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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명일전(不名一錢)

淸潭 2016. 12. 25. 12:29

불명일전(不名一錢)

[요약] (: 아닐 불. : 이름 명. : 한 일. : 돈 전)


자기 이름의 돈이 한 푼도 없음, 아주 가난함.

[동어] 불문일전(不文一錢). 일전불명(一錢不名). 일문불명(一文不名).

[출전] 사기 권125 영행열전(佞幸列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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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가난은 불명예가 아니고 단지 살아가는 데 불편을 느끼게 할 뿐이다. 옛 사람들이 가난을 대수롭지 않은 것이라 강조해도 그 불편을 사서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닥친 가난을 극복하는 사람을 예찬하지만 그 상황에 자신이 직접 부딪치기는 싫다. 더군다나 쉬운 방법으로 흥청망청 풍성하게 돈을 뿌리다가 망하게 되면 세상이 싫다.

동전을 주조할 권한을 갖고 억만금의 호사를 누리다 마지막엔 자신의 이름으로 한 푼의 돈(不名一錢)도 없이 굶어 죽었다는 등통(鄧通)의 고사에서 이 성어가 나왔다. 사기의 내용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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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효문제(孝文帝; 기원전 180~157) 때 총애를 받은 신하로는 사인(士人) 등통(鄧通)이 있었다(士人則鄧通). 등통에게는 별다른 재주가 없었다(鄧通無伎能). 등통은 촉군(蜀郡)의 남안(南安) 사람이다. 그는 배를 잘 저었기 때문에 황제가 타는 배의 선장을 지내고 있었다(鄧通,蜀郡南安人也, 以濯船為黃頭郎).

그러던 어느 날, 효문제는 꿈을 꾸게 되었는데, 꿈속에서 효문제는 하늘에 오르려 했으나 오르지 못하고 있던 차에 배를 젓는 어떤 선장이 자기의 등을 밀어주어 하늘에 오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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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문제는 잠에서 깨어난 뒤, 꿈에서 자신을 밀어준 그 뱃사공을 찾았는데, 뜻밖에도 등통의 모습이 꿈속에서 보았던 그 선장의 모습과 같았다(即見鄧通,其衣後穿,夢中所見也). 효문제는 몹시 기뻐하며 등통을 총애하였다.

등통은 별다른 재주는 없었으나, 높은 사람들에게 잘 보이며 아첨을 잘 하였다. 효문제는 이에 문제가 억만 전을 내리길 십 여 차례였고, 벼슬은 상대부(上大夫)에 이르렀다. 문제는 수시로 등통의 집에 가서 놀았다(於是文帝賞賜通 巨萬以十數,官至上大夫文帝時時如鄧通家遊戲). 그러나 등통에게는 별다른 재능은 없었고 인재를 추천할 수도 없었다. 오로지 자기 한 몸 근신하며 주상의 비위를 맞출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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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文帝)이 관상 잘 보는 사람에게 등통의 관상을 보게 했더니

가난을 맞이하여 굶어죽을 것입니다(當貧餓死).”라고 했다. 문제는

등통을 부유하게 할 수 있는 내가 있거늘 어찌 가난하다 하는가(能富通者在我也何謂貧乎)?”라하고는 등통에게 촉군 엄도(嚴道)의 동 광산을 주어 자기 돈을 주조할 수 있게 하니 등씨전(鄧氏錢)’이 천하에 퍼졌다. 그 부가 이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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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일찍이 종기를 앓은 적이 있는데 등통은 늘 황제를 위해서 종기의 고름을 빨아냈다. 문제는 마음이 편치 않아 조용히 등통에게

천하에 누가 나를 가장 사랑하느냐라고 물었다.

등통은 당연히 태자를 따를 수 없지요(宜莫如太子).”라고 대답했다. 태자가 문병을 오자 문제는 태자에게 종기를 빨라고 시켰다. 태자는 종기를 빨기는 했으나 난처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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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뒤 (태자는) 등통이 늘 황제를 위해서 고름을 빨아낸다는 말을 듣고 마음속으로 부끄러워했고, 이로써 등통을 원망했다.

문제가 죽고 경제(景帝)가 즉위하자 등통은 벼슬을 그만두고 집에 있게 되었다. 누군가 등통이 몰래 국경 밖으로 그가 주조한 돈을 실어내고 있다고 고발했다. 관리에게 넘겨 조사를 하게 했는데 그런 일이 많았다. 마침내 결국 죄를 물어 등통의 집 재산을 모조리 몰수하고 수 만 금의 빚을 지게 만들었다(盡沒入鄧通家尚負責數巨萬).

장공주(長公主)가 등통에게 재물을 내렸으나 관리가 재빨리 그것을 몰수했기 때문에 등통은 비녀 하나조차 몸에 지닐 수 없었다. 이에 장공주는 빌려준다는 명목으로 등통에게 입을 것과 먹을 것을 보내주었다. 등통은 끝내 단 한 푼의 돈도 없이 남의 집에 빌붙어 살다가 죽었다(竟不得名一錢寄死人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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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담에 힘써 농사짓는 것이 풍년을 만나는 것만 못하고, 착하게 벼슬을 사는 것이 (군주에게) 잘 보이는 것만 못하다라고 했는데 정말이지 헛말이 아니다. 여자만 색으로 잘 보이려 것이 아니라 벼슬살이에도 그런 것이 있다(諺曰力田不如逢年, 善仕不如遇合,固無虛言. 非獨女以色媚, 而士宦亦有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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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전체를 쑥대밭으로 만들고도 국회 청문회까지 거부한 최순실의 재산은 얼마나 될까. 아버지 최태민 목사 때부터 긁어모아 상속된 재산이 빌딩과 강원도의 토지, 또 해외에 숨겨놓은 것까지 수천억대에 이른다고 알려진 바 있다. 거기다 대통령을 업고 재벌들로부터 수백억을 뜯었으니 수완도 좋다. 범죄수익이라도 이미 이전된 재산은 환수를 못 한다는 현행법을 고쳐 여야 의원들이 다투어 몰수법을 발의했다. 지금 국민의 감정은 고사의 등통과 같이 국정을 농단한 최순실의 이름으로 재산이 일전이라도 없도록 해야 시원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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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국제신문 안병화의 시사 한자성어 不名一錢[네이버 지식백과] 영행열전을 참고, 첨삭하여 재구성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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