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세월〔徂歲〕 / 이민구(李敏求)
늙어 보니 지나온 세월이 / 衰老經歲月
마치 구르는 수레바퀴 같구나 / 一似車輪轉
수레바퀴 쉼 없이 굴러 / 車輪轉未已
몽사에 곧 다다르지 / 濛汜行卽踐
계절 늦춰 천천히 달리게 해도 / 弭節以徐驅
이 길은 진정 면하기 어려운데 / 斯路定難免
하물며 참마 채찍질하여 / 況可鞭其驂
수레 엎어질 듯 헐떡이며 재촉하랴 / 傾輈促餘喘
사람들은 화려한 명성만 추구하니 / 物情逐紛華
예부터 이런 이치 아는 사람 드물었네 / 從古識者鮮
안일과 놀이로 화순한 천성 손상시키고 / 逸豫損天和
음란과 사치로 날마다 황음에 빠지지 / 淫侈日荒湎
노래와 곡소리 밤낮으로 갈마드니 / 歌哭遞昏晝
부질없는 기쁨 몹시 한스럽네 / 苦恨浮懽淺
예부터 호리의 무덤을 / 宿昔蒿里墟
이슬이 살짝 적셔 주었지 / 風露隕微泫
짧은 시간을 누가 멈출 수 있으랴 / 短期誰可淹
원대한 뜻을 답답하게도 펼치지 못했네 / 長算鬱不展
부귀한 자제들에게 한 마디 부치노니 / 寄語紈綺子
젊어서 각자 노력하시게나 / 年少各自勉
[주-D001] 몽사(濛汜)에 곧 다다르지 :
세월이 쉬지 않고 흘러 금세 만년(晩年)이 된다는 말이다. 몽사는 해가 진다는 곳으로, 인생의 만년을 비유하는 말이다.
[주-D002] 호리(蒿里) :
본래 태산(泰山) 남쪽에 있는 산 이름인데, 예부터 묘지(墓地)가 많았기 때문에 묘지의 뜻으로 쓰인다. 또 장송곡(葬送曲)을 〈호리곡(蒿里曲)〉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한(漢)나라 이연년(李延年)이 〈해로곡(薤露曲)〉을 왕공(王公)과 귀인(貴人)의 장송곡으로, 〈호리곡〉을 사대부와 서민들의 장송곡으로 구별하였다고 한다. 진(晉)나라 최표(崔豹)의 《고금주(古今注)》 〈음악(音樂)〉에 “해로와 호리는 모두 초상 때 부르는 노래로, 전횡의 문인에게서 나왔다. 전횡이 자살하자 문인들이 상심하여 비가를 지었으니, 사람의 목숨은 부추에 맺힌 이슬이 쉬 마르는 것과 같다고 하였고, 또한 사람이 죽으면 혼백이 호리로 돌아간다고 하였다.〔薤露蒿里, 並喪歌也, 出田横門人. 横自殺, 門人傷之, 為之悲歌. 言人命如薤上之露易晞滅也, 亦謂人死魂魄歸乎蒿里.〕”라고 하였다.
동주집 시집 제14권 / 시(詩)○서호록3(西湖錄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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