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 관리한 환자와 약만 먹는 환자, 똑같은 당뇨라도 '삶의 질' 차이나죠
입력 2017.04.19. 01:45수정 2017.04.19. 07:37
방치하다간 시력 잃고 신장투석
금주·금연, 운동 꾸준히 해야
주치의와 관리요령 상의해 실천을
━ 차봉수 교수의 건강 비타민 이모(66·서울 종로구)씨는 2004년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 잡곡밥을 먹은 것 외엔 별 관리를 하지 않았다. 2006년 내가 있는 병원에 찾아와 “병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싶다”고 했다. 그에게 “실내자전거 타기 같은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하라”고 조언했다. “밥 양은 줄이되 반찬은 골고루 먹으라”고도 했다. 식사를 잘 지키고 운동을 한 덕분에 그는 1m74cm 키에 체중 68㎏을 유지한다. 당화혈색소(3개월간의 혈당 변화)도 5.9~6.5%로 낮아졌다. 이 수치를 6.5% 이하로 유지하는 게 당뇨병 치료 목표다. 약 4종을 아침·저녁 식후에 복용한다.
이씨보다 두 살이 적은 고모(64·서울 구로구)씨도 20년 전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 꾸준히 약을 먹었고 인슐린 주사도 맞는다. 그의 당화혈색소는 9.9%로 매우 높다. 혈당 관리가 엉망이다. 가장 큰 문제는 술이다. 그는 당뇨병 약을 다섯 가지 먹으면서도 일주일에 2~3회 소주 한 병씩을 마신다.
먼저 ‘보건복지부 지정 제2형 당뇨병임상연구센터(KNDP)’의 연구다. 혈당 관리의 중요성을 증명했다. 환자 4265명에 대한 연구팀 논문(2011년)에 따르면 당화혈색소가 7%를 기준으로 1%포인트 오를 때마다 합병증이 30~40% 늘었다. 혈당을 잘 관리하면 미세혈관 합병증뿐 아니라 당뇨병 환자 사망 원인의 50~60%를 차지하는 관상동맥 질환도 예방할 수 있었다.
두 번째 연구는 당뇨병 진단 초기부터 혈당 조절을 적극적으로 하면 효과가 20~30년 뒤까지 이어지는 ‘유산 효과(legacy effect)’를 밝혀냈다. 영국에서 1977년부터 제2형 당뇨병 초기 환자 5102명을 20년간 추적조사했다. 혈당 조절을 적극적으로 한 그룹(평균 당화혈색소 7%)은 그렇지 않은 그룹(7.9%)에 비해 미세혈관 합병증 발병률이 25% 낮았다. 이들을 10년 뒤에 다시 조사해 2008년 그 결과를 발표했다. 혈당을 잘 관리한 그룹은 심근경색증 발병률이 15~33% 낮았고, 사망률은 13~36% 적었다.
당뇨병 환자는 고혈압·고지혈증 같은 만성 질환을 함께 가진 경우가 많다. 이들이 만성질환까지 적극 관리했을 때엔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57% 낮았다(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 2008).
통계청의 2015년 통계에 따르면 당뇨병은 암·심혈관 질환·뇌혈관 질환·폐렴·자살에 이어 6위다. 잘 관리하면 자연 수명을 다할 수 있는 시대에 당뇨병으로 매년 1만 명 이상이 사망한다. 합병증으로 시력을 잃거나 발을 자르고 신장 투석을 하는 사람은 이보다 훨씬 많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혈당을 관리하라. 고혈압·고지혈증이 있으면 혈압과 콜레스테롤도 잘 관리하라.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고 좌절할 필요 없다. 그 시간에 주치의를 만나 어떻게 관리할지 상의해 실천하자.
차봉수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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