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담(文膽)
[요약] (文: 글월 문. 膽. 쓸개 담)
중국 정치권에는 문담(文膽)이란 비공식 직함이 있는데, 지도자의 연설문 작성을 전담하는 참모를 말한다.
[출전] 《후한서(後漢書) 卷16 등우. 구순열전(鄧寇列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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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이하 선데이중앙 제 508 호의 文膽 -문담-글.
漢字, 세상을 말하다(신경진 베이징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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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膽)은 쓸개다. 담낭(膽囊)을 말한다. 간(肝)과 함께 소화를 돕는 핵심 장기(腸器)다.
중국 지도자는 자신의 연설문을 작성하는 참모를 쓸개처럼 중요하게 여겨 문담(文膽)이라 부른다.
황보문(皇甫文)의 고사에서 유래했다. 후한(後漢) 초 광무제(光武帝)가 반란을 일으킨 장수 고준(高峻)을 토벌하기 위해 구순(寇恂)을 파견했다. 난공불락의 성채에 칩거한 고준은 책사(策師) 황보문을 협상장에 보냈다. 구순은 황보문이 당당하게 나오자 구순은 참(斬)하라고 했다. 그러자 예하 장수들이 고준의 군대가 강성함을 들어 만류했으나 구순은 듣지 않고 황보문을 참했다.
구순은 “군사(軍師)가 무례해 참했다. 항복하고자 하면 서둘고 아니면 굳게 지키라(軍師無禮,已戮之矣。欲降,急降;不欲,固守)”고 전했다.
고준은 의외로 곧 투항했다. 부하가 구순에게 연유를 물었다.
“황보문은 고준의 심복이자 책사다. 그가 직접 강경하게 나옴은 항복할 마음이 없어서다. 죽이지 않았다면 황보문의 책략이 성공한다. 고준은 자신의 쓸개(膽·담)로 여기던 참모를 잃자 바로 항복한 것”이라 답했다.
恂曰:『皇甫文,峻之腹心,其所取計者也。今來,辭意不屈,必無降心。全之則文得其計,殺之則峻亡其膽,是以降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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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는 기라성(綺羅星) 같은 문담이 넘친다. 장제스(蔣介石)에게는 문장가 천푸레이(陳布雷)가 있었고, 마오쩌둥(毛澤東)은 정치비서 톈자잉(田家英)을 필혼(筆魂)이라며 우대했다. 문화대혁명 시기 야오원위안(姚文元)과 치번위(戚本禹)가 남요북척(南姚北戚)으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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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개방의 설계사 덩샤오핑(鄧小平)에게는 필명 황푸핑(皇甫平)이 있었다. 필진 중 스즈훙(施芝鴻)은 쩡칭훙(曾慶紅) 전 국가부주석까지 대를 이어 보좌했다. 현 정치국원인 왕후닝(王滬寧)은 장쩌민(江澤民)·후진타오(胡錦濤)·시진핑(習近平) 3대의 문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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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9차 당대회에서 상무위원에 오른 마오의 또 다른 문담 천보다(陳伯達)처럼 내년 상무위원 진출을 넘본다. 시진핑의 문담은 왕후닝에 그치지 않는다. 류허(劉鶴) 중앙재경영도소조 주임과 리수레이(李書磊) 베이징 기율검사위 서기가 양대 문담으로 불린다. 허이팅(何毅亭) 중앙당교 부교장도 있다. 이들은 동서고금(東西古今)을 넘나들며 호소력 넘치는 글로 화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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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시대다. 청와대와 백악관, 중난하이(中南海), 일본 총리 관저 사이트만 클릭하면 한·미·중·일 최고 지도자의 연설문을 볼 수 있다. 대통령의 연설문이 곧 국격(國格)이다. 다음 대통령이 유념(留念)할 바다.
신경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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