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故事成語

多岐亡羊(다기망양)

淸潭 2013. 6. 3. 10:24

多岐亡羊(다기망양)

전국시대의 사상가로 극단적인 개인주의를 주장했던 양자[楊子:이름은 주(朱)]의 옆집에서 양 한 마리가 도망쳤다. 그래서 옆집 사람들은 물론이고 양자의 집 하인들까지 모두 동원해서 양을 찾으러 나섰다. 그것을 보고 양자가 물었다.

"양 한 마리 찾는데 왜 그리 많은 사람이 나섰느냐?"

그러자 양자의 하인이 대답했다.

"예, 양이 달아난 방향은 갈림길이 많기 때문입니다."

얼마 후 모두들 기진맥진하여 돌아와서 말했다.

"그래, 양은 찾았느냐?"

"갈림길이 하도 많아서 그냥 되돌아오고 말았습니다."

"그러면, 양을 못 찾았단 말이냐?"

"예, 갈림길 속에 또 갈림길이 있는지라 양이 어디로 갔는지 통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이 말을 듣자 양자는 말문을 닫고 오랫동안 말도 하지 않을 뿐더러 그날 하루는 우울한 얼굴로 웃는 낯도 보이지 않았다.

제자들은 기껏해야 양 한 마리를 잃어 버린 것일 뿐이며 또 그 양이 자기 것도 아닌데 선생이 어째서 그렇게 언짢아하는지 통 알 수가 없었다.

제자들이 그 까닭을 물어도 양자는 대답조차 하지 않았다. 그래서 우울한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맹손양(孟孫陽)이란 제자가 선배인 심도자(心都子)를 찾아가 사실을 말했다. 심도자는 맹손양과 함께 스승인 양자를 찾아 뵙고 이렇게 물었다.

"옛날 세 아들이 유학을 갔다 돌아오자 그 아버지가 인의(仁義)에 대해 물었습니다. 그러자 큰아들은 '몸을 소중히 하고 이름을 뒤로 미루는 것입니다.'라고 대답하고 둘째아들은 '내 몸을 죽여 이름을 남기는 것입니다.'라고 했으며, 셋째아들은 '몸과 마음을 온전히 하는 것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같은 스승님 밑에서 배웠는데도 세 사람 모두 대답이 달랐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어느 것이 옳고 어느 것이 틀린 것입니까?"

그러자 양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어떤 사람이 황하 기슭에서 살고 있었는데 헤엄을 잘 치기 때문에 배로 사람들을 건네 주고 많은 돈을 벌어 호화로운 생활을 하게 되었네. 그래서 그에게 헤엄치는 방법을 배우러 오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 중에 절반에 가까운 사람이 헤엄을 배우다가 물에 빠져 죽었지.

그들은 헤엄을 배우러 왔지 빠지는 것을 배우러 오지는 않았거든. 그러니 돈을 버는 사람과 목숨을 잃는 사람과는 너무도 많은 차이가 있네. 그대는 어느 쪽이 좋고 어느 쪽이 나쁘다고 생각하는가?"

심도자는 잠자코 밖으로 나왔다. 그러나 맹손양은 뭐가 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심도자에게 물었다.

그 선배는 이렇게 대답했다.

"스승님은 '큰 길은 갈림길이 많기 때문에 양을 잃어버리고 학문하는 사람은 다방면으로 배우기 때문에 본성을 잃는다[大道以多岐亡羊(대도이다기망양) 學者以多方喪生(학자이다방상생)].

학문이란 원래 근본은 하나였는데 그 끝에 와서 이같이 달라지고 말았다. 그러므로 하나인 근본으로 되돌아가기만 하면 얻는 것도 잃는 것도 없다'라고 말씀하신 거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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