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냐 해리스냐…美 대선 결과에 한반도 정책 갈림길
해리스, 바이든 노선 계승할듯…"파격적 조치는 어려워"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미국 대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우리 정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전 투표율이 40%를 웃돌고 주요 경합주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간 막판 대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우리나라에는 긍정적인 요인보다는 악재가 많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는 대통령 재임 당시 우리 측에 방위비 분담금 5배 인상을 요구하며 '5조 청구서'를 들이밀고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까지 제기한 바 있다.
그는 지난달 한 대담에서도 한국을 '머니 머신'(money machine·부유한 국가)이라고 표현하면서 자신이 대통령이라면 한국에 연간 100억 달러(약 13조 6000억 원) 수준의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했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한미는 지난 4일 제12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체결했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언급한 100억 달러는 한미가 타결한 2026년 방위비 분담금(1조 5192억 원)의 9배에 달하는 액수다.
SMA 협정은 이론적으로 미국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폐기될 수 있다. 국회의 비준동의 과정을 거쳐 대통령 재가를 받는 우리의 절차와 달리 미국에서 이 협정은 의회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는 '행정 협정'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다만 트럼프 2기 출범 땐 일시적인 마찰에도 한미동맹 강화로 이어질 것이란 의견도 있다. 미국의 '동아시아 포커스'는 유지될 것이 자명한 만큼, 트럼프 정권의 외교 정책 방향은 결국 현재의 기조에서 크게 벗어날 수 없는데다 '거래적 관점'을 충족한다면 오히려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얻을 수 없었던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거래'를 중시하는 트럼프의 입장에선 한국으로부터 얻을 게 있다면 전술핵 재배치 등 과감한 '딜'에 나설 수도 있다고 봤다.
또 다른 기회 요인은 북미 대화 재개다. 김정은 총비서는 각종 핵시설 및 미사일 기지 시찰과 정권수립기념일(9·9절) 등 올해 주요 정치적 이벤트 계기에 핵능력 고도화 방침을 천명하면서 이것이 포기할 수 없는 국가적 과제임을 강조한 바 있다. 러시아와의 강한 군사적 밀착 역시 몸값 높이기의 일환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지난 2017년 '국가핵무력 완성 선언'에 이어 '핵 단추 싸움'을 거쳐 결국 비핵화 협상을 열었던 '전례'를 재연하려고 할 수 있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조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계승할 것이란 점에서 한미동맹이 지속되고 공고화할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다만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될 경우 '워싱턴 선언'의 틀 안에서만 핵보장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술핵 재배치와 같은 파격적 조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존재한다.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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