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故事成語

불초(不肖)

淸潭 2013. 6. 4. 10:24

불초(不肖)

“요(堯) 임금의 아들 단주는 불초하고, 순(舜) 임금의 아들 역시 불초하며, 순 임금이 요 임금을 도운 것과 우 임금이 순 임금을 도운 것은 오래되었으며, 요와 순 임금이 백성들에게 오랫동안 은혜를 베푸셨다.

불초는 부모를 닮지 않았다는 뜻인데, 요 임금과 순 임금이 각각 아들이 똑똑하지 못해 왕위를 물려주지 않았다는 데서 유래한다.

순과 우와 익 사이에 시간적 거리의 길고 짧은 것과 그 자식들의 불초함은 모두 하늘이 시킨 것이요, 사람의 힘으로는 할 바가 아니다. 특별히 하는 것이 없지만 저절로 되는 것은 하늘이요, 사람의 힘으로 달성하려 하지 않아도 이루어지는 것은 천명이다.”

요임금은 아들 단주가 불초해서 천하를 이어받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권력을 순에게 넘겨주기로 했다.

순에게 제위를 넘겨주는 것은 천하의 모든 사람들이 이익을 얻고 단주만 손해를 보지만, 단주에게 제위를 넘겨주면 천하의 모든 사람들이 손해를 보고 단주만 이익을 얻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요가 붕어하고 삼년상을 치른 후,
순은 요임금의 뜻에 따라 천자의 자리에 오를 수 없었다.
그래서 단주에게 천하를 양보하고 자신은 남하(南下)의 남쪽으로 피했다.

그런데 제후들이 봄과 가을에 천자를 알현하는 조근(朝覲) 때마다 단주에게로 가지 않고 순에게 왔고, 소송을 거는 사람들도 단주가 아니라 순에게로 해결해 달라고 왔다. 또한 송덕을 구가하는 자들은 단주가 아닌 순의 공덕을 말하였다.

그러자 순은 이렇게 말했다.

“하늘의 뜻이로다!”

그리고서 도성으로 가서 천자의 자리에 올랐다.

맹자는 천지만물의 삶의 원동력이 하늘이며
이 세상을 이끌어 가는 원동력이 하늘의 뜻이라는 것을 밝힌 것이다.만약 요 임금이 돌아가셨을 때, 군왕의 자리에 순이 올랐다면 그것은 하늘이 준 것이 아니고 찬탈이라고 맹자는 설명을 마쳤다.

이는 백성을 위한 일이라면 단지 친자식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왕위를 물려주지 않았다는 요와 순 임금의 성군(聖君)다운 깊은 뜻이 담아 있는 고사성어이다.

부모를 닮지 않았다는 뜻의 불초가 현재는 자기를 낮추는 또는 불효자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어리석은 자식에게 부모가 평생 땀으로 일구어 낸 재산을 물려주어 대대손손 이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단지 장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왕위를 물려받았다가 정사를 그르친 사례도 있다.

'글,문학 > 故事成語'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야지음(長夜之飮)   (0) 2013.06.05
靑雲之志(청운지지)   (0) 2013.06.05
季布一諾(계포일락)   (0) 2013.06.04
伯兪泣杖(백유읍장)   (0) 2013.06.03
多岐亡羊(다기망양)  (0) 2013.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