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질게 터졌다…“무섭게 퍼진다” 휴가철 앞두고 ‘초비상’
2024. 7. 16. 17:51
인천국제공항에서 여름휴가를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 등이 수속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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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한 고등학교 교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여름 휴가 괜찮을까”
최근 백일해 환자가 급증세다. 유례없는 유행에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비상이 걸렸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여행을 망설이는 사람들까지 생기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7월 6일 기준 국내 백일해 환자는 6986명으로 7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올 해 백일해 유행은 이례적이다. 지난 10년 동안(2014~2023년) 백일해 환자 수는 총 2683명이었다. 올 한 해 환자 수가 지난 10년간 환자 수보다 2배 이상 많다.
환자 연령대를 보면 소아청소년이 압도적으로 많다. 환자의 91.9%가 7~19세였고 6세 이하도 1.8%였다. 어린이집, 학교 등에서 집단생활을 하는 소아청소년이 대부분인 셈이다.
질병청은 “올해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백일해 확산세가 보고되고 있다”며 “미국에서는 현재까지 7847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유럽에서는 3개월 동안 총 3만2000여건의 사례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백일해는 보르데텔라균(Bordetella pertussis)에 의해 발생하는 호흡기 감염병이다. 주 증상은 발작적으로 심한 기침이 특징이다. 주로 기침할 때 나오는 비말(침방울)로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건강한 성인에게는 치명적이지 않지만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에게는 생명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고 알려졌다.
주부 A씨는 “며칠 전부터 4살 아이가 열이 나고 기침을 하기 시작했는데 잠을 못 잘 정도로 기침이 심해졌다”며 “일반 감기는 아닌 것 같아 병원에 가보니 백일해 진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주요 감염 원인으로는 동거 가족이 지목되고 있다. 함께 생활하는 가족 간 감염이 높은 감염병인데 영유아와 함께 생활하는 부모, 조부모 등의 백신 접종률 낮은 것이 하나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실제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연구팀이 백일해로 진단받은 영아 21명을 대상으로 감염 경로를 조사한 결과 85.7%가 가족 내 감염으로 밝혀졌다. 감염원은 부모가 52.9%, 가족 내 구성원 19.1%, 형제 14.3%로 부모에 의한 감염이 가장 많았다. 특히 부모 감염원 대다수가 엄마인 것으로 밝혀졌다.
주부 A씨는 “만약 나로 인해 아이가 백일해에 감염되었다면 너무 미안한 마음”이라며 “아이의 위생 상태만 신경쓸게 아니라 나부터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백일해는 국가필수예방접종에 포함된 Tdap(파상풍, 디프테리아, 백일해) 백신으로 예방 가능하다. 생후 2,4,6개월에 3회 기초 접종을 한 후 15~18개월, 만 4~6세 때 각각 추가접종을 실시한다.
하지만 백신 방어력은 10년 이상 지속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만 11~12세 시기에 추가 접종이 필요하지만 이 때부터 접종률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청의 백일해 예방접종률 현황에 따르면 만 1~6세 시기 예방접종률은 94~97%였지만 중학교 입학 시기에는 접종률이 82%로 10% 이상 떨어졌다. 집단생활이 많은 청소년기 낮아진 접종률로 인해 예방력이 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질병청은 “성인은 과거 접종력이 없다면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하는 것을 권고한다”며 “이와 함께 손씻기, 자주 환기하기, 기침 증상 있으면 마스크 착용하기 등을 실천해달라”고 당부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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