고, 그 다시 막힘이 있으면 조주(朝晝)나 마찬가지이니, 그 트일 때를 당하여 반드시 모름지기 보존하여 이를 넓혀서 막히게 하지 말면 좋을 것이다.

 

12 ()가 기()를 이기지 못하는 것은 지를 잡음이 견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13 이치가 통하지 못하는 바가 있으면 억지로 통하게 해서는 안 되고, 말이 합하지 않는 바가 있으면 구차하게 합하게 해서는 안 되니, 오직 나의 성의(誠意)를 극진히 할 따름이다.

 

14 본래 옛 습관을 가장 제거하기 어려운 법이니, 조금이라도 머뭇거리고 구차한 생각이 있으면 스스로 새로워지지 못한다.

 

15 말은 부족한 것을 귀하게 여기고, 행실은 넉넉한 것을 선하게 여긴다.

 

16 사람의 본성은 모두 선()하나, 기질에는 청탁(淸濁)의 차이가 있다. 그러므로 그 맑은 기를 받은 자는 어진 사람이 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며, 그 탁한 기를 받은 자는 어리석은 사람이 되고 불초한 사람이 된다. 따라서 맑은 자는 오직 존양(存養)에 힘쓸 뿐이거니와, 탁한 자는 반드시 변화(變化)시켜야 한다.

 

17 명색은 비록 학문에 뜻을 두었으면서도 재주를 믿고 남을 깔보는 자는 학문에 소득이 없기 때문이다.

 

18 욕심은 물과 같으니, 한 생각을 제어하지 못하면 하늘까지 넘치는 데 이른다. 그러므로 군자는 경()과 의()로 제방을 삼는다.

 

19 오직 침묵만이 마음을 보존할 수 있으며 도를 볼 수 있다. 그러므로항상 침묵하는 것이 가장 묘하다.[常默最妙]”라고 한 것이다.

 

20 고서(古書)에 말하기를마음을 씻는 것을()’라 하고, 환난을 막는 것을()’라 한다.[洗心曰齊 防患曰戒]”라고 하였다. 대개는 안을 주장하고는 밖에 있으니, 설 문청공(薛文淸公)담담하게 순일한 것을라 하고, 숙연하게 두려워하는 것을라 한다.[湛然純一之謂齊 肅然警惕之謂戒]”라고 한 것이 이것이다.

 

21 일이 끝나면 늘 아무 일이 없었던 것 같은 자는 마음이 정해진 자이다.

 

22 망념(妄念)이 동하는 곳이 바로 사()이니, 모름지기 처음 일어날 때 곧바로 막아 잘라 버려야 힘쓰기가 조금 쉬울 것이다.

 

23 일에 응할 때 어긋남이 있는 것은 존양(存養)이 깊지 못하기 때문이고, 동할 때 어김이 있는 것은 정정(靜定)이 익숙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24 흉중에 하나의 사물도 없으면 절로 무한한 도리가 있음을 볼 수 있을 것이다.

 

25 ‘예로써 마음을 제재한다[以禮制心]’는 것은 사물(四勿)을 말한다.

 

26 배워서 성현(聖賢)에 이르는 것은 곧 본분(本分) 안의 일이므로 특이할 것이 못 된다. 그런데 혹자는 엉성하게 향방을 알고는 곧 스스로 높고 큰 체하면서 남들은 미칠 수 없다고 여기니, 그 지취(志趣)가 낮고 좁은 것을 알만 하겠다. 하물며 문예(文藝)를 가지고 남보다 높은 체하는 자야 말할 것이 있겠는가.

 

27 경계(境界)를 보고 동하지 않으면 일이 있건 일이 없건 마음이 항상 전일할 것이다.

 

28 ‘근독(謹獨)’은 어두운 방안에 있더라도 마치 성현을 대한 듯이 하고, 편안히 거처할 때라도 마치 행진(行陣)에 임한 듯이 하는 것이다.

 

29 군자는 응당 동()하는 곳에서 힘을 얻고, 일하는 과정에서 공을 거둔다. 그러므로 동함을 만나도 괴로움이 없고 일에 부닥쳐도 능히 편안한 것이다.

 

30 ()는 본래 사람에게 있으니, 사람을 멀리하고 이를 도라 하는 것은 참된 도가 아닐 것이다.

 

31 ()을 따르는 것을 도()라고 하는데, 한자(韓子)는 마침내도는 군자의 도와 소인의 도가 있다.[道有君子小人]”라고 하였으니, 그 말이 도를 알지 못하는 자인 듯하다.

 

32 마음을 다스리기를 거울처럼 하여 닦고 나서도 다시 닦으며, 마음을 정하기를 산처럼 하여 동하여도 동하지 말아야 한다.

 

33

큰 것은 작은 것이 쌓인 것이다. 그러므로 군자는 작은 선을 무익(無益)한 것으로 여기지 않고 이를 행하기를 반드시 힘써 하고, 작은 허물을 무해(無害)한 것으로 여기지 않고 이를 고치기를 반드시 용맹스럽게 한다.

 

34 서툰 것은 익히기 어렵고 익은 것은 잊기 어려움은 배우는 자들의 공통된 근심거리이다.

 

35 사람이 중요한 거취(去取)에 대해서는 더러 스스로 힘을 쓰기도 하면서 사소한 희비(喜悲)나 득실(得失)에 대해서는 참고 지나가지 못하는 것은 어째서인가?

 

36 내면에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있는 자는 외물을 보기를 가벼이 하니, 외물을 가벼이 보지 못하여 외물에 동요되면 장차 외물에 사역을 당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군자는 외물을 보기를 가벼이 하고 자신을 보기를 소중히 한다.

 

37 모든 일을 모두 본분을 따르면 후회와 부끄러움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38 지금 사람이 옛사람보다 못한 것은 시대가 달라서가 아니라 뜻을 세움이 같지 않기 때문이니, 옛날의 배우는 자는 도덕(道德)에 뜻을 두었고 지금의 배우는 자는 이록(利祿)에 뜻을 둔다. 이록에 뜻을 두고서 오히려 이를 배움이라 하니, 어찌 다르지 않겠는가.

 

39 덕이 있는 자는 말이 간략하고, 욕심이 없는 자는 일이 간략하다.

 

40 학문은 어려운 것이 아닌데 사람이 어렵게 여기고, 도는 먼 것이 아닌데 사람이 멀게 여기니, 이는 뜻이 확립되지 않고 구함이 성실하지 못하기 때문일 따름이다.

 

41 《역()》에()’이 있고()’이 있으니, ‘은 천덕(天德)이요, ‘은 천도(天道)이다.

 

42 게을러서 뜻을 수립하지 못하는 사람은 모든 일을 전혀 하지 못하고 억지로 힘써도 이루지 못한다.

 

43 군자는 남의 선을 들으면 기뻐하여 마치 자기에게 얻음이 있는 것처럼 여기고, 남의 악을 보면 슬퍼하여 마치 자신에게 아픔이 있는 것처럼 여긴다.

 

44 도의(道義)를 소중하게 여기는 자는 항상 유여하고, 부귀(富貴)를 소중하게 여기는 자는 항상 부족하니, 유여하기 때문에 남에게 미루기를 좋아하고, 부족하기 때문에 남에게 취하기를 힘쓴다.

 

45 교화가 쇠퇴해진 뒤에 법()이 흥하였고, 학술이 사라진 뒤에 문()이 성하였으니, 이 두 가지는 도()가 손상된 것이다.

 

46 학문이 천리(天理)와 인사(人事)를 궁구하지 못하면참된 유자[眞儒]’라 할 수 없고, 식견이 고금(古今)의 일을 통달하지 못하면참된 선비[眞士]’라 할 수 없다.

 

47 도가 있으면서 빈천하면 사람들이 존경하지 않는 이가 없으니 비록 천하다 하더라도 외려 귀한 것이요, 도가 없으면서 부귀하면 사람들이 비루하게 여기지 않는 이가 없으니 비록 귀하다 하더라도 실로 천한 것이다.

 

48 선심(善心)이 보존되면 한 몸이 편안하고, 선행(善行)이 쌓이면 한 집안이 창성한다.

 

49 마음속에 얻음이 있어서 즐거워하는 자는 천리(天理)를 즐거워하는 것이요, 바깥에 기다림이 있어서 즐거워하는 자는 외물(外物)을 즐거워하는 것이다. 외물을 즐거워하는 자는 그 즐거움이 쉽게 다하지만 천리를 즐거워하는 자는 그 즐거움이 능히 온전하니, 이를참된 즐거움[眞樂]’이라 한다.

 

50 ()를 구하는 자는 무엇보다 급박해서는 안 된다. 그저 차분하게 탐구하고 오래도록 무젖어 들어 통달하지 못하면 그만두지 말아야 할 따름이니, 그렇게 하면 절로 점차 도에 나아갈 것이다.

 

51

작위(作爲)에 마음을 두는 자는 늘 수고롭고, 지교(智巧)에 뜻이 없는 자는 늘 편안하다.

 

52 군자가 선()을 행함은 명성에 뜻이 있어서가 아니지만 명성이 절로 이른다. 그러므로 명성이란 진실로 가까이해서도 안 되지만 피해서도 안 되니, 옛사람이좋은 명성을 피하고자 한다면 선을 행할 길이 없을 것이다.[欲避善名 無爲善之路]”라고 한 말이 이것이다.

 

53 말을 듣는 것이 잡박하면 의혹이 많고, 책을 보는 것이 잡박하면 혼미하기 쉽다.

 

54 일에는 중대한 것과 사소한 것이 있지만, 이치에는 정밀한 것과 거친 것이 없으니, 군자가 일에 대해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반드시 삼가는 것은 이치에 부합하기를 구하고자 해서이다.

 

55 공정한 마음[公心]으로 일을 처리하는 자는 설혹 모두 다 마땅함에 합치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마음의 허물[心過]은 아니다.

 

56 비방은 정말이지 가벼이 해서는 안 되지만 칭찬 또한 가벼이 해서는 안 되며, 성냄은 정말이지 갑자기 해서는 안 되지만 기뻐함 또한 갑자기 해서는 안 되니, 만약 앞서 잘못하면 반드시 뒤에 후회한다. 그러므로 군자는 이를 신중히 하는 것이다.

 

57 사람이 너그럽고[包涵] 드넓은[廣大] 기상이 있는 것이 가장 좋으니, 기상이 좋은 자야말로 가장 찾아보기 어렵다.

 

58 마음이 평온하고 기운이 온화한 뒤에야 글을 읽고 이치를 궁구할 수 있으며 말을 하고 일에 대처할 수 있다.

 

59 사람이 재주와 지혜를 둘 다 겸비한 자는 드물다. 그러므로 여기에 어두운 자가 저기에 밝기도 하고, 장점이 있는 자가 단점이 있기도 하다.

 

60 지극히 모난 것은 둥근 것과 같고, 지극한 용맹은 나약과 같으니, 오직 도()에 깊은 자만이 이에 능하다.

 

61 모든 일에 관대하고 온화한 것으로 잘못되는 경우는 열에 두셋도 안 되고, 촉급하고 난폭한 것으로 그르치는 경우는 열에 늘 여덟아홉이다.

 

62 문중자(文中子)가 말하기를말이 많은 사람은 더불어 원대한 계모를 할 수 없고, 동작이 많은 사람은 더불어 오래도록 거처할 수 없다.[多言 不可與遠謀 多動 不可與久處]”라고 하였으니, 훌륭하다. 말이 많으면 실패하고 동작이 많으면 흉하다.

 

63 남을 대할 때에는 한결같이 진실한 마음으로 대해야지, 내외(內外)와 후박(厚薄)의 차등을 두어서는 안 된다.

 

64 세상사람 가운데 사심을 끼고 거짓을 품은 채 자기 마음을 속이면서 망녕되이 복을 바라는 자가 있는데, 하늘의 눈이 매우 밝으니 속일 수 있겠는가.

 

65 일을 함이 있기만 하면 남이 알아주기를 바라는 자는 천박하고 좀스러운 사람이다.

 

66 남이 자기를 속이는 것을 보고서도 얼굴에 노여움을 드러내지 않고, 남이 자기를 헐뜯는 것을 듣고서도 마음에 거슬리지 않기는 또한 어려울 것이다.

 

67 옳고 그름은 차치하고 남과 다투고 비교하는 뜻이 있으면 곧 선하지 못한 것이다.

 

68 모름지기 각박함을 깊이 경계해야 하니, 차라리 후한 데서 잘못될지언정 박한 데서 잘못되지 말아야 한다.

 

69 군자의 몸은 출사(出仕)도 있고 은거(隱居)도 있지만 군자의 도()는 출사와 은거가 없다. 그러므로 은거해서는 출사의 쓰임을 보존하고, 출사해서는 은거의 도를 행하는 것이다.

 

70 작은 성취에 안주하는 자는 반드시 대기(大器)를 이루지 못하고, 작은 이익에 미혹되는 자는 반드시 대의(大義)를 보지 못한다.

 

71 부귀(富貴)에 무심한 뒤에야 부귀에 처할 수 있으니, 빈천(貧賤)을 편안히 여기지 못하는 자는 반드시 부귀에 처하지 못할 것이다.

 

72 의롭게 얻지 않은 것은 그 소득을 잃기 쉽고, 바르게 사귀지 않은 것은 그 교제가 갈라지기 쉽다.

 

73 의식(衣食)을 얻느냐 얻지 못하느냐는 명운인데 세상 사람들은 염치를 돌아보지 않고 허겁지겁 이를 구한다. 비록 얻음이 있다 하더라도 도리어 그 본심을 잃어버리니, 얻는 것은 작고 잃는 것은 크다. , 이 또한 미혹된 짓이다.

 

74 출사(出仕)하기 전에는 급급하게 출사하기를 구하고, 출사한 뒤에는 오로지 작위(爵位)가 남보다 높지 않은 것만 근심하니, 이와 같은 자는 도둑의 심보이다.

 

75 군자는 몸가짐이 요약하기 때문에 조정에 있어도 산야와 다름이 없고, 마음 씀이 공정하기 때문에 강호에 있어도 조정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76 사람의 소행이 길()과 서로 부합하면 복을 얻고, ()과 서로 부합하면 화를 얻으니, 화와 복 하나하나는 모두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77 이연평(李延平)이 말하기를선을 하였으나 화를 얻는 것은 바로 선을 함이 익숙하지 못해서이다.[爲善得禍 乃是爲善未熟]”라고 하였는데, 이 역시 군자가 자신에게 돌이키는 말이다.

 

78 사람의 도리는 떳떳함이 있으니, 떳떳함에 위배되면 괴이함이 된다. 세상 사람들이 그 떳떳함을 믿지 않고 오직 괴이한 것에만 미혹되는 것은 이치를 밝게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79 자신을 닦는 데 엄격한 자는 남이 감히 해를 입히지 못하니, 이 또한 간악한 자를 멀리하는 방도이다.

 

80 사물의 이치는 끝이 없고 사람의 견해는 저마다 다르니, 만약 일을 논할 때 조금이라도 자신이 옳다는 마음이 있기만 하면 곧 옳지 못한 것이다.

 

81 현자(賢者)가 그 도를 행하지 못하고 불초(不肖)한 자가 그 뜻을 행하니, 이것이 세상이 늘 어지럽기만 하고 다스려지는 날이 적은 이유이다.

 

82 천도(天道)는 변화가 없을 수 없다. 그러므로 추위와 더위가 있고 낮과 밤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세상이 한 번 다스려지고 한 번 어지러운 것[一治一亂] 또한 천도이다. 그러나 어지러움을 바꾸어 다스려지게 하는 것은 사람이다.

 

83 천도의 운행은 생살(生殺)에 아무런 생각이 없다. 그러나 순종하는 자는 살고 거역하는 자는 죽으니, 이는 사물이 각기 스스로 취한 점이 있다. 그러므로 은원(恩怨)이 전혀 없는 것이다. 성왕(聖王)이 만든 법은 상벌(賞罰)에 아무런 뜻이 없다. 그러나 선한 자에게는 상을 주고 악한 자에게는 벌을 주니, 이는 사람이 모두 스스로 초래한 점이 있다. 그러므로 권징(勸懲)이 존재하는 것이다.

 

84 물은 사물을 적셔주니 만물을 낳는 은덕이 있고, 불은 사물을 변화시키니 만물을 이루어 주는 공능이 있다.

 

85 천지(天地)가 화()하면 만물이 길러지고, 상하(上下 군신)가 화하면 일국(一國)이 편안하고, 실가(室家 부부)가 화하면 백사(百事)가 길할 것이다.

 

86 옛날의 다스림은 벼리가 들리고 그물이 성글었다. 무릇 벼리가 들리면 만 그물눈이 펴지고 그물이 성글면 작은 죄가 빠져나가며, 만 그물눈이 펴지면 치도(治道)가 절로 확립되고 작은 죄가 빠져나가면 가정(苛政)이 절로 제거된다.

 

87 병이 생긴 뒤에 다스리는 것은 병이 생기기 전에 다스리는 것만 못하고, 한 가지 일을 만드는 것은 한 가지 일을 줄이는 것만 못하다.

 

88 일을 하는 자는 명분을 귀하게 여기지 않고 실제를 귀하게 여겨야 하니, 명분이 비록 매우 좋더라도 실제가 큰 다스림을 이룩할 수 없으면 군자는 하지 않는다.

 

89 남의 말을 들으면 반드시 그 진실을 살피고, 남의 허물을 보면 먼저 그 실정을 살펴야 한다.

 

90 두 가지로 자신의 마음을 쓰는 자는 기예를 다스려도 정밀하지 못하고, 홀로 자신의 지혜만 믿는 자는 일을 도모해도 이루지 못한다.

 

91 《대학(大學)》의 공부는 진실로 순서가 있다. 자신의 몸과 마음이 미처 닦이고 바르지도 못하면서 망녕되이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 사업에 뜻을 두어 어지러이 변경하려고 하면 실패하지 않을 자가 드물 것이다.

 

92 ()ㆍ농()ㆍ공()ㆍ상()이 각각 자신의 직업을 편안히 여긴 뒤에야 백성의 뜻이 안정되어 국가가 편안해진다. 그렇지 않으면 윗사람을 능멸하고 분수를 범하여 반드시 편안해질 이치가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나라를 다스릴 때 교화를 우선으로 삼는 것이다.

 

93 천하에는 진실로 뜻밖의 환란이 있다. 아무 일 없이 태평할 때에는 오직 밝은 자만이 알 수 있는데 사람들은 이를 믿지 않는다. 환란이 발생한 뒤에는 오직 지혜로운 자만이 이를 처리할 수 있는데 중인들은 그제야 복종한다. 그러므로 드러나기 전에 환란을 방비하는 것은 쉬우면서도 어렵고, 드러난 뒤에 공을 도모하는 것은 어려우면서도 쉬운 것이다.

 

94 옛날의()’()’()’()’ 네 가지를 지금은 그 세 가지는 폐하고 오직만 사용하니, 지금의 도()를 말미암아 옛날의 다스림을 회복하는 것이 어찌 어렵지 않겠는가.

 

95 아무리 이윤(伊尹)ㆍ부열(傅說) 같은 어짊과 관중(管仲)ㆍ제갈량(諸葛亮) 같은 재능이 있더라도, 그러한 군주를 만나지 못하고 그러한 시대를 만나지 못하면 천하의 대사(大事)를 이룩할 수 없다.

 

96 일은 말하기는 쉽지만 행하기는 어려우며, 말은 듣기는 쉽지만 쓰기는 어렵다.

 

97 처음을 삼가는 것이 끝을 삼가는 방법인데, 끝을 삼가는 것이 처음을 삼가는 것보다 어렵다.

 

98 추위와 더위의 변화가 진실로 혹독하기는 하지만, 점차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사람 또한 변화를 따라 편안히 받아들인다. 지금 어지러운 세상을 변화시켜 잘 다스려지는 세상으로 만들고자 한다면, 역시 응당 추위와 더위가 점차적으로 변하는 것처럼 세월을 두고 기약해야 하니, 그렇게 하면 변화시키지 못할 것이 없을 것이다.

 

99 문왕(文王)과 무왕(武王)이 돌아가신 뒤 성인의 도가 행해지지 않은 것은 도가 없어져서가 아니라 이를 행하는 자가 그러한 임금이 없어서이고, 공자(孔子)와 맹자(孟子)가 돌아가신 뒤 성인의 가르침이 전해지지 않은 것은 가르침이 없어져서가 아니라 이를 전하는 자가 그러한 스승이 없어서이다. !

 

100 백왕(百王)은 마음이 같고 천성(千聖)은 도가 같다. 그러므로 요() 임금ㆍ순() 임금과 탕왕(湯王)ㆍ무왕(武王)이 선양(禪讓)은 비록 달랐지만 그 마음은 같았고, 이윤(伊尹)ㆍ부열(傅說)과 공자(孔子)ㆍ맹자(孟子)가 출처(出處)는 비록 달랐지만 그 도는 같았다.

 

101 옛사람들은 정치를 관대하게 하였는데 지금 사람들은 정치를 가혹하게 하고, 옛사람들은 백성을 자식처럼 보았는데 지금 사람들은 백성을 원수처럼 본다. ! 가혹한 정치로 원수 같은 백성을 다스리면 백성들이 어떻게 견디겠는가.

 

102 이로움은 누구나 똑같이 원하는 것이니, 자기에게 이롭고자 하면 반드시 남을 해친다. 그러므로 군자는 자신을 이롭게 하지 않고, 남을 이롭게 하는 것으로 마음을 삼는다.

 

103 사람이 일을 행할 때에는 무엇보다 포학하지 말아야 하니, 모름지기 온화한 기운 속에서 드러내어 쓰는 것이 좋을 것이다.

 

104 하늘이 사람과는 똑같은 음양(陰陽)인데, 하늘은 늘 고요하고 사람은 늘 움직인다. 고요함[]은 능히 움직임[]을 낳기 때문에 하늘이 만물을 낳는 것이 무궁하고, 움직이고 고요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은 사물을 따라 변화한다.

 

105 군자는 도를 구차하게 남과 같이하지 않고, 자취를 구차하게 세속과 달리하지 않으니, 도를 구차하게 같이하면 자기를 굽혀 남을 따르고, 자취를 구차하게 달리하면 행동을 괴이하게 하여 세속을 놀라게 한다.

 

106 해와 달은 높은 곳에 있으면서 아래를 빠뜨리지 않으니 왕자(王者)의 밝음이 이와 같고, 촛불은 어두운 곳에 있으면서 사물을 비춰주니 학자(學者)의 밝음이 이와 같다.

 

107 사람의 도를 다하고 죽는 자는 죽어도 부끄러울 바가 없겠지만, 사람의 도를 다하지 못하고 죽는 자는 죽어도 부끄러움이 남을 것이니, 사람이고서 능히 사람의 도를 다하는 자는 고금에 드물다.

 

108 한 가지 생각이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길흉(吉凶)의 근본이 될 수 있고, 한 마디 말이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화복(禍福)의 단서와 관계가 된다.

 

109 현인(賢人) 군자(君子)가 화환(禍患)에 걸리지 않는 것은 교묘하게 피하려는 마음이 있어서가 아니라, 평소의 소행이 능히 악()과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110 의복에 때가 있으면 한 번 씻어서 제거할 수 있지만, 시속(時俗)이 한 번 더러워지면 백 번 씻어도 제거할 수 없다. 대개 풍속은 습관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어서 점점 물들기는 쉽고 변혁하기는 어렵다.

 

111 치평(治平)이 백 년 동안 이루어져도 하루아침에 무너지고, 변란(變亂)이 단 하루만 일어나도 몇 대까지 파급된다. 그러므로 나라를 다스리는 자는 그 치평을 믿지 말고 늘 그 변란을 걱정해야 한다.

 

112 이른바치세(治世)’란 나라에는 두 가지 법령이 없고 조정에는 두 가지 의론이 없으며, 선비에게는 두 가지 학술이 없고 백성에게는 두 가지 바람이 없는 것이니, 이와 상반되면난세(亂世)’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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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001] 정자(程子) :

북송(北宋) 때 성리학자 정이(, 1033~1107), 자는 정숙(正叔), 시호는 정공(正公)이다. 하남(河南) 낙양(洛陽) 사람으로, 이천백(伊川伯)에 봉해져서 이천 선생(伊川先生)이라 불린다. 정호(程顥)의 아우이며, 주돈이(周敦)의 문인으로, 이기(理氣) 철학을 제창하여 유학을 부흥시켰다. 저서에 《역전(易傳), 《춘추전(春秋傳), 《이정유서(二程遺書)》 등이 있다.

[-D002] 마음은 생도이다 :

《이정유서》 권21과 《근사록집해(近思錄集解)》 권1 〈도체(道體)〉 등에 보이는 이천 선생의 말로, “마음은 생도이다. 이 마음이 있어야 이 형체를 갖추어 태어나니, 측은지심은 사람의 생도이다.[, 生道也. 有是心, 斯具是形以生, 惻隱之心, 人之生道也.]”라고 하였다. 이에 대해 주자(朱子)마음이 생도라는 것은 천지가 만물을 낳는 것으로 마음을 삼는데 사람이 이를 얻어서 마음을 삼은 것을 말한다.[心生道也, 謂天地以生物爲心, 而人得之以爲心者.]”라고 하였다.

[-D003] 마음은 …… 않는다 :

참고로 이천(伊川) 정이()사람의 마음은 항상 살아 움직여야 하니, 살아 움직이면 두루 유행하여 다함이 없어서 한 귀퉁이에 막히지 않는다.[人心常要活, 則周流無窮而不滯於一隅.]”라고 하였다. 《二程遺書 卷5》 《近思錄集解 卷4 存養》

[-D004] 주자(周子) :

북송(北宋)의 학자 주돈이(周敦, 1017~1073), 초명은 돈실(敦實), 자는 무숙(茂叔), 호는 염계(濂溪), 시호는 원공(元公)이다. 도주(道州) 영도(營道) 출신으로, 국자박사(國子博士), 우부랑중(虞部郞中) 등을 역임한 뒤, 55세에 벼슬에서 물러나 여산(廬山)의 염계에 염계서당을 짓고 강학을 하였다. 정호(程顥), 정이(), 소옹(邵雍), 장재(張載)와 함께 북송오자(北宋五子)로 불린다. 저서에 《태극도설(太極圖說), 《통서(通書)》 등이 있다.

[-D005] 고요할 …… 있다 :

주돈이의 《통서》 〈성하 제2(誠下第二)〉에 보이는 말로, “성인은 성()일 따름이니, 성은 오상의 근본이요 백행의 근원이다. 고요할 때는 없고 움직일 때는 있으니, 지극히 바르고 밝고 통달한다.[, 誠而已矣. , 五常之本、百行之源也. 靜無而動有, 至正而明達也.]”라고 하였다. 이에 대한 송나라 웅강대(熊剛大)의 주에고요할 때에도이 없는 적이 없으니, 그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없다고 하였을 뿐이다. 움직일 때에도이 이에 이른 뒤에야 있는 것이 아니니, 그 볼 수 있기 때문에있다고 하였을 뿐이다. 고요하여 없는 듯할 때에는 지극히 바를 따름이고, 움직여서 있을 때에는 밝고 통달함을 볼 수 있다.[方其靜也, 誠未嘗無, 以其未形, 故謂之無. 及其動也, 誠非至此而後有, 以其可見而謂之有. 靜而無則至正而已, 動而有則昭明通可見也.]”라고 하였다. 《性理書句解17 通書 誠下第二》

[-D006] 무릇 …… 것이다 :

참고로 원()나라 노재(魯齋) 허형(許衡)()할 때에 경()하여 항상 천지 귀신이 강림함을 생각하여 감히 조금이라도 소홀히 하지 않고, ()할 때에 경하여 보고 들음, 얼굴빛과 모양, 말과 일, 의심과 분함, 얻음으로부터 일일이 성찰해서 외물을 따라가지 않게 하여, 비록 천만 사람 속에 있더라도 항상 자신이 있음을 알아야 하니, 이것이 경을 지키는 대략이다.[靜而敬, 常念天地鬼神臨之, 不敢少忽; 動而敬, 自視聽色貌言事疑忿得, 一一省察, 不要逐物去了, 雖在千萬人中, 常知有己, 此持敬之大略也.]”라고 하였다. 《魯齋遺書 卷3 論明明德》

[-D007] 금세 잃어버리는 것 :

마음을 두고 한 말이다. 《맹자집주》 〈고자장구 상(告子章句上)〉에잡으면 보존되고 놓으면 잃어서, 나가고 들어옴이 일정한 때가 없으며 그 방향을 알 수 없는 것은 오직 사람의 마음을 두고 말한 것이다.[操則存, 舍則亡, 出入無時, 莫知其鄕, 惟心之謂與.]”라고 하였다.

[-D008] 마음이 …… 마찬가지이니 :

밤낮을 막론하고 마음이 탁 트이면 양심을 길러주는 밤이나 마찬가지이고, 마음이 꽉 막히면 양심을 없애는 낮이나 마찬가지라는 말이다. ‘야기(夜氣)’는 사물을 접촉하기 이전인 밤중의 맑은 기운으로 본연의 양심을 가리키고, ‘조주(朝晝)’는 온갖 사물과 접촉하여 본연의 양심을 잃어버리게 하는 낮을 가리킨다. 《맹자집주》 〈고자장구 상(告子章句上)〉의 이른바우산장(牛山章)’밤에 자라나는 바와 새벽의 맑은 기운에 그 좋아하고 미워함이 남들과 서로 가까운 것이 얼마 되지 않는데 낮에 하는 소행이 이것을 짓눌러 없애니, 짓눌러 없애기를 반복하면 야기가 족히 보존될 수 없고, 야기가 보존될 수 없으면 금수와 거리가 멀지 않게 된다.[其日夜之所息、平旦之氣, 其好惡與人相近也者幾希, 則其旦晝之所爲, 有梏亡之矣. 梏之反覆, 則其夜氣不足以存; 夜氣不足以存, 則其違禽獸不遠矣.]”라고 하였는데, 여기에서 온 말이다.

[-D009] () …… 때문이다 :

《맹자집주》 〈공손추장구 상(公孫丑章句上)〉에()는 기()의 장수요 기는 몸에 꽉 차 있는 것이니, 지가 최고요 기가 그 다음이다. 그러므로 말하기를그 지를 잘 잡고도 그 기를 포악하게 하지 말라.’고 한 것이다.[夫志, 氣之帥也; , 體之充也. 夫志至焉, 氣次焉. 故曰: 持其志, 無暴其氣.]”라고 하였다.

[-D010] 사람의 …… 된다 :

참고로 이천(伊川) 정이()()은 바로 리()이니, 리는 요순으로부터 범인에 이르기까지 똑같다. 재질(才質)은 기()에서 받은 것이니, 기에는 청탁이 있어 맑은 기를 받은 자는 어진 사람이 되고, 탁한 기를 받은 자는 어리석은 사람이 된다. 그러나 배워서 알면 기의 청탁에 상관없이 모두 선에 이르러 성의 근본을 회복할 수 있다.[性卽理也, 理則堯舜至於塗人, 一也. 才稟於氣, 氣有淸濁, 稟其淸者爲賢, 稟其濁者爲愚. 學而知之, 則氣無淸濁, 皆可至於善而復性之本.]”라고 하였다. 《孟子集註 告子章句上 第6章 章下註》 《二程遺書 卷18

[-D011] 존양(存養) :

‘존심양성(存心養性)’의 준말로, 본래의 마음을 보존하고 본연의 성을 기른다는 말이다. 《맹자집주》 〈진심장구 상(盡心章句上)〉에그 마음을 다하는 자는 그 성()을 아니, 그 성을 알면 하늘을 알게 된다. 그 마음을 보존하여 그 성을 기름은 하늘을 섬기는 것이다.[盡其心者, 知其性也. 知其性, 則知天矣. 存其心, 養其性, 所以事天也.]”라고 하였다.

[-D012] 변화(變化) :

‘변화기질(變化氣質)’을 말한다. 참고로 송()나라 여대림(呂大臨)군자가 배우는 까닭은 기질을 변화시키기 위해서일 따름이다. 덕이 기질을 이기면 어리석은 자가 밝음에 나아가고, 유약한 자가 강함에 나아갈 수 있거니와, 이기지 못하면 비록 배움에 뜻을 두더라도 어리석은 자가 밝아지지 못하고, 유약한 자가 서지 못할 것이다.[君子所以學者, 爲能變化氣質而已. 德勝氣質, 則愚者可進於明, 柔者可進於强. 不能勝之, 則雖有志於學, 亦愚不能明, 柔不能立而已矣.]”라고 하였다. 《中庸章句 第20章 集註》

[-D013] ()과 의() :

‘경’은 마음을 바르게 하는 것이고, ‘는 행실을 바르게 하는 것으로, 이 두 가지는 성리학자들의 중요한 수행 방법에 속하는 것들이다. 《주역》 〈곤괘(坤卦) 문언전(文言傳)〉에군자가 경하여 안을 곧게 하고 의롭게 하여 밖을 방정하게 하여, 경과 의가 확립되면 덕이 외롭지 않다.[君子敬以直內, 義以方外, 敬義立而德不孤.]”라고 하였다. 참고로 명도(明道) 정호(程顥)경과 의를 서로 잡아 지키면 곧바로 올라가 천덕을 통달함이 이로부터 시작된다.[敬義夾持, 直上達天德, 自此.]”라고 하였다. 《近思錄 卷2 爲學》

[-D014] 항상 …… 묘하다 :

()나라 설선(薛瑄)의 《독서록(讀書)》 권1에 보이는 말로, “항상 침묵하는 것이 가장 묘하니, 자기 마음이 보존되고 나면 남들이 절로 공경한다.[最妙, 己心存而人自敬.]”라고 하였다.

[-D015] 고서(古書) …… 하였다 :

자세한 출처는 상고할 수 없다. 다만 당()나라 이정조(李鼎祚)의 《주역집해(周易集解)》 권14()나라 한강백이 말하기를마음을 씻는 것을 재라 하고, 환난을 방비하는 것을 계라 한다.’ 하였다.[韓康伯曰: 洗心曰齋, 防患曰戒.]”라고 하고, ()나라 설선(薛瑄)의 《독서록(讀書)》 권7우연히 의서를 읽었는데, ‘마음을 씻는 것을 재라 하고, 환난을 방비하는 것을 계라 한다.’라는 말이 있었으니, 나는 여기에서 취함이 있다.[偶讀醫書, 有曰: 洗心曰齊, 防患曰戒. 吾有取焉.]”라고 한 말이 보인다.

[-D016] 설 문청공(薛文淸公) :

명나라 학자 설선(薛瑄, 1389~1464)으로, 자는 덕온(德溫), 호는 경헌(敬軒), 시호가 문청이다. 산서성(山西省) 하진(河津) 출신으로, 영종(英宗) 때 예부우시랑 겸 한림원학사(禮部右侍郞兼翰林院學士)로 입각하여 기무(機務)에 참여하였다. 그의 학술은 정주(程朱)의 학문을 종주로 삼아 복성(復性)에 힘쓰면서 함양(涵養)을 위주로 하였는데, 주자(朱子)가 나온 이후로 사도(斯道)가 크게 밝아졌으니 굳이 저작(著作)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기까지 하였다. 저서에 《독서록(讀書錄), 《설문청집(薛文淸集), 《종정명언(從政名言)》 등이 있다. 《明史 卷282 薛瑄列傳》

[-D017] 담담하게 …… 한다 :

설선의 《독서록(讀書)》 권7에 보인다.

[-D018] 존양(存養) :

‘존심양성(存心養性)’의 준말로, 본래의 마음을 보존하고 본연의 성을 기른다는 말이다. 《맹자집주》 〈진심장구 상(盡心章句上)〉에그 마음을 다하는 자는 그 성()을 아니, 그 성을 알면 하늘을 알게 된다. 그 마음을 보존하여 그 성을 기름은 하늘을 섬기는 것이다.[盡其心者, 知其性也. 知其性, 則知天矣. 存其心, 養其性, 所以事天也.]”라고 하였다.

[-D019] 정정(靜定) :

마음을 고요하게 하고 뜻을 정하는 공부로, 《대학장구》 경 1(經一章)그칠 곳을 안 뒤에 정해짐이 있으니, 정해진 뒤에 능히 고요해지고, 고요해진 뒤에 능히 편안해지고, 편안해진 뒤에 능히 생각하고, 생각한 뒤에 능히 얻는다.[知止而后有定, 定而后能靜, 靜而后能安, 安而后能慮, 慮而后能得.]”라고 하였는데, 여기에서 온 말이다.

[-D020] 흉중에 …… 것이다 :

참고로 송나라 명도(明道) 정호(程顥)마음에는 한 가지 사물도 머물러 두어서는 안 된다.[心不可有一事.]”라고 하였는데, 이에 대해 주자(朱子)마음에는 한 가지 사물도 머물러 두어서는 안 된다. 외면에 만 가지 변화를 수작할 때 모두 다만 그 분수에 따라 응할 뿐이니, 조금이라도 사물에 얽매이면 마음이 곧 동요되고 만다. 사물에 얽매이는 것은 세 가지가 있으니, 혹은 일이 오기 전에 자신이 먼저 기대하는 마음이 있으며, 혹은 일에 이미 응한 뒤에 또 항상 가슴속에 두고 있어서 잊지 못하며, 바로 일에 응할 때에 뜻에 편중됨이 있는 것이니, 모두 사물에 매이고 속박 당하는 것이다. 이미 매이고 속박 당하면 곧 이러한 사물이 있게 되니, 딴 일이 면전에 왔을 때에 응하면 곧 잘못된다. 어떻게 그 바름을 얻을 수 있겠는가. 성인의 마음은 환하게 비고 밝아서 털끝만 한 형적도 없어 사물이 올 적에 작은 것과 큰 것을 사방과 팔면으로 사물에 따라 응하지 않음이 없으니, 이 마음에 원래 이러한 사물이 있는 것은 아니다.[心不可有一物. 外面酬酢萬變, 都只是隨其分限應去, 纔繫於物, 心便爲其所動. 其所以繫於物者有三, 或事未來, 而自家先有期待底心; 或事已應去了, 又却長存在胸中, 不能忘却; 正應事之時, 意有偏重, 這都是爲物所繫縛. 旣爲所繫縛, 便有這箇物事, 及別事來到面前, 應之便差了, 這如何會得其正? 聖人之心, 瑩然虛明, 無纖毫形迹, 事物之來, 若小若大, 四方八面, 莫不隨物隨應. 此心元不曾有這箇物事.]”라고 하였다. 《心經附註 卷2 正心章》

[-D021] 예로써 마음을 제재한다 :

《서경》 〈중훼지고(仲虺之誥)〉에 보이는 말로, “의로써 일을 제재하고 예로써 마음을 제재해야 후손들에게 넉넉함을 드리울 것이다.[以義制事, 以禮制心, 垂裕後昆.]”라고 하였다.

[-D022] 사물(四勿) :

네 가지 하지 말라는 것으로, 공자의 제자 안연(顔淵)극기복례(克己復禮)’의 조목을 묻자, 공자가예가 아니면 보지 말며, 예가 아니면 듣지 말며, 예가 아니면 말하지 말며, 예가 아니면 움직이지 말라.[非禮勿視, 非禮勿聽, 非禮勿言, 非禮勿動.]”라고 하였는데, 이를 가리킨다. 《論語集註 顔淵》

[-D023] 경계(境界) …… 않으면 :

눈앞에 보이는 어떤 세계에서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말한다. 참고로 《지봉유설(芝峰類說)》 권18 〈외도부(外道部) 선문(禪門)〉에승려 무주(無住)가 말하기를경계를 보고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 것을 나지 않음이라 하니, 나지 않으면 멸하지도 않는다. 이미 나고 멸하는 것이 없으면 곧 눈앞의 진세에 속박을 받지 않아 응당 해탈에 처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이른바불생’, ‘불멸이라는 것은 심성(心性)을 가리켜 말한 것이다.[僧無住曰: 見境心不起, 名不生, 不生卽不滅. 旣無生滅, 卽不被前塵所縛, 當處解脫. 所謂不生、不滅, 蓋指心性而言.]”라고 하였다.

[-D024] 근독(謹獨) :

‘신독(愼獨)’과 같은 말로, 홀로를 삼가는 것이다. 《중용장구(中庸章句)》 제1장에도라는 것은 잠시도 떠날 수 없으니, 떠날 수 있으면 도가 아니다. 이 때문에 군자는 보지 않을 때에도 경계하고 삼가며 듣지 않을 때에도 두려워하는 것이다. 어두운 곳보다 더 드러나는 곳이 없으며 작은 일보다 더 나타나는 일이 없으니, 그러므로 군자는 그 홀로를 삼가는 것이다.[道也者, 不可須臾離也, 可離非道也. 是故君子戒愼乎其所不睹, 恐懼乎其所不聞. 莫見乎隱, 莫顯乎微, 故君子愼其獨也.]”라고 하였다.

[-D025] 어두운 …… 것이다 :

참고로 《심경부주(心經附註)》 권1 〈시운잠수복의장(詩云潛雖伏矣章)〉에 정자(程子)학문은 어두운 방에서 속이지 않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始於不欺暗室.]”라고 하고, 주자(朱子)삼국 시대 주연(朱然)이 종일토록 공경하고 공경하여 마치 행진에 있는 듯이 하였으니, 배우는 자가 이러한 마음을 갖는다면 마음을 항상 잃지 않을 것이다.[三國朱然終日欽欽, 如在行陣. 學者持此, 則心常不放矣.]”라고 하였다.

[-D026] () …… 것이다 :

《중용장구》 제13장에도가 사람에게 멀리 있지 않으니, 사람이 도를 하면서 사람을 멀리한다면 도라 할 수 없다.[道不遠人, 人之爲道而遠人, 不可以爲道.]”라고 하였다.

[-D027] () …… 하는데 :

《중용장구》 제1장에하늘이 명하신 것을 성()이라 이르고, 성을 따름을 도()라 이르고, 도를 품절해 놓음을 교()라 이른다.[天命之謂性, 率性之謂道, 修道之謂敎.]”라고 하였다. 참고로 이에 대한 주자(朱子)의 주에사람과 물건이 각기 그 성()의 자연을 따르면 그 일상생활 하는 사이에 각기 마땅히 행해야 할 길이 있지 않음이 없으니, 이것이 곧 이른바()’라는 것이다.[人物各循其性之自然, 則其日用事物之間, 莫不各有當行之路, 是則所謂道也.]”라고 하였다.

[-D028] 한자(韓子) :

()나라 때 문장가 한유(韓愈, 768~824), 자는 퇴지(退之), 호는 창려(昌黎), 시호는 문공(文公)이다.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의 한 사람으로 육경(六經)과 제자백가에 통달하였으며, 사륙변려문(四六騈儷文)을 위주로 하던 당시의 문풍(文風)을 바로잡고 고문(古文)을 제창하였다. 저서에 《창려선생집》이 있다.

[-D029] 도는 …… 있다 :

한유의 〈원도(原道)〉에 보이는 말로, “널리 사랑함을 인()이라 이르고, 인을 행하여 마땅하게 함을 의()라 이르고, 인과 의를 말미암아 가는 것을 도()라 이르고, 인과 의의 도를 자신에게 충족하여 밖에 기대함이 없음을 덕()이라 이르니, 인과 의는 정해진 명칭이요, 도와 덕은 빈 자리이다. 그러므로 도는 군자의 도가 있고 소인의 도가 있으며, 덕은 흉한 덕이 있고 길한 덕이 있는 것이다.[博愛之謂仁, 行而宜之之謂義, 由是而之焉之謂道, 足乎己無待於外之謂德. 仁與義, 爲定名; 道與德, 爲虛位. 故道有君子有小人, 而德有凶有吉.]”라고 하였다. 《古文眞寶 後集 卷2 原道》

[-D030] () …… 천도(天道)이다 :

《주역》의( )’은 겸손(謙巽)으로, 곧 숭고한 덕이 있으면서도 가장 낮은 곳에 처하는 뜻이 있고, ‘( )’은 감손(減損)으로, 곧 아래를 덜어 위에 더하는 뜻이 있다. 참고로 《주역》 〈겸괘(謙卦) 상전(象傳)〉에땅 가운데 산이 있는 것이이니, 군자가 보고서 많은 데에서 거두어 적은 데에 더해 주어 물건을 저울질하여 베풂을 고르게 한다.[地中有山, . 君子以, 裒多益寡, 稱物平施.]”라고 하였고, 〈손괘(損卦) 상전〉에산 아래에 못이 있는 것이이니, 군자가 보고서 분노를 징계하고 욕심을 막는다.[山下有澤, . 君子以, 懲忿窒欲.]”라고 하였다.

[-D031] 좋은 …… 것이다 :

()나라 때 명신(名臣) 범순인(范純仁)이 한 말이다. 범순인이 일찍이 간신 장돈(章惇)의 비위에 거슬려 영주(永州)로 폄출되었는데, 그 당시 눈병을 앓아 완전히 실명(失明)한 상태였다. 그런데도 그는 폄출 명령을 받고 기꺼운 표정으로 길에 올랐는데, 어떤 이가 명성을 가까이하는 짓이라고 하자, 이를 듣고 탄식하며 말하기를칠십의 나이에 두 눈이 모두 멀었으니, 만리 길을 떠나는 것이 어찌 원하는 것이겠는가. 다만 임금을 사랑하는 구구한 나의 마음이 다하지 않아서일 따름이다. 만약 명성을 좋아한다는 혐의를 피하고자 한다면 선을 행할 길이 없을 것이다.[七十之年, 兩目俱喪, 萬里之行, 豈其欲哉? 但區區之愛君, 不盡, 若避好名之嫌, 則無爲善之路矣.]”라고 하였다. 《宋史 卷314 范純仁列傳》

[-D032] 마음의 허물 :

참고로 송나라 소옹(邵雍)입의 허물이 없기는 쉽고 몸의 허물이 없기는 어려우며, 몸의 허물이 없기는 쉽고 마음의 허물이 없기는 어렵다.[無口過易, 無身過難; 無身過易, 無心過難.]”라고 하였다. 《皇極經世書 卷12 觀物篇》 《心經附註 卷1 不遠復章》

[-D033] 사람이 …… 어렵다 :

참고로 명나라 설선(薛瑄)의 《독서록(讀書錄)》 권4무엇보다 혼후하고 너그러우며 차분하고 드넓은 기상을 가져야 한다.[第一要有渾厚包涵、從容廣大之氣象.]”라고 하였다.

[-D034] 지극한 …… 능하다 :

참고로 조선 후기의 문신 조진관(趙鎭寬, 1739~1808)의 《가정유고(柯汀遺稿)》 권9 〈역문 상(易問上) 후변문(後變問)〉에지봉 이씨가 말하기를지극히 모난 것은 둥근 것과 같고 지극한 덕은 어리석음과 같으니, 오직 도에 깊은 자만이 이에 능하다.’라고 하였는데, 역시 후천(後天)을 잘 형용하였다고 이를 만할 것이다.[芝峰李氏曰: 至方若圓, 至德如愚, 惟深於道者能之. 亦可謂善言後天也歟!]”라고 한 말이 보인다.

[-D035] 문중자(文中子) :

()나라 학자 왕통(王通, 548~618)으로, 자는 중엄(仲淹), 시호가 문중자이다. 용문(龍門) 사람으로, 어려서부터 학문에 뜻을 두어 독실하게 공부하였으며, 20세에 경세(經世)에 뜻을 두고 장안(長安)으로 가서 수 문제(隋文帝)를 알현하고태평십이책(太平十二策)’을 올렸는데, 공경(公卿)들의 반대로 채택되지 못하였다. 이에 물러나 하수(河水)와 분수(汾水) 사이에서 저술에 전념하며 후진을 가르쳤는데, 제자가 1천여 명에 이르렀다. 방현령(房玄齡), 두여회(杜如晦), 위징(魏徵), 이정(李靖) 등 쟁쟁한 학자가 모두 그의 문하에서 나왔으므로, 당시 사람들이 이들을하분문하(河汾門下)’라 일컬었다. 양제(煬帝) 때 누차 불렀으나 나가지 않았으며, 37세에 세상을 떠나니 문인들이문중자라 사시(私諡)하였다. 저서에 《중설(中說)》 등이 있다.

[-D036] 말이 …… 없다 :

왕통의 《중설()》 권8 〈위상편(魏相篇)〉에 보인다.

[-D037] 모름지기 …… 한다 :

참고로 송나라 이천(伊川) 정이()사람의 과실은 각기 그 유대로 하는 것이니, 군자는 항상 후한 데에 잘못되고 소인은 항상 박한 데에 잘못되며, 군자는 사랑에 지나치고 소인은 잔인함에 지나친다.[人之過也, 各於其類. 君子常失於厚, 小人常失於薄; 君子過於愛, 小人過於忍.]”라고 하였다. 《論語集註 里仁 第7章 集註》 《近思錄 卷12 警戒》

[-D038] 군자의 …… 것이다 :

참고로 명나라 방효유(方孝孺)의 《손지재집(遜志齋集)》 권17 〈의은헌기(軒記)〉에저 성현의 학문을 하는 자는 이를 몸에 닦아서 갖추지 않음이 없고 이를 쓰임에 드러내어 능하지 않음이 없으니, 어찌 과연 마땅한지 아닌지가 있겠는가. 그 출사해서는 은거의 도를 행하고 은거해서는 출사의 쓰임을 보존하여 세속을 떠나는 것을 고상하게 여기지 않고 세상과 함께하여 영합하기를 구하지 아니하여 용사(用舍)와 진퇴(進退)를 모두 편안히 하고 돌아보지 않는 자, 이를군자라고 한다.[若夫爲聖賢之學者, 脩之於身也無不具, 而見之於用也無不能, 豈果有所宜與否哉? 其仕也, 之道行; , 仕之用存, 不違俗以爲, 不同世以求合, 用舍進退, 皆安之而不顧, 夫是之謂君子.]”라고 하였다.

[-D039] 이연평(李延平) :

송나라 학자 이동(李侗, 1093~1163)으로, 자는 원중(愿中), 호는 연평, 시호는 문정(文靖)이다. 남검(南劍) 사람으로, 평생을 관직에 나아가지 않고 초야에 묻혀 40여 년간 학문에 전념하였다. 양시(楊時), 나종언(羅從彦)과 함께남검삼선생(南劍三先生)’으로 불렸으며, 정호(程顥)와 정이()의 학문이 주희(朱熹)에게 이어지는 교량적 역할을 하였다. 저서에 주희가 편찬한 《연평답문(延平答問)》과 《이연평집(李延平集)》이 있다.

[-D040] 이연평(李延平) …… 못해서이다 :

이는 송나라 서산(西山) 채원정(蔡元定)이 아들에게 훈계한 말로, “선을 하였으나 화를 얻는 것은 바로 선을 함이 익숙하지 못해서이고, 악을 하였으나 복을 얻는 것은 바로 악을 함이 깊지 못해서이니, 인사의 극진한 곳이 바로 천리이다.[爲善得禍, 乃是爲善未熟; 爲惡得福, 乃是爲惡未深. 人事盡處, 方是天理.]”라고 하였는데, 송나라 진세숭(陳世崇)의 《수은만록(隨隱漫)》 권1에 보인다. 《수은만록》을 상고해 보면 이 단락 뒤에 바로 연평 선생(延平先生)의 말이 보이는데, 여기에서이연평이라 한 것은 지봉의 착오인 듯하다.

[-D041] 한 번 …… :

《맹자집주》 〈등문공장구 하(滕文公章句下)〉에천하에 인간이 살아온 지가 오래 되었는데, 한 번 다스려지고 한 번 혼란하였다.[天下之生久矣, 一治一亂.]”라고 하였는데, 이에 대한 주자의 집주에한 번 다스려지고 한 번 어지러움은 기화(氣化)의 성쇠와 인사(人事)의 득실이 반복하여 서로 찾아오는 것이니, 이치의 떳떳함이다.[一治一亂, 氣化盛衰、人事得失, 反覆相尋, 理之常也.]”라고 하였다.

[-D042] 병이 …… 못하고 :

참고로 《황제내경소문(黃帝內經素問)》 권1성인은 병이 생긴 뒤에 다스리지 않고 병이 생기기 전에 다스리며, 어지러워진 뒤에 다스리지 않고 어지러워지기 전에 다스린다.[聖人, 不治已病, 治未病; 不治已亂, 治未亂.]”라고 하였다.

[-D043] …… 못하다 :

참고로 《명심보감(明心寶鑑)》 〈존심편(存心篇)〉에일을 만들면 일이 생기고, 일을 덜면 일이 줄어든다.[生事事生, 省事事省.]”라고 하였다.

[-D044] 홀로 …… 못한다 :

참고로 《주역》 〈임괘(臨卦) 육오(六五)정전(程傳)’한 사람의 몸으로 넓은 천하에 군림하니, 만약 구구히 자임한다면 어찌 만사에 두루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스스로 자신의 지혜만을 믿는 자는 다만 지혜롭지 못함이 될 뿐이요, 오직 천하의 선을 취하여 천하의 총명한 자에게 맡기면 두루하지 못함이 없을 것이다. 이것이 스스로 자신의 지혜만을 믿지 않으면 그 지혜가 크게 되는 것이다.[夫以一人之身, 臨乎天下之廣, 若區區自任, 豈能周於萬事? 故自任其知者, 適足爲不知, 唯能取天下之善, 任天下之聰明, 則无所不周. 是不自任其知, 則其知大矣.]”라고 하였다.

[-D045] 대학(大學) …… 것이다 :

《대학장구》 경 1장에사물의 이치가 이른 뒤에 지식이 지극해지고, 지식이 지극해진 뒤에 뜻이 성실해지고, 뜻이 성실해진 뒤에 마음이 바루어지고, 마음이 바루어진 뒤에 몸이 닦이고, 몸이 닦인 뒤에 집안이 가리런해지고, 집안이 가지런해진 뒤에 나라가 다스려지고, 나라가 다스려진 뒤에 천하가 고르게 된다.[物格而后知至, 知至而后意誠, 意誠而后心正, 心正而后身修, 身修而后家齊, 家齊而后國治, 國治而后天下平.]”라고 하였다.

[-D046] 이윤(伊尹)ㆍ부열(傅說) :

‘이윤’은 은()나라 탕왕(湯王)의 어진 재상으로 유신(有莘)의 들에서 농사를 짓다가 등용되어 탕왕을 도와 걸()을 치고 왕업(王業)을 이룩하게 하였으며, ‘부열은 은나라 고종(高宗)의 어진 재상으로 부암(傅巖)에서 품을 팔다가 등용되어 고종을 도와 중흥의 대업을 이룩하게 하였다.

[-D047] 관중(管仲)ㆍ제갈량(諸葛亮) :

‘관중’은 춘추 시대 제()나라의 재상으로 환공(桓公)을 도와 패업(霸業)을 이루게 하였으며, ‘제갈량은 삼국 시대 촉()나라의 재상으로 유비(劉備)를 도와 천하를 삼분(三分)하는 기업(基業)을 세우게 하였다.

[-D048] 처음을 …… 어렵다 :

참고로 《서경》 〈태갑 하(太甲下)〉에끝을 삼가되 처음에 하소서.[愼終于始]”라고 하였다.

[-D049] () 임금 …… 같았고 :

요 임금과 순 임금은 제위(帝位)를 현자(賢者)에게 물려주고, 탕왕(湯王)과 무왕(武王)은 제위를 자식에게 물려주었으나, 똑같이 천명을 따랐을 뿐 사사로운 뜻이 없었다는 말이다. 《맹자집주》 〈만장장구 상(萬章章句上)〉에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당ㆍ우는 선위(禪位)하였고, 하ㆍ은ㆍ주는 계승하였으니, 그 의()가 똑같다.’라고 하셨다.[孔子曰: 唐、虞, ; 夏后、殷、周, , 其義一也.]”라고 하였다.

[-D050] 이윤(伊尹) …… 같았다 :

이윤은 유신(有莘)의 들에서 농사를 짓다가 탕왕에게 재상으로 등용되어 왕업(王業)을 이룩하게 하였고, 부열(傅說)은 부암(傅巖)에서 품을 팔다가 고종(高宗)에게 재상으로 등용되어 중흥의 대업을 이룩하게 하였으며, 공자와 맹자는 자신을 써주는 군주를 만나지 못해 도를 행하지는 못하였으나, 한결같이 도의(道義)를 따랐을 뿐 구차히 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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下 편.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