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민들레 바람되어'… 사별한 부부의 애틋한 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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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연극 '민들레 바람 되어'(박춘근 작, 김낙형 연출)의 공연장에는 빈자리가 보이지 않았다. 반 이상이 중장년이었으나, 세월이 흘러 늙고 병든 남편이 아내에게 기대 "여보, 나 한 번만… 안아줄래?"라고 속삭일 때 눈물을 훔치는 건 장유(長幼)의 구분이 없었다.
2008년 초연됐으며 2011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 이 작품은, 지난 12일 개막 이후 유료 관객 90% 이상의 순항을 하고 있다.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처럼, 유난히 울고 싶은 일들이 많았던 올 연말에 '부부애'라는 주제로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극 전개는 시간의 흐름을 따른다. 젊어서 상처(喪妻)한 남편이 세월이 조금씩 흐를 때마다 아내의 무덤을 찾아 자신의 인생을 담담히 털어놓는다. "뭔가 귀중한 것들이 다 있었던 것 같은데, 깃털처럼 다 날아가 버렸다"(남편) "시간이 지나가면 다 말하려고 했어. 하지만 내게는 그런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어"(아내) 같은 대사들이 깊은 여운을 남긴다. 남편 역으로는 드라마 '정도전'에 함께 나왔던 조재현·이광기·임호가 번갈아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