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12.14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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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부는 늘 색깔을 맞춘‘커플 한복’을 곱게 차려입었다. 할아버지의 병세가 깊어질 때 누런 수의를 빨아 햇볕에 널며 할머니는 혼잣말을 했다.
“ 석 달만 더 있다 같이 가요. 같이 가면 얼마나 좋겠소….”
화환이 놓인 무덤 앞, 76년을 연인처럼 살았던 할아버지를 먼저 묻은 할머니는 고이 접어 온 커플 한복을 다 태운 뒤 눈 밭에 주저 앉아 운다.
"내 보고 싶더래도 참아야 돼.
낸도 할아버지 보고 싶어도 참을 거야.
나는 집으로 가니,
할아버지는 잘 계세요.
춥더래도 참고...
너무 불쌍하네,
할아버지 불쌍해 죽겠네.
할아버지 생각은 누가 하나.
나 밖엔 할 사람 없는데.
나 밖엔 할아버지 생각하는 사람 없는데..."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TV를 통해서도 '닭살 노인 커플'로 알려졌던 강원도 횡성의 조병만 할아버지 강계열 할머니 이야기다.
/대명문화공장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