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생활상식

전기난로 켰다가 '전기료 폭탄' 월 100만원까지 나온 이유

淸潭 2011. 1. 22. 19:52

전기난로 켰다가 '전기료 폭탄' 월 100만원까지 나온 이유

 

전력소비 에어컨의 3배… 누진제 적용 돼

"강추위에 기름값 아끼겠다고 전기난로 구입했다가 한 달 전기세가 100만원이 넘었습니다. 목 잡고 뒤로 쓰러질 뻔했습니다", "전기요금 보고 심장이 멎는 줄 알았습니다. 절전형 난로를 샀는데, 지난달의 10배가 넘는 요금이 나왔습니다."

'폭탄'처럼 떨어진 거액의 전기요금 청구서로 집집이 시끄럽다. '하루 8시간 사용해도 한 달 전기세 5만원' 식의 광고를 보고 전기난로를 덥석 구입했다가 벌어진 일이다. 전기난로는 올겨울에만 100만대 이상이 팔릴 정도로 '대박'상품이 됐지만 소비자들은 전기요금에서 '피박'을 썼다. 전기난로 한 대 산 것뿐인데….

전기난로는 전기 먹는 하마, 돈 먹는 괴물

주된 원인은 전기난로가 소비하는 전기에너지가 다른 가전제품들에 비해 어마어마하게 많은 탓이다. 시간당 사용되는 전기에너지, 즉 '소비전력'이 전기난로의 경우 에어컨(12평형 스탠드)의 3배 가까이 높다. 시중에서 인기리에 판매된 원통형 전기난로의 경우 시간당 소비전력은 2.5~3.5㎾. 12평형대 에어컨의 경우 시간당 소비전력이 1.4㎾다. 24시간 사용하는 냉장고(735L)가 41w, 정수기가 100w인데 비하면 엄청난 수준이다.

3㎾의 전기난로를 구입한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난로를 하루 8시간씩 한 달간 사용할 경우 소비전력은 3(㎾)×8(시간)×30(일)=720㎾. 아낀다고 하루 3시간만 틀어도 한 달에 270㎾가 된다. 문제는 가정집 전기료에 부과되는 '누진제'다. 일반 가정이 한 달 사용하는 평균 소비전력은 300㎾대. 여기에 전기난로의 소비전력을 추가하면 8시간 사용시 1020㎾, 3시간 사용할 때 570㎾로 늘어난다. 이 경우 전기요금은 상상을 초월한다. 한 달 소비전력 1020㎾에 해당하는 전기요금은 49만7100원. 570㎾를 사용했다면 17만6270원. 전기난로를 사용하지 않았으면 4만750원만 내도 될 전기세가 4~10배로 폭등하는 것이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누진제로 인해 한 달 소비전력이 300㎾를 넘어서게 되면 시간당 전기요금 단가가 급등하게 된다"면서 "월 사용량이 100㎾ 이하일 때 시간당 전기요금은 56.20원이지만, 월 사용량이 300㎾를 넘어서면 253.60원, 500㎾를 넘어서면 656.20원으로 책정돼 전기세가 최고 10배 이상 높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정용인지, 소비전력이 얼마인지 확인해야

고려대 장길수 전기전자전파공학과 교수는 "사람들은 편하고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전기난방기구를 사용하지만, 같은 수준의 난방을 위해 석유로 10이라는 에너지만 쓰면 될 것을 전기를 사용하면 30을 쓰게 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녹색소비자연대 이은희 팀장은 전기에너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무지'를 지적했다. "평소 자기 집에서 사용하는 평균 전력량이 얼마인지 알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대부분이고, 전기난로를 구입할 때에도 시간당 소비전력이 얼마인지 체크하지 않습니다. 누진제가 적용된다는 것은 알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요금이 어느 기준에서 급등하는지 알고 있는 분들은 거의 없지요."

전기난로를 사용하지 않는 게 폭탄요금을 맞지 않는 최고의 방법이지만, 부득이 난로를 써야 할 경우라면 ▲보통 3㎾ 안팎으로 소비전력이 높은 영업용 히터 대신 1.5㎾대의 가정용 히터를 구입해야 하고 ▲하루 2시간 이상 틀지 말아야 하며 ▲전력의 세기를 '약'으로 해놓는 것이 좋다. '강'으로 틀었을 때보다 소비전력이 절반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