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조절/당뇨 합병증

발끝 저리고 찌릿한 신경병증

淸潭 2011. 6. 29. 19:47

 

발끝 저리고 찌릿한 신경병증… 당뇨환자 88%가 생긴 줄도 몰라

3년 방치 땐 '당뇨발' 위험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발끝의 감각이 조금이라도 무뎌지면 날씨가 춥기 때문이라고 넘기지 말고 당뇨병성 신경병증 여부를 검사해봐야 한다. 당뇨병 환자의 대부분이 대표적 합병증인 신경병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병을 키운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나왔다.

10명 중 9명, 당뇨병성 신경병증인지 몰라

고경수 인제대 상계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팀은 전국 40개 종합병원에서 4000여명의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모노필라멘트 검사(발에 10g 정도의 압력을 줘 신경 감각이 정상인지 알아보는 검사)와 설문 조사를 시행해 당뇨병성 신경병증 발병 여부와 증상 등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당뇨병 환자 3명 중 1명(33%)이 당뇨병성 신경병증을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 중 당뇨병성 신경병증이 자신에게 생겼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12%에 불과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10g의 압력을 발 주위 피부에 가하는 모노필라멘트 검사를 하고 있다. /상계백병원 제공

고경수 교수는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발끝이 가볍게 저리는 증상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환자 대부분이 간과한다"고 말했다.

신경병증 3년 지나면 '당뇨발' 위험 14배 높여

이번 연구 결과 당뇨병성 신경병증 환자 10명 중 2명(21%)은 당뇨병이 발병한 지 5년 이내에, 2명 중 1명(46%)은 10년 이내에 당뇨병성 신경병증이 나타났다. 증상은 '발 또는 다리가 저림'이 65%로 가장 많았다. 두 번째는 '발 또는 다리가 찌르는 느낌'(46%·복수 응답)이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보통 발가락 등 심장에서 먼 곳부터 통증이 생긴다. 통증은 해당 부위의 신경이 손상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며 증상은 저리거나 따끔거림, 화끈거리는 느낌, 찌릿찌릿한 느낌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고경수 교수는 "당뇨병성 신경병증이 진행되면 점차 극심한 통증을 느끼게 되거나 반대로 감각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며 "신경병증이 생긴 지 3년이 넘으면 발에 상처를 입어서 궤양이 생기거나 썩어 들어가는 당뇨발(당뇨병성 족부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14배 이상 높아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뇨병성 신경병증을 초기에 발견해 관리하면 당뇨발로 이어지지 않도록 막을 수 있고, 통증이 심해져도 약물로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부선희 북부노인병원 신경과장은 "당뇨병성 신경병증을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혈당을 정상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므로 평소 혈당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 김경원 헬스조선 기자 kkw@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