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옛날이나 오늘이나, 동양이나 서양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웅변은 은이요 침묵은 금이다'로 번역되는 서양 속담 'Speech is silver but silence is golden'도 있지 않은가.
교묘하게 꾸며대는 말솜씨와 꾸민 얼굴빛으로 잘난 척 착한 척하는 행동에서 무슨 성실성을 찾을 수 있겠는가.
그런 사람은 성실성의 빈곤을 스스로 광고하는 것에 다름아니다. 공자는 巧言令色 鮮矣仁(교언영색 선의인)의 對句(대구)가 됨직한 '剛毅木訥 近仁(강의목눌 근인)'이란 글귀도 남기고 있다.
의지가 굳세고 의연하고 질박하고 말이 매끄럽지 못한 사람이 어진 사람에 가깝다는 뜻. 논어 子路(자로)편에 나오는 말이다.
그러니까 도시의 때가 묻지 않은 村夫(촌부)같은 사람, 말은 서툴러도 진정이 담긴 말을 하는 사람을 공자는 진짜 인간으로 보았던 것이다.
대선주자들의 이모저모를 알게 한다는 취지에서 TV화면들은 멋지게 분장한 그들을 뻔질나게 등장시킨다. 이제 누가 더 세련되고 재치있게 말 잘하는가 하는 재치문답의 경연장이 되었다.
대통령이 어질고 성실함만이 다일 수 없듯이 순발력과 재치만이 다일 수 있나. 교언영색이 더 어필되는 세상이라지만.
전통적으로 한국인들은 위계적인 사회 질서 속에서 살아왔을 뿐 아니라 해방 후에도 거의 반세기 동안 권위주의적인 정치 질서 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힘있는 사람이나 윗사람에게는 복종하거나 아첨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생존 방식이고 출세를 위한 처세술이라고 여겨왔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권위주의의 큰 폐단은 다른 사람의 인권은 물론이고 개인의 창의성을 억압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데 있다.
따라서, 권위주의는 민주적 시민 사회나 합리적인 산업 사회 이상 미덕이 될 수 없게 된 낡고 퇴행적인 가치관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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