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생활상식

재활용 분리배출 요령

淸潭 2018. 4. 6. 10:10

정해진 분리수거일 이전이지만 가득찬 아파트 분리수거장 /사진=남궁민 기자


▲... 이물질·오염 등 분리수거 규정 안 지킨 경우 많아.."실질 재활용 비율 높여야" 지적

#"분리수거요? 그럼요, 잘 알죠." 지난 4일 봉투에 분리수거물을 담아 내놓던 주민 A씨는 이렇게 자신있게 답했다. 하지만 A씨가 두고 간 봉투를 기자가 직접 열어보니 총 48개의 플라스틱 쓰레기 중 27개는 이물질이 묻어 있었다. 수거업체가 가져갈 수 없는 상태였다.

지난 2일 국내 대다수 재활용업체가 수거를 거부해 '쓰레기 대란'이 일어났다. 중국이 플라스틱과 종이 폐기물 수입을 금지하며 벌어진 일이다. 환경부가 급히 나서 사태는 진정됐지만 후진적인 분리수거 관행은 여전하다.

관련 업계에서는 한국의 분리수거율이 2016년 기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2위에 오를 만큼 높지만, 규정을 지키지 않은 배출물이 많아 실제 재활용에는 어려움이 많다고 하소연한다.

◇음식물 묻은 플라스틱, 젖은 종이·의류…마구잡이 분리수거

실제 분리수거 실태는 어떨까. 머니투데이가 지난 4일 오후 서울시내 한 주택가를 둘러본 결과 많은 분리수거물이 물에 젖거나 오염돼 수거가 불가능한 상태였다. 기자가 불과 2시간 남짓 한 동네를 돌아봤지만 3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분리수거 규정을 어기고 있었다. 대다수 시민들은 정확한 분리수거 규정을 모르거나 잘못 알고 있었다.

가장 많이 발견된 불량 분리수거물은 오염된 플라스틱이었다. 플라스틱은 뚜껑을 떼고 내용물을 비워 배출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이날 플라스틱 배출물 중 상당수는 음식물이 묻어있었다. 음식물을 담아놓은 상태로 버려진 페트병도 있었다. 카페 아르바이트생 B씨(27)는 "컵이 플라스틱 재질이라 모아서 버리면 되는 줄 알고 있었다"며 "내부를 씻고 뚜껑을 버려야하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외에도 규정상 수거가 어려운 상태의 배출물은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젖은 종이는 재활용업체가 수거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날 길가에 나온 종이 대부분은 전날(3일) 내린 비를 맞아 젖은 채 방치됐다. 또 의류는 젖지 않은 상태로 의류수거함에 버려야하지만, 그냥 비닐봉지에 넣어진 채 의류수거함이 아닌 길가에 버려져 있었다.

깨끗이 씻어서 분리수거해야하는 비닐은 음식물이 묻어 지저분한 상태였다. 모두 분리수거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경우다.분리수거 배출 시간을 지키지 않는 문제도 여전했다. 동대문구의 한 아파트단지의 분리수거 배출 기간은 '수요일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아침까지만 기자가 방문한 수요일 오후에 이미 분리수거장이 가득했다. 며칠간 방치된 분리수거장에서는 악취가 났다. 수거업체 관계자는 "규정된 시간이 있지만 대부분 주민들이 지키지 않는다"며 "다만 주민 편의를 위해 미리 수거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은 더 엄격, 규정 지켜야"…"재활용 어려운 복합재질·과대포장 지양" 지적도

전문가들은 소각·매립이 어려운 여건인 만큼 재활용 규칙을 보다 엄격히 지켜 실효성을 높여야한다고 지적한다. 김세희 자원순환사회연대 사무국장은 "미국 등 몇몇 나라는 국토가 넓어 소각, 매립하기 쉽지만 국토가 좁은 우리나라에선 더욱 엄격히 규정을 지켜 재활용 비율을 높이는 게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업체도 사용 후 재활용 하기 쉬운 형태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 사무국장은 "예를 들어 페트병은 페트(Pet)로 분류할 수 있지만, 라벨을 붙이는 순간 기타(Other)로 분류돼 분리수거가 어려워진다"며 "우리는 제품에 색소를 넣거나, 다양한 재질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조업체에 무색소·단일재질 제품 생산을 권장하는 일본처럼 우리도 재활용 친화적인 제품 생산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남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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