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소가 웃다가 꾸레미 터지겠다.(속담의 유래)^^
옛날 한 마을에 다른 곳으로부터 무식쟁이 양반 한 사람이 새로 이사를 왔다.
돈과 권세로 못하는 노릇이 없는 그였으나, 워낙 글공부에는 질색이어서 어릴 때부터 글공부는 아니해서 결국은 까막눈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그는 언제나 남들 앞에서는 학식이 있는 것처럼 꾸며대었다. 하여 가난하여 글공부를 못한 사람들이 편지를 가지고 와서 보아 달라고 하면,
"이놈아, 네따위놈들의 그따위 시시껄렁한 엽서나 보아주자고 쌀팔아 공부한 것 같으냐? 어서 썩 물러가라!~~"
라고 했고, 마을의 훈장이나 유지들이 그와 더불어 학문을 논하자고 하면 이렇게 둘러댔다.
"걷어 치우게. 공연히 머리 아프게 글로 담론해서 무엇하나, 그럴거면 차라리 술이나 한 잔 마시세."
이러던 어느 날, 바람이 몹시 심하게 부는 날에 그의 머슴 하나가 눈을 부비며 그의 딸에게서 온 편지 한 통을 들고 들어왔다.
하지만 까막눈인 그로서는 그게 도대체 무슨 내용의 글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조용히 마누라를 방으로 불러들여 의논을 하였다.
"여보, 마누라! 우리 딸년한테 무슨 불상사라도 생기지 않았을꼬?"
"아니, 왜요?"
"글쎄 방금 전에 머슴녀석이 이 편지를 전해 줄 때 보니, 눈을 부비며 들어오더라니까,..?"
"그래요? 가만 있자, 옳거니, 이제 보니 딸애가 해산할 때가 막 다 됐겠는데유?"
그 말을 들은 양반은 황망하여 편지를 거꾸로 든 채 소리를 질렀다.
"옳거니, 아이구!~~ 그렇다면 딸년이 난산에 애를 낳다가 그만,..."
아니 난산에 뭐가 어찌됐단 말이예요?"
"글쎄, 난산에 그만 죽었다는 글이 틀림없겠구먼, 어이그, 이 일을 우짜면 존노, 그래? 아그메,~~~"
갑자기 양반네 집에서는 구들장이 들썩거리도록 대성 통곡을 하기 시작했다.
"아이구, 데이구, 불쌍한 내 딸아! 엉엉!!~~"
"으아앙!~ 대체 이 노릇을 우짜란 말이니, 어우 헝헝헝헝, 금순아,~~"
여편네가 경망스럽게 팔딱팔딱 뛰면서 자즈러질듯이 울어제끼자, 양반도 질세라, 따라서 땅바닥을 패며 곡성을 연발해 대니, 동네 사람들이 무슨 일이 생겼나싶어 우루루 모여들었다.
"으응, 딸이 죽었는가벼?"
"세상에 멀쩡하던 애가 왜 갑자기 죽었을꼬?"
여기 저기서 웅성대기 시작하였다.
바로 이때에 동네 사람중에 글을 아는 이가 섞여 있다가, 양반이 움켜쥐고 있는 편지를 낚아채서 보았더니 그것은 사람이 죽었다는 내용의 글이 적힌 것이 아니라, 딸이 쌍둥이를 잘 순산했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글을 읽은 사람이 배를 잡으며 양반에게 말했다.
"아니, 죽었다는 글자는 눈을 씻고봐도 없고, 쌍둥이를 잘 낳았다는 편지를 들고 왠 소란이시오?"
"예에?~~ 그럴리가,..? 편지에는 분명,....죽었다고 쓰여 있었는데,..."
양반의 이 얼토당토않은 말에 사내가 다시 박장대소를 하며 망신을 주었다.
"예끼, 여보시오. 하튼간에 정말이지, 양반님의 박식에는 <삶은소가 웃다가 꾸레미가 터지겠소이다>"
이 말을 들은 동네 사람들이 배꼽이 빠지도록 웃으며 집으로 돌아갔다.
이로 부터 <삶은소가 웃다가 꾸레미 터지겠다>는 속담이 생겼던 것이다. ^^*
[출처] 317회.삶은소가 웃다가 꾸레미 터지겠다.(속담의 유래)^^|작성자 lkst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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