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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을 떼로 갔다가 도리어 혹을 하나 더 달고

淸潭 2017. 2. 26. 11:18

혹부리 영감


옛날 옛적 어느 산골 마을에 마음씨 착한 혹부리 영감이 살고 있었다. 하루는 혹부리 영감이 산으로 나무를 하러 갔다가 해가 저물어 주위가 캄캄해졌다.

"아이쿠,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 날이 어두워서 마을로 내려가지 못할 것 같은데 오늘 밤을 어디서 묵는담, 옳지! 저 곳에서 오늘 밤을 지새워야겠구먼."

혹부리 영감은 숲 속의 한 낡은 집 한 채를 발견하고는 그 곳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했다. 밤이 점점 깊어지자 혹부리영감님은 무서워져 두려움을 달래기 위해 흥얼거리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달아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놀던 달아‘ 바로 그때, 갑자기 머리에 뿔이 달린 험상궂게 생긴 도깨비들이 나타났다. 놀란 혹부리 영감님은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부들부들 떨었다.

"도.도깨비님들, 제발 목숨만 살려주십시오, 목숨만 살려주신다면 뭐든지 다 하겠습니다."

"으하하, 뭐든지 다하겠다고, 그럼 아까 영감이 불렀던 노래 한번 다시 불러보게나.”

혹부리 영감님이 덜덜덜 떨면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고, 노래에 맞춰 도깨비들은 흥겹게 춤을 추었다. 노래가 끝나자 도깨비 무리 들 중에서 우두머리로 보이는 한 도깨비가 혹부리영감 에게 말했다. "영감, 영감은 어찌 그렇게 노래를 잘 부르시오 도대체 그 아름다운 노래는 어디서 나오는 거요"

"글쎄요!" 그러면서 혹부리 영감님이 무심코 볼에 달린 혹을 쓰다듬었다. 그 모습을 본 다른 도깨비가 "옳지! 알았다! 바로 영감님 볼에 달린 그 큰 혹이 노래 주머니로군."

"노……. 노래주머니요 아니요. 이것은 그냥 혹 일뿐이요"

"거짓말 마시오. 영감 . 우리가 혹 값으로 금은보화를 줄 터이니 그 혹을 우리에게 파시오."

그러고는 도깨비들은 방망이를 이리저리 휘두르더니 할아버지의 혹을 뚝 떼었다.

“영감, 이 노래주머니 대신 금은보화가 담긴 자루를 가져가시오!"

새벽닭이 울자 도깨비들은 혹부리영감의 혹을 가지고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도깨비들이 떠난 후 혹부리 영감님은 한동안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정신을 차리고 뺨을 만져보니 정말로 혹이 없어지고 옆에는 금은보화가 가득 담긴 자루가 놓여 있었다. 혹부리영감님은 얼씨구나 하면서 금은보화 자루를 들고 마을로 내려왔다. 혹부리영감님이 혹도 떼고 부자가 됐다는 소문이 순식간에 온 마을에 퍼졌고, 같은 마을에 사는 욕심쟁이 혹부리영감은 이 소문을 듣고 샘이 났다.

그래서 욕심쟁이 혹부리영감님도 부랴부랴 밤이 되자 산으로 올라가 낡은 집을 찾아가 도깨비들 무리들이 모여 있는 곳에 가서 노래를 불렀다.

“도깨비 양반들 안녕하시오, 제 노래는 바로 이 혹에서 나온다오. 이 혹은 세상의모든 흥겨운 노래를 다 알고 있지요.”

"무엇이 그 혹이 노래 주머니라고"

"정말입니다요. 보물 주머니를 주시면 이 혹을 뚝 떼어드리겠습니다."

"이놈! 내가 거짓말에 한번 속지 두 번 속을 줄 아느냐!"

"속이다뇨. 이 혹은 다른 혹하고 다릅니다요."

"그래 그 혹이 그렇게 좋단 말이지. 그럼 내가 보물 대신 혹 하나를 선물로 주지. 애들아 저번에 떼어온 혹을 붙여주고 혼을 내주 거라!"

도깨비들은 욕심쟁이 할아버지 볼에 또 다른 혹을 철썩 붙여주었어요.

"하하하! 양 볼에 노래 주머니가 있으니 근사한 걸."

"어디, 그 잘난 노래나 계속 불러 보시지 그래. 으하하하."

그러고는 도깨비들은 심술궂고 욕심 많은 혹부리영감에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이렇게 욕심 많은 영감님은 혹을 떼로 갔다가 도리어 혹을 하나 더 달고 매까지 맞고 돌아왔다.

[네이버 지식백과] 혹부리 영감 (문화콘텐츠닷컴 (문화원형백과 한국설화 인물유형), 2005., 한국콘텐츠진흥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