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불교경전

우승택 금강경 해설 제6회 <5.여리실견분>

淸潭 2011. 2. 19. 17:18

우승택 금강경 해설 제6회 <5.여리실견분>

 

그렇다고 알고 있는 것.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

○ 妙行無住分 第四 오른 손이 한 일을 왼 손도 모르게 하라.

復次須菩提 菩薩 於法 應無所住行於布施 所謂不住色布施 不住聲香味觸法布施 須菩提 菩薩 應如是布施 不住於相 何以故 若菩薩 不住相布施 其福德 不可思量 須菩提 於意云何 東方虛空 可思量不不也 世尊 須菩提 南西北方四維上下虛空 可思量不 不也 世尊 須菩提 菩薩 無住相布施 福德 亦復如是 不可思量 須菩提 菩薩 但應如所敎住

또한 수보리야 보살은 법에 의하여 응당히 머무름 없이 보시를 행하여야 하느니라. 소위 형상에 머물러 보시하지 말 것이며 성향미촉법에도 머물러 보시하지 말 것이니라. 수보리야 보살은 마땅히 이와 같은 보시를 하기에 어떤 相에도 머무르지 않느니라. 어째서 그러한고? 만일 보살이 相에 머무르지 않고 보시하면 그 복덕은 생각할 수도 없이 크느니라. 수보리야 동방 허공의 끝을 생각으로 헤아릴 수 있겠느냐? 혹은 남서북방 그리고 그 사유와 상하 허공을 생각으로 헤아릴 수 있겠느냐? 그럴 수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수보리야 보살이 相에 머무르지 않는 보시를 하면 그 복덕 또한 그렇게 끝이 없느니라. 수보리야 보살은 단지 가르친 대로만 행해야 할 것이니라.         

 

○ 如理實見分 第五

須菩提 於意云何 可以身相 見如來不不也 世尊 不可以身相 得見如來 何以故 如來所說身相 卽非身相 佛 告須菩提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수보리야 네 뜻은 어떠하냐? 너는 몸의 형상으로 나 여래를 볼 수 있느냐?

그렇지 아니합니다. 세존이시여. 형상으로는 여래를 볼 수 없나이다. 왜 그런고 하면 여래가 말하는 바 몸의 형상이라는 것은 마음으로 볼 수 있는 형상이지 눈에 보이는 형상이 아닙니다.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이르셨다. 무릇 모든 형상 있는 것은 본다 다 허망한 것이니라. 만일 모든 상이 눈에 보이는 그대로가 아님을 본다면 즉시 여래를 볼 것이니라.

 

一切唯心造 일체 다 마음의 조작. 일체유심조이므로 모두 相이다.

프랑스엔 자칭 불교신도가 500만이 넘는다. 프랑스는 불교적인 요소가 많은 나라다.

 

어린 왕자 - 앙트안 드 생텍쥐베리<1943>.

어른을 위한 동화만이 아니다. 如理實見 이치 그대로 실상을 본다. 금강경 14분에도 狐疑不信이란 여우 이야기가 나온다. 생텍쥐베리는 보아 구렁이가 곰을 한 입에 삼킨 장면에 쇼크 받고 그림을 그린다. 무섭지요? 코끼리를 통째로 삼켰잖아요. 뭐가 무서워 모자 같은데. 그 후 생텍쥐베리는 그림 그리는 것을 포기한다. 갑자기 사막에 나타난 어린 왕자가 양 한 마리를 그려달라 부탁한다. 그러나 그가 그릴 줄 아는 그림은 모자 그림 밖에 없었다. 내가 언제 코끼리 삼킨 보아 뱀 그려달랬나? 한 방에 딱 알아 맞춘다. 그게 양이야? 대신 양 집을 그려주자 어린 왕자는 매우 흡족해 한다.

 

터키의 천체학자가 소행성을 발견하고 설명하지만 아무도 안 믿어준다. 왜 안 믿어 줄까? 내가 승복 입고 강의하겠다면 불교방송이 허락했을까? 터키 전통복장 대신 양복을 입고 과학을 설명하니 모두 믿는다. 바로 相이다. 알고 보면 동일한 내용인데 모두 相에 묶여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이다. 어린 왕자는 알았다. 그림을 통해 그린 사람의 의도를 파악한 것이다. 그런데 우린 왜 못 맞출까?

 

도덕경을 쓴 노자는 만물의 시작은 無名이라 했다. 처음엔 이름이 없었다. 이름을 붙이면서 모든 것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게 노자가 보는 창조관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코끼리를 삼킨 보아 뱀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자꾸 자기가 아는 단어를 붙여 보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이름 없는 것이 진실이다. 이름을 걷어내고 봐야 진실이 보인다

 

여우와 어린 왕자의 대화

나하고 놀자. 외로워. 너랑 놀 수 없어. 난 길들여지지 않았으니까. 길들인다는 게 뭐지?

그건 너무 잘 잊혀지고 있는 거지. 그건 관계를 만든다는 뜻이야. 관계를 만든다고? 넌 아직 나에겐 수 많은 다른 소년들과 다를 바 없는 한 소년에 지나지 않아.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나는 너에겐 이 세상에 오직 하나 밖에 없는 존재가 될 거야

 

너는 지구에 사는 얘가 아니고 다른 별에서 왔구나. 어느 별에 사니? 말해도 몰라. 거긴 사냥꾼이 없니? 없어. 야 너무 좋은 별이구나. 그러면 닭은 있니? 닭도 없어. 그렇다면 이 세상에 완전한 곳은 하나도 없나 보군! 사람들 발자국 소리가 두렵지만 서로 길들여진다면 기다려지는 소리로 변한다. 좋아하는 방송 프로도 자꾸 보면 기다려진다. 바로 길들여지는 것이다. 그러면 내가 너를 길들여줄까? 쉽지 않아. 참을성이 많아야 해. 오랜 시간이 걸려.   

 

언제나 같은 시간에 오는 게 더 좋아. 이를테면 네가 오후 4시에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해질 거야. 4시에는 흥분해서 안절부절 못할 거야. 그래서 행복이 얼마나 값진 일인가를 알게 되겠지! 하지만 네가 아무 때나 오면 몇 시에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는지 모르잖아. 의식이 필요하거든. 어느 한 시간을 다른 시간들과 다르게 만드는 거지.    

내 비밀은 이런 거야. 오로지 마음으로만 보아야 잘 보인다는 거야. 가장 중요한 건 눈에는 보이지 않는단다. 너의 장미꽃을 그토록 소중하게 만든 건 그 꽃을 위해 네가 소비한 그 시간이란다. 사람들은 그 진리를 잊어버렸어. 하지만 넌 그것을 잊으면 안 돼. 너는 네 장미에 대해 책임이 있어

 

생일 제사 천도제 다 우리 의식 아닌가? 사람들은 의식이란 것이 필요하고 거기에 의미를 부여한다. 그러자 자신이 장미를 길들였다는 사실을 알고 책임 지기 위해 다시 돌아간다. 이렇게 어린 왕자는 사막에서 온갖 구류중생들을 다 만난다

 

물은 마음에도 좋을 수 있는 데.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그것이 어딘가에 샘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지. 집이건 별이건 혹은 사막이건 그들을 아름답게 하는 건 눈에 보이지 않는 법이지. 여기 보이는 건 껍질뿐이야.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사람들은 한 정원 안에 장미꽃을 5천 송이나 가꾸지만 자신들이 찾는 것을 거기서 발견하지 못해. 눈으로는 보지 못해 마음으로 찾아야 해.

밤마다 별들을 바라 봐. 내 별은 너무 작아서 어디 있는지 가르쳐 줄 수가 없어. 그 편이 더 좋아. 내 별은 아저씨에겐 여러 별들 중 하나일 뿐이지. 모든 별들이 다 아저씨에겐 웃고 있는 듯이 보일 거야.

 

비행기를 다 고친 생텍쥐베리는 어린 왕자를 만나러 간다. 아저씨는 집에 갈 수 있겠군요. 한 눈에 딱 안다. 내일은 여기 오지 마세요. 나는 죽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죽는 것이 아니에요. 단지 허물 벗는 것에 불과해요. 그깟 허물이 뭐 그리 중요해요? 프랑스에 불교신자가 많다는 말이 이해 된다. 사실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지만 여우가 하는 말이 보여야 한다. 맨날 스님들이 보는 그 놈을 봐라 듣는 그 놈을 들어라 하지만 우리는 마음 속 相으로 자기가 없는데 자기가 있다 생각한다.    

 

Erich Fromm <1900~1980> - 독일계 미국인 사회심리학자이며 정신분석학자 인문주의 철학자.  

 

불교엔 에리히 프롬이 말하는 존재가 없다. 불교는 인연가합이지 영원불변한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 불교엔 존재가 없고 존재처럼 보이는 형성과 소멸만 있을 뿐이다. 그래서 조건이 갖춰지면 모습이 나타나고 조건이 흩어지면 모습이 소멸된다. 부처님 말씀의 핵심이다. 이걸 알게 되면 세상을 달리 보게 된다. 그런데 우린 相에만 걸리면 모두 존재한다고 생각해 버린다. 그러니 있는 그대로 못 본다.

 

마음이란 맑은 거울에 비춰진 빈랑대를 또 하나의 거울 통해 보는 것이다. 눈이 눈을 볼 수 없기 때문에 또 하나의 눈을 통해 보는 것이다. 또 하나의 눈을 자신이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자기를 들여다 보는 것이 불교의 위파사나다. 이걸 조금씩 하다 보면 相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 如理實見分 第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須菩提 於意云何 可以身相 見如來不不也 世尊 不可以身相 得見如來 何以故 如來所說身相 卽非身相 佛 告須菩提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모두 합쳐진 존재다. 혼자 있는 것이 아니다. 合知해 相을 만들어 사실이라 모두 믿는다. 합하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내 몸을 통해 여래를 볼 수 있느냐? 코끼리 삼킨 보아 뱀처럼 모자란 생각밖에 안 든다. 잘 생긴 부처님 모습 아무리 쪼개 봐도 껍데기밖에 안 보인다. 몸으로는 여래를 볼 수 없습니다. 여래가 말한 바 여래 몸의 형상은 몸의 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단지 그렇다고 여겨지고 보여지고 생각되어질 뿐 실제는 그게 아닙니다.

 

如理實見 이치 그대로 실상을 본다.

금강경을 먼저 공부하면 실상이 안 보인다. 수학선생은 수학을 통해 신발장사는 신발을 통해 금강경의 실상이 보인다. 시장에 참여하는 사람들 마음을 알면 거기서 금강경의 세계가 보이는 것이지 금강경을 통해 실상이 보이는 것이 아니다. 부처님 가라사대 현상을 봐야 실상을 본다 말씀하셨다. 현상은 공부 안 하고 실상만 구하면 중병에 걸린 것이다. 如理實見을 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일단 세상 사람 돈에 대한 공부를 먼저 해야 한다. 50등이 1등 하는데 창의성이 필요한가? 1등처럼 하면 된다. 벤치마크다. 창의력은 그렇게 1등이 되고 난 후 필요한 것이다. 그렇다면 뭐가 필요한가?

 

역사를 먼저 공부해라. 열국지 초한지 18사략 사마천의 사기를 공부해 봐라. 사마천의 사기는 3가지로 구성돼 있다. 사기는 삼국사기처럼 역사다. 그 다음 본기 서 열전이 있다. 열전은 사람들에 대한 얘기다. 백이 숙제로 시작해서 69편 貨殖으로 끝나는 것이 열전이다. 재화 재 증식할 증 자다. 재산을 증식한 사람들의 얘기다. 義 주장하다 망한 사람들 많다. 의는 제일 중요하다. 그러나 시작이 있으려면 끝도 있어야 한다. 끝은 돈이다. 사마천은 대단한 사람이다. 만화책도 있다. 2500년 전 돈 얘기를 쓴 내용인지 현재의 증권시장을 써 놓은 얘기인지 잘 모른다. 도박해서 돈 번 이 장사해서 돈 번 이 돈 번 얘기 많다. 3천 자 정도밖에 안 된다. 화식열전을 공부하고 그 다음 할 공부가 금강경이다.

 

기수급고독원 장자도 화식열전 인물 같이 돈 벌다 부처님 만나면서 벌고 쓰는 방법이 달라진 것이다. 열전에도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相 부수는 얘기 많이 나온다. 구천의 스승 범여가 재산을 많이 모은 뒤 이나모리 가즈오처럼 쓴다. 범여를 가르친 계연이란 사람 얘기도 나온다. 모두 보통사람과 달리 거꾸로 사는 사람들이다. 무엇이든 비쌀 때는 쓰레기 버리듯 내다 팔고 무엇이든지 쌀 때는 구슬을 모으듯 부지런히 가져 오라 한다. 바로 95:5% 5%의 행태에 대해 명확히 나와 있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고 나 역시 그렇다고 알고 있는 相에서 벗어나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 범소유상 개시허망 항상 이 부분만 외우고 다녀도 도가 튼다. 실제로 안 보고 형성과 소멸만 보인다. 그러니 화가 나도 범소유상 개시허망 즐거워도 범소유상 개시허망 그래서 평상심시도가 되는 것이다.

 

달러환산 KOSPI 지수

2008년도 한국 종합주가지수가 2080까지 갔다. 증권시장엔 외국인 참여자도 많다. 외국인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오르기도 내리기도 한다. 원화기준으로 2080이지만 외국인들은 2080이란 相에 얽매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수치는 원화기준의 相이기 때문이다. 당시 달러기준은 1540이었다. 환율에 대한 개념만 있었어도 1600 펀드에 가입하는 바보 같은 짓은 안 했을 것이다. 혼자 산 것이다. 원화에 대한 相만 갖고 있는 사람들은 계속 산다. 80 100으로 시작한 것이 29년 만에 1300이 된 것이다. 모두 相이다. 금일 종합주가지수가 1300이라지만 외국인들은 900~1000이 안 된다 보는 것이다. 외국인들은 달러에 대한 相이다.

 

만약 그 相이 우리가 알고 있는 相이 아님을 알면 바로 여래를 본다는 말이 이해될 것이다. 입장을 바꿔 보는 것이다. 앞으론 내가 알고 있는 것이 과연 사실일까? 하고 자기 마음을 비춰 봐야 한다.  

6. 우승택 금강경<여리실견분> 강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