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덕보는 동명이인 후보들 박근혜·박정희·김대중·김종필…. 이번 6·4 지방선거 벽보엔 낯익은 후보자 이름이 여럿 눈에 띈다. 정치 거물들과 동명이인 후보가 여럿 출마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익숙한 이름 덕에 유권자들의 기억에 쉽게 남는 데다 지역구·지지 기반까지 거물 지도자들과 비슷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경북 김천 시의원 선거에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한 새누리당 박근혜(42·여) 후보는 박 대통령과 한자(朴槿惠)까지 똑같다. 박 후보 측은 “김천 출신인 박 후보 아버지가 1972년 박 후보가 태어나자 존경하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맏딸과 같은 이름을 지어줬다”고 전했다. 박 후보는 유세 도중 명함을 돌리면 “왜 대통령 명함을 주느냐”며 의아해하는 이들이 많자 아예 주민등록증을 들고 다니며 동명이인임을 밝힌다고 한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그러면 표정이 밝아지면서 꼭 당선되라고 격려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동명이인 후보는 5명에 달한다. 충북 청주시의회 청주시 파선거구에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한 남성(41)을 빼면 4명이 여성이다. 4명의 여성 박정희 후보들은 모두 야당 소속으로 호남 지역에서 출마했다. 전북 군산시의회 군산시 마선거구(54)와 전남 비례대표 영암군 의원 후보(55)로 나온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들과 통합진보당·녹색당 소속으로 각각 전남 비례대표(42)와 전북 비례대표(46)로 출마한 이들이 그들이다. 호남에선 김대중 전 대통령과 동명이인이 2명 나왔다. 전북 익산시의원(2선)을 거쳐 전북도의원에 도전하는 김대중(41·새정치연합) 후보와 전북 정읍시의원에 출마한 김대중(46·새정치연합) 후보다. 도의원에 출마한 김 후보는 “김 전 대통령이 처음 대선에 출마했던 72년에 태어났는데 익산 출신인 아버지가 김 전 대통령을 닮으라며 같은 이름을 지어줬다”며 “다른 후보들이 명함 10장을 돌릴 때 한 장을 돌려도 유권자들이 더 기억해줘 이름 효과를 톡톡히 누린다”고 말했다. 김종필 전 총리와 이름이 같은 후보도 2명, 그것도 모두 충청도에서 출마했다. 충북 진천군수 후보(50)와 충남도의회 의원 서산 제2선거구(52)에 각각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한 이들이다. 도의원에 도전한 김 후보는 “62년 12월에 태어났는데 당시 정계 2인자였던 김 전 총리를 눈여겨본 아버지와 큰아버지가 의논 끝에 같은 이름을 지어줬다”며 “명함을 돌리면 ‘젊은 JP가 왔다’며 향수 어린 표정으로 격려하는 분들이 적잖다”고 말했다. 이외에 경기도 광명시의회 광명시 을선거구에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동명이인(57)이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경기도 고양시의회 고양시 아선거구에는 정홍원 총리와 동명이인(54)이 새누리당 후보로 각각 출마했다. 김기춘 후보 측에 “야권 지지자들에게는 인기 없는 이름인데 어려움은 없나”라고 묻자 “지지층이 김 후보를 잘 알고 있어 이름 갖고 시비 거는 경우는 없다. 오히려 여당 성향 유권자들이 ‘청와대 김기춘이 출마했다’고 생각해 찍어주길 기대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강찬호 기자 stoncold@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상업적 등)] ▒☞[출처]중앙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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