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마리 뱀이 개구리 한 마리 다투는 터"
경북 울진군 근남면 수곡리 산 138에
조선조 500년간의 전설적인 지관 남사고의 아버지
남희백의 묘가 있다.
남사고의 九遷十葬은 유명한 일화다.
남사고가 親喪을 당하자 참으로 자신의 재능껏 명당을
찾아 장사 지내려 하였다.
남들에게도 吉地를 찾아준 터에 자신의 부친이랴.
그는 무려 아홉 번을 移葬을 하였다.
장사해놓고 나면 그게 아니었다.
그러다 열 번 째 마침내 飛龍上天의 터를 발견하였다.
장사를 끝내고 봉분을 다질 무렵에 한 일꾼이 달구를 하면서
노래를 부른다.
師古師古 南師古야 / 사고사고 남사고야
九遷十葬 南師古야 / 아홉 번 옮겨 열 번 째 장사하는 남사고야
飛龍上天 何處在오 / 용이 날아서 하늘에 오르는 터는 어디두고
枯蛇掛樹 是何事오 / 마른 뱀이 나무에 걸린 이 터가 웬말인가?
남사고가 노랫소리를 듣고
노래 부른 사람을 찾아보니
이미 사라진 뒤다. 말하자면 神人이었던 것이다.
남사고는 정신이 번쩍 들어
다시 쇠를 놓아보니
그 노랫말대로다.
남사고는 정신을 잃은 듯 멍하니 있다가
‘운명이다’하고는
더는 이장하기를 그만두었다.
혹은 그 신인의 노랫말이
師古師古 南師古야 / 사고사고 남사고야
九遷十葬 南師古야 / 아홉 번 옮겨 열 번 째 장사하는 남사고야
九龍爭珠 何處在오 / 아홉 마리 용이 구슬을 다투는 터는 어디두고
九蛇爭蛙 是何事오 / 아홉 마리 뱀이 개구리 한 마리 다투는 터가 웬말인가
로 된 곳도 있다.
과연 길지와 흉지가 따로 있는 지 알 수 없으나
있다고 해도 길지에 쓰는 것 자체도 그 사람의 운수 소관이리라.
내 땅이 아닌 곳에 아무리 길지가 있은 들 무슨 의미가 있겠으며
내 땅에 길지가 있다 한들 그 땅의 영험 여부를 누가 안단 말인가.
우리 나라 명당 터로 신숙주의 무덤 자리를 지관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하나, 신숙주 자신이 세조 찬역에 가담하여 후인들의
평가가 그리 좋지 않기도 하거니와, 신숙주의 아들이 성종 때에
옥새를 위조한 사건에 걸려 처형되었으니, 그렇다면 그게 무슨
길지란 말인가. 남사고의 일화 역시 그 얼마나 역설인가.
명당에 대한 믿음은 사람들의 헛된 욕망이 만들어낸 환상일시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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