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부처님 마음

구제역 생매장 동물들 피맺힌 원한 달랜다

淸潭 2011. 1. 6. 17:07
구제역 생매장 동물들 피맺힌 원한 달랜다
 
가평불교사암聯, 30일 합동 위령대재 봉행
2010.12.29 15:57 입력 발행호수 : 1079 호

“50만 희생 가축 영가들이시여! 이제 이 세상을 더 이상 원망하지 마시고 더 이상 괴로워하지 마시옵소서. 다시는 축생의 몸을 받지 마시고 먹고 먹히는 세상에 태어나지 마시옵소서. 부디 근심, 걱정 두려움 없는 극락세계에 태어나소서.”

 

구제역 확산으로 47만여 마리의 가축들이 산 채로 땅에 파묻히는 살처분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불교계가 이들의 영가를 달래는 위령재를 봉행한다.

 

가평군불교사암연합회(회장 승원 스님)는 12월30일 오후 4시 가평 백련사에서 ‘구제역으로 인한 희생가축 위령대재’를 봉행한다.

 

감로사 지성 스님의 고유문(告由文) 낭독으로 문을 여는 위령재는 삼보를 청해 모시는 거불, 삼보를 널리 청하는 보소청진언(普召請眞言),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지장정근으로 이어진다.

 

또 공양을 올리고 위로하는 시식(施食), 정토에 왕생하기를 발원하는 장엄염불(莊嚴念佛), 현등사 가산 스님의 희생영가를 위한 축원, 가축농가 대표의 인사에 이어 희생영가를 보내는 봉송(奉送)으로 회향할 예정이다.

 

이날 위령재에 참석한 가평군 불자들과 가평군청, 가평군의회, 가평경찰서, 가평축산업협동조합 관계자들은 인간의 삶만을 위한 이기심을 참회하고, 희생 가축 영가를 위로할 예정이다.

 

가평군불교사암연합회는 위령재 취지문에서 “지금 전국 강산은 구제역 확산으로 희생돼 살처분 당한 가축들의 피맺힌 원한의 울부짖음으로 가득 차 있다”며 “모든 생명을 가진 존재는 살기 위해 존재하며 말 못하는 짐승도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인간의 탈을 쓰고 인간 이외의 모든 것들에게 무조건적인 이용과 희생만을 강요하는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우리는 너무 많은 대상들과 원한을 맺고 살고 있다”며 “가축의 영혼을 조금이라도 위로하고 국가의 안녕과 농민생활의 안정, 구제역 확산방지와 조기종식을 기원하고자 위령재를 연다”고 설명했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