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周) 무왕이 은나라를 멸망시킨 직후였다. 주나라의 세력이 강해지자 변방 여러 민족들은 앞다투어 공물을 헌상하여 친교를 맺으러 오곤 했다. 그 중 여(旅)라는 나라에서 키가 4척이나 되며 사람의 말을 알아 듣는 신기한 개 한 마리를 바쳤다.
그때 이 선물을 받고 매우 기뻐하는 무왕을 보고 무왕의 동생 소공(召公) 석(奭)이 진귀한 공물들에 푹 빠진 무왕을 경계하는 마음으로 다음의 시를 지었다.
아, 밤낮으로 덕에 뜻을 두지 않을 수 있으리 작은 일이라도 신중히 하지 않으면 큰 덕을 이루지 못하리 아홉 길의 산을 만들면서 공이 한 삼태기 흙으로 무너진다네(孔虧一簣)
소공은 아홉 길의 산을 만들면서 삼태기 하나 분량의 흙이 부족하면 산을 완성시킬 수 없음과 마찬가지로, 왕의 천하통일도 빈틈이 하나라도 있으면 이룰 수 없음을 경고한 것이다.
"다 된 밥에 재 뿌린다."라는 우리 속담과 비슷함을 알 수 있다. 또 <<논어>>의 <자한(子罕)>편에는 이런 말이 있다.
학문하는 것은 산을 쌓는 것과 같다. 한 삼태기를 이루지 못하고 그만두는 것도 내가 그만두는 것이다. 또 비유하자면 땅을 고르는 것과 같다. 한 삼태기를 부어서 나아감도 내가 가는 것이다."
공자는 학문이란 남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을 위해 하는 것이므로, 학문을 하지 않음으로 인해 받는 고통 역시 자신의 몫이라고 생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