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명상실

그리움 / 명상음악 (김영동)

淸潭 2014. 5. 12. 10:18

별의 식구
그리움 / 명상음악 (김영동)





        별의 식구 세상의 모든 신비는 우연히 일어난다 세상 모든 만남도 우연히 일어난다 벚꽃 잎이 흙 위로 몸을 눕히고 새들이 하늘에 푸른 길을 낼 때 집 한 채 등에 지고 달팽이는 느릿한 과거 속을정진(精進)하고 있다 나이먹은 악사처럼 귀먹은 소리 내는 처마 끝의 풍경들이 우연히 바람을 만나고 떠내려가는 강물이 우연히 나룻배를 만나고 저물어가는 내 인생이 우연히 누군가와 마주칠 때 만남이 끌어당긴 이별 또한 우연히 잉태된다 별에 살며 또 다른 별로 옮겨 가는 별의 식구들인 우리에게 하루가 더하면 하루가 더하는 만큼 지구의 중력에 몸뚱이 의탁한 채 바닥에 몸을 앉힌 콩새는 우연히 지저귄다 콩새의 문법을 알기위해 콩새의 과거를 알 이유는 없다 과거, 현재, 미래가 겹쳐져 공회전하는 우주의 문법을 알기 위해 우주의 나이를 알 이유도 없다 우연히 만난 그대가 버리려 애태우는 기억을 아무것도 아닌 내가 알아야 할 이유도 없다 살구색 콩새가 산란하는 오월에 콩새가 지저귀듯 우연은 지저귄다 지저귀며 쌓인다 숲 속의 모든 활엽수는 그 자리에 서서 나이 먹고 세상의 모든 별은 빛이 사라진 자리에서 빛을 내는데 세상 모든 우연은 우연히 만나 돌이킬 수 없는 운명이 된다 지상에 존재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경이로운 우연히 그대를 만나 내 가슴 두근거릴 때 긴 꼬리 그어놓고 사라져가는 별똥별의 신비를 내 눈이 따라갈 때 우연히 끌어당긴 만남이 또 하나의 이별을 만들어내며 눈물 뿌릴 때... 김재진 詩 --.
        
        그리움 / 명상음악 (김영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